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 때리기’ 계속…‘중국판 배민’에 6천 억 벌금

입력 2021.10.10 (08: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배달 음식을 배송 중인 메이퇀 기사들 (출처: 바이두)배달 음식을 배송 중인 메이퇀 기사들 (출처: 바이두)

중국은 식사 시간만 되면 배달시킨 사람들과 배달 서비스 기사들로 건물 앞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혼란을 막기 위해 아예 일부 건물 앞에는 배달 음식을 전문적으로 놔두는 공간도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한 건물 앞에 배달 서비스 기사가 배달 음식을 놓고 가면 주문한 사람이 와서 찾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출처: 바이두)한 건물 앞에 배달 서비스 기사가 배달 음식을 놓고 가면 주문한 사람이 와서 찾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출처: 바이두)

그 가운데서도 노란 옷을 입은 메이퇀 기사들은 배달 기사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메이퇀이 중국 최대 배달 서비스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배달 음식 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메이퇀에 독점금지법을 적용해 벌금 34억 4000만 위안, 우리 돈 약 6천 400억 원 정도를 부과했습니다. 지난해 이 회사 중국 내 연 매출의 3%에 해당합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따른 조치입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올해 4월부터 메이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에 경쟁 플랫폼에는 입점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조사해 왔는데요.

사실 입점 업체에 하나의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중국 플랫폼 기업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칼'을 빼든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에 많은 사람은 앞서 철퇴를 맞은 알리바바 그룹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아예 종적을 감췄다. (출처: 바이두)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아예 종적을 감췄다. (출처: 바이두)

앞서 지난 4월 알리바바 역시 182억 28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3조 3천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었습니다. 중국 반독점법 벌금 중 사상 최고액입니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었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타오바오나 티몰 같은 자사 플랫폼 내 입점한 업체들에 메이퇀과 마찬가지로 다른 플랫폼에서는 장사하지 못하도록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이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마윈 전 회장이 조사가 시작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 중국 금융 감독 당국을 공개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메티완 최고경영자 왕싱의 2017년 모습 (출처: 신화사)메티완 최고경영자 왕싱의 2017년 모습 (출처: 신화사)

메이퇀 역시 조사가 시작되기 전 최고경영자인 왕싱의 '말실수'가 있었습니다.

왕싱은 지난 5월 SNS에 진시황의 분서갱유(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생매장한 사건)를 비판한 당나라 시를 올렸는데, 이들 두고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한 것이라는 이야기 퍼지면서 중국 당국 눈 밖에 났다는 겁니다.

메이퇀은 벌금 부과가 공개된 직후 바로 입장문을 내고 "당국 결정을 성실히 따르겠다"며 일단 바짝 엎드린 모습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 로고 (출처: 바이두)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 로고 (출처: 바이두)

중국 당국은 어찌됐든 표면적으로는 반독점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기술 대기업, 이른바 빅테크 중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빅테크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윈과 알리바바, 왕싱과 메이퇀은 '시범 사례'이며 앞으로 천문학적 벌금을 물게 되는 빅테크 기업들이 또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中, ‘빅테크 때리기’ 계속…‘중국판 배민’에 6천 억 벌금
    • 입력 2021-10-10 08:10:03
    취재K
배달 음식을 배송 중인 메이퇀 기사들 (출처: 바이두)
중국은 식사 시간만 되면 배달시킨 사람들과 배달 서비스 기사들로 건물 앞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혼란을 막기 위해 아예 일부 건물 앞에는 배달 음식을 전문적으로 놔두는 공간도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한 건물 앞에 배달 서비스 기사가 배달 음식을 놓고 가면 주문한 사람이 와서 찾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출처: 바이두)
그 가운데서도 노란 옷을 입은 메이퇀 기사들은 배달 기사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메이퇀이 중국 최대 배달 서비스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배달 음식 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메이퇀에 독점금지법을 적용해 벌금 34억 4000만 위안, 우리 돈 약 6천 400억 원 정도를 부과했습니다. 지난해 이 회사 중국 내 연 매출의 3%에 해당합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따른 조치입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올해 4월부터 메이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에 경쟁 플랫폼에는 입점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조사해 왔는데요.

사실 입점 업체에 하나의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중국 플랫폼 기업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칼'을 빼든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에 많은 사람은 앞서 철퇴를 맞은 알리바바 그룹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아예 종적을 감췄다. (출처: 바이두)
앞서 지난 4월 알리바바 역시 182억 28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3조 3천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었습니다. 중국 반독점법 벌금 중 사상 최고액입니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었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타오바오나 티몰 같은 자사 플랫폼 내 입점한 업체들에 메이퇀과 마찬가지로 다른 플랫폼에서는 장사하지 못하도록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이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화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마윈 전 회장이 조사가 시작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 중국 금융 감독 당국을 공개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메티완 최고경영자 왕싱의 2017년 모습 (출처: 신화사)
메이퇀 역시 조사가 시작되기 전 최고경영자인 왕싱의 '말실수'가 있었습니다.

왕싱은 지난 5월 SNS에 진시황의 분서갱유(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생매장한 사건)를 비판한 당나라 시를 올렸는데, 이들 두고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한 것이라는 이야기 퍼지면서 중국 당국 눈 밖에 났다는 겁니다.

메이퇀은 벌금 부과가 공개된 직후 바로 입장문을 내고 "당국 결정을 성실히 따르겠다"며 일단 바짝 엎드린 모습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 로고 (출처: 바이두)
중국 당국은 어찌됐든 표면적으로는 반독점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기술 대기업, 이른바 빅테크 중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빅테크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윈과 알리바바, 왕싱과 메이퇀은 '시범 사례'이며 앞으로 천문학적 벌금을 물게 되는 빅테크 기업들이 또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