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진도 식용 개 농장서 구조한 개, 알고보니 진돗개” 구조과정 들어보니

입력 2021.10.06 (08:06) 수정 2021.10.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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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8월 진돗개, 진도의 식용 개 농장서 구조…당시 현장에 도축된 사체 없었으나, 엉망진창 그 자체"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먹기 위해 사육한다는 자체가 충격"
-"진도군청, 몰랐다고 하지만 장기간 여러 차례 주민들 민원 제기…모를 리 없지 않을까 생각"
-"개만 먹지 말자가 아닌 개부터 먹지 말자. 소, 돼지, 닭... 건강과 환경 등 공통 가치관 위해서라도..."
-"'개 식용' 무조건 반대는 아니고, 이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위한 퇴로는 열어놓자"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10월 5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양지열 변호사·김성완 시사평론가
■ 전화 연결 :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


https://youtu.be/hMND7ewSV0w

◎범기영 가족인가? 음식인가? 개 식용 금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런 소식이 왔어요.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여러 마리가 식용 개를 기르는 농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진돗개 고향 진도인데, 식용 개 농장에서 진돗개가 11마리나 발견됐다,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김성완 진돗개를 어떻게 먹을 수가 있는가, 이게 이른바 육견으로 뭔가 판매를 하거나 이렇게 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 상상하기가 좀 어려운 거거든요? 다 아시다시피 진돗개 하면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이 돼 있잖아요. 법으로 다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거든요? 실제로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 그런 개가 어떻게 이렇게 사육되는 과정까지 흘러갔느냐, 이 부분이 핵심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이게 이제 최인호 민주당 의원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서 흘러나왔는데, 사실 처음 이 진돗개들을 발견한 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라는 명칭을 가진 단체라고 합니다. 이 단체의 심인섭 대표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심인섭 예, 안녕하십니까?

◎범기영 안녕하세요? 해당 농장에서 개들을 구조하게 된 경위가 좀 궁금합니다.

▼심인섭 제일 처음 저희 쪽으로 제보가 왔습니다. 개 농장 인근에 계신 주민분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그분께서 개 농장에서 개를 도살하고 그 비명 소리에 너무 괴롭다, 지난 수십 년간.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화 연결을 하다가 동물보호단체한테까지 연락을 했다, 이렇게 저희 쪽에 제보가 왔죠.

◎범기영 저희가 지금 현장 사진은 보고 있는데, 직접 가셨을 때 현장 상황은 어땠습니까?

▼심인섭 직접 갔을 때는 이미 이제 도축된 개 사체는 없었고요. 정리가 된 상황이었고, 흔히 말해서 일반적인 개 농장, 엉망진창인 개 농장 모습도 그대로 있는 거죠.

◎범기영 뜬 장에 서 있는 개들 표정이 지금 보이는데, 구조할 때까지만 해도 저기에 진돗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하셨겠죠?

▼심인섭 저는 전혀 못 했습니다. 사실 진도군에서 진돗개, 천연기념물이 아니더라도 일반 진도 믹스 종을 먹기 위해서 사육한다는 자체, 그 자체만으로 충격이었거든요. 그래서 천연기념물은 뭐 당연히 없겠지, 라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범기영 진돗개인 거는 그러면 어떻게 아셨어요?

▼심인섭 한 마리는 저희가 총 구조한 마릿수가 65마리인데 한 마리는 그 개 농장주가 칩이 있다고 저희한테 미리 구조하기 직전에 미리 알려와서 저희가 대충 어림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천연기념물일 줄은 몰랐습니다. 예를 들어서 천연기념물로 탈락됐다든지 이런 쪽으로 알았지 등록된 개체인지는 생각을 못 했죠.

◎범기영 그러니까 그 칩을 아까 기기로 인식하는 그런 모습도 사진으로 저희가 봤는데, 그런데 당국은 이 농장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는 겁니까?

