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분석해보니…“루벤스 작품 ‘삼손과 데릴라’는 가짜”

입력 2021.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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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국 국립미술관 홈페이지 캡처(National gallery)출처 : 영국 국립미술관 홈페이지 캡처(National gallery)

삼손이 데릴라의 품에 잠들어 있는 동안 하인이 그의 초인적인 힘을 없애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습니다. 그 뒤로 문 밖에 대기 중인 군인들이 보입니다. 영국 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 '삼손과 데릴라'입니다.

미술관 측이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50만 파운드(한화 약 40억 원)에 사들인 이 그림이 최근 '가짜'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위를 가린 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 AI "위작 확률 91%"…여러 번 반복해도 결과 같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스위스 기업 아트 레커니션과 카리나 포포비치 박사 분석팀이 AI를 통해 '삼손과 데릴라'를 분석한 결과 91% 확률로 위작이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AI 프로그램에는 개별 예술가들의 독특한 붓 터치 방식을 포함해 세부적인 기법이 입력돼있어 해당 작품 전체를 스캔하면서 진위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AI 프로그램은 진품으로 판정된 148점의 루벤스 그림과 해당 그림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팀은 "배열 등 모든 게 가짜로 판명됐다"면서 "우리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는데 결과는 항상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AI 프로그램으로 루벤스의 다른 작품 '이른 아침의 헷 스테인 풍경'도 스캔했는데 진짜일 확률이 98.76%에 달했습니다.

■ AI로 위작 논란 종지부 찍나…미술관 측 "대응 안 해"

그동안 '삼손과 데릴라'의 진위 논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림에 사용된 색감이 루벤스가 일반적으로 선호했던 것과 다르고 그림의 질 또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근거로 일부 비평가들은 작품이 가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AI의 판정으로 영국 국립미술관의 이 소장품이 1610년에 그려진 루벤스의 잃어버린 원본의 모조품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습니다.

영국 국립미술관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새로운 연구를 주목한다"면서 "어떤 증거도 적절히 평가될 수 있도록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때까지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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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분석해보니…“루벤스 작품 ‘삼손과 데릴라’는 가짜”
    • 입력 2021-10-04 07:00:19
    취재K
출처 : 영국 국립미술관 홈페이지 캡처(National gallery)
삼손이 데릴라의 품에 잠들어 있는 동안 하인이 그의 초인적인 힘을 없애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습니다. 그 뒤로 문 밖에 대기 중인 군인들이 보입니다. 영국 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 '삼손과 데릴라'입니다.

미술관 측이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50만 파운드(한화 약 40억 원)에 사들인 이 그림이 최근 '가짜'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위를 가린 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 AI "위작 확률 91%"…여러 번 반복해도 결과 같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스위스 기업 아트 레커니션과 카리나 포포비치 박사 분석팀이 AI를 통해 '삼손과 데릴라'를 분석한 결과 91% 확률로 위작이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AI 프로그램에는 개별 예술가들의 독특한 붓 터치 방식을 포함해 세부적인 기법이 입력돼있어 해당 작품 전체를 스캔하면서 진위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AI 프로그램은 진품으로 판정된 148점의 루벤스 그림과 해당 그림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팀은 "배열 등 모든 게 가짜로 판명됐다"면서 "우리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는데 결과는 항상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AI 프로그램으로 루벤스의 다른 작품 '이른 아침의 헷 스테인 풍경'도 스캔했는데 진짜일 확률이 98.76%에 달했습니다.

■ AI로 위작 논란 종지부 찍나…미술관 측 "대응 안 해"

그동안 '삼손과 데릴라'의 진위 논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림에 사용된 색감이 루벤스가 일반적으로 선호했던 것과 다르고 그림의 질 또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근거로 일부 비평가들은 작품이 가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AI의 판정으로 영국 국립미술관의 이 소장품이 1610년에 그려진 루벤스의 잃어버린 원본의 모조품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습니다.

영국 국립미술관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새로운 연구를 주목한다"면서 "어떤 증거도 적절히 평가될 수 있도록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때까지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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