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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오징어게임’에서 ‘잔인함’을 빼면?…중동 사로잡은 한국의 ‘놀이’
입력 2021.10.13 (10:49) 특파원 리포트
행사가 열린 UAE 한국문화원 입구 모습행사가 열린 UAE 한국문화원 입구 모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아랍에미리트(UAE) 한국문화원의 문을 여는 순간부터 긴장감 속에 '오징어게임'이 시작됩니다.

드라마와 똑같은 옷을 입고 총(장난감 물총)을 든 관리자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이들이 서 있는 테이블에서 참가 동의서에 서명하게 됩니다.

숫자가 써 있는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으면 본격적인 '오징어게임'의 '참가자'가 됩니다.

■ "게임에 참가를 원하십니까"

지난 10월 12일 저녁, 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놀이들을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구슬치기, 달고나 뽑기, 딱지치기 등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모든 한국의 놀이가 준비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상황을 감안해 체험 인원을 15명씩 두 차례, 모두 30명으로 제한했는데 경쟁률만 23대 1이 넘었습니다.

뽑히지 못한 이들 또는 소식을 늦게 들어 지원하지 못한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화원에 직접 찾아와 문을 두드렸지만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 전세계 인기 반영…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

첫 놀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참가할 때까지만 해도 참가자들 사이의 긴장감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속 목소리와 기계음이 그대로 나오는데,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지 여기저기서 실수가 터져 나오는데 결국 웃음으로 연결됩니다. 총알이 난무하고 비명이 들리던 드라마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달고나 게임과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모두 거치면서 탈락자는 더 많아졌지만 어느 누구도 불만은 없습니다.

달고나를 맛보고 딱지치기도 다시 해보고… 드라마 내용과는 달리 한국의 놀이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가자 마나르는 "달고나 뽑기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참가자 모하메드 알라즈미는 "정말 정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첫 게임부터 따라하기 어려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거주자의 90%가 외국인인 아랍에미리트답게 참가자들의 국적은 제각각입니다. 히잡을 쓰고 참여하기도 하고 잠시 아랍에미리트에 들렀다가 소식을 접하고 참여한 이들도 있습니다.

무서운 느낌의 관리자들은 감시가 아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UAE 한국문화원 ‘오징어게임’ 행사에 취재온 외신들UAE 한국문화원 ‘오징어게임’ 행사에 취재온 외신들

■ 뜨거운 외신 취재 열기…직접 참여하기도

이번 행사의 취재를 위해 모여든 언론만 10여 곳. 아랍 현지 언론들 외에도 로이터 등 외신들도 문화원에 모였습니다.

외신들은 취재 이유에 대해서 "언론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이 지역 최대 관심사는 '오징어게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의 전통적인 놀이문화를 그대로 사용한 점에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아랍 언론인 알 아라비야방송의 진행자 아슈왁은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어린 시절 놀이를 사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밝혔습니다. 아슈왁은 한국의 놀이를 직접 체험한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참여 신청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양철도시락과 구슬주머니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양철도시락과 구슬주머니

■ "잔인함보다 한국 놀이 문화의 순수함과 재미에 집중됐으면"

이번 행사의 콘셉트는 '잔인함이 빠진 오징어게임'입니다.

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은 드라마에 나오는 잔인함 보다는 한국 놀이 자체의 순수함과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심을 느끼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게 남찬우 한국문화원장의 설명입니다.

행사는 당초 계획보다 규모도 준비도 커졌습니다. 소식이 알려진 이후 참여 문의와 취재 문의가 쏟아지면서 준비가 많아진건데, 주인공들이 먹던 양철도시락과 구슬 주머니, 달고나 뽑기가 담긴 통까지 한국에서 공수하는 등 공을 들였습니다.

중동 지역은 K-pop의 인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아랍여성들이 주축이 된 한류 팬클럽도 존재하고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대규모 한류 콘서트도 종종 열렸습니다.

