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넷플릭스의 ‘가성비’ 투자 ‘오징어 게임’, 국내에서 못 나왔던 이유?

입력 2021.10.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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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정덕현 "오징어게임, 피라미드 구조· 승자 독식...한국사회 경쟁구조 은유"
- 최영일 "우리나라 향수, 외국에서도…양극화 배경 깔았기 때문"
- 정덕현 "경쟁에 져도 '기회' 없는 사회…전세계 MZ세대 냉소적으로 즐겨"
- 최영일 "제작비 200억, OTT 기준 저렴…선지급으로 미리 제작 가능"
- 정덕현 "美 시트콤 1회 100억…넷플릭스에게 '가성비 투자'였을 것"
- 정덕현 "독보적 콘텐츠 보유가 OTT 생사 좌우…콘텐츠 우위 가져야"
- 정덕현 "플랫폼 시장 글로벌화…문화 외교 전쟁 가능성도 있어"
- 정덕현 "콜드플레이-BTS 협업 자체로 피부·언어 상관없이 끌어 안는다는 의미"
- 최영일 "윤여정·봉준호·BTS…과거 문화 사대주의로 위축됐던 시절 벗어나"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10월 8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최영일 시사평론가·정덕현 문화평론가

◎범기영 영화 기생충, 그룹 방탄소년단, 요즘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화제라고 하죠? K컬처, 한국 문화 전성기인 걸까요? 최영일 시사평론가, 정덕현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영일 안녕하세요?

▼정덕현 안녕하세요?

◎범기영 저는 넷플릭스를 사실 이용하지 않아서. 오징어 게임이 대체 어떤 드라마인데 난리입니까?

▼정덕현 간단하게 얘기하면 456억을 두고 벌이는 생존 게임, 그래서 최후의 1인이 456억을 가져가는 그런 게임을 하는 건데요. 여기 참여하는 인물들이 현실에 갖고 있는 갖가지의 어떤 절박한 상황들, 그거에 밀려서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그래서 게임 과정을 보다 보면 사실은 현실에 대한 부분들을 상당 부분 많이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기생충이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드러냈다면 이것도 약간 판타지나 게임 같은 요소로 봐야 하는 건가요?

▼정덕현 그렇죠. 우리가 쉽게 오디션 프로그램, 이런 거 많이 보시면 그 삼각형 구조의 피라미드 구조가 항상 나오잖아요? 그래서 최후의 1인만 모든 걸 가져가는 승자독식,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게 결국은 한국 사회의 어떤 경쟁 구조나 이런 것들을 많이 은유한다고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런 부분들을 아주 구조적으로 딱 재미있게 그걸 갖고 왔다고 보면 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게 한국 사회만의 문제를 은유하는 건 아닌가 봐요.

▼최영일 그렇죠.

◎범기영 전 세계 83개국에서 1위라고요?

▼최영일 넷플릭스가 들어가 있는 나라에서는 1위고요. 중국은 들어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로 지금 인기는 똑같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흥행 최고라고 볼 수 있는데, 아까 기생충과 비교해 주셨는데,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어? 이런 게임 문화, 과거 향수의 놀이들은 우리만 하는 건데? 기생충 보면서도 저런 걸 어떻게 외국인들이 웃음을 짓지? 그런데 다 통하는 거죠. 양극화라는 배경을 깔고 그리고 또 이제 게임이라고 하는 방식이 역동적인 게, 기생충은 저택을 놓고 상류층은 지상에, 반지하, 지하, 그 밑에 또 지하. 이렇게 이제 구조화했다면 여기에서는 그 밑바닥 인생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시킵니다. 살아남은 1명은 부자가 될 수 있다. 다시 올라올 수 있다. 그래놓고 나머지는 막 죽이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선정적인 측면도 있고, 이게 어떤 역동적인 게임 속에 몰입을 하면서, 게임은 누구나 좋아하는데 또 이제 한국에 저런 재미있는 놀이 문화가 있었어? 하는 신선한 느낌까지 포함해서 외국인에게 어쩌면 더 잘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췄다고 평가가 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내용도 그렇고 형식도 그렇고, 그러니까 사실 외국인들한테는 좀 낯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어떤 게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정덕현 사실 여기 들어가 있는 게임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최영일 맞습니다.

▼정덕현 굉장히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해왔던 우리 문화인 건 분명, 놀이 문화 중의 하나인 건 분명한데, 외국인들이 딱 봐도 어, 저 게임 내가 지금 방금 해도 바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정도로 굉장히 쉽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게임 자체에 집중하는 드라마라기보다는 게임에 의해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들을 드러내는가, 어떤 욕망을 드러내는가, 어떤 갈증을 드러내는가, 이런 쪽에 굉장히 집중한 드라마거든요. 그래서 게임에 의해서 벌어지는 양상들, 보통 우리가 게임 하면 다시 해,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게임에서 지면 끝이에요. 그냥 죽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 한국 사회, 약간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건데, 지금 현재 약간 자본화된 어떤 사회 안에서 뭔가 져도, 패배해도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져야 되는 게 당연히 맞는데, 지금은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어떤 첨예화된 어떤 사회에 들어와 있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 있는 좀 젊은 세대들, MZ 세대들 같은 경우는 이걸 굉장히 냉소적으로 즐기는 면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 기생충이 굉장히 세계적인 화제를 일으켰던 코드이기도 한데 그 코드를 좀 다른 방식으로 여기에서도 또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범기영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정말 유행은 유행인가 봐요. 해외에서 온갖 방식으로 이걸 즐기고 있다고요?

