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력 키운 中 “서해를 안마당으로”…‘내해화’ 대응은?

입력 2021.10.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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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회색지대' 전략…남중국해 장악 '착착'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이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는 곳입니다. 이럴 경우 국제 관례는 중간선을 긋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안 된 채로 놓아둔 채 당사국들이 같은 해역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국토 넓이, 인구와 비례해서 해양의 넓이를 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세워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 구글어스출처 : 구글어스

중국은 본토에서 1천km 떨어져 있고 베트남, 필리핀에 더 가까운 스프래틀리 제도 환초를 매립해 활주로를 건설하고 군사기지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인근 암초에 중국 어선 200척이 서로를 묶어 정박한 사진이 위성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삼국지에 나온 '연환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은 어선을 가장한 해상 '민병', 즉 사실상 군인이라며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8월 중국은 본토에서 남중국해로 공군기를 보내 공중급유까지 받아가며 10시간이 넘는 초계비행을 하고, 그 영상을 자랑스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남중국해는 암흑의 충돌상태, 즉 전쟁이 난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깨끗한 순백의 평화도 아닙니다. 평화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회색'의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략입니다. 군함을 보내고, 공군기를 비행시켜 군사력을 과시합니다. 여기는 내 영역이라고 국력을 '현시'하는 겁니다.

주변국들은 항의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들이받을 수도 없습니다. 군사력 차이가 크기도 하려니와, 영해를 침범한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놓아두자니 중국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야금야금 영향력을 넓혀가되 책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긴장의 수위는 조절하고, 그 상태가 고착화 되면 다음 행보에 나서는 것.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략입니다. 중국은 이 전략을 서해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 한반도로 동진하는 中 해군…우리 관할구역 진입 급증

공군이 영공 밖의 공중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듯 해군도 영해선 밖에 관할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은 서해에서 북으로는 NLL 이남, 서쪽으로는 중국과 한반도 사이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동경의 특정 선, 그리고 한중 잠정조치 수역을 관할구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영해로 접근해오는 적의 함정을 막고, 해양 주권 수호와 우리 국민의 해상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공간까지는 대한민국 해군이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군함이 한반도를 향해 동쪽으로 멀리 나와 우리 관할 구역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 관할 구역임을 중국도 알고 있지만 자신들 해군력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섭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는 "중국은 서해를 자기 앞마당처럼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한국 군함이 있건 없건 자신들이 원하는 구역에서는 활동하는 데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전제 하에 활동한다"고 중국의 의도를 분석했습니다.

■ 비례대응 원칙…버겁기만 한 '어깨싸움'

우리 해군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 군함이 관할 구역 안으로 들어오면 우리 군함을 보내 계속 따라다니며 감시합니다. 또 이들이 들어온 거리만큼 우리도 중국 쪽으로 군함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른바 '비례 대응' 원칙입니다.

비례대응이기 때문에 상대 군함과 비슷한 크기 군함을 투입해야 합니다. 중국이 6천 톤급 이상 구축함을 보내면 우리도 그 정도 규모로, 3천 톤급 이상 호위함을 보내면 우리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비견(比肩)되는 배를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해군은 군함을 보내 상대 배에 맞서 해군력을 과시, 즉 국력을 현시하는 것을 "어깨싸움"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양국 해군력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서해를 관할하는 중국 북해 함대는 칭다오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모두 90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무시무시'한 전력과 소해함과 같은 지원함, 고속정 등 연안에서만 다니는 배를 빼고 평시에 우리 관할 구역 안으로까지 들어와 작전할 수 있는 군함 수는 모두 19척입니다.

서해 연안 방어를 맡는 우리 해군 2함대에는 평택 기지에 38척이 있습니다. 이 중 28척은 고속정, 고속함으로 연안에서만 활동하는 작은 배고, 주로 NLL 인근에서 작전합니다. 중국 군함 대응에 투입할 수 있는 크기 군함은 10척인데 이 배들 또한 북한 대응이 주 임무입니다.

제주도에는 이지스함 3척과,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6척으로 구성된 제7기동전단이 있습니다. 유사시에는 서해로 올라와 작전하기도 합니다. 이 전단은 서해를 전담하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동해, 남해도 가야 해서 제주도에 배치된 겁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으면 이지스함은 그 임무에 투입돼야 하고, 이순신급 구축함은 돌아가면서 청해부대 소속으로 해외 파병을 갑니다. 아프리카까지 가는 데 50일에서 두 달이 걸리니 한 척이 현지에서 작전하는 동안 한 척은 가고, 한 척은 오고, 한 척은 정비나 훈련을 합니다. 서해만 전담할 수 없는 전력입니다.

서해에서 작전 중인 2함대 소속 을지문덕함서해에서 작전 중인 2함대 소속 을지문덕함

■ 무섭게 성장하는 中 해군…'평시 대응' 난제

중국 해군의 성장 속도는 놀랍습니다. 우리가 10년 넘게 건설한 제7기동전단급 함대를 중국은 1년 만에 만들 정도로 중국은 온갖 종류의 군함을 그야말로 '찍어내고' 있습니다.

