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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라이브] ‘심석희 논란’ 어디까지 갈까…“빙상계에 핵폭탄급 파장”
입력 2021.10.15 (18:44) 수정 2021.10.15 (19:03) 용감한라이브
KBS 스포츠취재부 김기범 기자 인터뷰

- 도청·브레드버리·비방 등 폭로 이어져
- 쇼트트랙 ‘원팀’에 대한 실망감에 파장 더욱 커져
- 조재범 전 코치 측, 심석희 선수 약점으로 변론
- 변호인 의견서가 일부 언론에 유출된 것
- 스포츠 라이벌·파벌 등으로 갈등 첨예화
- “사생활 폭로 지나쳐 기자로서 윤리적 고민도”
- 이번 주말 조사위 완성될 것...“예단은 금물”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10월 15일(금)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김민지·조혜진 기자
■ 출연 : KBS 김기범 기자

조혜진: 김기범의 스포츠 브리핑 시작합니다. 이번 한 주,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조재범 전 코치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브레드버리’ 논란, 고의충돌 논란은 어떤 건가요?

김기범: 브레드버리가 한마디로 쇼트트랙계에서 어부지리 우승의 대명사인데요. 심석희 선수와 폭로된 문자에서 공개된 모 코치가 최민정 선수를 ‘브레드버리 해버리자’ 이렇게 주고받은 게 폭로가 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퍼졌고요. 그에 대해서 빙상경기연맹이 진상조사 위원회를 꾸리기로 해서 지금 조사에 착수했고요. 그다음에 심석희 선수도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지난주에. 선수들을 비방한 것이 굉장히 좀 유감스럽다, 미안하다 이렇게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브레드버리 사건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진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폭로가 더 나오고 있는 겁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데 어제오늘 같은 경우에는 심석희 선수가 몰래 평창 올림픽 도중에 그 동료 선수들의 대화를 도청해서 녹음하려고 했다는 논란이 있었고요. 이 도청, 브레드버리, 비방 이런 것들이 ‘원팀’이라고 봤던 우리나라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신뢰가 정말 땅에 떨어진 상태였고 특히 심석희 선수는 다른 선수들을 굉장히 신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조혜진: 조재범 코치 측이 이러한 자료를 어떻게 갖고 있을 수 있었고 이거를 왜 공개한 건가요?

김기범: 그게 이번 사건 논란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이 모든 폭로의 증거물들, 휴대폰 메시지의 내용들이 심석희 선수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심석희 선수는 다들 아시다시피 조재범 코치를 폭력 그리고 성폭력으로 고소했고요. 이 사실을 입증, 증명하기 위해서 심석희 선수 본인의 휴대폰을 증거물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심석희와 조재범 코치가 주고받은 문자들이 아시고 그 문자를 바탕으로 심석희 본인이 조재범에 의해서 폭력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휴대폰을 제출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이게 법정 판결에서 1심 그리고 항소심까지 있어서 결국에는 조재범 코치의 유죄가 입증됐습니다. 13년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인데 문제는 이 포렌식 과정에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뿐 아니라 다른 코치 혹은 다른 선수들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까지 이 조재범 측의 변호인이 다 볼 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조재범 측은 심석희를 그루밍 성폭행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심석희와 조재범 간의 문자 메시지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다양한 문자들을 역으로 제출한 것이죠. 그래서 심석희 선수의 약점이 될만한 메시지들을 바탕으로 조재범을 변론한 것인데요. 법정은 결국 조재범의 범죄를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재범 측 변호인이 의견서가 있는데요. 이 의견서를 조재범 가족 측근들이 몇몇 언론사에 제보한 겁니다. 그래서 이 보도를 가장 처음 최초로 한 곳이 바로 이번에 논란의 폭로를 일으켰던 디스패치라는 매체죠.

조혜진: 지금 현재 취재 중이셨나요?

