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코로나19 백신 맞고 많이 아프면 젊고 건강하다?

입력 2021.10.18 (07:01) 수정 2022.02.0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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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6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40,333,027명으로 접종률은 78.6%, 2차 접종자는 32,810,280명으로 접종률은 63.9%입니다. 오늘 (18일)부터는 16~17세도 접종자 대열에 가세합니다.

접종자가 늘어나는 만큼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접종자들이 인터넷 등에 올린 후기를 보면 백신을 맞은 뒤 느끼는 통증의 빈도, 정도와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는 반응들이 눈에 띕니다. 이 이야기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SNS 등에 여러 차례 공유되며 정설처럼 유포되고 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 백신 접종 후 젊은 층의 이상반응이 더 많다?

지난 10일까지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연령대별 이상반응 의심 신고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이상반응은 접종 후 접종 부위의 발적, 통증, 부기, 근육통, 발열, 두통, 오한 등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을, 주요 이상반응은 중환자실 입원, 생명위중, 영구장애/후유증 등을 포함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2021년 10월 10일 기준)출처: 질병관리청(2021년 10월 10일 기준)
접종자 전체에서 접종 10,000건당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평균 44건으로, 연령별로는 17세 이하 44건, 18~29세 51건, 30~39세 58건, 40~49세 42건, 50~59세 38건, 60~69세 48건, 70~79세 39건, 80세 이상은 2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고율은 연령별로는 30~39세가 가장 높았고 18~29세, 60~69세 순이었습니다. 대체로 39세 이하 연령대의 신고율이 40세 이상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고 70세 이상 노년층 신고율은 좀 더 낮았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 접종자들이 백신에 대한 반응 빈도가 더 많은 것으로 논문 데이터로도 나오고, 실제 접종 현장에서도 그렇게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연령대에 신고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이상반응이 많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무래도 나이가 든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에 조금 둔감한 경향이 있다"면서 통증을 느끼는 그런 감각 신경이나 이런 것들이 나이가 많이 들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들은 이상반응 의심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기에 신고된 진단의 정확성이나 백신과의 인과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경향성을 추정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백신 접종 후 많이 아프면 젊고 건강하다?

39세 이하 연령층의 이상반응 신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통증의 정도를 집계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백신 접종 후 통증의 정도와 건강 상태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20~40대가 통증을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맞냐는 질문에 "확률적으로 젊고 건강한 사람일수록 열이나 근육통이나 접종 부위의 통증과 같은 백신 접종에 나타나는 면역반응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지만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면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열이 나거나 이런 게 안 생기냐, 그건 판단할 수 없고 그런 반응이 없으면 건강하지 않다, 그런 반응은 건강한 사람만 나온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기석 교수 또한 젊고 건강하지 않으면 백신 접종 후에도 아프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이 아는 의학적인 상식으로는 그런 상관관계를 낸 자료는 없다고 했습니다. 정 교수는 "안 아파도 건강할 수 있고, 아파도 건강할 수 있다"면서 "아픈 거랑 건강 상태는 거의 상관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접종 후에도 아프면 건강하다는 주장은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사람들 대부분이 증상에 대한 감수성이 다를 수 있어 똑같이 열이 나거나 아프더라도 심하게 안 아프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고, 심하게 아프다고 느끼는 분도 있다"면서 통증을 건강과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 접종 후 이상반응이 크면 면역력이 좋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이상반응과 면역력과의 관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엄중식 교수는 "실제로 백신 접종자들 중화항체 검사를 해보면 이런 이상반응이 강하게 나타났던 사람이나, 아무 증상이 없던 사람이나 별 차이 없고 상관관계가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 후에 몸이 더 아프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다라는 것은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속설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상반응이 클수록 항체가 더 잘 생긴다는 말 또한 똑같이 잘못된 속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엄 교수는 "이상반응이 없어도 중화항체(바이러스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측정해 보면 높게 나오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상반응이 없다고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역시 "젊은 사람일수록 이상반응의 빈도가 올라가는 거는 젊은 사람에서 면역 반응이 좀 빠르게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기는 하다"면서도 "같은 연령대에서 증상이 심하냐, 증상이 심하지 않으냐에 따른 항체 형성은 크게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기석 교수 이상반응이 클수록 항체가 더 잘 생기고 면역력이 크다는 말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이상반응이 생기는 것과 면역력이 생기는 것은 별도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 교수는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생기는 거고, 그런 게 생겼다고 해서 면역이 더 잘 생긴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고 건강하면 확률적으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좀 더 활발하게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드시 그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이상반응 자체는 건강 상태나 항체 형성, 면역력 등과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관계가 있다는 주장의 의학적인 근거도 미흡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잘못된 속설이 유포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접종 후기를 남기는 분들이 사실은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한 접근성이 좋은 분들이기에 경험담들이 많이 공유되면서 실제 빈도보다 좀 더 잘 보이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 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취재지원 : 조성하 인턴기자 shacho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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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코로나19 백신 맞고 많이 아프면 젊고 건강하다?
    • 입력 2021-10-18 07:01:05
    • 수정2022-02-04 03:14:52
    팩트체크K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6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40,333,027명으로 접종률은 78.6%, 2차 접종자는 32,810,280명으로 접종률은 63.9%입니다. 오늘 (18일)부터는 16~17세도 접종자 대열에 가세합니다.