오는 10월 15일 또 다른 한류 콘서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사가 중동에 다시 한번 한류 붐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지 관심입니다.
  • [특파원 리포트] ‘오징어게임’에서 ‘잔인함’을 빼면?…중동 사로잡은 한국의 ‘놀이’
    • 입력 2021-10-13 10:49:07
    특파원 리포트
행사가 열린 UAE 한국문화원 입구 모습행사가 열린 UAE 한국문화원 입구 모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아랍에미리트(UAE) 한국문화원의 문을 여는 순간부터 긴장감 속에 '오징어게임'이 시작됩니다.

드라마와 똑같은 옷을 입고 총(장난감 물총)을 든 관리자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이들이 서 있는 테이블에서 참가 동의서에 서명하게 됩니다.

숫자가 써 있는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으면 본격적인 '오징어게임'의 '참가자'가 됩니다.

■ "게임에 참가를 원하십니까"

지난 10월 12일 저녁, 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놀이들을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구슬치기, 달고나 뽑기, 딱지치기 등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모든 한국의 놀이가 준비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상황을 감안해 체험 인원을 15명씩 두 차례, 모두 30명으로 제한했는데 경쟁률만 23대 1이 넘었습니다.

뽑히지 못한 이들 또는 소식을 늦게 들어 지원하지 못한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화원에 직접 찾아와 문을 두드렸지만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 전세계 인기 반영…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

첫 놀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참가할 때까지만 해도 참가자들 사이의 긴장감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속 목소리와 기계음이 그대로 나오는데,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지 여기저기서 실수가 터져 나오는데 결국 웃음으로 연결됩니다. 총알이 난무하고 비명이 들리던 드라마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달고나 게임과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모두 거치면서 탈락자는 더 많아졌지만 어느 누구도 불만은 없습니다.

달고나를 맛보고 딱지치기도 다시 해보고… 드라마 내용과는 달리 한국의 놀이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가자 마나르는 "달고나 뽑기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참가자 모하메드 알라즈미는 "정말 정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첫 게임부터 따라하기 어려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거주자의 90%가 외국인인 아랍에미리트답게 참가자들의 국적은 제각각입니다. 히잡을 쓰고 참여하기도 하고 잠시 아랍에미리트에 들렀다가 소식을 접하고 참여한 이들도 있습니다.

무서운 느낌의 관리자들은 감시가 아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UAE 한국문화원 ‘오징어게임’ 행사에 취재온 외신들UAE 한국문화원 ‘오징어게임’ 행사에 취재온 외신들

■ 뜨거운 외신 취재 열기…직접 참여하기도

이번 행사의 취재를 위해 모여든 언론만 10여 곳. 아랍 현지 언론들 외에도 로이터 등 외신들도 문화원에 모였습니다.

외신들은 취재 이유에 대해서 "언론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이 지역 최대 관심사는 '오징어게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의 전통적인 놀이문화를 그대로 사용한 점에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아랍 언론인 알 아라비야방송의 진행자 아슈왁은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어린 시절 놀이를 사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밝혔습니다. 아슈왁은 한국의 놀이를 직접 체험한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참여 신청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양철도시락과 구슬주머니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양철도시락과 구슬주머니

■ "잔인함보다 한국 놀이 문화의 순수함과 재미에 집중됐으면"

이번 행사의 콘셉트는 '잔인함이 빠진 오징어게임'입니다.

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은 드라마에 나오는 잔인함 보다는 한국 놀이 자체의 순수함과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심을 느끼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게 남찬우 한국문화원장의 설명입니다.

행사는 당초 계획보다 규모도 준비도 커졌습니다. 소식이 알려진 이후 참여 문의와 취재 문의가 쏟아지면서 준비가 많아진건데, 주인공들이 먹던 양철도시락과 구슬 주머니, 달고나 뽑기가 담긴 통까지 한국에서 공수하는 등 공을 들였습니다.

중동 지역은 K-pop의 인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아랍여성들이 주축이 된 한류 팬클럽도 존재하고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대규모 한류 콘서트도 종종 열렸습니다.

오는 10월 15일 또 다른 한류 콘서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사가 중동에 다시 한번 한류 붐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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