▼최영일 맞습니다. 지금 이게 따라 하기 열풍, 패러디 열풍, 이게 이제 얼마큼의 인기인지를 반증해 주는 지표 자료가 되기도 하는데, 예상컨대 지금 이제 10월 중순으로 가고 있습니다만 10월 말이면 핼러윈 데이가 있어요. 우리나라도 일부 이태원이나 홍대는 성황이긴 하고 해외에는 이게 일반적인 풍습인데, 핼러윈 데이를 오징어 게임이 점령할 것이다, 이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는데. 벌써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여기 나오는 운동복, 번호가 또 찍혀 있는, 또 여기 나오는 다양한 소품, 또 여기는 게임에 참가한 참가자들 말고 이걸 이제 관리하고 지키는 계층 사회가 존재하는데 그게 복장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마스크도 쓰고. 그리고 또 여기에 게스트, VIP로 오는 사람들은 굉장히 럭셔리한 황금 마스크들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이 모든 게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올해 한번 지켜보시죠. 10월 말에 핼러윈이 전 세계에서 오징어 게임 패러디 분장, 코스프레로 도배할 것 같습니다.

◎범기영 저는 그 달고나 세트를 인터넷으로 사 가는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보고 좀 신기했었는데. 그런데 이 드라마가 시나리오 완성되고 작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고요?


▼정덕현 그러니까 한국 사회에서 아직 이런 콘텐츠를 만들기가 좀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던 거죠.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공격적인, 그러니까 사회 비판에 대한 부분들도 되게 공격적으로 표현이 돼 있거든요? 그다음에 또 자본적인 부분도 사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드라마들이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긴 한데, 200억 정도 들여서 작품을 만든다 하면 사실은 아직까지도 좀 부담되는 면들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까지 다 포함해서 이 작품 제작하는 게 쉽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이미 어느 정도 저변이 생겼고 그다음에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있고 그 플랫폼에 의해서 충분히 한국 콘텐츠들을 소비할 수 있는 글로벌 팬덤도 어느 정도 형성이 돼 있기 때문에 이런 작품도 이제 충분히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거죠.

◎범기영 그러니까 설명을 듣다 보니까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 제작자, 콘텐츠에 들어가는 어떤 코드들, 핵심적인 오징어 게임이라는 그 게임, 이런 것들은 한국 문화이긴 한데, 이게 진짜 K컬처의 성과인가? OTT의 성과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최영일 맞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국내 방송사에서는 제작하기 어려운 게, 내용상의 선정성, 폭력성, 사람이 굉장히 많이 죽어 나갑니다. 그러니까 이제 OTT에서나 틀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의 수위도 있지만, 등급이라고 하죠? 그 외에는 제작 방식을 보면 우리에게는 규모가 되는 200억당의 제작비, 편당 20억 정도 되는 것을 저쪽에서는 싸다고 생각을 하고 선지급을 하는 겁니다. 미리 만들 수 있는 투자 환경이 만들어졌고요. 그러면 어디다 배급을 하지? 가져다 틀어주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맹점이 숨어 있어요. 이렇게 대흥행이 돼도 우리가 영화 산업은 일반적으로 러닝개런티라고 해서 일정 부분을 제작사와 배급사가 나눠 갖는데, 이건 넷플릭스가 다 가져갑니다. 선지급했고 저작권을 매절했기 때문에 그 어떤 저작권도 제작자에게 남아 있지 않아요. 다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방식은 앞으로 개선돼야 하지 않나, 하는 대목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 드라마 제작 환경보다는 차라리 그쪽을 택하게 하는 유인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어떻습니까? 한국의 어떤 이런 문화 산업? 이쪽 입장에서는 배가 아픈 상황이기도 할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콘텐츠인데.

▼정덕현 그러니까 여기 약간 비판적인, 지금 최영일 평론가가 말씀하신 것처럼 비판적인 관점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한 거지만 미국에서 지금 만들어지는 콘텐츠들 보면 시트콤 한 회 분량에 들어가는 제작비도 거의 100억 단위로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이게 전체 작품에 200억이 들어갔다면 넷플릭스 입장에서 생각하면 굉장히 가성비 높은 투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너무 종속되는 거 아니냐, 시장에, 넷플릭스에 모든 게 종속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불안감이 생길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콘텐츠가 먼저냐 플랫폼이 먼저냐, 이 부분을 가지고 최근에 논쟁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요. 그런데 넷플릭스도 지금 이렇게 한국에 7,000억이다, 이런 식으로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왜 투자를 하냐 하면, 콘텐츠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독보적인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OTT가 살아남느냐 죽느냐, 그러니까 플랫폼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만큼 우리가 콘텐츠 우위를 조금씩 갖게 된다면, 이 작품 하나로는 사실 성과를 크게 내기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향후에 아마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계속 계약을 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전반적으로 나아지는 어떤 상황들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범기영 그렇긴 한데 저는 지상파 방송사라는 플랫폼에 종사하고 있어서...