접종자가 늘어나는 만큼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접종자들이 인터넷 등에 올린 후기를 보면 백신을 맞은 뒤 느끼는 통증의 빈도, 정도와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는 반응들이 눈에 띕니다. 이 이야기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SNS 등에 여러 차례 공유되며 정설처럼 유포되고 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 백신 접종 후 젊은 층의 이상반응이 더 많다?

지난 10일까지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연령대별 이상반응 의심 신고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이상반응은 접종 후 접종 부위의 발적, 통증, 부기, 근육통, 발열, 두통, 오한 등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을, 주요 이상반응은 중환자실 입원, 생명위중, 영구장애/후유증 등을 포함합니다.
출처: 질병관리청(2021년 10월 10일 기준)
접종자 전체에서 접종 10,000건당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평균 44건으로, 연령별로는 17세 이하 44건, 18~29세 51건, 30~39세 58건, 40~49세 42건, 50~59세 38건, 60~69세 48건, 70~79세 39건, 80세 이상은 2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고율은 연령별로는 30~39세가 가장 높았고 18~29세, 60~69세 순이었습니다. 대체로 39세 이하 연령대의 신고율이 40세 이상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고 70세 이상 노년층 신고율은 좀 더 낮았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 접종자들이 백신에 대한 반응 빈도가 더 많은 것으로 논문 데이터로도 나오고, 실제 접종 현장에서도 그렇게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연령대에 신고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이상반응이 많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무래도 나이가 든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에 조금 둔감한 경향이 있다"면서 통증을 느끼는 그런 감각 신경이나 이런 것들이 나이가 많이 들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들은 이상반응 의심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기에 신고된 진단의 정확성이나 백신과의 인과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경향성을 추정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백신 접종 후 많이 아프면 젊고 건강하다?

39세 이하 연령층의 이상반응 신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통증의 정도를 집계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백신 접종 후 통증의 정도와 건강 상태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20~40대가 통증을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맞냐는 질문에 "확률적으로 젊고 건강한 사람일수록 열이나 근육통이나 접종 부위의 통증과 같은 백신 접종에 나타나는 면역반응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지만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면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열이 나거나 이런 게 안 생기냐, 그건 판단할 수 없고 그런 반응이 없으면 건강하지 않다, 그런 반응은 건강한 사람만 나온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기석 교수 또한 젊고 건강하지 않으면 백신 접종 후에도 아프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이 아는 의학적인 상식으로는 그런 상관관계를 낸 자료는 없다고 했습니다. 정 교수는 "안 아파도 건강할 수 있고, 아파도 건강할 수 있다"면서 "아픈 거랑 건강 상태는 거의 상관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접종 후에도 아프면 건강하다는 주장은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사람들 대부분이 증상에 대한 감수성이 다를 수 있어 똑같이 열이 나거나 아프더라도 심하게 안 아프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고, 심하게 아프다고 느끼는 분도 있다"면서 통증을 건강과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 접종 후 이상반응이 크면 면역력이 좋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이상반응과 면역력과의 관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엄중식 교수는 "실제로 백신 접종자들 중화항체 검사를 해보면 이런 이상반응이 강하게 나타났던 사람이나, 아무 증상이 없던 사람이나 별 차이 없고 상관관계가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 후에 몸이 더 아프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다라는 것은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속설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상반응이 클수록 항체가 더 잘 생긴다는 말 또한 똑같이 잘못된 속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엄 교수는 "이상반응이 없어도 중화항체(바이러스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측정해 보면 높게 나오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상반응이 없다고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역시 "젊은 사람일수록 이상반응의 빈도가 올라가는 거는 젊은 사람에서 면역 반응이 좀 빠르게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기는 하다"면서도 "같은 연령대에서 증상이 심하냐, 증상이 심하지 않으냐에 따른 항체 형성은 크게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기석 교수 이상반응이 클수록 항체가 더 잘 생기고 면역력이 크다는 말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이상반응이 생기는 것과 면역력이 생기는 것은 별도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 교수는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생기는 거고, 그런 게 생겼다고 해서 면역이 더 잘 생긴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고 건강하면 확률적으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좀 더 활발하게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드시 그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이상반응 자체는 건강 상태나 항체 형성, 면역력 등과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관계가 있다는 주장의 의학적인 근거도 미흡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잘못된 속설이 유포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접종 후기를 남기는 분들이 사실은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한 접근성이 좋은 분들이기에 경험담들이 많이 공유되면서 실제 빈도보다 좀 더 잘 보이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 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취재지원 : 조성하 인턴기자 shacho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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