▼심인섭 진짜 진도군청에서는 몰랐다는 주장인데요. 주민분들의 말에 의하면 여러 차례, 수차례 장기간 민원 제기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모를 수가 없지 않겠느냐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범기영 최근에 개 사육, 식용 개 관련한 논란이 큰 상황인데, 지금 동물권 단체에 계시니까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심인섭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 단 개만 먹지 말자는 건 아닙니다. 개부터 먹지 말자는 내용이고. 그래서 소, 돼지 다 우리 육식 하는 것 좀 줄이자. 이게 건강이라든지 환경이라든지 모든 우리가 공통의 가치관을 새로 정립하자, 이런 개념이기 때문에 지금 늦었지만 환영하는 입장이고요. 대신에 저희들도 무조건 적으로 없애는 건 아니고, 지금 현재 이 업에 종사하시고 있는 분들에 대한 퇴로는 좀 열어주자 하는 게 생각입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님 말씀 들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심인섭 네, 감사합니다.

◎범기영 이게 천연기념물인데 식용 개 농장에서 발견됐어요.

▼양지열 그러니까 이게 사실 진돗개인데 진돗개라고 불리지 못하는 개들이 있었던 겁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천연기념물 보호 자체의 맹점도 드러난 거예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그러니까 어렸을 때 검사를 받아서 일정한 정도의 기준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돼서 지정이 되고 칩을 해서 보호받는 그런 진돗개가 있는가 하면 거기에 탈락한 진돗개들, 진돗개는 맞지만, 그리고 진돗개하고 다른 개가 섞여서 나오는 혼종 같은 경우는 전혀 보호를 못 받는 거였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발견된 유기견 중에서 진돗개로 분류가, 그러니까 품종만 따지면 진돗개인 게 1만 마리가 넘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진돗개를 천연기념물로 보호한다, 해외에 우리 자랑스러워 개다, 라고 그렇게 얘기는 하면서 정작 제대로 된 보호가 안 됐던 것이 있었고 그게 결국에는 어떤 결과까지 낳았냐 하면, 그냥 농장에서, 사육 농장에서 식용으로 키우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러버린 거죠.

◎범기영 천연기념물이 식용으로 길러지고 있다. 아이러니네요. 그래서 이제 이런 시위까지 있던데요. 사진 준비돼 있죠? 이 문구가 저희가 인상적이어서 가져왔습니다.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 선진국이 됐는데 이래도 좋으냐는 질문입니다. 외신들도 이 논란에 주목을 하죠?

▼김성완 여러 차례 논란이 많이 되어가지고요. 2001년 아마 기억하실 거예요.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한국인은 개를 먹는 야만인이다, 뭐 이렇게 표현해서 굉장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죠. 문화 상대주의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느냐, 내정 간섭이다, 이런 논란까지도 사실 있었는데요. 그게 한 20년 정도 됐습니다. 됐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법제를 정리를 못 한 거예요. 그러니까 개는 가축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반려견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동물권을 제대로 보호받고 있지도 못한 상황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먹는데 식품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러니까 문화라는 이유로 치외법권적인 상황처럼 이렇게 방치돼 있다시피 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는 뭔가 좀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문재인 대통령 언급도 저는 그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외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이제 개를 식용으로 드시는 분들 숫자도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이제는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범기영 그런데 정말 이 논란이 너무 오래돼서. 사실 해당 업계에서는 건강에 위해가 없도록 사육하고 도축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오히려 반대로 해 왔거든요?

▼양지열 그렇죠. 차라리 관리를 해 달라.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법 제도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불법적인 개 농장, 식용으로 불법적으로 또 오히려 고통받는 그런 상황도 벌어진다, 그게 더 모순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논의가 오래됐지만 그런 여러 가지 모순된 것들 때문에 정리를 못 해놓고 사실상 방치해놓고 이렇게 사회적으로 진돗개가 식용으로 키워졌어, 라는 얘기가 나오면 또 얘기가 나왔다가 또 조용히 들어가는 일이 계속 반복이 돼 왔던 건데요. 잠깐 언급이 나온 것처럼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워낙 많아졌고 반려견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자체도 급작스럽게 늘어났으니까, 그래서 지금 우리 같은 경우 동물보호법이라든가 동물을 생각하는 어떻게 보면 사회적 인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조금 이 법 제도가 거기에 못 미치고 있다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나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단순하게 개에 대한 식용이나 이런 문제 하나만을 짚어서 볼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른바 반려동물이라고 하는 것들, 더 나아가서는 동물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해줄 것이냐, 이런 인식이 올라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까 보호단체 지금 대표분도 그러면 전환할 수 있도록 그분들에게 지원을 해 드리자, 이런 얘기가 나왔지 않습니까? 인식을 바꿔 가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논의가, 그중의 하나라도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논의가 그래도 좀 진전돼 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거는 국회에 제출돼 있는 법안을 보면 업종전환, 이런 게 들어가 있어요. 해당 업계에 전환할 수 있고.