▼최영일 (웃음) 그렇죠.

◎범기영 위기감이 느껴지는 것만은... 그런데 옥에 티도 있었어요. 개인 전화번호 노출돼서 끝없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최영일 보통 드라마에 전화번호나 자동차 번호판, 이렇게 노출되는 번호들이 있는데, 이거를 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가리면 리얼리티가 떨어지니까 노출을 하되 전화번호 같은 것은 가상번호를 따거나 존재하지 않는 번호를 이용하는 게 원칙이고 그렇게 해왔거든요? 옥에 티라는 게 이런 실수가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어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번호가 노출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전 세계적 흥행이 돼버렸어요. 장난으로라도 전 세계인 중의 일부가 전화를 하면 이분은 걷잡을 수 없는 전화를 받게 되는 겁니다. 이거야말로 전화 폭탄이 되는 셈이죠? 그런 사고가 벌어져서 이 정도의 제작 과정에서 있을 수 없는 실수가 벌어졌다고 보는 거고요.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실수는 없어야 할 것 같고 이러한 문제 때문에 또 피치 못하게 큰 피해를 받는 분들, 이런 분들은 여기에 대해서 보상을 또 받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 드라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이어서,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데 중국인들도 많이 보고는 있군요.

▼정덕현 결국은 다 불법 다운로드해서 보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게 최근에 문화 공정, 그러니까 예전에 중국하고 한국하고 관계에서 역사 공정에 대한 부분 때문에 굉장히 첨예했잖아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는 단계가 좀 더 깊어졌다고 봐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문화 공정으로 넘어오면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예를 들어서 얘기하면 역사 공정 때는 사극 같은 게 굉장히 문제가 많이 됐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극뿐만 아니라 현대극에 대한 부분들도 문화 공정에서 우리가 이거 우리 거다, 라고 자꾸 주장하는 면들이 생겨요, 중국에서. 그래서 놀이나 이런 것들, 아니면 거기 나오는 코스튬도 이거 우리가 먼저 했다,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부분들이 생겨서, 이런 갈등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금 굉장히 큰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어쨌든 콘텐츠는 OTT들이 이제 대부분 플랫폼 중심으로 많이 바뀌게 되면 시장 자체는 글로벌화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글로벌 시장 안에서 문화들이 부딪칠 수밖에 없어요, 서로. 그런데 이거를 배타적으로 싸우기 시작하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물리적으로 외교 전쟁들이 많이 벌어지지만, 문화 안에서도 아주 심각한 전쟁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조금은 심각하게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상호 호혜적인 관계, 그러니까 문화 안에서만이라도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가, 이거는 향후의 외교적인 문제까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 문제는 국정감사장에서도 논의가 됐다면서요?

▼최영일 네, 맞습니다. 지금 주중 대사까지 나왔고요. 이게 문제가 왜 됐냐 하면, 불법 다운로드 문제도 하나 있고, 두 번째로는 넷플릭스에 저작권이 있다고 전제하면 여기 나오는 운동복이라든가 혹은 복장, 마스크 혹은 달고나 세트, 이런 다양한 제품, 상품화될 수 있는 것들이 저작권이 여기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지금 중국에서는 불법 다운로드 플러스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서 불법으로 팔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정부는 심지어 저런 운동복은 중국이 종주국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상인들은 불법적으로 제품을 팔아서 이득을 얻고 있는데, 이 저작권이 그러면 새고 있는 거죠. 국정감사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지적을 받았고요. 이제 지금 주중 대사를 포함해서 출석한 인물들은, 관료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 심각성을 알고 있는데 문제는 외교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우리가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부분들이 미·중 간의 갈등 중에 저작권이나 기술 특허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논쟁, 쟁점이잖아요? 우리도 이런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향후에 좀 주도권을 잡아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범기영 일단 오징어 게임 글로벌 메가히트를 했으니까 2탄도 좀 기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까?

▼정덕현 감독님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대요. 뭐 이빨이 6개인가 빠졌다고 그러시던데.

◎범기영 그랬다고 하더군요.

▼정덕현 그래서 시즌2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반응이 너무 크게 나오니까 이제 슬슬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벌써 공식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 보면 이제 그 경찰, 형사 인물이 나옵니다. 그쪽 얘기가 아직 풀리지 않은 얘기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좀 풀어내겠다. 그리고 사실 경찰 문제, 뭔가 통제하고 하는 문제는 전 세계가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도 충분히 게임 안에서 뭔가 은유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범기영 그렇군요. 시즌2가 나올지 한번 지켜봐야겠네요. 이건 또 이런 소식도 있네요. 방탄소년단이, 콜드플레이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룹인데.

▼최영일 정말요?

◎범기영 협업을 했군요.

▼최영일 콜드플레이를 저희 세대는 모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97년에 결성된 밴드이기 때문에...

◎범기영 같은 세대... 네.

