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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다음달 남북 통신선 복원”…발언 의도는?
입력 2021.09.30 (17:31) 수정 2021.09.30 (18:03) 취재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북한 노동신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북한 노동신문)

■ 김정은 "다음달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제(29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김 위원장은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남북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통신연결선은 단절 13개월 만인 지난 7월 복원됐지만, 지난달 10일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2주 만에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은 상태입니다.

■ 대화 통로 열테니, 문턱은 알아서 넘어오라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습니다.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입니다.

일단 대화 통로를 열어 남한에 기회를 줄 테니, 남한 정부가 기회를 잘 살려보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연설을 반기면서도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공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연락선 복원과 안정적 운용이 기대된다"면서 이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락선이 복원되면 북과 가장 먼저 어떤 걸 협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안건을 언급하지 않고, 코로나 시국에 상시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겠다고만 했습니다.

■ 김정은 "종전선언 앞서 이중기준·적대정책 철회 먼저"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시한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입장도 밝혔습니다.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4, 25일 잇따라 발표한 담화 내용과도 맥이 닿습니다. 김여정 부부장도 "이중적 태도와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종전선언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힌 것이 남북 관계에 있어 결코 '청신호'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중적 태도'를 철회하라는 것은 북한이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해 각종 신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인정하라는 요구이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폐지하고 대북제재를 완화하라는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적대 정책의 연장!"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그간 미국이 북한을 향해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고 일관되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무응답'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

미국의 대화 제의를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거부'한 것입니다.

■ 하노이 회담 실패의 교훈?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라고 미국에 요구했습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와 민생 관련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맞바꾸자고 제안했지만,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회담이 결렬됐습니다. 그 이후로 북미 간 대화는 사실상 단절돼 있는 상태입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 원장은 한미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답보상태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 원장은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한미군사훈련이나 대북제재 일부 완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 '적대시 정책 철회'와 관련된 일종의 로드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내부적으로 강조합니다. 지난 6월에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은 하노이 회담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에 기초한 대미·대남강경 기조를 보여준다"며,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선행 조건을 유지하면서, 국방에서 첨단무기 개발에 기초한 국가방위력 강화, 경제에서 자력갱생 기조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바이든 미 행정부와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하는 형국입니다.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된 김여정 부부장·조용원 조직비서 (출처 : 북한 노동신문)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된 김여정 부부장·조용원 조직비서 (출처 : 북한 노동신문)

■ 김여정·조용원, 국무위원 진입…'대남 일꾼' 맹경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28~2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조직' 문제에서도 눈에 띄는 결정이 있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새로 국무위원에 선출됐습니다. 김 부부장은 남북 간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자신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할 만큼,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 정책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도 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합니다.

반면, 그동안 대미정책을 주도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국무위원에서 물러났습니다.

대중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국무위원에 새로 진입했습니다. 북중 관계가 더 돈독해 질 것임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는 국무위원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면서,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정천은 이달 초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된 뒤 이번에 국무위원에도 올랐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인사에서는 맹경일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상임위 위원에 보선된 점이 주목됩니다. 맹 부부장은 오랫동안 남북 간 각종 회담에 관여했고,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정은 “다음달 남북 통신선 복원”…발언 의도는?
    • 입력 2021-09-30 17:31:03
    • 수정2021-09-30 18:03:41
    취재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북한 노동신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북한 노동신문)

■ 김정은 "다음달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제(29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김 위원장은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남북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통신연결선은 단절 13개월 만인 지난 7월 복원됐지만, 지난달 10일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2주 만에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은 상태입니다.

■ 대화 통로 열테니, 문턱은 알아서 넘어오라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습니다.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입니다.

일단 대화 통로를 열어 남한에 기회를 줄 테니, 남한 정부가 기회를 잘 살려보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연설을 반기면서도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공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연락선 복원과 안정적 운용이 기대된다"면서 이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락선이 복원되면 북과 가장 먼저 어떤 걸 협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안건을 언급하지 않고, 코로나 시국에 상시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겠다고만 했습니다.

■ 김정은 "종전선언 앞서 이중기준·적대정책 철회 먼저"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시한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입장도 밝혔습니다.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4, 25일 잇따라 발표한 담화 내용과도 맥이 닿습니다. 김여정 부부장도 "이중적 태도와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종전선언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힌 것이 남북 관계에 있어 결코 '청신호'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중적 태도'를 철회하라는 것은 북한이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해 각종 신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인정하라는 요구이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폐지하고 대북제재를 완화하라는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적대 정책의 연장!"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그간 미국이 북한을 향해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고 일관되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무응답'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

미국의 대화 제의를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거부'한 것입니다.

■ 하노이 회담 실패의 교훈?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라고 미국에 요구했습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와 민생 관련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맞바꾸자고 제안했지만,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회담이 결렬됐습니다. 그 이후로 북미 간 대화는 사실상 단절돼 있는 상태입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 원장은 한미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답보상태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 원장은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한미군사훈련이나 대북제재 일부 완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 '적대시 정책 철회'와 관련된 일종의 로드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내부적으로 강조합니다. 지난 6월에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은 하노이 회담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에 기초한 대미·대남강경 기조를 보여준다"며,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선행 조건을 유지하면서, 국방에서 첨단무기 개발에 기초한 국가방위력 강화, 경제에서 자력갱생 기조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바이든 미 행정부와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하는 형국입니다.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된 김여정 부부장·조용원 조직비서 (출처 : 북한 노동신문)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된 김여정 부부장·조용원 조직비서 (출처 : 북한 노동신문)

■ 김여정·조용원, 국무위원 진입…'대남 일꾼' 맹경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28~2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조직' 문제에서도 눈에 띄는 결정이 있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새로 국무위원에 선출됐습니다. 김 부부장은 남북 간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자신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할 만큼,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 정책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도 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합니다.

반면, 그동안 대미정책을 주도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국무위원에서 물러났습니다.

대중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국무위원에 새로 진입했습니다. 북중 관계가 더 돈독해 질 것임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는 국무위원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면서,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정천은 이달 초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된 뒤 이번에 국무위원에도 올랐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인사에서는 맹경일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상임위 위원에 보선된 점이 주목됩니다. 맹 부부장은 오랫동안 남북 간 각종 회담에 관여했고,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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