▼김성완 네, 맞습니다. 지금 환경부 장관이 민주당 의원으로 법안을 발의했거든요. 그 법안 발의한 거 보면, 지금 육견협회라고 흔히 부르는, 육견협회에서 만약에 개 식용이나 도살을 금지하게 될 경우에는 당장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는 상황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차츰차츰 육견협회 농가들한테 지원을 통해가지고 자연스럽게, 지금 이제 개 도살이라든가 아니면 식용으로 기르는 것을 좀 그만두도록 하는 그런 경과 같은 것들을 둘 수 있도록 이렇게 하는 내용도 같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동물학대 금지하고 있잖아요? 개 학대하면 처벌받잖아요. 고양이 학대해도 처벌받거든요? 그런데 또 도살은 가능합니다. 그러면 또 가축으로 집어넣어야 되잖아요? 만약에 육견협회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하면. 진짜 가축이 돼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뭔가 논리적 모순에 자꾸 빠지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개는 물건이 아니라고 하는 민법 개정안도 지금 국무회의 통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한 번쯤 우리 사회가 문화적인 것까지 놓고 정리를 한 번 하고, 그리고 금지할 것은 금지하고, 아니면 아닌 부분에 대해서도 정리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조건은 충분히 성숙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확실히 분위기가 좀 바뀌었고, 동물권도 그리고 그쪽 해당 업계에 계신 분들의 생존권도 같이 올려놓고 국회에서 성과 있는 논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완 평론가, 양지열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구성: 신동민, 정리: 최승혜, 윤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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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진도 식용 개 농장서 구조한 개, 알고보니 진돗개” 구조과정 들어보니
    • 입력 2021-10-06 08:06:00
    • 수정2021-10-06 10:16:13
    사회
-"8월 진돗개, 진도의 식용 개 농장서 구조…당시 현장에 도축된 사체 없었으나, 엉망진창 그 자체"<br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먹기 위해 사육한다는 자체가 충격"<br />-"진도군청, 몰랐다고 하지만 장기간 여러 차례 주민들 민원 제기…모를 리 없지 않을까 생각"<br />-"개만 먹지 말자가 아닌 개부터 먹지 말자. 소, 돼지, 닭... 건강과 환경 등 공통 가치관 위해서라도..."<br />-"'개 식용' 무조건 반대는 아니고, 이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위한 퇴로는 열어놓자"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10월 5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양지열 변호사·김성완 시사평론가
■ 전화 연결 :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


https://youtu.be/hMND7ewSV0w

◎범기영 가족인가? 음식인가? 개 식용 금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런 소식이 왔어요.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여러 마리가 식용 개를 기르는 농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진돗개 고향 진도인데, 식용 개 농장에서 진돗개가 11마리나 발견됐다,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김성완 진돗개를 어떻게 먹을 수가 있는가, 이게 이른바 육견으로 뭔가 판매를 하거나 이렇게 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 상상하기가 좀 어려운 거거든요? 다 아시다시피 진돗개 하면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이 돼 있잖아요. 법으로 다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거든요? 실제로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 그런 개가 어떻게 이렇게 사육되는 과정까지 흘러갔느냐, 이 부분이 핵심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이게 이제 최인호 민주당 의원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서 흘러나왔는데, 사실 처음 이 진돗개들을 발견한 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라는 명칭을 가진 단체라고 합니다. 이 단체의 심인섭 대표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심인섭 예, 안녕하십니까?

◎범기영 안녕하세요? 해당 농장에서 개들을 구조하게 된 경위가 좀 궁금합니다.