▼최영일 20년이 넘었어요. 그리고 너무나 히트곡들도 많고 특히 공연들도 대단합니다. 콜드플레이 팬도 많은데, 비틀즈 이후 영국 최고의 밴드라고 불리는 콜드플레이와 BTS가 컬래버레이션을 했는데, 이 마이 유니버스라는 곡이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너무 좋기는 해요. 좋은데 바로 빌보드 차트 넘버 원에 오른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방탄소년단은 제가 놀란 건, 지난해 여름에 다이너마이트로, 영어로 노래를 해가지고 드디어 빌보드 1위를 석권하는구나. 그런데 이번 마이 유니버스까지 포함하면 여섯 곡이 빌보드 차트 1위에 불과 1년 여 사이에 올라간 거니까 어마어마한 일인 것 같습니다.

◎범기영 흥행 보증 수표네요, 방탄.

▼정덕현 그렇죠.

◎범기영 어떤 곡입니까, 이 곡은?


▼정덕현 제목에 거의 내용이 다 이해되실 거예요. 유니버스라고 얘기하면, 사실은 이제 지금 현실적으로 문제가 배타적으로 자꾸 보는 시선들이 있잖아요? 우리가 피부 색깔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이래서 차별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같이 마이 유니버스로 끌어안는다는 그런 화해, 뭐 이런 힐링에 대한 부분들, 이런 얘기들을 담은 거거든요. 그런데 그 의미를 더 잘해 주는 거는 결국 뭐냐 하면, 콜드플레이가 방탄소년단하고 같이 컬래버 한 그 자체가 사실 이런 부분들을 뛰어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 노래 자체도 영어와 한국어 가사가 같이 섞여 있는 부분들이 있고 그다음에 같이 노래하는 그 모습, 같이 어우러져서 하는 모습도 그런 것들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콜드플레이도 이거 노래 작곡해서 하면서 BTS가 아주 적임자다, 우리랑 같이할 수 있는. 그렇게 생각해서 같이 노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역사 공정에 이어서 문화 공정하고 있는 중국이 이런 걸 좀 봐야 돼요.

▼정덕현 너무 다르네요.

◎범기영 이렇게 해야 더 확산 되는 거죠.

▼정덕현 그렇죠.

◎범기영 영향력이 커지고.

▼최영일 맞습니다.

◎범기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뭘 좀 더 하면, 이게 전성기를 더 길게 가져가야 되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덕현 지금 한국이 갖고 있는 최근에 드러나고 있는 건 콘텐츠 파워가 지금 막강하다는 거를 드러내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사실 문제가 플랫폼이 없어서 이것 때문에, 그러니까 글로벌 플랫폼이 없다는 거죠. 이것 때문에 향후에 우리가 종속되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들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우리가 잘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강점, 이 부분을 아주 최대치로 끌어올려내면 제가 보기에는 그것 자체도 플랫폼도 세울 수 있다고 봐요. 왜? 이게 해외에서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국 콘텐츠가 유명하면 토종 OTT 콘텐츠, 그러니까 OTT들도 사실은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거든요? 왜냐하면, 아, 저기 가면 그 좋은 한국 콘텐츠들이 다 모여 있대. 그래서 사람들이 글로벌하게 나중에 열었을 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기회도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콘텐츠 쪽에서 굉장히 희망이 많이 보이고, 콘텐츠가 성공을 하면 결국은 그게 지금 향후에 미래 산업이라고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어떤 문화 산업, 이쪽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콘텐츠는 그렇고 저는 지상파 방송이라는 플랫폼이 있으니까, 이 플랫폼은 어떻게 해야 되죠?

▼정덕현 지상파 방송사도 사실은 자기 역할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플랫폼마다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KBS는 공영방송의 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업적인 방송보다도 꼭 해야 되는 방송들이 있어요. 대국민을 위해서 해야 하는 방송들.

◎범기영 사사건건 같은?

▼정덕현 그렇죠. 이런 프로그램이 그러니까 아주 딱 필요한 건데, 그런 프로그램들을 하시면 저는 그 경쟁력이 남을 거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수신료 내는 데 아깝지 않다고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오징어게임 그리고 BTS.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최영일 맞습니다. 저는 두 가지인데,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다. 우리가 사실은 사대주의, 문화 사대주의로 위축됐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폐쇄적이었고 남의 것이 좋아 보였고. 노벨상 시즌인데요. 저는 아카데미상도 우리가 석권할 수 있다. 올해 윤여정 배우가 조연상 탔죠? 지난해에 봉준호 감독이 4개 석권했죠? BTS가 빌보드 차트를 1년 새 여섯 번 지금 1등을 하고 있죠? 그러면 노벨상 탈 수 있는 거죠. 평화상은 우리가 보유국입니다만 문학상도 탈 수 있고 과학상도 탈 수 있는데,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만개했다는 점 하나하고요. 하나는 우리에게 고유성이 분명히 있고 한글도 그렇고, 한글날이 이제 곧 다가옵니다만. 세계인이 봤을 때 어?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인데 고유한 게 굉장히 많네? 두 번째로는 이것을 다른 나라에 접목시키고 또 우리가 해외 환경에 적응하는 데 굉장히 탁월한 접목의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것이 있고 접목할 수 있다. 이것을 우리가 계속 강화해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게 언제였죠? 우리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지켜야 된다고 시위하고 이랬던 게.