김기범: 네, 변호인의 의견서를 저도 입수해 내용들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있고요. 또 조재범 코치가 옥중에서 편지를 썼습니다. 언론사에 제보하기 위한 편지를 써서 결국 디스패치라는 곳이 가장 먼저 보도를 한 건데요. 사실 저도 고민이 있습니다. 이 변호인 의견서를 보면 심석희 선수 개인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많이 담겨 있어서요. 어디까지 보도를 해야 할지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고 또 이걸 보도하는 게 맞는 것이냐? 이런 윤리적 고민까지 하게 만드는 저를 비롯한 동계올림픽 빙상 출입 담당 기자들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는 걸 좀 말씀드리고요. 일단 조재범 측이요. 2심에서 13년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 3심은 대법원판결이거든요. 대법원판결에서 유죄가 무죄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된 마당에 좀 갈 데까지 가보자. 나만 잘못한 것이냐는 식으로 폭로전으로 방향을 튼 거로 보이는데요. 이 통로가 그런데 심석희 개인뿐 아니라 한국 빙상 전체에 뭐 핵폭탄급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혜진: 고의충돌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경기 영상이 남아있으니까 볼 수 있기는 한데 이걸 봐서 알 수 있는 건가 싶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김기범: 예단은 좀 금물이에요. 이 문제는 전문가들조차도 고의 충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그 경기에서 심석희 선수도 메달 후보였거든요. 심석희 선수가 충분히 메달권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바퀴에서 충돌하게 된 것인데 또 결과적으로 심석희 선수가 당시에 패널티를 맞아서 실격이 나왔는데 이거는 최민정에 대한 위해를 가해서 패널티를 받은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었던 다른 나라 선수와의 충돌에 대한 실격 판정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그 대화 자체를 좀 다시 한번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브레드버리 만들어버리자’는 이 멘트 하나가 사실 치밀한 범죄를 모의했다고 보기에는 조금 좀 엉성하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고 심석희와 대화를 나눈 그 문제의 A 코치, 그 코치가 먼저 브레드버리란 말은 쓴 것입니다. 심석희 선수는 대화 수준을 전체적으로 종합해봤을 때 이 브레드버리 관련된 멘트에서는 적극적인 멘트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냥 ‘응응’ 이 정도로 긍정적인 답변만 한 수준이었거든요. 심석희 선수가 계획된 범죄를 실행에 옮겼다고 보기에는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다소 즉흥적이지 않았냐, 또 가벼웠다고 보고 있고요. 일부 쇼트트랙 지도자들한테 좀 몇 명 물어봤는데 논란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확실한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너무 어렵거나 애매하다는 답변들이 많았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이번 주말 정도에 완성될 것 같고요. 철저한 비디오 분석 그리고 당사자와의 심층 면담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혜진: 워낙에 심석희 선수와 최민정 선수가 그동안에도 1위, 2위를 다투는 선수였고 사실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조금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파벌이 관련돼 있는 건가요?

김기범: 사실은 일인자, 스포츠계에서 일인자와 이인자는 갈등 관계가 맞습니다. 평창 올림픽 한참 전부터 심석희와 최민정은 불화설이 돌았던 건 사실이고요. 그런데 어느 스포츠 종목이나 1등을 다투는 라이벌은 좋은 사이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경쟁은 선의의 경쟁에 그쳐야지 반칙을 저지르면 안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심석희, 최민정 갈등 이면에는 말씀하신 대로 빙상계의 뿌리 깊은 파벌 문제 개입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빙상계 파벌 논란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내용이고요. 빙상계 패권을 놓고 특정한, 특히 한체대와 비한체대 출신들 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고요. 심석희는 한체대, 그리고 최민정은 한체대가 아니거든요. 연세대학교에 진학했고, 그래서 길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좀 더 첨예화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름이 빙상계의 대부라고 하는 한체대 정명규 교수. 이 이름까지 또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보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혜진: 심석희 선수가 현재 대표팀에서 나와서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하죠. 보니까 당장 월드컵 같은 경우에는 출전이 어려울 것 같은데 내년에 있을 베이징 올림픽, 사실 동계올림픽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쇼트트랙 굉장히 주요 종목 중의 하나인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시나요?

