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트럭 뒤져 끼니 해결, 빈민가는 두배로…브라질 경제 위기

입력 2021.10.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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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트럭 뒤져 먹을 것 찾는 SNS 영상 '충격'…"어린아이들도 쓰레기 더미서 먹을 것 뒤져"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의 주도 포르탈레자의 부유층 동네 바이후 코코,

한 슈퍼마켓 앞 도로 에 멈춰서 있는 쓰레기 청소 트럭에 성인 대여섯 명이 거의 들어가다시피 바짝 매달려 쓰레기 더미를 파헤칩니다. 그 옆 대형 쓰레기통 앞에도 성인 서너 명이 붙어 서서 전투적으로 쓰레기 봉지들을 골라냅니다.

그런데, 환경미화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들 사이를 지나며 쓰레기를 수거해 트럭 안으로 던집니다.

우버 택시 운전사인 안드레 케이로즈가 지난달 28일 촬영한 이 동영상은 현지시간 17일부터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케이로즈는 자신의 SNS에서 "이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너무 슬픈 장면'이라면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촬영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근 슈퍼마켓 직원도 "코로나19 이후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면서 "이런 일은 거의 날마다 일어나고 있으며, 어린아이들도 쓰레기 더미에 몸을 던져 먹을 것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가격 오른 소고기 대신에 '소뼈', 이젠 공짜 아니다…10년 새 빈민가 두 배로 늘어난 브라질

얼마 전엔 브라질 중서부 쿠이아바시의 한 정육점 앞에, 소뼈와 소고기 찌꺼기를 공짜로 받으려는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선 사진이 보도됐습니다.

해당 정육점은 십여 년 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소뼈와 소고기 찌꺼기를 나눠주다가 코로나19 이후 주 3회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전부터, 가격이 오른 소고기 대신 소뼈로 국을 끓여 먹으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의 소 사육국인 브라질에서는 그동안 소고기를 사면 소뼈를 덤으로 줬지만, 이제는 소뼈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슈퍼마켓과 정육점에는 "소뼈는 판매용이지 공짜로 주는 게 아니다"라는 안내문이 속속 나붙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하루에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주민은 전국적으로 1천9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년 전 1천만 명에서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물가와 실업률이 오르고,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치면서, 브라질내 빈민가도 10년 새 배 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국립통계원(IBGE) 자료를 인용해 빈민가가 2010년 6천329곳에서 2019년에는 1만3천151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간 브라질내 전체 도시 5천570곳 가운데 빈민가가 형성된 도시는 323곳에서 734곳으로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으로 가정용 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주민들이 장작으로 불을 때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보도됐습니다.

브라질의 빈민가는 '파벨라'(favela)로 불리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집단 거주지로, 마약 밀거래 조직이 장악하는 곳이 많고 코로나19를 비롯한 방역의 사각지대로 꼽힙니다.

한편 지난달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직전인 2018년 12월에 1천270만 가구였던 극빈층이 2년 반만인 올해 6월 말 1천470만 가구로 늘어났으며, 인구 수로는 4천110만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정부 자료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브라질에서 극빈층은 1인당 월 소득 89헤알(약 1만9천 원) 이하인 가구를 말하며, 대부분 노숙생활을 하거나 판잣집에 살면서 끼니를 걱정합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추가로 280만 명 정도는 1인당 소득이 90∼178헤알(약 1만9천∼3만8천 원)에 그쳐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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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트럭 뒤져 끼니 해결, 빈민가는 두배로…브라질 경제 위기
    • 입력 2021-10-19 14:42:18
    취재K

■ 쓰레기 트럭 뒤져 먹을 것 찾는 SNS 영상 '충격'…"어린아이들도 쓰레기 더미서 먹을 것 뒤져"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의 주도 포르탈레자의 부유층 동네 바이후 코코,

한 슈퍼마켓 앞 도로 에 멈춰서 있는 쓰레기 청소 트럭에 성인 대여섯 명이 거의 들어가다시피 바짝 매달려 쓰레기 더미를 파헤칩니다. 그 옆 대형 쓰레기통 앞에도 성인 서너 명이 붙어 서서 전투적으로 쓰레기 봉지들을 골라냅니다.

그런데, 환경미화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들 사이를 지나며 쓰레기를 수거해 트럭 안으로 던집니다.

우버 택시 운전사인 안드레 케이로즈가 지난달 28일 촬영한 이 동영상은 현지시간 17일부터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케이로즈는 자신의 SNS에서 "이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너무 슬픈 장면'이라면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촬영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근 슈퍼마켓 직원도 "코로나19 이후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면서 "이런 일은 거의 날마다 일어나고 있으며, 어린아이들도 쓰레기 더미에 몸을 던져 먹을 것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가격 오른 소고기 대신에 '소뼈', 이젠 공짜 아니다…10년 새 빈민가 두 배로 늘어난 브라질

얼마 전엔 브라질 중서부 쿠이아바시의 한 정육점 앞에, 소뼈와 소고기 찌꺼기를 공짜로 받으려는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선 사진이 보도됐습니다.

해당 정육점은 십여 년 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소뼈와 소고기 찌꺼기를 나눠주다가 코로나19 이후 주 3회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전부터, 가격이 오른 소고기 대신 소뼈로 국을 끓여 먹으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의 소 사육국인 브라질에서는 그동안 소고기를 사면 소뼈를 덤으로 줬지만, 이제는 소뼈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슈퍼마켓과 정육점에는 "소뼈는 판매용이지 공짜로 주는 게 아니다"라는 안내문이 속속 나붙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하루에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주민은 전국적으로 1천9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년 전 1천만 명에서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물가와 실업률이 오르고,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치면서, 브라질내 빈민가도 10년 새 배 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국립통계원(IBGE) 자료를 인용해 빈민가가 2010년 6천329곳에서 2019년에는 1만3천151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간 브라질내 전체 도시 5천570곳 가운데 빈민가가 형성된 도시는 323곳에서 734곳으로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으로 가정용 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주민들이 장작으로 불을 때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보도됐습니다.

브라질의 빈민가는 '파벨라'(favela)로 불리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집단 거주지로, 마약 밀거래 조직이 장악하는 곳이 많고 코로나19를 비롯한 방역의 사각지대로 꼽힙니다.

한편 지난달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직전인 2018년 12월에 1천270만 가구였던 극빈층이 2년 반만인 올해 6월 말 1천470만 가구로 늘어났으며, 인구 수로는 4천110만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정부 자료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브라질에서 극빈층은 1인당 월 소득 89헤알(약 1만9천 원) 이하인 가구를 말하며, 대부분 노숙생활을 하거나 판잣집에 살면서 끼니를 걱정합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추가로 280만 명 정도는 1인당 소득이 90∼178헤알(약 1만9천∼3만8천 원)에 그쳐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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