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등교 한 달…“아동 언어발달 회복 미흡·학생 정신건강 ‘빨간불’”

입력 2021.10.12 (06:30) 수정 2021.10.1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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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에 따라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일상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코로나19가 교육계에 남긴 상처는 큽니다.

마스크를 쓰고, 비대면으로 생활하는 동안 아동의 언어발달은 저해되고 학생들의 상담 건수는 급증했는데요.

전면 등교 한 달로 그 격차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인 걸로 보입니다.

김수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보고 비언어적 표현을 익히는 유아들.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7명은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발달 지연을 우려합니다.

[노현경/공립유치원 교사 : "정서 발달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표정을 온전히 읽고, 그것들을 또 보고 배우면서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을 발달시켜야 하는데, 이제 그런 게 충족되지 (않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은 항상 갖고 있죠."]

대인관계가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 코로나19는 외출을 막아버렸습니다.

[이석현/19살 : "다 입시를 하니까, 만날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한번 만날 때 여러 명이서 다 같이 만나자 하는데, 인원 제한 때문에 올해랑 작년엔 좀 힘들었던 게 있어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김정미/종로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상담교사 :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것들이, 이제는 엄마가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보는 상황이 됐잖아요. 그럼 거기에서 엄마가 이제 몇 말씀 하시고 그럼 거기서 아이가 또 말을 하고,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엔 언쟁이 되고..."]

고립감이 우울감으로 이어지면서, 청소년들의 상담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이거(비대면 활동)에 너무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나요, 금방. 그래서 그 우울감이 빨리 회복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 만나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학교에 이제 가기가 더 싫어진 거예요."]

학교 밖 청소년 센터는 등교 확대 방침에도 대면 활동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

[이설아/용산 학교 밖 지원센터 교사 : "(대인관계가 어려운) 친구들이 센터에 와서 저희랑 이야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대인관계를 회복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부분이 이제 아예 막혀버리다 보니까..."]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드러낸 코로나19 시기, 전면 등교 한 달로 극복하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 윤재구/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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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면등교 한 달…“아동 언어발달 회복 미흡·학생 정신건강 ‘빨간불’”
    • 입력 2021-10-12 06:30:08
    • 수정2021-10-12 06: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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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에 따라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일상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코로나19가 교육계에 남긴 상처는 큽니다.

마스크를 쓰고, 비대면으로 생활하는 동안 아동의 언어발달은 저해되고 학생들의 상담 건수는 급증했는데요.

전면 등교 한 달로 그 격차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인 걸로 보입니다.

김수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보고 비언어적 표현을 익히는 유아들.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7명은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발달 지연을 우려합니다.

[노현경/공립유치원 교사 : "정서 발달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표정을 온전히 읽고, 그것들을 또 보고 배우면서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을 발달시켜야 하는데, 이제 그런 게 충족되지 (않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은 항상 갖고 있죠."]

대인관계가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 코로나19는 외출을 막아버렸습니다.

[이석현/19살 : "다 입시를 하니까, 만날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한번 만날 때 여러 명이서 다 같이 만나자 하는데, 인원 제한 때문에 올해랑 작년엔 좀 힘들었던 게 있어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김정미/종로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상담교사 :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것들이, 이제는 엄마가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보는 상황이 됐잖아요. 그럼 거기에서 엄마가 이제 몇 말씀 하시고 그럼 거기서 아이가 또 말을 하고,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엔 언쟁이 되고..."]

고립감이 우울감으로 이어지면서, 청소년들의 상담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이거(비대면 활동)에 너무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나요, 금방. 그래서 그 우울감이 빨리 회복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 만나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학교에 이제 가기가 더 싫어진 거예요."]

학교 밖 청소년 센터는 등교 확대 방침에도 대면 활동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

[이설아/용산 학교 밖 지원센터 교사 : "(대인관계가 어려운) 친구들이 센터에 와서 저희랑 이야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대인관계를 회복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부분이 이제 아예 막혀버리다 보니까..."]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드러낸 코로나19 시기, 전면 등교 한 달로 극복하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 윤재구/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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