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3에서 ‘중대위반’ 적발…광주 붕괴 사고 교훈은 어디에?

입력 2021.10.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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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의 물리적인 원인은 무리한 철거 때문이었습니다.

건물 뒤편에 과도하게 쌓아 올린 흙이 보강 작업이 안된 1층과 지하로 쏟아지며 건물을 쓰러트린 것입니다.

이후 정부는 8월 ‘해체공사 안전강화방안’과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연관 기사] 1층 바닥 붕괴가 결정적…시뮬레이션으로 본 광주철거사고

■현장 점검해보니 아직도 중대위반 수두룩

안전강화방안에 따라 법을 개정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서울 시내 현장 32곳을 점검해봤습니다.

안전점검표가 미비하거나 현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모두 69건의 위반사항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전체의 1/3에 달하는 11개 현장에서는 중대위반사항이 적발됐습니다.

해체계획서 필수작성 사항을 적지 않거나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경우입니다.

■미착공 현장에서도 부실 적발, 광주 사고 직후보다 늘어

작업 전 해체계획서가 엉터리로 작성되고, 당연하게도 현장에서는 주먹구구식으로 작업이 진행된 게 광주 사고에서 드러난 철거 현장의 민낯이었습니다.

국토부가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현장 28곳을 점검해봤습니다. 해체계획서가 엉터리로 작성된 곳이 무려 19곳이었습니다.

광주 사고 직후 16개 현장에서 16건의 해체계획서 부실이 적발된 적이 있는데, 오히려 건수가 더 늘어난 겁니다.

국토부는 중대부실이 드러난 현장에는 지자체를 통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

사고 당일 KBS 뉴스특보 방송 장면사고 당일 KBS 뉴스특보 방송 장면

■연말까지 보완책...처벌은 제대로 될까?

국토부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감리 일지 상시등록 시스템을 오늘(19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연말까지 감리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말까지 해체계획서 작성지침을 마련해 지자체가 사전검토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권고할 방침입니다.

현재 해체계획서 작성 자격 기준을 건축사나 기술사로 높이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있는데, 통과되기 이전까지의 공백을 이렇게라도 메꿔보겠다는 겁니다.

한편 따로 진행되던 광주 사고 관련 재판이 하나로 합쳐진 이후 처음 열린 어제(18일) 재판에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도급사에는 ‘주의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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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1/3에서 ‘중대위반’ 적발…광주 붕괴 사고 교훈은 어디에?
    • 입력 2021-10-19 14:47:49
    취재K

지난 6월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의 물리적인 원인은 무리한 철거 때문이었습니다.

건물 뒤편에 과도하게 쌓아 올린 흙이 보강 작업이 안된 1층과 지하로 쏟아지며 건물을 쓰러트린 것입니다.

이후 정부는 8월 ‘해체공사 안전강화방안’과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연관 기사] 1층 바닥 붕괴가 결정적…시뮬레이션으로 본 광주철거사고

■현장 점검해보니 아직도 중대위반 수두룩

안전강화방안에 따라 법을 개정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서울 시내 현장 32곳을 점검해봤습니다.

안전점검표가 미비하거나 현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모두 69건의 위반사항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전체의 1/3에 달하는 11개 현장에서는 중대위반사항이 적발됐습니다.

해체계획서 필수작성 사항을 적지 않거나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경우입니다.

■미착공 현장에서도 부실 적발, 광주 사고 직후보다 늘어

작업 전 해체계획서가 엉터리로 작성되고, 당연하게도 현장에서는 주먹구구식으로 작업이 진행된 게 광주 사고에서 드러난 철거 현장의 민낯이었습니다.

국토부가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현장 28곳을 점검해봤습니다. 해체계획서가 엉터리로 작성된 곳이 무려 19곳이었습니다.

광주 사고 직후 16개 현장에서 16건의 해체계획서 부실이 적발된 적이 있는데, 오히려 건수가 더 늘어난 겁니다.

국토부는 중대부실이 드러난 현장에는 지자체를 통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

사고 당일 KBS 뉴스특보 방송 장면
■연말까지 보완책...처벌은 제대로 될까?

국토부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감리 일지 상시등록 시스템을 오늘(19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연말까지 감리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말까지 해체계획서 작성지침을 마련해 지자체가 사전검토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권고할 방침입니다.

현재 해체계획서 작성 자격 기준을 건축사나 기술사로 높이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있는데, 통과되기 이전까지의 공백을 이렇게라도 메꿔보겠다는 겁니다.

한편 따로 진행되던 광주 사고 관련 재판이 하나로 합쳐진 이후 처음 열린 어제(18일) 재판에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도급사에는 ‘주의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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