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주, 동성 결혼해도 왕위 계승 가능…“시대가 변했다”

입력 2021.10.16 (08: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대가도 치르지 않고 돈을 받는 건 불편하다"

올해 17세인 네덜란드의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한 뒤 오는 12월부터 받게 될 왕실 수당 22억 원을 거절했습니다. 아말리아 공주는 다른 학생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받는 것이 불편하다며, 왕실 일원으로서 적절한 의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로 왕실 계승 서열 1위인 공주가 네덜란드 왕실 구성원 가운데 최초로 수당을 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이런 공주에 대한 이색적인 질문이 최근 의회에서 나왔습니다.

만약 공주가 여성과 결혼한다면 네덜란드 법이 그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 "네덜란드 왕실, 동성 결혼 가능…시대 변화"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의회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모든 왕위 계승자나 왕은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지 않고도 성별과 관계없이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차기 여왕은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며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말리아 공주는 왕위를 박탈당하지 않고 그가 원하는 어떤 성별의 사람과도 결혼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질문은 최근 출간된 책이 아말리아 공주와 관련된 내용을 담으며 네덜란드의 구법은 동성 결혼을 한 계승자가 왕위에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자 나왔습니다. 의원들이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고, 이에 뤼터 총리가 입장을 밝힌 겁니다.

다만, 공주는 동성 결혼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으며 사생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의회 승인 얻어야 하는 왕실 결혼…승계 포기하기도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지만, 왕실 결혼은 예외였습니다.

네덜란드 헌법에 따르면 왕실 구성원은 약혼을 발표한 뒤 의회에 결혼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왕실 구성원의 자격과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합니다. 일부 왕실 구성원들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스스로 승계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왕실의 동성 결혼이 문제없다고 공식화했지만, 동성 부부가 향후 왕위 계승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습니다. 동성 결혼한 국왕이 입양이나 정자 기증으로 자녀를 가질 경우 향후 왕위 계승을 어떻게 할지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뤼터 총리는 이와 관련해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의회의 결정에 달렸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네덜란드 공주, 동성 결혼해도 왕위 계승 가능…“시대가 변했다”
    • 입력 2021-10-16 08:06:36
    취재K

"어떤 대가도 치르지 않고 돈을 받는 건 불편하다"

올해 17세인 네덜란드의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한 뒤 오는 12월부터 받게 될 왕실 수당 22억 원을 거절했습니다. 아말리아 공주는 다른 학생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받는 것이 불편하다며, 왕실 일원으로서 적절한 의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로 왕실 계승 서열 1위인 공주가 네덜란드 왕실 구성원 가운데 최초로 수당을 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이런 공주에 대한 이색적인 질문이 최근 의회에서 나왔습니다.

만약 공주가 여성과 결혼한다면 네덜란드 법이 그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 "네덜란드 왕실, 동성 결혼 가능…시대 변화"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의회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모든 왕위 계승자나 왕은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지 않고도 성별과 관계없이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차기 여왕은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며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말리아 공주는 왕위를 박탈당하지 않고 그가 원하는 어떤 성별의 사람과도 결혼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질문은 최근 출간된 책이 아말리아 공주와 관련된 내용을 담으며 네덜란드의 구법은 동성 결혼을 한 계승자가 왕위에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자 나왔습니다. 의원들이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고, 이에 뤼터 총리가 입장을 밝힌 겁니다.

다만, 공주는 동성 결혼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으며 사생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의회 승인 얻어야 하는 왕실 결혼…승계 포기하기도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지만, 왕실 결혼은 예외였습니다.

네덜란드 헌법에 따르면 왕실 구성원은 약혼을 발표한 뒤 의회에 결혼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왕실 구성원의 자격과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합니다. 일부 왕실 구성원들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스스로 승계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왕실의 동성 결혼이 문제없다고 공식화했지만, 동성 부부가 향후 왕위 계승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습니다. 동성 결혼한 국왕이 입양이나 정자 기증으로 자녀를 가질 경우 향후 왕위 계승을 어떻게 할지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뤼터 총리는 이와 관련해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의회의 결정에 달렸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