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주주협약서 입수…은행들 배임 정황

입력 2021.10.07 (21:07) 수정 2021.10.07 (22: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장동 개발의 사업 자금은 상당 부분 시중 은행들에서 나왔습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서와, 성남의뜰 주주협약서를 KBS가 입수했는데 이걸 보면, 화천대유에만 유리한 조건들을 은행들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아들인 걸로 나타나,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 내용은 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당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입니다.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참여한다고 홍보했습니다.

택지 분양계획을 보면 '출자자 직접 사용'이란 부분이 눈에 띕니다.

아파트 4블록과 연립주택 1블록, 모두 15만 3천 제곱미터입니다.

은행들은 부동산 사업을 할 수 없어 비은행 출자자인 화천대유가 사실상 도맡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당시 경쟁했던 다른 컨소시엄 2곳의 사업계획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은행들이 5곳 택지의 분양 수익을 못 챙기는 불리한 조건의 사업에 참여한 셈입니다.

실제로 화천대유는 사업계획서 내용대로 2017년 5개 택지를 수의계약으로 받아 수천억 원의 분양 수익을 얻었습니다.

화천대유가 챙기는 위탁 수수료도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각 컨소시엄이 제시한 자산관리사 수수료를 비교해 보면 다른 컨소시엄 2곳은 130억 원 가량으로 비슷합니다.

유독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가장 비싼 198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주주협약서에서 협의된 수수료는 이보다 낮았지만, 주주협약서를 3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다시 점점 늘어났습니다.

2015년 6월 처음 작성된 주주협약서를 보면 90억 한도였지만, 2019년 9월 협약서에서는 128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나 은행이 받는 수익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다른 참여 주체들은 돈 받을 조건이 그대로인데 화천대유만 유리하게 협약이 바뀐 겁니다.

검찰은 이런 정황들을 바탕으로 관련자 배임 혐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화천대유 이사로 파견됐던 하나은행 이 모 부장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한종헌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주주협약서 입수…은행들 배임 정황
    • 입력 2021-10-07 21:07:40
    • 수정2021-10-07 22:21:32
    뉴스 9
[앵커]

대장동 개발의 사업 자금은 상당 부분 시중 은행들에서 나왔습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서와, 성남의뜰 주주협약서를 KBS가 입수했는데 이걸 보면, 화천대유에만 유리한 조건들을 은행들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아들인 걸로 나타나,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 내용은 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당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입니다.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참여한다고 홍보했습니다.

택지 분양계획을 보면 '출자자 직접 사용'이란 부분이 눈에 띕니다.

아파트 4블록과 연립주택 1블록, 모두 15만 3천 제곱미터입니다.

은행들은 부동산 사업을 할 수 없어 비은행 출자자인 화천대유가 사실상 도맡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당시 경쟁했던 다른 컨소시엄 2곳의 사업계획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은행들이 5곳 택지의 분양 수익을 못 챙기는 불리한 조건의 사업에 참여한 셈입니다.

실제로 화천대유는 사업계획서 내용대로 2017년 5개 택지를 수의계약으로 받아 수천억 원의 분양 수익을 얻었습니다.

화천대유가 챙기는 위탁 수수료도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각 컨소시엄이 제시한 자산관리사 수수료를 비교해 보면 다른 컨소시엄 2곳은 130억 원 가량으로 비슷합니다.

유독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가장 비싼 198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주주협약서에서 협의된 수수료는 이보다 낮았지만, 주주협약서를 3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다시 점점 늘어났습니다.

2015년 6월 처음 작성된 주주협약서를 보면 90억 한도였지만, 2019년 9월 협약서에서는 128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나 은행이 받는 수익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다른 참여 주체들은 돈 받을 조건이 그대로인데 화천대유만 유리하게 협약이 바뀐 겁니다.

검찰은 이런 정황들을 바탕으로 관련자 배임 혐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화천대유 이사로 파견됐던 하나은행 이 모 부장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한종헌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