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 한 달째 지속…대책 나오지만 글쎄?

입력 2021.10.16 (22:14) 수정 2021.10.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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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석탄 공급 부족과 탄소배출 감축 정책으로 나타난 결과인데 자세한 소식 베이징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민성 특파원 연결합니다.

지금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는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의 전력난은 한달 가량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전 소식이 외부로 알려진 건 지난달 말쯤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북부 선양시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도로가 온통 어둠속에 잠겼고 신호등과 가로등도 꺼져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습니다.

정전이 되자 도심 상가에서는 촛불을 켠 채 영업을 했고 초가 동이 나기도 했습니다.

예고없는 정전에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멈췄고 철강 가공업체에서는 가스가 누출돼 20여 명이 치료를 받는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앵커]

전력난이 심각한데 앞으로 겨울 난방도 시작되고 할텐데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전력난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습니다.

현재,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전력난은 주로 산업용 전력입니다.

제조업 공장이 몰려있고 중국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광둥과 저장, 장쑤성의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또 조만간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는 랴오닝과 지린, 헤이룽장 등 동북지역도 전력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례적인 가을 홍수가 발생한 산시성의 탄광 수십 곳이 일시 폐쇄되면서 전력난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력난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어난 강물을 이기지 못해 강둑이 터졌습니다.

엄청난 양의 물이 흘러들어 농경지가 모두 침수됐습니다.

강가의 주택 수백 채도 물에 잠겼습니다.

폭우에 지반이 약해진 산에서 막대한 양의 토사가 쏟아져 내립니다.

순식간에 도로와 하천을 덮쳤고, 현장에선 4명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Ke Xiaohai/official, Suoluowan Village : "Now we have basically completed the rescue and relief work, and we will continue to repair damaged roads, embankments and bridges."]

운전자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산에서 굴러 떨어진 돌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차에 매달아 끌고 가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달 초 국경절 연휴기간 산시성에 쏟아진 비는 평균 200밀리미터.

10월 평균 강우량의 10배에 달해 지금까지 176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이번 폭우로 성내 680여 개 탄광 가운데 60여 곳이 피해를 입어 석탄생산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산시성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10억톤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해 전력용 석탄공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산시성 석탄업체 관계자 : "기본적으로 4일 동안 생산이 중단되었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하루 3,600~4,000(톤) 이상입니다. 4일이면 20,000톤의 석탄을 생산합니다."]

이미 캐놓은 석탄도 철길과 도로 곳곳이 유실되면서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은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20곳입니다.

지역에 따라 1주일에 특정한 날엔 전기를 끊는 계획단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Mr. Cai/local resident : "A few days ago in the morning we experienced blackouts. (How long was the blackout?) A few minutes, maybe half-an-hour or an hour."]

특히 산업용 전력난이 심각해 업체마다 아우성입니다.

늦은 밤,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공장에서 조업이 한창입니다.

낮에는 전기공급이 안 돼 밤샘 작업을 하는게 일상입니다.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발전기 추가 사용이 늘면서 기업의 비용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셔먼 찬/TV 제조업체 차장 : "전기 제한 공급 때문에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북부 랴오닝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85%까지 전력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형편입니다.

[트럭운전기사 : "이 근처의 콘크리트 혼합기는 모두 멈췄어요. 그래도 다들 자가발전을 하고 있어요. 생산에는 모두 자가발전이 되고 있죠."]

우리나라와 가까운 산둥성 지역도 1주일에 이틀 정도는 전기 공급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력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탄소 배출을 급격하게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감축 정책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에너지 소비총량을 13.5%, 탄소가스 배출량을 18%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상탭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은 2030년 전에 탄소 배출 정점을 찍은 뒤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입니다."]

탄소중립 실천이란 목표를 위해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했지만 산업구조 개편 등 후속조치는 미흡한 상황입니다.

또 올해 초 에너지 소비기준을 지방정부에 제시하면서 지난 8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9개 지방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지방 정부들은 탄소배출 기준을 맞추려고 전력공급 제한이란 손쉬운 방법을 썼고 이는 전력대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cctv보도 : "(리커창 총리는) 북쪽지방 사람들이 따뜻하고 안전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일부 지역의) 전력과 탄소 사용 제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간 5천만 톤 이상 들여오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막은 것도 전력난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호주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고 코로나 기원조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보복조치를 한 것입니다.

[ABC 보도 : "(2020년)10월이후 중국은 첫번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고 그런다음 호주산 석탄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자체 석탄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몽골 등에서 수입 물량을 확대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헤이룽장성으로 직접 공급받는 전력량도 늘렸습니다.

연안 보세창고에 있던 100만톤의 호주산 석탄도 시중에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석탄 생산량을 늘릴 수도, 호주와의 관계 개선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더우기 중국에 겨울에 닥치고 있다는 게 문젭니다.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습니다.

