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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초보가 ‘중급 코스’에서 충돌사고 냈다면…법원 판단은?
입력 2021.09.30 (16:01) 취재K
코로나19 확산 탓에 스키장의 개방 여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만일 올 겨울 스키장에 가게 된다해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코스에서 스키를 타는 건데요.

스키 초보가 중급자 코스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를 일으켜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스키장 자료화면스키장 자료화면

■ 스키 처음 타는데 '중급자 코스'

지난 2018년 12월 1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의 한 스키장이었습니다. 24살 A 씨는 처음 스키를 타봤습니다.

당연히 초급자 코스를 선택해야 했지만, A 씨가 향한 곳은 중급자 코스였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로부터 간단한 강습만 받은 상태였습니다.

바로 그때 19살 B 씨가 중급자 코스에서 벗겨진 스키를 다시 착용하기 위해 잠시 멈춰 있었습니다.

A 씨는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 20m 쯤 앞에 있던 B 씨를 발견했지만, 자신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B 씨를 피하지 못하고 그의 바로 뒤에서 왼편으로 넘어졌습니다.

그 순간 A 씨가 신고 있던 스키가 발에서 떨어져 나와 B 씨의 오른쪽 무릎을 충격했습니다.



■ "벗겨진 스키가 충돌해 과실 없어"…법원 판단은?

A 씨는 민·형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처를 했지만 넘어지면서 벗겨진 스키가 공교롭게도 피해자와 부딪힌 것이므로, 자신의 과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선 스키라는 운동의 위험성을 전제했습니다. 다른 운동과 비교해 부상의 위험성이 크고 스키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고 접촉이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와 진로를 조절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사고 위험을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가 난 날 A 씨가 처음 스키를 탔음에도 중급자용 슬로프를 이용한 건 이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A 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내려왔고, 속도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실력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초급자 코스를 이용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충돌을 피해 스스로 넘어지기는 했지만, B 씨를 향해 소리쳐 위험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벗겨진 스키가 충돌해 B 씨가 다친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스키를 타다 넘어지면 스키 플레이트가 벗겨질 수 있고 벗겨진 스키가 날아가거나 미끄러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 역시 장비를 정비하면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A 씨의 주의 의무 위반에 사고의 더 큰 책임이 있다면서 A 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B 씨는 이 사고로 당시 대학 입학을 앞두고 크게 다쳤습니다. 인대가 끊어지고 십자인대가 파열됐습니다.수술을 받았지만 대학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A 씨의 배상 책임에 대한 민사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에는 경남 양산의 한 스키장에서 스키 초보인 10대가 상급자 코스 슬로프에서 내려오다 보드를 타던 40대와 충돌해 40대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스키장에서의 기본 의무입니다.
  • 스키 초보가 ‘중급 코스’에서 충돌사고 냈다면…법원 판단은?
    • 입력 2021-09-30 16:01:13
    취재K
코로나19 확산 탓에 스키장의 개방 여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만일 올 겨울 스키장에 가게 된다해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코스에서 스키를 타는 건데요. <br /><br />스키 초보가 중급자 코스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를 일으켜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br />
스키장 자료화면스키장 자료화면

■ 스키 처음 타는데 '중급자 코스'

지난 2018년 12월 1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의 한 스키장이었습니다. 24살 A 씨는 처음 스키를 타봤습니다.

당연히 초급자 코스를 선택해야 했지만, A 씨가 향한 곳은 중급자 코스였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로부터 간단한 강습만 받은 상태였습니다.

바로 그때 19살 B 씨가 중급자 코스에서 벗겨진 스키를 다시 착용하기 위해 잠시 멈춰 있었습니다.

A 씨는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 20m 쯤 앞에 있던 B 씨를 발견했지만, 자신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B 씨를 피하지 못하고 그의 바로 뒤에서 왼편으로 넘어졌습니다.

그 순간 A 씨가 신고 있던 스키가 발에서 떨어져 나와 B 씨의 오른쪽 무릎을 충격했습니다.



■ "벗겨진 스키가 충돌해 과실 없어"…법원 판단은?

A 씨는 민·형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처를 했지만 넘어지면서 벗겨진 스키가 공교롭게도 피해자와 부딪힌 것이므로, 자신의 과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선 스키라는 운동의 위험성을 전제했습니다. 다른 운동과 비교해 부상의 위험성이 크고 스키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고 접촉이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와 진로를 조절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사고 위험을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가 난 날 A 씨가 처음 스키를 탔음에도 중급자용 슬로프를 이용한 건 이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A 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내려왔고, 속도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실력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초급자 코스를 이용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충돌을 피해 스스로 넘어지기는 했지만, B 씨를 향해 소리쳐 위험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벗겨진 스키가 충돌해 B 씨가 다친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스키를 타다 넘어지면 스키 플레이트가 벗겨질 수 있고 벗겨진 스키가 날아가거나 미끄러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 역시 장비를 정비하면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A 씨의 주의 의무 위반에 사고의 더 큰 책임이 있다면서 A 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B 씨는 이 사고로 당시 대학 입학을 앞두고 크게 다쳤습니다. 인대가 끊어지고 십자인대가 파열됐습니다.수술을 받았지만 대학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A 씨의 배상 책임에 대한 민사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에는 경남 양산의 한 스키장에서 스키 초보인 10대가 상급자 코스 슬로프에서 내려오다 보드를 타던 40대와 충돌해 40대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스키장에서의 기본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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