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열병식 버금가는 北 국방발전전람회…“주적은 전쟁”

입력 2021.10.16 (08:25) 수정 2021.10.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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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했습니다.

열병식 버금가는 이 행사에 최신 전략무기들이 선을 보였습니다.

군사력 강화를 천명한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태도 변화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면서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는데요.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이슈&한반도에서 집중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전투기들이 축포를 쏘며 평양 상공을 가르고, 추락하듯 빙빙 돌며 낙하 기교를 선보입니다.

수백 미터 상공에선 낙하산병이 노동 당기를 펄럭이며 내려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영광 넘친 10월 하늘가에 핀 한 송이 꽃인가. 조종 낙하산을 활짝 펼치고 강하 지점으로 활공하고 있는 낙하산병!"]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

야외무대에선 마치 차력 쇼를 연상시키는 무술 시연도 펼쳐졌습니다.

마주 서서 목으로 철근을 밀고 있는 특수부대 군인들.. 잠시 뒤 엿가락처럼 휘어집니다.

날아오는 두꺼운 각목을 맨몸으로 받아넘기기도 합니다.

배 위에 콘크리트판을 올려놓고 쇠망치로 가격하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됩니다.

머리로 기왓장을 들이박아 산산조각 내고, 쇠망치로 주먹을 내리쳐 격파하는 시범도 이어졌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원수들이 이 땅에 덤벼든다면 조국의 평원을 지켜 한 몸 그대로 무쇠, 부목이 되고 번개 같은 비수가 될 굳은 결의가 가슴마다에 비껴(담겨)있습니다."]

연단에 앉아 있던 김정은 위원장은 손뼉을 치다가도, 때때로 긴장된 표정도 보였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 군인들의 무술 시범에 기괴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강렬한 볼거리라며 주목했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개인의 전투력에 중점을 둔 이런 방식은 다분히 전근대적인 군사력 증강 방식이란 말이에요. 상당히 외형적으론 첨단화된 군사력을 갖추곤 있지만 의식적으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는 이런 일단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고요. "]

김 위원장은 전람회장에 들어서서 북한이 지난 5년간 개발한 무기 체계들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옆에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한 신형 ICBM이 전시됐습니다.

괌까지 타격 가능한 화성-12형과 북한이 지난달 28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도 나란히 전시돼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완성 단계의 무기들까지 전람회에 동원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욱/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 "여태까지 북한이요 나름 무기 체계를 보여주고 할 땐 자신들이 실전배치 했다고 하는 것들을 갖고 나와서 전시를 하지 이게 아직 개발 중이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런 것들을 진열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소위 국방과학일꾼들이 김정은의 성과 요구에 부응해서 성숙하지 못한 무기 체계라도 내놨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도 열병식에 버금가는 전람회장 한쪽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초기 버전인 북극성-1형과 개량형인 북극성-5형은 물론, 크기가 작아진 SLBM도 선보였습니다.

신형 SLBM은 북한이 현재 건조 중인 3천 톤급 잠수함에 여러 발 탑재되도록 고안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도 유사한 형상을 갖춰 요격 회피 기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신형 SLBM의 크기나 모양을 봐서는 이거 자체가 중거리 이상이라고 보긴 힘들고요. 분명히 한반도를 겨냥한 단거리 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북한 군사행동을 도발로 간주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에는 확실한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북한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한이나 미국이 아니라면서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습니다.

핵 관련 언급도 없었습니다.

대내외에 무기 개발 능력을 과시하면서 정상적인 국방 활동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외화벌이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 : "비공식적으로나마 북한 같은 나라에서 무기를 획득해야 하는 대상들이 있습니다. 국제 제재 대상이 되는 시리아라든가 이란 혹은 그 이외에 주요한 테러 단체들 그래서 그런 주체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게 북한의 무기체계고요."]

이번 전람회에선 생소한 장면들도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만에 주요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도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람회 도중 김정은 위원장이 조용원과 최룡해 등 주요 간부들과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는 주요 간부들... 환한 표정으로 생맥주를 함께 마시기도 합니다.