▼최영일 90년대였죠.

◎범기영 그때랑 비교하면 이게 정말 상전벽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덕현 그 시기에는 그게 필요하지만, 지금은 다른 어떤 접근 방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정덕현, 최영일 평론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영일 고맙습니다.

◎범기영 오늘은 마무리도 좀 특별하게 해보겠습니다. BTS와 콜드플레이의 마이 유니버스로 인사드리고요.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구성: 신동민, 정리: 김영주·송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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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넷플릭스의 ‘가성비’ 투자 ‘오징어 게임’, 국내에서 못 나왔던 이유?
    • 입력 2021-10-09 10:20:33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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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10월 8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최영일 시사평론가·정덕현 문화평론가

◎범기영 영화 기생충, 그룹 방탄소년단, 요즘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화제라고 하죠? K컬처, 한국 문화 전성기인 걸까요? 최영일 시사평론가, 정덕현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최영일 안녕하세요?

▼정덕현 안녕하세요?

◎범기영 저는 넷플릭스를 사실 이용하지 않아서. 오징어 게임이 대체 어떤 드라마인데 난리입니까?

▼정덕현 간단하게 얘기하면 456억을 두고 벌이는 생존 게임, 그래서 최후의 1인이 456억을 가져가는 그런 게임을 하는 건데요. 여기 참여하는 인물들이 현실에 갖고 있는 갖가지의 어떤 절박한 상황들, 그거에 밀려서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그래서 게임 과정을 보다 보면 사실은 현실에 대한 부분들을 상당 부분 많이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기생충이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드러냈다면 이것도 약간 판타지나 게임 같은 요소로 봐야 하는 건가요?

▼정덕현 그렇죠. 우리가 쉽게 오디션 프로그램, 이런 거 많이 보시면 그 삼각형 구조의 피라미드 구조가 항상 나오잖아요? 그래서 최후의 1인만 모든 걸 가져가는 승자독식,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게 결국은 한국 사회의 어떤 경쟁 구조나 이런 것들을 많이 은유한다고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런 부분들을 아주 구조적으로 딱 재미있게 그걸 갖고 왔다고 보면 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게 한국 사회만의 문제를 은유하는 건 아닌가 봐요.

▼최영일 그렇죠.

◎범기영 전 세계 83개국에서 1위라고요?

▼최영일 넷플릭스가 들어가 있는 나라에서는 1위고요. 중국은 들어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로 지금 인기는 똑같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흥행 최고라고 볼 수 있는데, 아까 기생충과 비교해 주셨는데,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어? 이런 게임 문화, 과거 향수의 놀이들은 우리만 하는 건데? 기생충 보면서도 저런 걸 어떻게 외국인들이 웃음을 짓지? 그런데 다 통하는 거죠. 양극화라는 배경을 깔고 그리고 또 이제 게임이라고 하는 방식이 역동적인 게, 기생충은 저택을 놓고 상류층은 지상에, 반지하, 지하, 그 밑에 또 지하. 이렇게 이제 구조화했다면 여기에서는 그 밑바닥 인생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시킵니다. 살아남은 1명은 부자가 될 수 있다. 다시 올라올 수 있다. 그래놓고 나머지는 막 죽이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선정적인 측면도 있고, 이게 어떤 역동적인 게임 속에 몰입을 하면서, 게임은 누구나 좋아하는데 또 이제 한국에 저런 재미있는 놀이 문화가 있었어? 하는 신선한 느낌까지 포함해서 외국인에게 어쩌면 더 잘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췄다고 평가가 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내용도 그렇고 형식도 그렇고, 그러니까 사실 외국인들한테는 좀 낯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어떤 게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정덕현 사실 여기 들어가 있는 게임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최영일 맞습니다.

▼정덕현 굉장히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해왔던 우리 문화인 건 분명, 놀이 문화 중의 하나인 건 분명한데, 외국인들이 딱 봐도 어, 저 게임 내가 지금 방금 해도 바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정도로 굉장히 쉽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게임 자체에 집중하는 드라마라기보다는 게임에 의해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들을 드러내는가, 어떤 욕망을 드러내는가, 어떤 갈증을 드러내는가, 이런 쪽에 굉장히 집중한 드라마거든요. 그래서 게임에 의해서 벌어지는 양상들, 보통 우리가 게임 하면 다시 해,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게임에서 지면 끝이에요. 그냥 죽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 한국 사회, 약간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건데, 지금 현재 약간 자본화된 어떤 사회 안에서 뭔가 져도, 패배해도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져야 되는 게 당연히 맞는데, 지금은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어떤 첨예화된 어떤 사회에 들어와 있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 있는 좀 젊은 세대들, MZ 세대들 같은 경우는 이걸 굉장히 냉소적으로 즐기는 면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 기생충이 굉장히 세계적인 화제를 일으켰던 코드이기도 한데 그 코드를 좀 다른 방식으로 여기에서도 또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범기영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정말 유행은 유행인가 봐요. 해외에서 온갖 방식으로 이걸 즐기고 있다고요?

