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 먹은 80대, 복통 호소하다 결국 사망

입력 2021.10.0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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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싸리버섯(독버섯), 식용 싸리버섯과 모양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붉은싸리버섯(독버섯), 식용 싸리버섯과 모양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경기도 양평군에 사는 80대 A 씨는 지난달 26일 도토리를 주우러 집 인근 산에 올라갔습니다. 도토리를 줍다가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식재료로 쓰이는 싸리버섯과 비슷해, 집에서 우려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버섯을 먹은 지 사흘째인 지난달 28일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병원에 실려 가 해독제를 급하게 맞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지난 1일 사망했습니다.

A 씨의 사망진단서(아들 제공)A 씨의 사망진단서(아들 제공)

A 씨 아들이 제공한 어머니의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으로 '버섯중독'이 명시됐습니다. A 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고령이지만 가파른 산도 거뜬히 오를 정도로 건강한 분이셨다"라며 "식용인 줄 알고 붉은싸리버섯을 드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붉은싸리버섯은 독성이 있는 독버섯이지만, 식재료로 쓰이는 싸리버섯과 모양이 매우 흡사해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A 씨의 아들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에 너무나 황망했다면서, 독버섯의 심각성을 알려 이런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제보하게 됐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독버섯은 소량만 섭취해도 구토, 발열, 설사 등 위장 장애 등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심할 경우 A 씨처럼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독성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도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가을철 산에는 표고, 송이 등 식용 버섯이 많이 자라는데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도 많아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독버섯, 독초 등 자연 독을 섭취해 식중독에 걸린 환자는 41명입니다. 특히 사계절 중 가을철에 자연 독으로 인한 환자가 많았습니다.

농촌진흥청도 야생버섯에 대한 잘못된 '속설'을 믿으면 안 된다면서 아래와 같이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색이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먹어도 된다. (×)
▶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모두 먹을 수 있다. (×)
▶ 은(銀) 제품을 검게 변색시키지 않는 버섯 요리에는 독이 없다. (×)
▶ 벌레나 달팽이가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 (×)
▶ 독버섯은 버섯 대에 띠가 없다. (×)
▶ 독버섯이라도 가지나 들기름과 함께 요리하면 독성이 없어진다. (×)

임영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버섯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전문가도 겉모양만으로 식용인지, 독버섯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라며 "최근 유튜브 등에 야생버섯을 먹는 영상 컨텐츠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야생버섯을 따서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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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버섯’ 먹은 80대, 복통 호소하다 결국 사망
    • 입력 2021-10-09 07:12:22
    취재K
붉은싸리버섯(독버섯), 식용 싸리버섯과 모양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경기도 양평군에 사는 80대 A 씨는 지난달 26일 도토리를 주우러 집 인근 산에 올라갔습니다. 도토리를 줍다가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식재료로 쓰이는 싸리버섯과 비슷해, 집에서 우려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버섯을 먹은 지 사흘째인 지난달 28일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병원에 실려 가 해독제를 급하게 맞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지난 1일 사망했습니다.

A 씨의 사망진단서(아들 제공)
A 씨 아들이 제공한 어머니의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으로 '버섯중독'이 명시됐습니다. A 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고령이지만 가파른 산도 거뜬히 오를 정도로 건강한 분이셨다"라며 "식용인 줄 알고 붉은싸리버섯을 드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붉은싸리버섯은 독성이 있는 독버섯이지만, 식재료로 쓰이는 싸리버섯과 모양이 매우 흡사해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A 씨의 아들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에 너무나 황망했다면서, 독버섯의 심각성을 알려 이런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제보하게 됐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독버섯은 소량만 섭취해도 구토, 발열, 설사 등 위장 장애 등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심할 경우 A 씨처럼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독성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도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가을철 산에는 표고, 송이 등 식용 버섯이 많이 자라는데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도 많아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독버섯, 독초 등 자연 독을 섭취해 식중독에 걸린 환자는 41명입니다. 특히 사계절 중 가을철에 자연 독으로 인한 환자가 많았습니다.

농촌진흥청도 야생버섯에 대한 잘못된 '속설'을 믿으면 안 된다면서 아래와 같이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색이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먹어도 된다. (×)
▶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모두 먹을 수 있다. (×)
▶ 은(銀) 제품을 검게 변색시키지 않는 버섯 요리에는 독이 없다. (×)
▶ 벌레나 달팽이가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 (×)
▶ 독버섯은 버섯 대에 띠가 없다. (×)
▶ 독버섯이라도 가지나 들기름과 함께 요리하면 독성이 없어진다. (×)

임영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버섯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전문가도 겉모양만으로 식용인지, 독버섯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라며 "최근 유튜브 등에 야생버섯을 먹는 영상 컨텐츠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야생버섯을 따서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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