김 위원장 일정에 동행한 간부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 건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고락을 같이하는 영도자와 전사들 사이의 뜨겁고도 친근한 정이 차 넘치는 전람회장은 행복감으로 하여 세차게 설레었습니다."]

북한 애국가 연주를 담당한 지휘자는 김정은 위원장 얼굴 모양이 새겨진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조선중앙TV 화면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연주단원들도 같은 티셔츠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북한에서 보여준 사례는 이제까지 제가 본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친근한 이미지의 지도자고, 주민들과 또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통 국가의 지도자, 그것을 구체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러한 행위라고 봐야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 창건일 기념 강연에서도 애민 이미지를 드러냈습니다.

1년 전 열병식 때에 이어 주민들의 의식주 등 민생고 해결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1일 :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 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고."]

하지만, 북한은 경제난 해결보다 국방 무력 강화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국방전람회 개막식 연설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물론 나라의 경제적 사정이 의연 어렵고, 다른 부문들에서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시간을 다투는 중대한 과업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국방력 강화의 중차대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지 않으면 당과 정부의 대내외 정책들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내외 메시지가 나올 무렵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서 실장은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는데요.

한미 안보 수장들은 북한을 향해 적극적인 대화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4월 초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후 6개월 만에 미국을 찾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 보좌관과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10월 12일 :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우리 측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양측은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 역시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위해 커다란 관심과 의지를 가진 것으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동떨어져 진행될 수 없다”며, 함께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도 단연 종전선언이 화두였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10월 13일 : "아직도 미국 정부가 여기에 공식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지지한다는 입장 발표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수혁/주미 한국대사/10월 13일 : "미국의 입장은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진지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입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근데 문제는 미국이 생각하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종전선언과 북한이 얘기하는 종전선언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식해야 해요. 이중잣대의 포기라는 건 무슨 얘기냐면 북한의 기존 핵 능력이나 군사력 건설을 인정하는 가운데서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기 때문에요."]

남북통신선을 연결한 북한이 압박과 유화 메시지를 동시에 띄우며 한미 양측에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을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에 시동을 걸었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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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열병식 버금가는 北 국방발전전람회…“주적은 전쟁”
    • 입력 2021-10-16 08:25:30
    • 수정2021-10-16 10: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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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했습니다.

열병식 버금가는 이 행사에 최신 전략무기들이 선을 보였습니다.

군사력 강화를 천명한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태도 변화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면서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는데요.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이슈&한반도에서 집중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전투기들이 축포를 쏘며 평양 상공을 가르고, 추락하듯 빙빙 돌며 낙하 기교를 선보입니다.

수백 미터 상공에선 낙하산병이 노동 당기를 펄럭이며 내려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영광 넘친 10월 하늘가에 핀 한 송이 꽃인가. 조종 낙하산을 활짝 펼치고 강하 지점으로 활공하고 있는 낙하산병!"]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

야외무대에선 마치 차력 쇼를 연상시키는 무술 시연도 펼쳐졌습니다.

마주 서서 목으로 철근을 밀고 있는 특수부대 군인들.. 잠시 뒤 엿가락처럼 휘어집니다.

날아오는 두꺼운 각목을 맨몸으로 받아넘기기도 합니다.

배 위에 콘크리트판을 올려놓고 쇠망치로 가격하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됩니다.

머리로 기왓장을 들이박아 산산조각 내고, 쇠망치로 주먹을 내리쳐 격파하는 시범도 이어졌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원수들이 이 땅에 덤벼든다면 조국의 평원을 지켜 한 몸 그대로 무쇠, 부목이 되고 번개 같은 비수가 될 굳은 결의가 가슴마다에 비껴(담겨)있습니다."]

연단에 앉아 있던 김정은 위원장은 손뼉을 치다가도, 때때로 긴장된 표정도 보였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 군인들의 무술 시범에 기괴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강렬한 볼거리라며 주목했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개인의 전투력에 중점을 둔 이런 방식은 다분히 전근대적인 군사력 증강 방식이란 말이에요. 상당히 외형적으론 첨단화된 군사력을 갖추곤 있지만 의식적으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는 이런 일단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고요. "]

김 위원장은 전람회장에 들어서서 북한이 지난 5년간 개발한 무기 체계들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옆에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한 신형 ICBM이 전시됐습니다.