▼심인섭 제일 처음 저희 쪽으로 제보가 왔습니다. 개 농장 인근에 계신 주민분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그분께서 개 농장에서 개를 도살하고 그 비명 소리에 너무 괴롭다, 지난 수십 년간.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화 연결을 하다가 동물보호단체한테까지 연락을 했다, 이렇게 저희 쪽에 제보가 왔죠.

◎범기영 저희가 지금 현장 사진은 보고 있는데, 직접 가셨을 때 현장 상황은 어땠습니까?

▼심인섭 직접 갔을 때는 이미 이제 도축된 개 사체는 없었고요. 정리가 된 상황이었고, 흔히 말해서 일반적인 개 농장, 엉망진창인 개 농장 모습도 그대로 있는 거죠.

◎범기영 뜬 장에 서 있는 개들 표정이 지금 보이는데, 구조할 때까지만 해도 저기에 진돗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하셨겠죠?

▼심인섭 저는 전혀 못 했습니다. 사실 진도군에서 진돗개, 천연기념물이 아니더라도 일반 진도 믹스 종을 먹기 위해서 사육한다는 자체, 그 자체만으로 충격이었거든요. 그래서 천연기념물은 뭐 당연히 없겠지, 라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범기영 진돗개인 거는 그러면 어떻게 아셨어요?

▼심인섭 한 마리는 저희가 총 구조한 마릿수가 65마리인데 한 마리는 그 개 농장주가 칩이 있다고 저희한테 미리 구조하기 직전에 미리 알려와서 저희가 대충 어림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천연기념물일 줄은 몰랐습니다. 예를 들어서 천연기념물로 탈락됐다든지 이런 쪽으로 알았지 등록된 개체인지는 생각을 못 했죠.

◎범기영 그러니까 그 칩을 아까 기기로 인식하는 그런 모습도 사진으로 저희가 봤는데, 그런데 당국은 이 농장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는 겁니까?

▼심인섭 진짜 진도군청에서는 몰랐다는 주장인데요. 주민분들의 말에 의하면 여러 차례, 수차례 장기간 민원 제기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모를 수가 없지 않겠느냐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범기영 최근에 개 사육, 식용 개 관련한 논란이 큰 상황인데, 지금 동물권 단체에 계시니까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심인섭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 단 개만 먹지 말자는 건 아닙니다. 개부터 먹지 말자는 내용이고. 그래서 소, 돼지 다 우리 육식 하는 것 좀 줄이자. 이게 건강이라든지 환경이라든지 모든 우리가 공통의 가치관을 새로 정립하자, 이런 개념이기 때문에 지금 늦었지만 환영하는 입장이고요. 대신에 저희들도 무조건 적으로 없애는 건 아니고, 지금 현재 이 업에 종사하시고 있는 분들에 대한 퇴로는 좀 열어주자 하는 게 생각입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님 말씀 들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심인섭 네, 감사합니다.

◎범기영 이게 천연기념물인데 식용 개 농장에서 발견됐어요.

▼양지열 그러니까 이게 사실 진돗개인데 진돗개라고 불리지 못하는 개들이 있었던 겁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천연기념물 보호 자체의 맹점도 드러난 거예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그러니까 어렸을 때 검사를 받아서 일정한 정도의 기준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돼서 지정이 되고 칩을 해서 보호받는 그런 진돗개가 있는가 하면 거기에 탈락한 진돗개들, 진돗개는 맞지만, 그리고 진돗개하고 다른 개가 섞여서 나오는 혼종 같은 경우는 전혀 보호를 못 받는 거였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발견된 유기견 중에서 진돗개로 분류가, 그러니까 품종만 따지면 진돗개인 게 1만 마리가 넘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진돗개를 천연기념물로 보호한다, 해외에 우리 자랑스러워 개다, 라고 그렇게 얘기는 하면서 정작 제대로 된 보호가 안 됐던 것이 있었고 그게 결국에는 어떤 결과까지 낳았냐 하면, 그냥 농장에서, 사육 농장에서 식용으로 키우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러버린 거죠.

◎범기영 천연기념물이 식용으로 길러지고 있다. 아이러니네요. 그래서 이제 이런 시위까지 있던데요. 사진 준비돼 있죠? 이 문구가 저희가 인상적이어서 가져왔습니다.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 선진국이 됐는데 이래도 좋으냐는 질문입니다. 외신들도 이 논란에 주목을 하죠?

