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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피살사건 재발 막는다…신변보호 제도 대폭 보완
입력 2021.10.20 (07:00) 취재K

경찰청이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이후 '신변보호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보완해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제주에서 3주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지난 14일부터 개선된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고 어제(19일) 밝혔다.


■ 신변보호 대상자 선정의 기초자료 '체크리스트'

경찰청은 지난 7월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이후 피해자 전담경찰관과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직원 등 전국에 있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의견을 모으고, 다시 세 차례에 걸쳐 학계와 시민단체 등 외부위원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체크리스트를 보완했다.

개선된 체크리스트에는 가해자의 범죄 수사 경력과 112신고·고소·고발 이력 등 가해자의 폭력성을 기재하도록 했다.

기존 체크리스트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만 작성됐는데,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전력을 알지 못해 진술하지 못하거나, 관계 특성상 알면서도 묵인해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 경찰은 여기에 집행유예나 가석방 기간을 비롯해 가해자의 알코올과 약물남용 여부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위해로부터 취약한 장소와 상황, 평소 가해자의 언행 등도 기재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비롯해 피해자 주변 인물에 대한 위해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다. 책임성 강화를 위해 체크리스트 작성자의 이름과 부서장 확인란도 추가됐다.

경찰은 사건이 입건된 경우 체크리스트를 수사기록에 포함해 구속 등 수사 자료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강황수 제주경찰청장강황수 제주경찰청장

체크리스트에 기재된 피해자의 가장 취약한 범행 장소에 대해서도 맞춤형 순찰이 이뤄진다.

제주에서 신변보호 제도 개선을 총괄하고 있는 강황수 제주경찰청장은 "기존에는 취약한 장소나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순찰이 이뤄졌지만, 맞춤형 순찰이 이뤄지면서 오히려 순찰 시간이 줄고, 고위험대상자에 대한 집중도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원하는 순찰 시간에 다른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유를 쓰도록 해 책임성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 신변보호 내실화 방안도 '피해자 보호 계획'에 반영

제주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시행한 '신변보호 체계 내실화 방안'도 경찰청의 '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 계획'에 반영됐다.

신변보호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사건 담당 부서가 '신변보호 심사위원회'를 열어 등록 여부를 결정했는데, 그동안 회의를 열지 않고 서류로 갈음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서부경찰서, 서귀포경찰서, 제주경찰청 청문담당관실에 신변보호 심사위원회를 전담하는 '전종요원'을 배치했다.

전종요원은 신변보호 심사위를 소집하고 의결서 작성 등을 전담한다. 또 신변보호 심사 이후 이뤄진 스마트워치 지급과 작동 여부, 신변보호 CCTV 설치 등도 점검한다.


강황수 청장은 "부서 팀장, 계장, 과장, 서장 등 관리자가 신변보호 사건을 직접 챙기면서 신변보호 제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실제 내실화 방안 이후 부서별 대처도 달라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구속이 기각됐던 전과 45범 남성의 위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 자체 수사를 통해 남성을 구속했다. 이로써 피해자의 신변보호는 종결됐다. 3개월 넘게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7명에게는 경찰서 '신변보호 심사위원회'가 종결 필요성을 알린 뒤 보호를 종결했다. 심사위에 외부위원이 참여해 구체적인 종결 판단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각 지역 지구대·파출소에서는 매뉴얼에 관계없이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로 안전 여부를 묻고 있다.


■ 신변보호 대상자 오히려 '감소'

두 달 동안 신변보호 내실화 방안을 시범운영한 제주경찰청은 이 기간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직원들이 신변보호를 기각했다가 일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해 대부분을 대상자로 등록했다"며 "지금은 객관적인 판단으로 대상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보호조치에 따른 경찰력 낭비도 줄고, 스마트워치나 CCTV 설치도 정말 필요한 대상자에게 지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시범 운영 이전 도내 신변 보호 대상자는 최대 99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어제(18일) 기준 대상자는 49명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 없이 단순 불안감만으로 신변보호를 신청한 경우 ▲정신이상 및 피해망상으로 불특정인이나 이해 관계없는 자를 상대로 신변보호를 요청한 경우 ▲단순 폭행 시비인 경우 ▲가해자로부터 위해를 입은 시기가 1년 이상 경과 하거나 최근 폭행과 협박 등 아무런 피해 사례가 없는 경우 ▲수차례 분리 권고에도 가해자와 계속 동거하거나 교제하며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신변보호를 기각하고 있다.


■ 경찰 신변보호 신청은 이렇게...

경찰은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를 입을 위험성이 있는 피해자에게 일정한 심사와 절차를 거쳐 신변보호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사건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사건 담당자와 상담 후 '신변보호 신청서'를 작성해 신청할 수 있다.

진행 중인 사건 없이 바로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 또는 지구대 · 파출소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신변보호 신청서'를 작성하여 접수할 수 있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신변보호심사위원회'에서 신변보호 필요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신변보호 여부를 결정한다.