괌까지 타격 가능한 화성-12형과 북한이 지난달 28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도 나란히 전시돼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완성 단계의 무기들까지 전람회에 동원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욱/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 "여태까지 북한이요 나름 무기 체계를 보여주고 할 땐 자신들이 실전배치 했다고 하는 것들을 갖고 나와서 전시를 하지 이게 아직 개발 중이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런 것들을 진열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소위 국방과학일꾼들이 김정은의 성과 요구에 부응해서 성숙하지 못한 무기 체계라도 내놨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도 열병식에 버금가는 전람회장 한쪽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초기 버전인 북극성-1형과 개량형인 북극성-5형은 물론, 크기가 작아진 SLBM도 선보였습니다.

신형 SLBM은 북한이 현재 건조 중인 3천 톤급 잠수함에 여러 발 탑재되도록 고안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도 유사한 형상을 갖춰 요격 회피 기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신형 SLBM의 크기나 모양을 봐서는 이거 자체가 중거리 이상이라고 보긴 힘들고요. 분명히 한반도를 겨냥한 단거리 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북한 군사행동을 도발로 간주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에는 확실한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북한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한이나 미국이 아니라면서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습니다.

핵 관련 언급도 없었습니다.

대내외에 무기 개발 능력을 과시하면서 정상적인 국방 활동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외화벌이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 : "비공식적으로나마 북한 같은 나라에서 무기를 획득해야 하는 대상들이 있습니다. 국제 제재 대상이 되는 시리아라든가 이란 혹은 그 이외에 주요한 테러 단체들 그래서 그런 주체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게 북한의 무기체계고요."]

이번 전람회에선 생소한 장면들도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만에 주요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도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람회 도중 김정은 위원장이 조용원과 최룡해 등 주요 간부들과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는 주요 간부들... 환한 표정으로 생맥주를 함께 마시기도 합니다.

김 위원장 일정에 동행한 간부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 건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고락을 같이하는 영도자와 전사들 사이의 뜨겁고도 친근한 정이 차 넘치는 전람회장은 행복감으로 하여 세차게 설레었습니다."]

북한 애국가 연주를 담당한 지휘자는 김정은 위원장 얼굴 모양이 새겨진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조선중앙TV 화면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연주단원들도 같은 티셔츠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북한에서 보여준 사례는 이제까지 제가 본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친근한 이미지의 지도자고, 주민들과 또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통 국가의 지도자, 그것을 구체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러한 행위라고 봐야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 창건일 기념 강연에서도 애민 이미지를 드러냈습니다.

1년 전 열병식 때에 이어 주민들의 의식주 등 민생고 해결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1일 :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 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고."]

하지만, 북한은 경제난 해결보다 국방 무력 강화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국방전람회 개막식 연설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2일 : "물론 나라의 경제적 사정이 의연 어렵고, 다른 부문들에서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시간을 다투는 중대한 과업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국방력 강화의 중차대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지 않으면 당과 정부의 대내외 정책들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내외 메시지가 나올 무렵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서 실장은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는데요.

한미 안보 수장들은 북한을 향해 적극적인 대화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4월 초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후 6개월 만에 미국을 찾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 보좌관과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10월 12일 :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우리 측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양측은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 역시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위해 커다란 관심과 의지를 가진 것으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동떨어져 진행될 수 없다”며, 함께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도 단연 종전선언이 화두였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10월 13일 : "아직도 미국 정부가 여기에 공식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지지한다는 입장 발표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수혁/주미 한국대사/10월 13일 : "미국의 입장은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진지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입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근데 문제는 미국이 생각하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종전선언과 북한이 얘기하는 종전선언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식해야 해요. 이중잣대의 포기라는 건 무슨 얘기냐면 북한의 기존 핵 능력이나 군사력 건설을 인정하는 가운데서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기 때문에요."]

남북통신선을 연결한 북한이 압박과 유화 메시지를 동시에 띄우며 한미 양측에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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