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그린플레이션’…“치러야 할 비용” vs “속도 조절해야”

입력 2021.10.14 (06:42) 수정 2021.10.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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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유가가 1배럴에 80달러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산업은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원유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ESG, 즉 환경을 강조한 투자도 에너지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탄소 중립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란 시각과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요구가 맞서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전기 부족으로 정전사태를 겪은 중국.

전기 생산의 60%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력용 석탄 가격이 연초에 비해 3배로 폭등했습니다.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힌데다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 자체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정연제/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장 :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석탄발전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독일 등 주요 국가의 전기 도매가는 지난 넉 달 사이 두 배 정도 올랐습니다.

바람이 적게 불어 풍력발전이 줄어든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 난방수요까지 가세하면 세계적으로 에너지난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이라든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유럽연합은 재생에너지에 더 집중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유럽연합 집행위원장/지난 6일 : "길게 보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 단가가 더 안정적이고, 해외 의존이 적기 때문이죠."]

그러나 산업계는 탄소중립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류성원/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 : "제조업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우리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탄소 중립과 물가 안정.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세계 각국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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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곳곳 ‘그린플레이션’…“치러야 할 비용” vs “속도 조절해야”
    • 입력 2021-10-14 06:42:12
    • 수정2021-10-14 06: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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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유가가 1배럴에 80달러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산업은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원유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ESG, 즉 환경을 강조한 투자도 에너지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탄소 중립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란 시각과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요구가 맞서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전기 부족으로 정전사태를 겪은 중국.

전기 생산의 60%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력용 석탄 가격이 연초에 비해 3배로 폭등했습니다.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힌데다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 자체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정연제/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장 :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석탄발전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독일 등 주요 국가의 전기 도매가는 지난 넉 달 사이 두 배 정도 올랐습니다.

바람이 적게 불어 풍력발전이 줄어든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 난방수요까지 가세하면 세계적으로 에너지난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이라든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

유럽연합은 재생에너지에 더 집중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유럽연합 집행위원장/지난 6일 : "길게 보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 단가가 더 안정적이고, 해외 의존이 적기 때문이죠."]

그러나 산업계는 탄소중립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류성원/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 : "제조업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우리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탄소 중립과 물가 안정.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세계 각국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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