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王)’자가 쏘아올린 ‘무속 논란’…최순실까지 소환

입력 2021.10.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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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국면에 접어든 정치권에서 때아닌 무속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발단은 TV토론 화면에서 포착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손바닥의 한자 ‘왕(王)’자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무속인의 주술에 따른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는데, 당내 경쟁주자뿐 아니라, 범야권과 범여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홍준표 “‘최순실 시켜 굿’ 소문으로 여론 나빠져”

당내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연일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홍 후보는 오늘(3일) 페이스북에서 “늘 무속인을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다”며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자리에 역술인인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이 동석했던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점으로 박사 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고도 말했는데, 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온라인 운세 콘텐츠를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다룬 것을 가리킨 발언으로 보입니다.

홍 후보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최순실 씨까지 소환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길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승민 후보도 “당 경선에 웬 주술과 미신이 등장하느냐”며, “미신을 믿는 후보, 끝없는 의혹에 휩싸인 후보, 걸핏하면 막말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후보, 이런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무당층을 공략하라고 했더니 엉뚱한 짓을 한다는 비아냥이 퍼지고 있다”며, “이재명과 싸워서 비전, 능력, 정책, 품격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후보는 유승민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캠프 “홍준표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 아니냐”

윤석열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고, 홍준표 후보에 대한 반격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후보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르신들이 윤 후보에게 힘을 내라는 뜻에서 손바닥에 글자를 써준 걸 가지고 홍 후보는 ‘주술’이니, ‘부적’이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또 “원래 ‘홍판표’였던 홍준표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걸 홍 후보는 잊었느냐”고 했습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017년 11월 홍준표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내 개명 절차에 대해 헛소문이 많아 해명한다, 초임검사 때 청주에 있는 역술가로부터 중간 이름을 ’판‘자와 뜻이 같은 ’준‘자로 바꾸기로 했다’고 쓴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름인데, 그걸 역술인에게 맡기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분이 홍 후보 아닌가”라며, “윤 후보에 대해 왜곡을 일삼는 홍 후보가 본인의 개명이야말로 ‘주술적’이란 지적에 뭐라 변명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윤석열 후보 측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한다는 뜻에서 손바닥에 적어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철수 “이번 대선은 과학 대 미신, 팩트 대 괴담”

범야권 대선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안 대표는 오늘 페이스북에서, “대선이 대통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킬 왕을 뽑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특히 “여당 대선 후보가 조선시대 왕처럼 상대방에게 봉고파직·위리안치 형벌을 내렸고, 이에 질세라 야당 후보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향해 “봉고파직(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근다는 뜻)·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과학 대 미신, 팩트 대 괴담, 증거 대 음모, 해결사 대 선무당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과학정신에 기반한 합리성이 관철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윤석열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최순실 향수”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평소 국민을 ‘백성’이라 일컫더니, 대통령은 ‘왕’이고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 후보 손바닥의 임금 왕(王) 자가 주술적 의미란 의혹도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향수“냐며 ”국민들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 허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 추악하다. ‘최순실 오마주’가 떠오른다“고 했고, 박찬대 의원도 ”이도 저도 안 되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주의 기운을 모으고 있나 보다“라고 적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경선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토론회 때마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고 나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성적인 태도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의 자기최면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감 부족, 불안감의 반증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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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王)’자가 쏘아올린 ‘무속 논란’…최순실까지 소환
    • 입력 2021-10-03 15:37:11
    취재K
대선 국면에 접어든 정치권에서 때아닌 무속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발단은 TV토론 화면에서 포착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손바닥의 한자 ‘왕(王)’자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무속인의 주술에 따른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는데, 당내 경쟁주자뿐 아니라, 범야권과 범여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홍준표 “‘최순실 시켜 굿’ 소문으로 여론 나빠져”

당내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연일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홍 후보는 오늘(3일) 페이스북에서 “늘 무속인을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다”며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자리에 역술인인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이 동석했던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점으로 박사 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고도 말했는데, 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온라인 운세 콘텐츠를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다룬 것을 가리킨 발언으로 보입니다.

홍 후보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최순실 씨까지 소환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길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승민 후보도 “당 경선에 웬 주술과 미신이 등장하느냐”며, “미신을 믿는 후보, 끝없는 의혹에 휩싸인 후보, 걸핏하면 막말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후보, 이런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무당층을 공략하라고 했더니 엉뚱한 짓을 한다는 비아냥이 퍼지고 있다”며, “이재명과 싸워서 비전, 능력, 정책, 품격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후보는 유승민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캠프 “홍준표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 아니냐”

윤석열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고, 홍준표 후보에 대한 반격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후보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르신들이 윤 후보에게 힘을 내라는 뜻에서 손바닥에 글자를 써준 걸 가지고 홍 후보는 ‘주술’이니, ‘부적’이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또 “원래 ‘홍판표’였던 홍준표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걸 홍 후보는 잊었느냐”고 했습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017년 11월 홍준표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내 개명 절차에 대해 헛소문이 많아 해명한다, 초임검사 때 청주에 있는 역술가로부터 중간 이름을 ’판‘자와 뜻이 같은 ’준‘자로 바꾸기로 했다’고 쓴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름인데, 그걸 역술인에게 맡기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분이 홍 후보 아닌가”라며, “윤 후보에 대해 왜곡을 일삼는 홍 후보가 본인의 개명이야말로 ‘주술적’이란 지적에 뭐라 변명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윤석열 후보 측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한다는 뜻에서 손바닥에 적어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철수 “이번 대선은 과학 대 미신, 팩트 대 괴담”

범야권 대선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안 대표는 오늘 페이스북에서, “대선이 대통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킬 왕을 뽑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특히 “여당 대선 후보가 조선시대 왕처럼 상대방에게 봉고파직·위리안치 형벌을 내렸고, 이에 질세라 야당 후보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향해 “봉고파직(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근다는 뜻)·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과학 대 미신, 팩트 대 괴담, 증거 대 음모, 해결사 대 선무당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과학정신에 기반한 합리성이 관철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윤석열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최순실 향수”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평소 국민을 ‘백성’이라 일컫더니, 대통령은 ‘왕’이고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 후보 손바닥의 임금 왕(王) 자가 주술적 의미란 의혹도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향수“냐며 ”국민들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 허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 추악하다. ‘최순실 오마주’가 떠오른다“고 했고, 박찬대 의원도 ”이도 저도 안 되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주의 기운을 모으고 있나 보다“라고 적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경선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토론회 때마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고 나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성적인 태도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의 자기최면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감 부족, 불안감의 반증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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