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룡터널 수백억 적자…“3~4년 안에 부도”

입력 2021.10.12 (19:17) 수정 2021.10.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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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옛 창원과 마산을 잇는 유료도로로 개통된 '팔룡터널' 문제를 연속기획으로 짚어봅니다.

팔룡터널은 통행량이 예상치보다 턱없이 모자라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팔룡터널'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심층기획팀, 송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일 아침 출근시간, 창원 팔룡터널입니다.

승용차 기준 요금 900원입니다.

몇 대가 오가는지 셀 수 있을 정도로 차들이 띄엄띄엄 오갑니다.

출근시간의 혼잡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통행 요금이 없는 무역로의 모습은 다릅니다.

창원과 마산 양방향 모두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최동준/창원시 마산회원구 : "출·퇴근 시간 이런 때는 가끔씩 이용을 하긴 합니다만, 비용 대비해 효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잘 이용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팔룡터널의 하루 통행량은 개통한 2018년 6,685대에서 올해 만1,728대로 늘었지만, 민간사업자와 협약 때 추정 교통량의 29%에 불과합니다.

통행료 수입은 더욱 심각합니다.

4년 전, 하루 578만 원에서 1,012만 원으로 늘었지만, 추정 통행료 수입의 17%에 그칩니다.

팔룡터널의 통행 수입으로는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부도가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지난해 팔룡터널 주식회사의 통행료 수입은 모두 31억 원입니다.

지출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이자비용 79억 원, 관리운영권 상각원가비용 47억 원, 판매비와 관리비 12억 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입니다.

적자액은 2018년 25억 원에서 이듬해 120억 원, 지난해 183억 원으로 계속 늘어나, 올해는 200억 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이월처리한 결손금은 344억 원입니다.

반면, 팔룡터널 주식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67억 원에 불과합니다.

3~4년 안에 부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안환웅/㈜팔룡터널 관리팀장 : "당장이라도 파산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경남은행에 들어있는 금액으로 보완을 하고 있거든요. 한 3~4년 정도까지."]

팔룡터널 주식회사는 추정 통행량을 다시 계산한 결과를 토대로 창원시에 지원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앵커]

팔룡터널이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송현준 기자, 팔룡터널 적자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통행 수입이 적은 반면, 지출 비용이 많기 때문인데요.

소형차 900원, 중형차 1,400원의 요금이 수입의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주식회사 팔용터널의 수익이 31억 원인데, 지출비용이 138억 원입니다.

이것만 해도 107억 원이 적자죠.

여기에 재작년 적자까지 합하면 지난해 적자가 183억 원입니다.

올해도 적자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조만간 '위드 코로나'나 스타필드 창원점 입점으로 통행량이 늘어날 호재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통행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아래가 실제 통행량이고요,

위쪽이 창원시와 민간사업자가 협약을 맺은 추정치인데요.

추정 통행량은 개통 7년이면 하루 4만 6천 대입니다.

[앵커]

통행량이 늘어나면 수입이 늘어나니까, 적자는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기자]

적자가 줄이려면 추정치의 80%인 하루 3만 7천 대가 다녀야 합니다.

올해 만 천700대 정도니까 3배 이상 늘어야 합니다.

이는 민간투자사업의 특징 때문인데요,

팔룡터널을 만들 때 먼저, 통행 수입이 얼마냐를 계산합니다.

이 예상 수입에 맞춰 공사비와 차입금 등 운영업체의 이익을 맞춥니다.

2011년 협약 당시 창원시와 삼부토건 등 건설사 7곳은 하루 통행량 3만 대로 시작해 4만 5천에서 4만 6천 대로 보고 수입과 비용을 맞췄거든요.

그런데, 실제 통행량이 29%에 그쳐서 수입은 3분의 1인데, 비용은 100%에 맞춰져 있으니 이 차이만큼 적자가 되는 겁니다.

[앵커]

통행량 예측이 어떻게 70%까지 차이 날 수 있나요?

민간제안사업은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민간사업을 하기 전에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검토합니다.

팔룡터널도 2006년 KDI가 검토했는데요,

당시 검토 결과 사업자의 추정 통행량이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민간사업자가 재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본 거죠.

그래서 당시 창원시와 사업자가 사업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있나요?

[기자]

팔룡터널 주식회사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창원시에 지원을 요구할 건데요.

창원시가 지원해야 하는 비용과 시민들이 누릴 이익을 따져봐야겠죠.