신변보호 조치 유형은 112 등록, 스마트워치 지급, 맞춤형 순찰, 신변경호, 가해자 경고, 피해자 권고, 신원정보변경, 보호시설연계, 임시숙소 제공 등이 있다.
  • 중학생 피살사건 재발 막는다…신변보호 제도 대폭 보완
    • 입력 2021-10-20 07:00:29
    취재K

경찰청이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이후 '신변보호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보완해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제주에서 3주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지난 14일부터 개선된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고 어제(19일) 밝혔다.


■ 신변보호 대상자 선정의 기초자료 '체크리스트'

경찰청은 지난 7월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이후 피해자 전담경찰관과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직원 등 전국에 있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의견을 모으고, 다시 세 차례에 걸쳐 학계와 시민단체 등 외부위원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체크리스트를 보완했다.

개선된 체크리스트에는 가해자의 범죄 수사 경력과 112신고·고소·고발 이력 등 가해자의 폭력성을 기재하도록 했다.

기존 체크리스트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만 작성됐는데,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전력을 알지 못해 진술하지 못하거나, 관계 특성상 알면서도 묵인해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 경찰은 여기에 집행유예나 가석방 기간을 비롯해 가해자의 알코올과 약물남용 여부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위해로부터 취약한 장소와 상황, 평소 가해자의 언행 등도 기재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비롯해 피해자 주변 인물에 대한 위해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다. 책임성 강화를 위해 체크리스트 작성자의 이름과 부서장 확인란도 추가됐다.

경찰은 사건이 입건된 경우 체크리스트를 수사기록에 포함해 구속 등 수사 자료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강황수 제주경찰청장강황수 제주경찰청장

체크리스트에 기재된 피해자의 가장 취약한 범행 장소에 대해서도 맞춤형 순찰이 이뤄진다.

제주에서 신변보호 제도 개선을 총괄하고 있는 강황수 제주경찰청장은 "기존에는 취약한 장소나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순찰이 이뤄졌지만, 맞춤형 순찰이 이뤄지면서 오히려 순찰 시간이 줄고, 고위험대상자에 대한 집중도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원하는 순찰 시간에 다른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유를 쓰도록 해 책임성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 신변보호 내실화 방안도 '피해자 보호 계획'에 반영

제주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시행한 '신변보호 체계 내실화 방안'도 경찰청의 '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 계획'에 반영됐다.

신변보호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사건 담당 부서가 '신변보호 심사위원회'를 열어 등록 여부를 결정했는데, 그동안 회의를 열지 않고 서류로 갈음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서부경찰서, 서귀포경찰서, 제주경찰청 청문담당관실에 신변보호 심사위원회를 전담하는 '전종요원'을 배치했다.

전종요원은 신변보호 심사위를 소집하고 의결서 작성 등을 전담한다. 또 신변보호 심사 이후 이뤄진 스마트워치 지급과 작동 여부, 신변보호 CCTV 설치 등도 점검한다.


강황수 청장은 "부서 팀장, 계장, 과장, 서장 등 관리자가 신변보호 사건을 직접 챙기면서 신변보호 제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실제 내실화 방안 이후 부서별 대처도 달라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구속이 기각됐던 전과 45범 남성의 위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 자체 수사를 통해 남성을 구속했다. 이로써 피해자의 신변보호는 종결됐다. 3개월 넘게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7명에게는 경찰서 '신변보호 심사위원회'가 종결 필요성을 알린 뒤 보호를 종결했다. 심사위에 외부위원이 참여해 구체적인 종결 판단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각 지역 지구대·파출소에서는 매뉴얼에 관계없이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로 안전 여부를 묻고 있다.


■ 신변보호 대상자 오히려 '감소'

두 달 동안 신변보호 내실화 방안을 시범운영한 제주경찰청은 이 기간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직원들이 신변보호를 기각했다가 일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해 대부분을 대상자로 등록했다"며 "지금은 객관적인 판단으로 대상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변보호 대상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보호조치에 따른 경찰력 낭비도 줄고, 스마트워치나 CCTV 설치도 정말 필요한 대상자에게 지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시범 운영 이전 도내 신변 보호 대상자는 최대 99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어제(18일) 기준 대상자는 49명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 없이 단순 불안감만으로 신변보호를 신청한 경우 ▲정신이상 및 피해망상으로 불특정인이나 이해 관계없는 자를 상대로 신변보호를 요청한 경우 ▲단순 폭행 시비인 경우 ▲가해자로부터 위해를 입은 시기가 1년 이상 경과 하거나 최근 폭행과 협박 등 아무런 피해 사례가 없는 경우 ▲수차례 분리 권고에도 가해자와 계속 동거하거나 교제하며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신변보호를 기각하고 있다.


■ 경찰 신변보호 신청은 이렇게...

경찰은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를 입을 위험성이 있는 피해자에게 일정한 심사와 절차를 거쳐 신변보호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사건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사건 담당자와 상담 후 '신변보호 신청서'를 작성해 신청할 수 있다.

진행 중인 사건 없이 바로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 또는 지구대 · 파출소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신변보호 신청서'를 작성하여 접수할 수 있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신변보호심사위원회'에서 신변보호 필요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신변보호 여부를 결정한다.

신변보호 조치 유형은 112 등록, 스마트워치 지급, 맞춤형 순찰, 신변경호, 가해자 경고, 피해자 권고, 신원정보변경, 보호시설연계, 임시숙소 제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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