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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탈레이트의 위협 “연간 10만 명 조기사망 가능성”…프랑스부터 움직인다!
입력 2021.10.17 (08:02) 취재K

코로나19(를 핑계)로 배달식과 간편 조리 식품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한 끼 해결하는 건 간단해졌는데, 먹고 난 뒤 고스란히 남겨진 그 많은 플라스틱 용기들을 치우는 건 정말로 '일'이 됐습니다.

어릴 적 끓여 마시던 수돗물 대신 생수를 택했더니, 플라스틱 생수통들도 집안 한쪽 구석에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매주 재활용품 분리 수거일마다 이 많은 플라스틱 제품들을 내다 버리는 것 역시, 집집마다 주요한 '일'입니다.

나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시키는 의'식'주 중 하나를 차지하니 당장 줄이기도 어려운데, 영 귀찮고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온 종일, 내 삶의 동반자처럼 되어버린 이 플라스틱들…이걸 쓰는 나는, 괜찮은 걸까?

플라스틱 재활용품 더미 앞에 멈춰 서서 묻습니다.

■ 플라스틱에 쓰이는 화학 첨가제 '프탈레이트' 괜찮나?…뉴욕대 "연간 10만 명 조기 사망 가능성"


마침, 국제 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실렸다는 한 연구 결과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뉴욕대 연구진이 프탈레이트가 인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더니, 프탈레이트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가 연간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욕대 연구진이 55∼64세의 미국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소변의 프탈레이트 농도를 측정하고 이 수치를 평균 10년 동안의 조기 사망 위험과 비교했는데,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검출량이 많을수록 특히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미국의 55∼64세 가운데 연간 9만 1천∼10만 7천 명의 조기 사망에 프탈레이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에 따른 미국의 경제 손실은 연간 400억∼470억 달러(47조 3천억∼55조 6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심장병, 당뇨병, 암, 잘못된 식습관, 신체 활동과 체질량뿐만 아니라 비스페놀 A 또는 BPA와 같은 호르몬 교란 물질을 통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에 많이 노출될수록 심장 질환을 포함한 조기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 첨가제로서, 각종 PVC 플라스틱 용기는 물론 장난감, 샴푸, 화장품, 향수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생활용품들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입에 넣을 때도, 손세정제나 화장품과 향수를 쓰면 쓸수록, 프탈레이트 독성은 이들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타고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 호르몬 생산을 방해해 우리 몸의 발달이나 생식, 뇌, 면역 등에 관련될 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 천식, 심혈관 문제나 암과도 관련이 있는 '환경호르몬'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프탈레이트가 장난감에서는 제한되거나 금지되었지만 식품이나 화장품 포장재 에서는 덜 제한 되고 있다며, 식품 포장 재료와 기타 소비재에서의 추가 제한을 설정하는 데 상당한 긴급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연구가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추가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프랑스, 내년부터 30가지 과일·채소에 대해 플라스틱 포장 금지…종이·재활용 포장재 등 대체재 사용

그래서 같은 날 외신을 통해 전해진 이 보도는 더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프랑스에서 내년부터 30개 품목의 과일과 채소를 플라스틱 포장 없이 판매한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1일 프랑스 환경부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내년 1월부터 거의 모든 과일과 채소에 대한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엔 사과, 바나나, 오렌지, 가지, 토마토 등이 포함됩니다.

환경부는 현재 과일·채소의 약 37%가 포장돼 판매되는 점에 비춰봤을 때, 이번 조치로 연간 10억 개 이상의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잘라서 판매하는 과일과 일부 손상되기 쉬운 과일·채소는 당장은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026년 6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할 예정입니다.

환경부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양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며 "한번 쓰고 마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 등 대체재 사용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2월 제정된 '폐기물 방지 순환경제법'에 따라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컵·식기류와 스티로폼 포장박스 등을 금지한 데 이어, 앞으로는 패스트푸드 식당 용기로도 적용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프랑스가 이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금도 과일·채소의 37%가 포장 판매 중"이라고 말한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프랑스에선 '37%의 포장 판매'도 큰 일이라는데, 우리 나라에선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어제 들렀던 마트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 프탈레이트의 위협 “연간 10만 명 조기사망 가능성”…프랑스부터 움직인다!
    • 입력 2021-10-17 08:02:54
    취재K

코로나19(를 핑계)로 배달식과 간편 조리 식품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한 끼 해결하는 건 간단해졌는데, 먹고 난 뒤 고스란히 남겨진 그 많은 플라스틱 용기들을 치우는 건 정말로 '일'이 됐습니다.

