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이 아니라 날개…저탄소 ‘범선’ 연료 절감률 ‘20%’

입력 2021.10.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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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돛을 단 '범선'(sailing boat)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했던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했습니다.

바람으로 움직이는 배를 타고 나일강을 오르내렸던 이집트인들의 기록은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산업 혁명과 함께 수상 운송에도 차례대로 증기, 디젤 엔진이 도입됐고, 돛을 단 선박은 이른바 '레저용 보트'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친환경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에너지 절약형 '첨단 범선'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저탄소 해상 운송'을 지향하는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 CNN(아래 사진)은 '하얀색의 거대한 팽창식 돛'의 사진과 함께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이 디자인한 에너지 절약형 범선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전통적인 '천으로 만든 돛'과는 차원이 다른 제품, 영상으로 봐도 알수 있듯이 매우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졌고, 버튼 하나로 선상에 설치된 돛의 팽창과 수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개발사 측은 조작하는데 별도의 선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풍향과 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해 순풍을 타기 위해서 자동으로 회전하는 첨단 기술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궁금한 에너지 효율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배에 설치된 기존 선박용 엔진과 첨단 돛을 함께 작동할 경우 연료 절감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제조사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일부 타격을 입은 해운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주로 화석 연료에 의해 움직이는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것은 돛이 아니라 날개"라고 성능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크기 조절이 가능한데다 경량 재료와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첨단 돛은 과거의 돛보다 더 많은 바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천 돛'보다 항공기 날개와 더 비슷합니다는 견해도 있고, 공기역학적 설계로 풍향에 따라 바람을 잘 타도록 만들어졌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제조사 측은 마치 '기업 비밀'처럼 돛의 소재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기존의 상선(商船)에 설치할수 있다는 장점과 다리 밑을 통과하거나 항구로 들어가기 위해 납작하게 접을 수 있다는 편리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쉐린의 첨단 디자인 돛은 상업적인 결실을 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해당 업체는 상업적인 고객이 있는지를 밝히지 않은 채 현재 작은 규모의 요트를 대상으로 시험 중이란 것만 공개하고 있습니다.


화물선에 첨단 돛을 다는 기술을 개발한 다른 회사와 경쟁도 관건입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BAR테크놀로지스는 미국 해운 기업 카길과 내년까지 일부 화물선을 친환경적으로 개조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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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돛이 아니라 날개…저탄소 ‘범선’ 연료 절감률 ‘20%’
    • 입력 2021-10-05 16:28:09
    취재K

거대한 돛을 단 '범선'(sailing boat)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했던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했습니다.

바람으로 움직이는 배를 타고 나일강을 오르내렸던 이집트인들의 기록은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산업 혁명과 함께 수상 운송에도 차례대로 증기, 디젤 엔진이 도입됐고, 돛을 단 선박은 이른바 '레저용 보트'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친환경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에너지 절약형 '첨단 범선'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저탄소 해상 운송'을 지향하는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 CNN(아래 사진)은 '하얀색의 거대한 팽창식 돛'의 사진과 함께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이 디자인한 에너지 절약형 범선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전통적인 '천으로 만든 돛'과는 차원이 다른 제품, 영상으로 봐도 알수 있듯이 매우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졌고, 버튼 하나로 선상에 설치된 돛의 팽창과 수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개발사 측은 조작하는데 별도의 선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풍향과 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해 순풍을 타기 위해서 자동으로 회전하는 첨단 기술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궁금한 에너지 효율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배에 설치된 기존 선박용 엔진과 첨단 돛을 함께 작동할 경우 연료 절감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제조사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일부 타격을 입은 해운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주로 화석 연료에 의해 움직이는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것은 돛이 아니라 날개"라고 성능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크기 조절이 가능한데다 경량 재료와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첨단 돛은 과거의 돛보다 더 많은 바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천 돛'보다 항공기 날개와 더 비슷합니다는 견해도 있고, 공기역학적 설계로 풍향에 따라 바람을 잘 타도록 만들어졌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제조사 측은 마치 '기업 비밀'처럼 돛의 소재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기존의 상선(商船)에 설치할수 있다는 장점과 다리 밑을 통과하거나 항구로 들어가기 위해 납작하게 접을 수 있다는 편리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쉐린의 첨단 디자인 돛은 상업적인 결실을 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해당 업체는 상업적인 고객이 있는지를 밝히지 않은 채 현재 작은 규모의 요트를 대상으로 시험 중이란 것만 공개하고 있습니다.


화물선에 첨단 돛을 다는 기술을 개발한 다른 회사와 경쟁도 관건입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BAR테크놀로지스는 미국 해운 기업 카길과 내년까지 일부 화물선을 친환경적으로 개조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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