▼최영일 맞습니다. 지금 이게 따라 하기 열풍, 패러디 열풍, 이게 이제 얼마큼의 인기인지를 반증해 주는 지표 자료가 되기도 하는데, 예상컨대 지금 이제 10월 중순으로 가고 있습니다만 10월 말이면 핼러윈 데이가 있어요. 우리나라도 일부 이태원이나 홍대는 성황이긴 하고 해외에는 이게 일반적인 풍습인데, 핼러윈 데이를 오징어 게임이 점령할 것이다, 이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는데. 벌써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여기 나오는 운동복, 번호가 또 찍혀 있는, 또 여기 나오는 다양한 소품, 또 여기는 게임에 참가한 참가자들 말고 이걸 이제 관리하고 지키는 계층 사회가 존재하는데 그게 복장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마스크도 쓰고. 그리고 또 여기에 게스트, VIP로 오는 사람들은 굉장히 럭셔리한 황금 마스크들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이 모든 게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올해 한번 지켜보시죠. 10월 말에 핼러윈이 전 세계에서 오징어 게임 패러디 분장, 코스프레로 도배할 것 같습니다.

◎범기영 저는 그 달고나 세트를 인터넷으로 사 가는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 보고 좀 신기했었는데. 그런데 이 드라마가 시나리오 완성되고 작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고요?


▼정덕현 그러니까 한국 사회에서 아직 이런 콘텐츠를 만들기가 좀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던 거죠.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공격적인, 그러니까 사회 비판에 대한 부분들도 되게 공격적으로 표현이 돼 있거든요? 그다음에 또 자본적인 부분도 사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드라마들이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긴 한데, 200억 정도 들여서 작품을 만든다 하면 사실은 아직까지도 좀 부담되는 면들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까지 다 포함해서 이 작품 제작하는 게 쉽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이미 어느 정도 저변이 생겼고 그다음에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있고 그 플랫폼에 의해서 충분히 한국 콘텐츠들을 소비할 수 있는 글로벌 팬덤도 어느 정도 형성이 돼 있기 때문에 이런 작품도 이제 충분히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거죠.

◎범기영 그러니까 설명을 듣다 보니까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 제작자, 콘텐츠에 들어가는 어떤 코드들, 핵심적인 오징어 게임이라는 그 게임, 이런 것들은 한국 문화이긴 한데, 이게 진짜 K컬처의 성과인가? OTT의 성과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최영일 맞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국내 방송사에서는 제작하기 어려운 게, 내용상의 선정성, 폭력성, 사람이 굉장히 많이 죽어 나갑니다. 그러니까 이제 OTT에서나 틀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의 수위도 있지만, 등급이라고 하죠? 그 외에는 제작 방식을 보면 우리에게는 규모가 되는 200억당의 제작비, 편당 20억 정도 되는 것을 저쪽에서는 싸다고 생각을 하고 선지급을 하는 겁니다. 미리 만들 수 있는 투자 환경이 만들어졌고요. 그러면 어디다 배급을 하지? 가져다 틀어주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맹점이 숨어 있어요. 이렇게 대흥행이 돼도 우리가 영화 산업은 일반적으로 러닝개런티라고 해서 일정 부분을 제작사와 배급사가 나눠 갖는데, 이건 넷플릭스가 다 가져갑니다. 선지급했고 저작권을 매절했기 때문에 그 어떤 저작권도 제작자에게 남아 있지 않아요. 다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방식은 앞으로 개선돼야 하지 않나, 하는 대목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 드라마 제작 환경보다는 차라리 그쪽을 택하게 하는 유인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어떻습니까? 한국의 어떤 이런 문화 산업? 이쪽 입장에서는 배가 아픈 상황이기도 할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콘텐츠인데.

▼정덕현 그러니까 여기 약간 비판적인, 지금 최영일 평론가가 말씀하신 것처럼 비판적인 관점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한 거지만 미국에서 지금 만들어지는 콘텐츠들 보면 시트콤 한 회 분량에 들어가는 제작비도 거의 100억 단위로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이게 전체 작품에 200억이 들어갔다면 넷플릭스 입장에서 생각하면 굉장히 가성비 높은 투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너무 종속되는 거 아니냐, 시장에, 넷플릭스에 모든 게 종속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불안감이 생길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콘텐츠가 먼저냐 플랫폼이 먼저냐, 이 부분을 가지고 최근에 논쟁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요. 그런데 넷플릭스도 지금 이렇게 한국에 7,000억이다, 이런 식으로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왜 투자를 하냐 하면, 콘텐츠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독보적인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OTT가 살아남느냐 죽느냐, 그러니까 플랫폼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만큼 우리가 콘텐츠 우위를 조금씩 갖게 된다면, 이 작품 하나로는 사실 성과를 크게 내기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향후에 아마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계속 계약을 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전반적으로 나아지는 어떤 상황들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범기영 그렇긴 한데 저는 지상파 방송사라는 플랫폼에 종사하고 있어서...

▼최영일 (웃음) 그렇죠.