어릴 적 끓여 마시던 수돗물 대신 생수를 택했더니, 플라스틱 생수통들도 집안 한쪽 구석에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매주 재활용품 분리 수거일마다 이 많은 플라스틱 제품들을 내다 버리는 것 역시, 집집마다 주요한 '일'입니다.

나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시키는 의'식'주 중 하나를 차지하니 당장 줄이기도 어려운데, 영 귀찮고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온 종일, 내 삶의 동반자처럼 되어버린 이 플라스틱들…이걸 쓰는 나는, 괜찮은 걸까?

플라스틱 재활용품 더미 앞에 멈춰 서서 묻습니다.

■ 플라스틱에 쓰이는 화학 첨가제 '프탈레이트' 괜찮나?…뉴욕대 "연간 10만 명 조기 사망 가능성"


마침, 국제 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실렸다는 한 연구 결과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뉴욕대 연구진이 프탈레이트가 인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더니, 프탈레이트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가 연간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욕대 연구진이 55∼64세의 미국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소변의 프탈레이트 농도를 측정하고 이 수치를 평균 10년 동안의 조기 사망 위험과 비교했는데,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검출량이 많을수록 특히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미국의 55∼64세 가운데 연간 9만 1천∼10만 7천 명의 조기 사망에 프탈레이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에 따른 미국의 경제 손실은 연간 400억∼470억 달러(47조 3천억∼55조 6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심장병, 당뇨병, 암, 잘못된 식습관, 신체 활동과 체질량뿐만 아니라 비스페놀 A 또는 BPA와 같은 호르몬 교란 물질을 통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에 많이 노출될수록 심장 질환을 포함한 조기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 첨가제로서, 각종 PVC 플라스틱 용기는 물론 장난감, 샴푸, 화장품, 향수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생활용품들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입에 넣을 때도, 손세정제나 화장품과 향수를 쓰면 쓸수록, 프탈레이트 독성은 이들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타고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 호르몬 생산을 방해해 우리 몸의 발달이나 생식, 뇌, 면역 등에 관련될 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 천식, 심혈관 문제나 암과도 관련이 있는 '환경호르몬'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프탈레이트가 장난감에서는 제한되거나 금지되었지만 식품이나 화장품 포장재 에서는 덜 제한 되고 있다며, 식품 포장 재료와 기타 소비재에서의 추가 제한을 설정하는 데 상당한 긴급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연구가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추가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프랑스, 내년부터 30가지 과일·채소에 대해 플라스틱 포장 금지…종이·재활용 포장재 등 대체재 사용

그래서 같은 날 외신을 통해 전해진 이 보도는 더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프랑스에서 내년부터 30개 품목의 과일과 채소를 플라스틱 포장 없이 판매한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1일 프랑스 환경부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내년 1월부터 거의 모든 과일과 채소에 대한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엔 사과, 바나나, 오렌지, 가지, 토마토 등이 포함됩니다.

환경부는 현재 과일·채소의 약 37%가 포장돼 판매되는 점에 비춰봤을 때, 이번 조치로 연간 10억 개 이상의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잘라서 판매하는 과일과 일부 손상되기 쉬운 과일·채소는 당장은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026년 6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할 예정입니다.

환경부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양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며 "한번 쓰고 마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 등 대체재 사용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2월 제정된 '폐기물 방지 순환경제법'에 따라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컵·식기류와 스티로폼 포장박스 등을 금지한 데 이어, 앞으로는 패스트푸드 식당 용기로도 적용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프랑스가 이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금도 과일·채소의 37%가 포장 판매 중"이라고 말한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프랑스에선 '37%의 포장 판매'도 큰 일이라는데, 우리 나라에선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어제 들렀던 마트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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