김기범: 현실적으로 지금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단순히 훈련 대회뿐만이 아니고 연말까지 각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가 있는데요. 이게 올림픽의 전초전격입니다. 그래서 월드컵 1차부터 2차, 3차, 4차 대회까지 불참이 결정됐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준비과정을 스킵하고 대표팀 합숙 훈련도 제외된 선수를 올림픽 대표로 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문제가 아니라요. 지금 이 폭로전이 계속되면서 심석희 선수는 선수 생명 자체의 기로에 놓였다고, 이렇게까지 보고 있습니다. 빙상계가 그래서 더 이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고요. 우리나라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 중 가장 기대를 많이 받는 효자, 효녀 종목인 쇼트트랙, 이런 초대형 악재 속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체육계 전체가 아주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혜진: 심석희 선수가 기존에 상을 받는 일정이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보류됐다고 하고요. 연금도 받고 있는데 이것도 어떤 분들은 박탈해야 한다, 내지는 환수해야 한다는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는데 그 가능성은 좀 어떻게 보시나요?

김기범: 일단 오늘이었는데요. 대한민국 체육상 수상식에 원래 심석희 선수가 경기 부문 수상자로 내정되어 있었는데 이 폭로 기사가 나오면서 수상이 취소됐고요. 일단은 핵심은 그거입니다. 고의 충돌 여부를 조사해서 그 결론을 내봐야 하는데요. 그 고의 충돌 여부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고의로 동료 선수와 충돌해서 방해를 했다는 것은 거의 범죄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사안은 굉장히 커질 수 있겠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같은 국가대표선수를 비방했다는 자체로 각종 수상의 자격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체육계는 보고 있습니다. 연금 문제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하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브레드버리 사태가 정말 사실로 드러난다면 빙상연맹, 또 체육회 차원에서 징계를 줄 수도 있고 따라서 연금의 문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그런 의견을 밝힌 바가 있었고요. 그렇지만 저는 과거에 이 선수가 올림픽 그 각종 국제무대에서 해냈던 모든 업적 자체를 한꺼번에 부정하는 것은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브레드버리 논란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뭐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시 한번 이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봅니다.

조혜진: 빙상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딛고 앞으로 국제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기범: 지금 심석희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1등으로 통과했거든요, 최근에. 여전히 경기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고 우리나라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굉장히 필요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사실상 올림픽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전력의 손해는 피할 수 없고 빙상계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기는 이미 어려운 수준까지 왔습니다. 다만 목전에 이제 가장 큰 빙상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인 동계올림픽이 왔는데 나머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노력만큼은 훼손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 [D라이브] ‘심석희 논란’ 어디까지 갈까…“빙상계에 핵폭탄급 파장”
    • 입력 2021-10-15 18:44:31
    • 수정2021-10-15 19:03:32
    용감한라이브
<strong>KBS 스포츠취재부 김기범 기자 인터뷰</strong><br /><br />- 도청·브레드버리·비방 등 폭로 이어져<br />- 쇼트트랙 ‘원팀’에 대한 실망감에 파장 더욱 커져<br />- 조재범 전 코치 측, 심석희 선수 약점으로 변론<br />- 변호인 의견서가 일부 언론에 유출된 것<br />- 스포츠 라이벌·파벌 등으로 갈등 첨예화<br />- “사생활 폭로 지나쳐 기자로서 윤리적 고민도”<br />- 이번 주말 조사위 완성될 것...“예단은 금물”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10월 15일(금)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김민지·조혜진 기자
■ 출연 : KBS 김기범 기자

조혜진: 김기범의 스포츠 브리핑 시작합니다. 이번 한 주,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조재범 전 코치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브레드버리’ 논란, 고의충돌 논란은 어떤 건가요?

김기범: 브레드버리가 한마디로 쇼트트랙계에서 어부지리 우승의 대명사인데요. 심석희 선수와 폭로된 문자에서 공개된 모 코치가 최민정 선수를 ‘브레드버리 해버리자’ 이렇게 주고받은 게 폭로가 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퍼졌고요. 그에 대해서 빙상경기연맹이 진상조사 위원회를 꾸리기로 해서 지금 조사에 착수했고요. 그다음에 심석희 선수도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지난주에. 선수들을 비방한 것이 굉장히 좀 유감스럽다, 미안하다 이렇게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브레드버리 사건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진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폭로가 더 나오고 있는 겁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데 어제오늘 같은 경우에는 심석희 선수가 몰래 평창 올림픽 도중에 그 동료 선수들의 대화를 도청해서 녹음하려고 했다는 논란이 있었고요. 이 도청, 브레드버리, 비방 이런 것들이 ‘원팀’이라고 봤던 우리나라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신뢰가 정말 땅에 떨어진 상태였고 특히 심석희 선수는 다른 선수들을 굉장히 신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조혜진: 조재범 코치 측이 이러한 자료를 어떻게 갖고 있을 수 있었고 이거를 왜 공개한 건가요?