CNN은 중국의 해군력이 20년 동안 3배로 늘어 전체 함정수도 360척으로 미국보다 60척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작전 능력이나 실전 경험 등 '질'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양질전화'라는 단어도 있지요.

우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지난달 15일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군력에서 북한은 더는 우리의 상대가 못 됩니다. 고성능 지대함 미사일은 우리 해안을 향해 접근하는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위력 지대지 미사일도 모두 비핵화라는 국제 사회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그 제약 안에서 최선의 방어를 시도하는 '비대칭 전력'입니다. 대한민국은 재래식 전력에서 호락호락한 나라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력은 전시나 긴장이 극대화될 때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 군함이 영해를 침범한 게 아니라 우리 해군 관할 구역에 들어왔다고 해서 이를 가지고 무력 시위를 할 수도, 격하게 항의할 수도 없습니다. 국제법 위반은 아니니까요.

평시에 위력을 과시하는 대표적인 전력이 함정입니다. 일본이 영해를 침범하지 않지만, 종종 독도 근처에 순시선을 보내는 것도, 중국이 분쟁 수역에 일부러 군함을 보내 항해하거나 어선을 떼를 지어 보내는 것도 이런 의도에서입니다.

그래서 우리 해군이 경항모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거 중 하나로 서해에서 중국 해군 활동 증가를 들기도 합니다.

중국이 북해 함대에 배치된 항공모함을 서해 공해상, 우리 해군 관할 구역 근처로 보내 넓은 구역에 훈련 영역을 선포하고 함재기 이착륙이나 항모 전단 항해 훈련을 며칠 동안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런 활동을 놓아두면 그 공간은 중국의 해군력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공간이 돼 버립니다. 우리도 항모가 있어야 며칠 뒤 같은 곳에 항모를 보내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너희도 했으니 우리도 한다"는 비례 대응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국력과 군사력이 우리보다 월등한 중국과 물량 면에서 해군력 경쟁을 벌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정된 국방 예산 때문에 우리는 중국처럼 배를 짧은 기간 안에 찍어내듯 만들 수도 없고, 설사 배는 만든다 해도 입영 자원 감소로 인한 병력 감축으로 승선 병력 확보도 쉽지 않습니다.

누런 물빛의 황해를 회색지대로 만들기 위해 군함을 보내 한반도로 동진하며 내해로 삼으려는 중국의 시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뜨거운 전쟁보다 '물밑 전쟁'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연관기사] 한반도로 동진하는 中해군…‘서해 내해화’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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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력 키운 中 “서해를 안마당으로”…‘내해화’ 대응은?
    • 입력 2021-10-16 08:06:36
    취재K
■ 中 '회색지대' 전략…남중국해 장악 '착착'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이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는 곳입니다. 이럴 경우 국제 관례는 중간선을 긋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안 된 채로 놓아둔 채 당사국들이 같은 해역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국토 넓이, 인구와 비례해서 해양의 넓이를 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세워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 구글어스
중국은 본토에서 1천km 떨어져 있고 베트남, 필리핀에 더 가까운 스프래틀리 제도 환초를 매립해 활주로를 건설하고 군사기지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인근 암초에 중국 어선 200척이 서로를 묶어 정박한 사진이 위성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삼국지에 나온 '연환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은 어선을 가장한 해상 '민병', 즉 사실상 군인이라며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8월 중국은 본토에서 남중국해로 공군기를 보내 공중급유까지 받아가며 10시간이 넘는 초계비행을 하고, 그 영상을 자랑스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남중국해는 암흑의 충돌상태, 즉 전쟁이 난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깨끗한 순백의 평화도 아닙니다. 평화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회색'의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략입니다. 군함을 보내고, 공군기를 비행시켜 군사력을 과시합니다. 여기는 내 영역이라고 국력을 '현시'하는 겁니다.

주변국들은 항의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들이받을 수도 없습니다. 군사력 차이가 크기도 하려니와, 영해를 침범한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놓아두자니 중국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야금야금 영향력을 넓혀가되 책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긴장의 수위는 조절하고, 그 상태가 고착화 되면 다음 행보에 나서는 것.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략입니다. 중국은 이 전략을 서해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 한반도로 동진하는 中 해군…우리 관할구역 진입 급증

공군이 영공 밖의 공중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듯 해군도 영해선 밖에 관할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은 서해에서 북으로는 NLL 이남, 서쪽으로는 중국과 한반도 사이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동경의 특정 선, 그리고 한중 잠정조치 수역을 관할구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영해로 접근해오는 적의 함정을 막고, 해양 주권 수호와 우리 국민의 해상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공간까지는 대한민국 해군이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군함이 한반도를 향해 동쪽으로 멀리 나와 우리 관할 구역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 관할 구역임을 중국도 알고 있지만 자신들 해군력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섭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는 "중국은 서해를 자기 앞마당처럼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한국 군함이 있건 없건 자신들이 원하는 구역에서는 활동하는 데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전제 하에 활동한다"고 중국의 의도를 분석했습니다.