◎범기영 위기감이 느껴지는 것만은... 그런데 옥에 티도 있었어요. 개인 전화번호 노출돼서 끝없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최영일 보통 드라마에 전화번호나 자동차 번호판, 이렇게 노출되는 번호들이 있는데, 이거를 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가리면 리얼리티가 떨어지니까 노출을 하되 전화번호 같은 것은 가상번호를 따거나 존재하지 않는 번호를 이용하는 게 원칙이고 그렇게 해왔거든요? 옥에 티라는 게 이런 실수가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어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번호가 노출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전 세계적 흥행이 돼버렸어요. 장난으로라도 전 세계인 중의 일부가 전화를 하면 이분은 걷잡을 수 없는 전화를 받게 되는 겁니다. 이거야말로 전화 폭탄이 되는 셈이죠? 그런 사고가 벌어져서 이 정도의 제작 과정에서 있을 수 없는 실수가 벌어졌다고 보는 거고요.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실수는 없어야 할 것 같고 이러한 문제 때문에 또 피치 못하게 큰 피해를 받는 분들, 이런 분들은 여기에 대해서 보상을 또 받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 드라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이어서,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데 중국인들도 많이 보고는 있군요.

▼정덕현 결국은 다 불법 다운로드해서 보는 거라고 봐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게 최근에 문화 공정, 그러니까 예전에 중국하고 한국하고 관계에서 역사 공정에 대한 부분 때문에 굉장히 첨예했잖아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는 단계가 좀 더 깊어졌다고 봐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문화 공정으로 넘어오면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예를 들어서 얘기하면 역사 공정 때는 사극 같은 게 굉장히 문제가 많이 됐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극뿐만 아니라 현대극에 대한 부분들도 문화 공정에서 우리가 이거 우리 거다, 라고 자꾸 주장하는 면들이 생겨요, 중국에서. 그래서 놀이나 이런 것들, 아니면 거기 나오는 코스튬도 이거 우리가 먼저 했다,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부분들이 생겨서, 이런 갈등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금 굉장히 큰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어쨌든 콘텐츠는 OTT들이 이제 대부분 플랫폼 중심으로 많이 바뀌게 되면 시장 자체는 글로벌화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글로벌 시장 안에서 문화들이 부딪칠 수밖에 없어요, 서로. 그런데 이거를 배타적으로 싸우기 시작하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물리적으로 외교 전쟁들이 많이 벌어지지만, 문화 안에서도 아주 심각한 전쟁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조금은 심각하게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상호 호혜적인 관계, 그러니까 문화 안에서만이라도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가, 이거는 향후의 외교적인 문제까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 문제는 국정감사장에서도 논의가 됐다면서요?

▼최영일 네, 맞습니다. 지금 주중 대사까지 나왔고요. 이게 문제가 왜 됐냐 하면, 불법 다운로드 문제도 하나 있고, 두 번째로는 넷플릭스에 저작권이 있다고 전제하면 여기 나오는 운동복이라든가 혹은 복장, 마스크 혹은 달고나 세트, 이런 다양한 제품, 상품화될 수 있는 것들이 저작권이 여기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지금 중국에서는 불법 다운로드 플러스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서 불법으로 팔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정부는 심지어 저런 운동복은 중국이 종주국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상인들은 불법적으로 제품을 팔아서 이득을 얻고 있는데, 이 저작권이 그러면 새고 있는 거죠. 국정감사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지적을 받았고요. 이제 지금 주중 대사를 포함해서 출석한 인물들은, 관료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 심각성을 알고 있는데 문제는 외교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우리가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부분들이 미·중 간의 갈등 중에 저작권이나 기술 특허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논쟁, 쟁점이잖아요? 우리도 이런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향후에 좀 주도권을 잡아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범기영 일단 오징어 게임 글로벌 메가히트를 했으니까 2탄도 좀 기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까?

▼정덕현 감독님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대요. 뭐 이빨이 6개인가 빠졌다고 그러시던데.

◎범기영 그랬다고 하더군요.

▼정덕현 그래서 시즌2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반응이 너무 크게 나오니까 이제 슬슬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벌써 공식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 보면 이제 그 경찰, 형사 인물이 나옵니다. 그쪽 얘기가 아직 풀리지 않은 얘기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좀 풀어내겠다. 그리고 사실 경찰 문제, 뭔가 통제하고 하는 문제는 전 세계가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도 충분히 게임 안에서 뭔가 은유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범기영 그렇군요. 시즌2가 나올지 한번 지켜봐야겠네요. 이건 또 이런 소식도 있네요. 방탄소년단이, 콜드플레이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룹인데.

▼최영일 정말요?

◎범기영 협업을 했군요.

▼최영일 콜드플레이를 저희 세대는 모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97년에 결성된 밴드이기 때문에...

◎범기영 같은 세대... 네.

▼최영일 20년이 넘었어요. 그리고 너무나 히트곡들도 많고 특히 공연들도 대단합니다. 콜드플레이 팬도 많은데, 비틀즈 이후 영국 최고의 밴드라고 불리는 콜드플레이와 BTS가 컬래버레이션을 했는데, 이 마이 유니버스라는 곡이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너무 좋기는 해요. 좋은데 바로 빌보드 차트 넘버 원에 오른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방탄소년단은 제가 놀란 건, 지난해 여름에 다이너마이트로, 영어로 노래를 해가지고 드디어 빌보드 1위를 석권하는구나. 그런데 이번 마이 유니버스까지 포함하면 여섯 곡이 빌보드 차트 1위에 불과 1년 여 사이에 올라간 거니까 어마어마한 일인 것 같습니다.