김기범: 그게 이번 사건 논란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이 모든 폭로의 증거물들, 휴대폰 메시지의 내용들이 심석희 선수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심석희 선수는 다들 아시다시피 조재범 코치를 폭력 그리고 성폭력으로 고소했고요. 이 사실을 입증, 증명하기 위해서 심석희 선수 본인의 휴대폰을 증거물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심석희와 조재범 코치가 주고받은 문자들이 아시고 그 문자를 바탕으로 심석희 본인이 조재범에 의해서 폭력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휴대폰을 제출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이게 법정 판결에서 1심 그리고 항소심까지 있어서 결국에는 조재범 코치의 유죄가 입증됐습니다. 13년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인데 문제는 이 포렌식 과정에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뿐 아니라 다른 코치 혹은 다른 선수들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까지 이 조재범 측의 변호인이 다 볼 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조재범 측은 심석희를 그루밍 성폭행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심석희와 조재범 간의 문자 메시지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다양한 문자들을 역으로 제출한 것이죠. 그래서 심석희 선수의 약점이 될만한 메시지들을 바탕으로 조재범을 변론한 것인데요. 법정은 결국 조재범의 범죄를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재범 측 변호인이 의견서가 있는데요. 이 의견서를 조재범 가족 측근들이 몇몇 언론사에 제보한 겁니다. 그래서 이 보도를 가장 처음 최초로 한 곳이 바로 이번에 논란의 폭로를 일으켰던 디스패치라는 매체죠.

조혜진: 지금 현재 취재 중이셨나요?

김기범: 네, 변호인의 의견서를 저도 입수해 내용들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있고요. 또 조재범 코치가 옥중에서 편지를 썼습니다. 언론사에 제보하기 위한 편지를 써서 결국 디스패치라는 곳이 가장 먼저 보도를 한 건데요. 사실 저도 고민이 있습니다. 이 변호인 의견서를 보면 심석희 선수 개인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많이 담겨 있어서요. 어디까지 보도를 해야 할지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고 또 이걸 보도하는 게 맞는 것이냐? 이런 윤리적 고민까지 하게 만드는 저를 비롯한 동계올림픽 빙상 출입 담당 기자들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는 걸 좀 말씀드리고요. 일단 조재범 측이요. 2심에서 13년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 3심은 대법원판결이거든요. 대법원판결에서 유죄가 무죄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된 마당에 좀 갈 데까지 가보자. 나만 잘못한 것이냐는 식으로 폭로전으로 방향을 튼 거로 보이는데요. 이 통로가 그런데 심석희 개인뿐 아니라 한국 빙상 전체에 뭐 핵폭탄급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혜진: 고의충돌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경기 영상이 남아있으니까 볼 수 있기는 한데 이걸 봐서 알 수 있는 건가 싶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김기범: 예단은 좀 금물이에요. 이 문제는 전문가들조차도 고의 충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그 경기에서 심석희 선수도 메달 후보였거든요. 심석희 선수가 충분히 메달권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바퀴에서 충돌하게 된 것인데 또 결과적으로 심석희 선수가 당시에 패널티를 맞아서 실격이 나왔는데 이거는 최민정에 대한 위해를 가해서 패널티를 받은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었던 다른 나라 선수와의 충돌에 대한 실격 판정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그 대화 자체를 좀 다시 한번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브레드버리 만들어버리자’는 이 멘트 하나가 사실 치밀한 범죄를 모의했다고 보기에는 조금 좀 엉성하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고 심석희와 대화를 나눈 그 문제의 A 코치, 그 코치가 먼저 브레드버리란 말은 쓴 것입니다. 심석희 선수는 대화 수준을 전체적으로 종합해봤을 때 이 브레드버리 관련된 멘트에서는 적극적인 멘트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냥 ‘응응’ 이 정도로 긍정적인 답변만 한 수준이었거든요. 심석희 선수가 계획된 범죄를 실행에 옮겼다고 보기에는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다소 즉흥적이지 않았냐, 또 가벼웠다고 보고 있고요. 일부 쇼트트랙 지도자들한테 좀 몇 명 물어봤는데 논란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확실한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너무 어렵거나 애매하다는 답변들이 많았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이번 주말 정도에 완성될 것 같고요. 철저한 비디오 분석 그리고 당사자와의 심층 면담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혜진: 워낙에 심석희 선수와 최민정 선수가 그동안에도 1위, 2위를 다투는 선수였고 사실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조금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파벌이 관련돼 있는 건가요?