전력 대란으로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위드코로나 국면에서 경기위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테슬라와 도요타의 자동차, 아이폰, 반도체 등의 생산 차질이 전세계 공급망에 충격파를 던져 중국발 글로벌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베이징에서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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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력난 한 달째 지속…대책 나오지만 글쎄?
    • 입력 2021-10-16 22:14:44
    • 수정2021-10-16 22: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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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석탄 공급 부족과 탄소배출 감축 정책으로 나타난 결과인데 자세한 소식 베이징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민성 특파원 연결합니다.

지금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는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의 전력난은 한달 가량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전 소식이 외부로 알려진 건 지난달 말쯤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북부 선양시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도로가 온통 어둠속에 잠겼고 신호등과 가로등도 꺼져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습니다.

정전이 되자 도심 상가에서는 촛불을 켠 채 영업을 했고 초가 동이 나기도 했습니다.

예고없는 정전에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멈췄고 철강 가공업체에서는 가스가 누출돼 20여 명이 치료를 받는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앵커]

전력난이 심각한데 앞으로 겨울 난방도 시작되고 할텐데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전력난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습니다.

현재,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전력난은 주로 산업용 전력입니다.

제조업 공장이 몰려있고 중국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광둥과 저장, 장쑤성의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또 조만간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는 랴오닝과 지린, 헤이룽장 등 동북지역도 전력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례적인 가을 홍수가 발생한 산시성의 탄광 수십 곳이 일시 폐쇄되면서 전력난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력난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어난 강물을 이기지 못해 강둑이 터졌습니다.

엄청난 양의 물이 흘러들어 농경지가 모두 침수됐습니다.

강가의 주택 수백 채도 물에 잠겼습니다.

폭우에 지반이 약해진 산에서 막대한 양의 토사가 쏟아져 내립니다.

순식간에 도로와 하천을 덮쳤고, 현장에선 4명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Ke Xiaohai/official, Suoluowan Village : "Now we have basically completed the rescue and relief work, and we will continue to repair damaged roads, embankments and bridges."]

운전자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산에서 굴러 떨어진 돌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차에 매달아 끌고 가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달 초 국경절 연휴기간 산시성에 쏟아진 비는 평균 200밀리미터.

10월 평균 강우량의 10배에 달해 지금까지 176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이번 폭우로 성내 680여 개 탄광 가운데 60여 곳이 피해를 입어 석탄생산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산시성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10억톤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해 전력용 석탄공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산시성 석탄업체 관계자 : "기본적으로 4일 동안 생산이 중단되었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하루 3,600~4,000(톤) 이상입니다. 4일이면 20,000톤의 석탄을 생산합니다."]

이미 캐놓은 석탄도 철길과 도로 곳곳이 유실되면서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은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20곳입니다.

지역에 따라 1주일에 특정한 날엔 전기를 끊는 계획단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Mr. Cai/local resident : "A few days ago in the morning we experienced blackouts. (How long was the blackout?) A few minutes, maybe half-an-hour or an hour."]

특히 산업용 전력난이 심각해 업체마다 아우성입니다.

늦은 밤,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공장에서 조업이 한창입니다.

낮에는 전기공급이 안 돼 밤샘 작업을 하는게 일상입니다.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발전기 추가 사용이 늘면서 기업의 비용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셔먼 찬/TV 제조업체 차장 : "전기 제한 공급 때문에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북부 랴오닝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85%까지 전력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형편입니다.

[트럭운전기사 : "이 근처의 콘크리트 혼합기는 모두 멈췄어요. 그래도 다들 자가발전을 하고 있어요. 생산에는 모두 자가발전이 되고 있죠."]

우리나라와 가까운 산둥성 지역도 1주일에 이틀 정도는 전기 공급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력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탄소 배출을 급격하게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감축 정책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에너지 소비총량을 13.5%, 탄소가스 배출량을 18%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상탭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은 2030년 전에 탄소 배출 정점을 찍은 뒤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입니다."]

탄소중립 실천이란 목표를 위해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했지만 산업구조 개편 등 후속조치는 미흡한 상황입니다.

또 올해 초 에너지 소비기준을 지방정부에 제시하면서 지난 8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9개 지방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지방 정부들은 탄소배출 기준을 맞추려고 전력공급 제한이란 손쉬운 방법을 썼고 이는 전력대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cctv보도 : "(리커창 총리는) 북쪽지방 사람들이 따뜻하고 안전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일부 지역의) 전력과 탄소 사용 제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간 5천만 톤 이상 들여오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막은 것도 전력난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호주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고 코로나 기원조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보복조치를 한 것입니다.

[ABC 보도 : "(2020년)10월이후 중국은 첫번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고 그런다음 호주산 석탄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자체 석탄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몽골 등에서 수입 물량을 확대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헤이룽장성으로 직접 공급받는 전력량도 늘렸습니다.

연안 보세창고에 있던 100만톤의 호주산 석탄도 시중에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석탄 생산량을 늘릴 수도, 호주와의 관계 개선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더우기 중국에 겨울에 닥치고 있다는 게 문젭니다.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습니다.

전력 대란으로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위드코로나 국면에서 경기위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테슬라와 도요타의 자동차, 아이폰, 반도체 등의 생산 차질이 전세계 공급망에 충격파를 던져 중국발 글로벌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베이징에서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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