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단 통신선은 복원…미 ‘조건없는 대화’는 허울·기만”

[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 2년 만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무력시위와 유화책을 번갈아 내놓았던 상황이어서 대남, 대미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단절됐던 남북 통신선을 다음달 초 복원하겠다면서도 이중적 태도와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설 대부분을 경제 자력 갱생에 할애한 김정은 위원장은 대남 대미 정책도 내놨습니다.

먼저 종전선언에 대해선 이중 기준, 대북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남북관계가 회복되느냐, 악화가 지속되느냐는 남측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 "우리는 남조선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그러면서 10월 초부터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남북관계 주도권이 북에 있음을 과시하는 의도란 분석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 :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미국에 대해서는 강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그대로라며, 오히려 그 표현형태와 수법은 더 교활해졌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인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대해선 '허울', '기만'이란 표현까지 썼습니다.

[고유환/통일연구원장 : "근본 문제 해결에 한국과 미국이 의지를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다면 과거로 다시 돌아가자 그런 얘기죠."]

김 위원장은 방위력 강화를 최우선 권리라고 밝혀 무기 개발 시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는 남북연락선의 복원과 안정적 운영을 기대한다며 북한의 선결조건에 대해선 신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돼 실질적 역할이 강화됐단 분석입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영상편집:김태형/보도그래픽:고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