김기범: 사실은 일인자, 스포츠계에서 일인자와 이인자는 갈등 관계가 맞습니다. 평창 올림픽 한참 전부터 심석희와 최민정은 불화설이 돌았던 건 사실이고요. 그런데 어느 스포츠 종목이나 1등을 다투는 라이벌은 좋은 사이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경쟁은 선의의 경쟁에 그쳐야지 반칙을 저지르면 안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심석희, 최민정 갈등 이면에는 말씀하신 대로 빙상계의 뿌리 깊은 파벌 문제 개입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빙상계 파벌 논란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내용이고요. 빙상계 패권을 놓고 특정한, 특히 한체대와 비한체대 출신들 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고요. 심석희는 한체대, 그리고 최민정은 한체대가 아니거든요. 연세대학교에 진학했고, 그래서 길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좀 더 첨예화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름이 빙상계의 대부라고 하는 한체대 정명규 교수. 이 이름까지 또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보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혜진: 심석희 선수가 현재 대표팀에서 나와서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하죠. 보니까 당장 월드컵 같은 경우에는 출전이 어려울 것 같은데 내년에 있을 베이징 올림픽, 사실 동계올림픽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쇼트트랙 굉장히 주요 종목 중의 하나인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시나요?

김기범: 현실적으로 지금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단순히 훈련 대회뿐만이 아니고 연말까지 각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가 있는데요. 이게 올림픽의 전초전격입니다. 그래서 월드컵 1차부터 2차, 3차, 4차 대회까지 불참이 결정됐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준비과정을 스킵하고 대표팀 합숙 훈련도 제외된 선수를 올림픽 대표로 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문제가 아니라요. 지금 이 폭로전이 계속되면서 심석희 선수는 선수 생명 자체의 기로에 놓였다고, 이렇게까지 보고 있습니다. 빙상계가 그래서 더 이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고요. 우리나라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 중 가장 기대를 많이 받는 효자, 효녀 종목인 쇼트트랙, 이런 초대형 악재 속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체육계 전체가 아주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혜진: 심석희 선수가 기존에 상을 받는 일정이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보류됐다고 하고요. 연금도 받고 있는데 이것도 어떤 분들은 박탈해야 한다, 내지는 환수해야 한다는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는데 그 가능성은 좀 어떻게 보시나요?

김기범: 일단 오늘이었는데요. 대한민국 체육상 수상식에 원래 심석희 선수가 경기 부문 수상자로 내정되어 있었는데 이 폭로 기사가 나오면서 수상이 취소됐고요. 일단은 핵심은 그거입니다. 고의 충돌 여부를 조사해서 그 결론을 내봐야 하는데요. 그 고의 충돌 여부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고의로 동료 선수와 충돌해서 방해를 했다는 것은 거의 범죄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사안은 굉장히 커질 수 있겠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같은 국가대표선수를 비방했다는 자체로 각종 수상의 자격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체육계는 보고 있습니다. 연금 문제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하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브레드버리 사태가 정말 사실로 드러난다면 빙상연맹, 또 체육회 차원에서 징계를 줄 수도 있고 따라서 연금의 문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그런 의견을 밝힌 바가 있었고요. 그렇지만 저는 과거에 이 선수가 올림픽 그 각종 국제무대에서 해냈던 모든 업적 자체를 한꺼번에 부정하는 것은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브레드버리 논란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뭐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시 한번 이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봅니다.

조혜진: 빙상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딛고 앞으로 국제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기범: 지금 심석희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1등으로 통과했거든요, 최근에. 여전히 경기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고 우리나라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굉장히 필요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사실상 올림픽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전력의 손해는 피할 수 없고 빙상계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기는 이미 어려운 수준까지 왔습니다. 다만 목전에 이제 가장 큰 빙상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인 동계올림픽이 왔는데 나머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노력만큼은 훼손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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