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10월 날씨’…‘30도 더위’에 ‘열대야’까지, 왜?

입력 2021.10.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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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야 할 10월에 때아닌 더위가 기승입니다. 곳곳에서 10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30도 더위와 함께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지난주에는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가 하면, 울릉도에서는 용오름도 관측됐는데요. 이상한 10월 날씨, 이유가 뭘까요?

■ 서울 최저기온 114년 만에 '최고치' …남부지방엔 '열대야'

오늘(5일) 낮 최고기온 분포도. 검은색이 30℃ 이상, 붉은색이 25~30℃의 분포를 보인 지역이다.오늘(5일) 낮 최고기온 분포도. 검은색이 30℃ 이상, 붉은색이 25~30℃의 분포를 보인 지역이다.

가을 더위는 오늘(5일)도 계속됐습니다.

위 그림에서 검은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지역입니다. 경북 포항의 호미곶과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기온은 31.6도까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그 외 경상도와 전남 내륙의 여러 지역에서 3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을 보였습니다.

낮 더위만 심했던 게 아닙니다. 최근 열대야에 해당하는 높은 최저기온을 보인 지역들도 있었는데요. 지난 밤에는 경남 의령 칠곡면 신포리의 밤 최저기온이 25.4도를 기록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고요. 그제 밤에도 전남 여수 거문도와 제주 마라도 등지의 기온이 25도를 웃돌아 열대야로 기록됐습니다.

특히 오늘 아침에는 서울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 역대 가장 높은 10월 최저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22.9도로 1907년 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이 수치는 기존의 최고 기록을 2.9도나 웃돈, 그야말로 이례적인 고온 현상입니다.

■ 10월 고온 현상, 원인은?

고온 현상 말고도 특이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밤 중부지방 곳곳에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렸습니다. 다음 날(2일) 아침에는 울릉도 부근에서 용오름 현상도 관측됐는데요.

지난 2일 아침 울릉도 앞바다에서 관측된 용오름 현상(화면제공 : 울릉도 주민 석경호)지난 2일 아침 울릉도 앞바다에서 관측된 용오름 현상(화면제공 : 울릉도 주민 석경호)

원인은 한반도 상층을 통과한 '찬 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찬 공기가 물러난 뒤에 한반도에 한여름철에나 있을 법한 아열대고기압이 밀려들어 와서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5일) 오전 제주 지역 상공 5km 기온은 영하 5도, 지상의 기압에 해당하는 지위 고도는 5,980gpm(지오포텐셜 미터)을 나타냈습니다. 한여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부근으로 확장했을 때나 나타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10월에도 이례적으로 아열대고기압이 발달한 건 서태평양의 고수온 현상 때문입니다. 최근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30도를 웃돌아 예년보다 1~2도가량 높은 상태입니다.

최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필리핀 일대의 열대  서태평양의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다.최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필리핀 일대의 열대 서태평양의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다.

더운 열대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상승 기류는 한반도 주변의 중위도에 와서는 가라앉으며 고기압을 발생시키는데요. 이 고기압이 최근 한반도 부근에 가을 더위를 몰고 온 아열대 고기압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 '10월 더위' 언제까지?

10월의 이상한 고온 현상은 서서히 수그러들 전망입니다. 당장 내일(6일)부터 중부지방은 아침과 낮 기온 모두 오늘보다 3~4도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하지만 남부지방은 내일도 한낮에 광주가 29도, 부산은 27도까지 올라 늦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이런 기온 분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더위' 수준은 아니더라도 예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요일부터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기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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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한 ‘10월 날씨’…‘30도 더위’에 ‘열대야’까지, 왜?
    • 입력 2021-10-05 17:53:33
    취재K

가을이 깊어가야 할 10월에 때아닌 더위가 기승입니다. 곳곳에서 10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30도 더위와 함께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지난주에는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가 하면, 울릉도에서는 용오름도 관측됐는데요. 이상한 10월 날씨, 이유가 뭘까요?

■ 서울 최저기온 114년 만에 '최고치' …남부지방엔 '열대야'

오늘(5일) 낮 최고기온 분포도. 검은색이 30℃ 이상, 붉은색이 25~30℃의 분포를 보인 지역이다.
가을 더위는 오늘(5일)도 계속됐습니다.

위 그림에서 검은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지역입니다. 경북 포항의 호미곶과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기온은 31.6도까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그 외 경상도와 전남 내륙의 여러 지역에서 3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을 보였습니다.

낮 더위만 심했던 게 아닙니다. 최근 열대야에 해당하는 높은 최저기온을 보인 지역들도 있었는데요. 지난 밤에는 경남 의령 칠곡면 신포리의 밤 최저기온이 25.4도를 기록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고요. 그제 밤에도 전남 여수 거문도와 제주 마라도 등지의 기온이 25도를 웃돌아 열대야로 기록됐습니다.

특히 오늘 아침에는 서울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 역대 가장 높은 10월 최저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22.9도로 1907년 관측 이래 114년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이 수치는 기존의 최고 기록을 2.9도나 웃돈, 그야말로 이례적인 고온 현상입니다.

■ 10월 고온 현상, 원인은?

고온 현상 말고도 특이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밤 중부지방 곳곳에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렸습니다. 다음 날(2일) 아침에는 울릉도 부근에서 용오름 현상도 관측됐는데요.

지난 2일 아침 울릉도 앞바다에서 관측된 용오름 현상(화면제공 : 울릉도 주민 석경호)
원인은 한반도 상층을 통과한 '찬 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찬 공기가 물러난 뒤에 한반도에 한여름철에나 있을 법한 아열대고기압이 밀려들어 와서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5일) 오전 제주 지역 상공 5km 기온은 영하 5도, 지상의 기압에 해당하는 지위 고도는 5,980gpm(지오포텐셜 미터)을 나타냈습니다. 한여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부근으로 확장했을 때나 나타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10월에도 이례적으로 아열대고기압이 발달한 건 서태평양의 고수온 현상 때문입니다. 최근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30도를 웃돌아 예년보다 1~2도가량 높은 상태입니다.

최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필리핀 일대의 열대  서태평양의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다.
더운 열대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상승 기류는 한반도 주변의 중위도에 와서는 가라앉으며 고기압을 발생시키는데요. 이 고기압이 최근 한반도 부근에 가을 더위를 몰고 온 아열대 고기압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 '10월 더위' 언제까지?

10월의 이상한 고온 현상은 서서히 수그러들 전망입니다. 당장 내일(6일)부터 중부지방은 아침과 낮 기온 모두 오늘보다 3~4도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하지만 남부지방은 내일도 한낮에 광주가 29도, 부산은 27도까지 올라 늦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이런 기온 분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더위' 수준은 아니더라도 예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요일부터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기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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