■ 비례대응 원칙…버겁기만 한 '어깨싸움'

우리 해군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 군함이 관할 구역 안으로 들어오면 우리 군함을 보내 계속 따라다니며 감시합니다. 또 이들이 들어온 거리만큼 우리도 중국 쪽으로 군함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른바 '비례 대응' 원칙입니다.

비례대응이기 때문에 상대 군함과 비슷한 크기 군함을 투입해야 합니다. 중국이 6천 톤급 이상 구축함을 보내면 우리도 그 정도 규모로, 3천 톤급 이상 호위함을 보내면 우리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비견(比肩)되는 배를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해군은 군함을 보내 상대 배에 맞서 해군력을 과시, 즉 국력을 현시하는 것을 "어깨싸움"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양국 해군력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서해를 관할하는 중국 북해 함대는 칭다오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모두 90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무시무시'한 전력과 소해함과 같은 지원함, 고속정 등 연안에서만 다니는 배를 빼고 평시에 우리 관할 구역 안으로까지 들어와 작전할 수 있는 군함 수는 모두 19척입니다.

서해 연안 방어를 맡는 우리 해군 2함대에는 평택 기지에 38척이 있습니다. 이 중 28척은 고속정, 고속함으로 연안에서만 활동하는 작은 배고, 주로 NLL 인근에서 작전합니다. 중국 군함 대응에 투입할 수 있는 크기 군함은 10척인데 이 배들 또한 북한 대응이 주 임무입니다.

제주도에는 이지스함 3척과,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6척으로 구성된 제7기동전단이 있습니다. 유사시에는 서해로 올라와 작전하기도 합니다. 이 전단은 서해를 전담하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동해, 남해도 가야 해서 제주도에 배치된 겁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으면 이지스함은 그 임무에 투입돼야 하고, 이순신급 구축함은 돌아가면서 청해부대 소속으로 해외 파병을 갑니다. 아프리카까지 가는 데 50일에서 두 달이 걸리니 한 척이 현지에서 작전하는 동안 한 척은 가고, 한 척은 오고, 한 척은 정비나 훈련을 합니다. 서해만 전담할 수 없는 전력입니다.

서해에서 작전 중인 2함대 소속 을지문덕함
■ 무섭게 성장하는 中 해군…'평시 대응' 난제

중국 해군의 성장 속도는 놀랍습니다. 우리가 10년 넘게 건설한 제7기동전단급 함대를 중국은 1년 만에 만들 정도로 중국은 온갖 종류의 군함을 그야말로 '찍어내고' 있습니다.

CNN은 중국의 해군력이 20년 동안 3배로 늘어 전체 함정수도 360척으로 미국보다 60척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작전 능력이나 실전 경험 등 '질'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양질전화'라는 단어도 있지요.

우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지난달 15일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군력에서 북한은 더는 우리의 상대가 못 됩니다. 고성능 지대함 미사일은 우리 해안을 향해 접근하는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위력 지대지 미사일도 모두 비핵화라는 국제 사회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그 제약 안에서 최선의 방어를 시도하는 '비대칭 전력'입니다. 대한민국은 재래식 전력에서 호락호락한 나라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력은 전시나 긴장이 극대화될 때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 군함이 영해를 침범한 게 아니라 우리 해군 관할 구역에 들어왔다고 해서 이를 가지고 무력 시위를 할 수도, 격하게 항의할 수도 없습니다. 국제법 위반은 아니니까요.

평시에 위력을 과시하는 대표적인 전력이 함정입니다. 일본이 영해를 침범하지 않지만, 종종 독도 근처에 순시선을 보내는 것도, 중국이 분쟁 수역에 일부러 군함을 보내 항해하거나 어선을 떼를 지어 보내는 것도 이런 의도에서입니다.

그래서 우리 해군이 경항모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거 중 하나로 서해에서 중국 해군 활동 증가를 들기도 합니다.

중국이 북해 함대에 배치된 항공모함을 서해 공해상, 우리 해군 관할 구역 근처로 보내 넓은 구역에 훈련 영역을 선포하고 함재기 이착륙이나 항모 전단 항해 훈련을 며칠 동안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런 활동을 놓아두면 그 공간은 중국의 해군력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공간이 돼 버립니다. 우리도 항모가 있어야 며칠 뒤 같은 곳에 항모를 보내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너희도 했으니 우리도 한다"는 비례 대응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국력과 군사력이 우리보다 월등한 중국과 물량 면에서 해군력 경쟁을 벌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정된 국방 예산 때문에 우리는 중국처럼 배를 짧은 기간 안에 찍어내듯 만들 수도 없고, 설사 배는 만든다 해도 입영 자원 감소로 인한 병력 감축으로 승선 병력 확보도 쉽지 않습니다.

누런 물빛의 황해를 회색지대로 만들기 위해 군함을 보내 한반도로 동진하며 내해로 삼으려는 중국의 시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뜨거운 전쟁보다 '물밑 전쟁'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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