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예산을 ‘수도권교통망’ 건설에?…“도입 취지 어긋나”

입력 2021.10.05 (21:36) 수정 2021.10.0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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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예산 가운데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라는 게 있습니다.

이 '균형발전 예산'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발전 격차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런 목적과 다르게 최근 5년 동안 2조 원이 넘는 예산이 수도권 교통망 건설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4년 개통을 앞둔 광역철도 '신안산선' 건설 현장입니다.

완공되면,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사업비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812억 원이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서 지출됐습니다.

수도권 교통망 확충 사업에 '균형발전 예산'이 쓰인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 삼성동과 경기도 동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에 2,526억 원이, 신분당선 가운데 서울 용산과 강남을 잇는 구간에 994억 원이 쓰였습니다.

해당 사업들의 예산 신청서를 봤더니, 국가균형발전 계획 연계성 항목에는 '해당 사항 없음' 또는 '수도권 교통 체증 해소'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민원/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 "(균형발전 특별회계가)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신분당선이나 광역급행철도(GTX) 같은 사업에 거액 예산이 쓰이게 돼서, 지방민에게 큰 절망감을 가져다주지 않나…."]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 지출에 대한) 법적 근거는 있지만 불필요하게 균형발전을 역행한다는 오해들이 있어서, (국가균형발전회계로 지출된 수도권 광역철도) 사업들을 교통특별회계로 단계적으로 이관하고 있고요."]

낙후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마련된 균형발전 예산이 취지와 달리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지적 이 나옵니다.

[김수흥/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예산의) 목적에 맞게 비수도권 등 낙후 지역 중심으로 더 많은 예산이 집행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수도권 광역철도사업에 쓰인 균형발전 예산은 모두 12건, 2조 1,863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김진환/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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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균형발전예산을 ‘수도권교통망’ 건설에?…“도입 취지 어긋나”
    • 입력 2021-10-05 21:36:56
    • 수정2021-10-05 21:52:14
    뉴스9(창원)
[앵커]

정부 예산 가운데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라는 게 있습니다.

이 '균형발전 예산'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발전 격차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런 목적과 다르게 최근 5년 동안 2조 원이 넘는 예산이 수도권 교통망 건설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4년 개통을 앞둔 광역철도 '신안산선' 건설 현장입니다.

완공되면,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사업비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812억 원이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서 지출됐습니다.

수도권 교통망 확충 사업에 '균형발전 예산'이 쓰인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 삼성동과 경기도 동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에 2,526억 원이, 신분당선 가운데 서울 용산과 강남을 잇는 구간에 994억 원이 쓰였습니다.

해당 사업들의 예산 신청서를 봤더니, 국가균형발전 계획 연계성 항목에는 '해당 사항 없음' 또는 '수도권 교통 체증 해소'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민원/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 "(균형발전 특별회계가)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신분당선이나 광역급행철도(GTX) 같은 사업에 거액 예산이 쓰이게 돼서, 지방민에게 큰 절망감을 가져다주지 않나…."]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 지출에 대한) 법적 근거는 있지만 불필요하게 균형발전을 역행한다는 오해들이 있어서, (국가균형발전회계로 지출된 수도권 광역철도) 사업들을 교통특별회계로 단계적으로 이관하고 있고요."]

낙후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마련된 균형발전 예산이 취지와 달리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지적 이 나옵니다.

[김수흥/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예산의) 목적에 맞게 비수도권 등 낙후 지역 중심으로 더 많은 예산이 집행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수도권 광역철도사업에 쓰인 균형발전 예산은 모두 12건, 2조 1,863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김진환/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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