◎범기영 흥행 보증 수표네요, 방탄.

▼정덕현 그렇죠.

◎범기영 어떤 곡입니까, 이 곡은?


▼정덕현 제목에 거의 내용이 다 이해되실 거예요. 유니버스라고 얘기하면, 사실은 이제 지금 현실적으로 문제가 배타적으로 자꾸 보는 시선들이 있잖아요? 우리가 피부 색깔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이래서 차별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같이 마이 유니버스로 끌어안는다는 그런 화해, 뭐 이런 힐링에 대한 부분들, 이런 얘기들을 담은 거거든요. 그런데 그 의미를 더 잘해 주는 거는 결국 뭐냐 하면, 콜드플레이가 방탄소년단하고 같이 컬래버 한 그 자체가 사실 이런 부분들을 뛰어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 노래 자체도 영어와 한국어 가사가 같이 섞여 있는 부분들이 있고 그다음에 같이 노래하는 그 모습, 같이 어우러져서 하는 모습도 그런 것들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콜드플레이도 이거 노래 작곡해서 하면서 BTS가 아주 적임자다, 우리랑 같이할 수 있는. 그렇게 생각해서 같이 노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범기영 그러니까 이게 역사 공정에 이어서 문화 공정하고 있는 중국이 이런 걸 좀 봐야 돼요.

▼정덕현 너무 다르네요.

◎범기영 이렇게 해야 더 확산 되는 거죠.

▼정덕현 그렇죠.

◎범기영 영향력이 커지고.

▼최영일 맞습니다.

◎범기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뭘 좀 더 하면, 이게 전성기를 더 길게 가져가야 되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덕현 지금 한국이 갖고 있는 최근에 드러나고 있는 건 콘텐츠 파워가 지금 막강하다는 거를 드러내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사실 문제가 플랫폼이 없어서 이것 때문에, 그러니까 글로벌 플랫폼이 없다는 거죠. 이것 때문에 향후에 우리가 종속되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들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우리가 잘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강점, 이 부분을 아주 최대치로 끌어올려내면 제가 보기에는 그것 자체도 플랫폼도 세울 수 있다고 봐요. 왜? 이게 해외에서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국 콘텐츠가 유명하면 토종 OTT 콘텐츠, 그러니까 OTT들도 사실은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거든요? 왜냐하면, 아, 저기 가면 그 좋은 한국 콘텐츠들이 다 모여 있대. 그래서 사람들이 글로벌하게 나중에 열었을 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기회도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콘텐츠 쪽에서 굉장히 희망이 많이 보이고, 콘텐츠가 성공을 하면 결국은 그게 지금 향후에 미래 산업이라고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어떤 문화 산업, 이쪽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범기영 콘텐츠는 그렇고 저는 지상파 방송이라는 플랫폼이 있으니까, 이 플랫폼은 어떻게 해야 되죠?

▼정덕현 지상파 방송사도 사실은 자기 역할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플랫폼마다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KBS는 공영방송의 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업적인 방송보다도 꼭 해야 되는 방송들이 있어요. 대국민을 위해서 해야 하는 방송들.

◎범기영 사사건건 같은?

▼정덕현 그렇죠. 이런 프로그램이 그러니까 아주 딱 필요한 건데, 그런 프로그램들을 하시면 저는 그 경쟁력이 남을 거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수신료 내는 데 아깝지 않다고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오징어게임 그리고 BTS.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최영일 맞습니다. 저는 두 가지인데,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다. 우리가 사실은 사대주의, 문화 사대주의로 위축됐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폐쇄적이었고 남의 것이 좋아 보였고. 노벨상 시즌인데요. 저는 아카데미상도 우리가 석권할 수 있다. 올해 윤여정 배우가 조연상 탔죠? 지난해에 봉준호 감독이 4개 석권했죠? BTS가 빌보드 차트를 1년 새 여섯 번 지금 1등을 하고 있죠? 그러면 노벨상 탈 수 있는 거죠. 평화상은 우리가 보유국입니다만 문학상도 탈 수 있고 과학상도 탈 수 있는데,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만개했다는 점 하나하고요. 하나는 우리에게 고유성이 분명히 있고 한글도 그렇고, 한글날이 이제 곧 다가옵니다만. 세계인이 봤을 때 어?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인데 고유한 게 굉장히 많네? 두 번째로는 이것을 다른 나라에 접목시키고 또 우리가 해외 환경에 적응하는 데 굉장히 탁월한 접목의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것이 있고 접목할 수 있다. 이것을 우리가 계속 강화해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게 언제였죠? 우리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지켜야 된다고 시위하고 이랬던 게.

▼최영일 90년대였죠.

◎범기영 그때랑 비교하면 이게 정말 상전벽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덕현 그 시기에는 그게 필요하지만, 지금은 다른 어떤 접근 방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정덕현, 최영일 평론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영일 고맙습니다.

◎범기영 오늘은 마무리도 좀 특별하게 해보겠습니다. BTS와 콜드플레이의 마이 유니버스로 인사드리고요.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구성: 신동민, 정리: 김영주·송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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