또, 당시 팔룡터널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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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룡터널 수백억 적자…“3~4년 안에 부도”
    • 입력 2021-10-12 19:17:20
    • 수정2021-10-12 19:56:34
    뉴스7(창원)
[앵커]

4년 전, 옛 창원과 마산을 잇는 유료도로로 개통된 '팔룡터널' 문제를 연속기획으로 짚어봅니다.

팔룡터널은 통행량이 예상치보다 턱없이 모자라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팔룡터널'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심층기획팀, 송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일 아침 출근시간, 창원 팔룡터널입니다.

승용차 기준 요금 900원입니다.

몇 대가 오가는지 셀 수 있을 정도로 차들이 띄엄띄엄 오갑니다.

출근시간의 혼잡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통행 요금이 없는 무역로의 모습은 다릅니다.

창원과 마산 양방향 모두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최동준/창원시 마산회원구 : "출·퇴근 시간 이런 때는 가끔씩 이용을 하긴 합니다만, 비용 대비해 효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잘 이용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팔룡터널의 하루 통행량은 개통한 2018년 6,685대에서 올해 만1,728대로 늘었지만, 민간사업자와 협약 때 추정 교통량의 29%에 불과합니다.

통행료 수입은 더욱 심각합니다.

4년 전, 하루 578만 원에서 1,012만 원으로 늘었지만, 추정 통행료 수입의 17%에 그칩니다.

팔룡터널의 통행 수입으로는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부도가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지난해 팔룡터널 주식회사의 통행료 수입은 모두 31억 원입니다.

지출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이자비용 79억 원, 관리운영권 상각원가비용 47억 원, 판매비와 관리비 12억 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입니다.

적자액은 2018년 25억 원에서 이듬해 120억 원, 지난해 183억 원으로 계속 늘어나, 올해는 200억 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이월처리한 결손금은 344억 원입니다.

반면, 팔룡터널 주식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67억 원에 불과합니다.

3~4년 안에 부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안환웅/㈜팔룡터널 관리팀장 : "당장이라도 파산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경남은행에 들어있는 금액으로 보완을 하고 있거든요. 한 3~4년 정도까지."]

팔룡터널 주식회사는 추정 통행량을 다시 계산한 결과를 토대로 창원시에 지원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앵커]

팔룡터널이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송현준 기자, 팔룡터널 적자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통행 수입이 적은 반면, 지출 비용이 많기 때문인데요.

소형차 900원, 중형차 1,400원의 요금이 수입의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주식회사 팔용터널의 수익이 31억 원인데, 지출비용이 138억 원입니다.

이것만 해도 107억 원이 적자죠.

여기에 재작년 적자까지 합하면 지난해 적자가 183억 원입니다.

올해도 적자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조만간 '위드 코로나'나 스타필드 창원점 입점으로 통행량이 늘어날 호재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통행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아래가 실제 통행량이고요,

위쪽이 창원시와 민간사업자가 협약을 맺은 추정치인데요.

추정 통행량은 개통 7년이면 하루 4만 6천 대입니다.

[앵커]

통행량이 늘어나면 수입이 늘어나니까, 적자는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기자]

적자가 줄이려면 추정치의 80%인 하루 3만 7천 대가 다녀야 합니다.

올해 만 천700대 정도니까 3배 이상 늘어야 합니다.

이는 민간투자사업의 특징 때문인데요,

팔룡터널을 만들 때 먼저, 통행 수입이 얼마냐를 계산합니다.

이 예상 수입에 맞춰 공사비와 차입금 등 운영업체의 이익을 맞춥니다.

2011년 협약 당시 창원시와 삼부토건 등 건설사 7곳은 하루 통행량 3만 대로 시작해 4만 5천에서 4만 6천 대로 보고 수입과 비용을 맞췄거든요.

그런데, 실제 통행량이 29%에 그쳐서 수입은 3분의 1인데, 비용은 100%에 맞춰져 있으니 이 차이만큼 적자가 되는 겁니다.

[앵커]

통행량 예측이 어떻게 70%까지 차이 날 수 있나요?

민간제안사업은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민간사업을 하기 전에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검토합니다.

팔룡터널도 2006년 KDI가 검토했는데요,

당시 검토 결과 사업자의 추정 통행량이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민간사업자가 재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본 거죠.

그래서 당시 창원시와 사업자가 사업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어떤 대책이 있나요?

[기자]

팔룡터널 주식회사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창원시에 지원을 요구할 건데요.

창원시가 지원해야 하는 비용과 시민들이 누릴 이익을 따져봐야겠죠.

또, 당시 팔룡터널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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