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한다고 했어요”…딸의 경찰 신고 직후 범행

입력 2021.10.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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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은평구에서 30대 남성 A 씨가 50대 공인중개사 B 씨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 씨는 범행 직전 B 씨의 딸에게 '복수하겠다'고 연락했고, 딸도 급히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내용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의원실이 119 종합상황실로부터 제출받은 '119신고 녹취록'에 담겨있습니다.

119상황실과 B 씨 딸과의 통화는 지난 4일 오전 11시 43분 이뤄졌습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10여 분이 지난 시점입니다. B 씨 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B 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상황을 확인하고,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소방에서는 구급차를 내보내며, 경찰에 최초 신고를 한 B 씨의 딸에게 다시 한번 상황 설명을 요청합니다. 당시 B 씨의 딸은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A 씨로부터 'B 씨에게 위해를 끼치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연락을 받고 놀라 경찰에 신고한 상황이었습니다.

B 씨의 딸은 경찰에 '어머니가 위험한 것 같다'며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사건이 벌어진 뒤였습니다.

119 근무자 : "지금 부동산에 B 씨가 지금 다치신 건가요? "
B 씨 딸 : "아니...다치셨나요?"
(중략)
B 씨 딸 : "심한 건가요?"
119 근무자 : "아니요, 확인이 안 됐고요."

앞서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 씨의 딸은 시청자인 A 씨가 여러 차례 폭언·욕설을 하자 A 씨를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 조치했습니다.

여기에 앙심을 품은 A 씨는 B 씨에게 '인적사항을 알아내 보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9 근무자 : "선생님 (경찰에) 신고하실 때는 어느 내용이었어요?"
B 씨 딸 : "그냥 복수한다고 했어요."
119 근무자 : "그냥 복수한다고 했다고요?"
B 씨 딸 : "네"
119 근무자 : "선생님(B 씨)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여부는 모르시고요?"
B 씨 딸 : "몰..몰라요"

경찰 관계자는 "B 씨 가족이 112신고를 한 뒤 즉시 출동해 5분 내로 현장에 도착했다"면서, 이미 범행이 벌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119구급대가 도착했지만, B 씨는 현장에서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참고인을 불러 사건 경위를 살피는 한편, A 씨 등의 통신 내역을 들여다 보고 범행 동기 등을 추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해자인 A 씨가 이미 숨진 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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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한다고 했어요”…딸의 경찰 신고 직후 범행
    • 입력 2021-10-07 08:00:30
    취재K

지난 4일 서울 은평구에서 30대 남성 A 씨가 50대 공인중개사 B 씨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 씨는 범행 직전 B 씨의 딸에게 '복수하겠다'고 연락했고, 딸도 급히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내용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의원실이 119 종합상황실로부터 제출받은 '119신고 녹취록'에 담겨있습니다.

119상황실과 B 씨 딸과의 통화는 지난 4일 오전 11시 43분 이뤄졌습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10여 분이 지난 시점입니다. B 씨 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B 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상황을 확인하고,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소방에서는 구급차를 내보내며, 경찰에 최초 신고를 한 B 씨의 딸에게 다시 한번 상황 설명을 요청합니다. 당시 B 씨의 딸은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A 씨로부터 'B 씨에게 위해를 끼치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연락을 받고 놀라 경찰에 신고한 상황이었습니다.

B 씨의 딸은 경찰에 '어머니가 위험한 것 같다'며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사건이 벌어진 뒤였습니다.

119 근무자 : "지금 부동산에 B 씨가 지금 다치신 건가요? "
B 씨 딸 : "아니...다치셨나요?"
(중략)
B 씨 딸 : "심한 건가요?"
119 근무자 : "아니요, 확인이 안 됐고요."

앞서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 씨의 딸은 시청자인 A 씨가 여러 차례 폭언·욕설을 하자 A 씨를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 조치했습니다.

여기에 앙심을 품은 A 씨는 B 씨에게 '인적사항을 알아내 보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9 근무자 : "선생님 (경찰에) 신고하실 때는 어느 내용이었어요?"
B 씨 딸 : "그냥 복수한다고 했어요."
119 근무자 : "그냥 복수한다고 했다고요?"
B 씨 딸 : "네"
119 근무자 : "선생님(B 씨)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 여부는 모르시고요?"
B 씨 딸 : "몰..몰라요"

경찰 관계자는 "B 씨 가족이 112신고를 한 뒤 즉시 출동해 5분 내로 현장에 도착했다"면서, 이미 범행이 벌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119구급대가 도착했지만, B 씨는 현장에서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참고인을 불러 사건 경위를 살피는 한편, A 씨 등의 통신 내역을 들여다 보고 범행 동기 등을 추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해자인 A 씨가 이미 숨진 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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