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2주나 지났는데…제주는 여전히 ‘택배 대란’

입력 2021.10.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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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받은 택배. 얼려 보낸 음식들이 모두 녹아있다.A 씨가 받은 택배. 얼려 보낸 음식들이 모두 녹아있다.
매년 이맘 때쯤, 부모님으로부터 택배로 제사 음식을 받아온 A 씨.

최근 A 씨는 택배를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택배가 닷새 만에 도착한 까닭에, 음식들이 모두 상했기 때문입니다. 보랭 가방에 넣은 아이스팩은 물론, 얼려 보낸 음식들도 모두 녹은 채 도착했습니다.

A 씨는 "택배를 뜯기 전부터 음식물 썩은 냄새가 진동해 버리기 힘들 정도였다"며 "3년째 제사 음식을 택배로 받아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 부모님이 제주로 택배를 부친 건 지난달 27일.

추석 연휴가 지났는데도, 왜 이렇게 배송이 늦어진 걸까?

제주우편집중국은 그 이유로 태풍과 추석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태풍 '찬투'가 장시간 제주 인근 해상에 머물다 북상한 탓에, 추석 연휴 바로 전 주였던 13일부터 17일까지 택배를 실은 화물선이 제주에 오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추석으로 택배 물량도 평소보다 만 개나 늘며, 배송 지연이 장기화된 겁니다.

강병수 제주우편집중국 소통계장은 "육지에서 온 택배는 대부분 이틀 내로 배송되지만, 태풍에 추석이 겹치며 배송이 길게는 일주일 이상 지연됐다"며 "명절 전후로 이렇게 택배 대란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우편집중국은 지난달 9일부터 일부 품목의 배송을 제한했습니다.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은 제주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고, 그밖에 품목은 배송 지연을 안내한 겁니다.

A 씨 가족도 애당초 신선식품을 보내지 못했어야 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안내에도, 일부 우체국에서 배송 접수가 이뤄지다 보니 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다행히 추석이 2주가 지난 5일에야, 우체국 택배도 정상적으로 배송에 들어갔습니다. 추석 이후 지연된 택배 물량들이 지난주 토요일을 끝으로 대부분 배송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완전한 정상화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15일까지는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음식과 과일 등 신선식품을 보낼 수 없습니다.

강병수 제주우편집중국 소통계장은 "이번 달이 농수산물 택배 물량이 늘어나는 성수기인데다, 대체 휴일이 껴 있다"며 "또다시 택배 지연이 우려되는 만큼, 한동안 일부 품목의 배송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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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이 2주나 지났는데…제주는 여전히 ‘택배 대란’
    • 입력 2021-10-06 08:05:54
    취재K
A 씨가 받은 택배. 얼려 보낸 음식들이 모두 녹아있다.매년 이맘 때쯤, 부모님으로부터 택배로 제사 음식을 받아온 A 씨.

최근 A 씨는 택배를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택배가 닷새 만에 도착한 까닭에, 음식들이 모두 상했기 때문입니다. 보랭 가방에 넣은 아이스팩은 물론, 얼려 보낸 음식들도 모두 녹은 채 도착했습니다.

A 씨는 "택배를 뜯기 전부터 음식물 썩은 냄새가 진동해 버리기 힘들 정도였다"며 "3년째 제사 음식을 택배로 받아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 부모님이 제주로 택배를 부친 건 지난달 27일.

추석 연휴가 지났는데도, 왜 이렇게 배송이 늦어진 걸까?

제주우편집중국은 그 이유로 태풍과 추석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태풍 '찬투'가 장시간 제주 인근 해상에 머물다 북상한 탓에, 추석 연휴 바로 전 주였던 13일부터 17일까지 택배를 실은 화물선이 제주에 오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추석으로 택배 물량도 평소보다 만 개나 늘며, 배송 지연이 장기화된 겁니다.

강병수 제주우편집중국 소통계장은 "육지에서 온 택배는 대부분 이틀 내로 배송되지만, 태풍에 추석이 겹치며 배송이 길게는 일주일 이상 지연됐다"며 "명절 전후로 이렇게 택배 대란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우편집중국은 지난달 9일부터 일부 품목의 배송을 제한했습니다.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은 제주로 보내지 못하도록 하고, 그밖에 품목은 배송 지연을 안내한 겁니다.

A 씨 가족도 애당초 신선식품을 보내지 못했어야 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안내에도, 일부 우체국에서 배송 접수가 이뤄지다 보니 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다행히 추석이 2주가 지난 5일에야, 우체국 택배도 정상적으로 배송에 들어갔습니다. 추석 이후 지연된 택배 물량들이 지난주 토요일을 끝으로 대부분 배송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완전한 정상화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15일까지는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음식과 과일 등 신선식품을 보낼 수 없습니다.

강병수 제주우편집중국 소통계장은 "이번 달이 농수산물 택배 물량이 늘어나는 성수기인데다, 대체 휴일이 껴 있다"며 "또다시 택배 지연이 우려되는 만큼, 한동안 일부 품목의 배송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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