▼김성완 여러 차례 논란이 많이 되어가지고요. 2001년 아마 기억하실 거예요.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한국인은 개를 먹는 야만인이다, 뭐 이렇게 표현해서 굉장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죠. 문화 상대주의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느냐, 내정 간섭이다, 이런 논란까지도 사실 있었는데요. 그게 한 20년 정도 됐습니다. 됐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법제를 정리를 못 한 거예요. 그러니까 개는 가축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반려견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동물권을 제대로 보호받고 있지도 못한 상황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먹는데 식품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러니까 문화라는 이유로 치외법권적인 상황처럼 이렇게 방치돼 있다시피 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는 뭔가 좀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문재인 대통령 언급도 저는 그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외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이제 개를 식용으로 드시는 분들 숫자도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이제는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범기영 그런데 정말 이 논란이 너무 오래돼서. 사실 해당 업계에서는 건강에 위해가 없도록 사육하고 도축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오히려 반대로 해 왔거든요?

▼양지열 그렇죠. 차라리 관리를 해 달라.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법 제도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불법적인 개 농장, 식용으로 불법적으로 또 오히려 고통받는 그런 상황도 벌어진다, 그게 더 모순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논의가 오래됐지만 그런 여러 가지 모순된 것들 때문에 정리를 못 해놓고 사실상 방치해놓고 이렇게 사회적으로 진돗개가 식용으로 키워졌어, 라는 얘기가 나오면 또 얘기가 나왔다가 또 조용히 들어가는 일이 계속 반복이 돼 왔던 건데요. 잠깐 언급이 나온 것처럼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워낙 많아졌고 반려견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자체도 급작스럽게 늘어났으니까, 그래서 지금 우리 같은 경우 동물보호법이라든가 동물을 생각하는 어떻게 보면 사회적 인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조금 이 법 제도가 거기에 못 미치고 있다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나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단순하게 개에 대한 식용이나 이런 문제 하나만을 짚어서 볼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른바 반려동물이라고 하는 것들, 더 나아가서는 동물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해줄 것이냐, 이런 인식이 올라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까 보호단체 지금 대표분도 그러면 전환할 수 있도록 그분들에게 지원을 해 드리자, 이런 얘기가 나왔지 않습니까? 인식을 바꿔 가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논의가, 그중의 하나라도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논의가 그래도 좀 진전돼 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거는 국회에 제출돼 있는 법안을 보면 업종전환, 이런 게 들어가 있어요. 해당 업계에 전환할 수 있고.

▼김성완 네, 맞습니다. 지금 환경부 장관이 민주당 의원으로 법안을 발의했거든요. 그 법안 발의한 거 보면, 지금 육견협회라고 흔히 부르는, 육견협회에서 만약에 개 식용이나 도살을 금지하게 될 경우에는 당장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는 상황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차츰차츰 육견협회 농가들한테 지원을 통해가지고 자연스럽게, 지금 이제 개 도살이라든가 아니면 식용으로 기르는 것을 좀 그만두도록 하는 그런 경과 같은 것들을 둘 수 있도록 이렇게 하는 내용도 같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동물학대 금지하고 있잖아요? 개 학대하면 처벌받잖아요. 고양이 학대해도 처벌받거든요? 그런데 또 도살은 가능합니다. 그러면 또 가축으로 집어넣어야 되잖아요? 만약에 육견협회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하면. 진짜 가축이 돼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뭔가 논리적 모순에 자꾸 빠지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개는 물건이 아니라고 하는 민법 개정안도 지금 국무회의 통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한 번쯤 우리 사회가 문화적인 것까지 놓고 정리를 한 번 하고, 그리고 금지할 것은 금지하고, 아니면 아닌 부분에 대해서도 정리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조건은 충분히 성숙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확실히 분위기가 좀 바뀌었고, 동물권도 그리고 그쪽 해당 업계에 계신 분들의 생존권도 같이 올려놓고 국회에서 성과 있는 논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완 평론가, 양지열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구성: 신동민, 정리: 최승혜, 윤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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