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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원으로 3억’ 주식 투자 권유 문자…알고 보니 ‘먹튀’ 사기
입력 2021.10.20 (10:52) 취재K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

■ "투자 고수 '리딩' 따라 투자해 고수익 얻게 해주겠다"

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박모 씨는 지난해 가을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5천 원으로 시작해 23억 원을 만든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라'라는 투자 광고였습니다.

마침 당시 주식 투자로 얻은 여윳돈이 조금 있었던 박 씨는 추가 투자를 해보려는 마음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안내한 건 SNS 단톡방, 소위 투자 고수의 '리딩'을 따라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높은 이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한 유명 투자사이트를 모방한 사이트를 알려주며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박 씨는 이 사이트에 가입해 사이트와 연동된 본인 이름의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했습니다. 여윳돈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모아 5천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불과 몇 주 사이 투자금은 두 배로 불었습니다.

사이트상 계좌에 불어난 돈이 그대로 표시돼,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고 철썩 같이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운영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이들이 운영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

■수익금 환급 위해 '추가 수수료' 요구

박 씨는 얻은 수익을 돌려받기 위해 환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추가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해외 사이트여서 환급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든다는 명목이었습니다.

단기간에 너무 큰 수익을 올려 수사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며 환급 과정에서 수수료를 내면 이 과정을 말끔히 처리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박 씨는 수수료보다 큰 수익을 돌려받기 위해 흔쾌히 천여만 원의 수수료를 더 입금했습니다.

이렇게 투자금을 입금하고 추가 수수료까지 뜯긴 피해자가 확인된 사람만 66명, 피해액은 160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대부분 직장인이나 주부 같은 서민들이었습니다.

환급 수수료를 요구하는 SNS 메시지.환급 수수료를 요구하는 SNS 메시지.

■ '대포통장 유통책' 추적하다 투자사기 일당 실체 파악

수사는 수년 동안 대포통장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유통한 30대 남성을 추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남성은 대포통장을 만든 등의 혐의로 수년 동안 수배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1년 넘게 이 남성을 추적하면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의 돈을 가로채고 있는 일당의 존재를 파악했습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고수익 투자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다량 발송했습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답이 오면 SNS 단톡방 등을 통해 해외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수십 개의 대포통장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받았습니다.

받은 투자금은 금액 그대로 가짜 사이트상에 충전됐고, 실시간으로 수익률을 표시해줬습니다.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1,000%의 수익률. 3천만 원을 투자했더니 3억 원이 된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계좌에 돈이 불어나는 순간순간을 피해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큰 수익을 얻고 있다고 믿어 수차례에 나눠 2억 5천만 원을 입금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 국내 인출조직 36명 붙잡아 13명 구속

대포통장 전문가답게 허위 법인을 여러 개 만들기도 했습니다. 통장 만들기가 어려워진 요즘 법인은 통장을 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국내 인출 조직입니다. 36명이 검거돼 13명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인출 총책과 인출책, 현금 관리와 운반책, 대포통장 관리책 등으로 나눠 전국을 누비며 활동했습니다.

경찰이 밝힌 이들의 부당이익은 4억 원대. 나머지 돈은 해외에서 가짜 사이트를 운영한 해외총책 등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입니다.


■ '고수익 유혹 투자 권유 메시지'는 사기 우려 커

이 사건을 수사한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김용일 대장과 진재원 수사관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수익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더라도 거기에 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유혹하는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나 SNS가 많이 돌고 있는데, 사기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3천만 원으로 3억’ 주식 투자 권유 문자…알고 보니 ‘먹튀’ 사기
    • 입력 2021-10-20 10:52:55
    취재K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

■ "투자 고수 '리딩' 따라 투자해 고수익 얻게 해주겠다"

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박모 씨는 지난해 가을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5천 원으로 시작해 23억 원을 만든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라'라는 투자 광고였습니다.

마침 당시 주식 투자로 얻은 여윳돈이 조금 있었던 박 씨는 추가 투자를 해보려는 마음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안내한 건 SNS 단톡방, 소위 투자 고수의 '리딩'을 따라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높은 이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한 유명 투자사이트를 모방한 사이트를 알려주며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박 씨는 이 사이트에 가입해 사이트와 연동된 본인 이름의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했습니다. 여윳돈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모아 5천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불과 몇 주 사이 투자금은 두 배로 불었습니다.

사이트상 계좌에 불어난 돈이 그대로 표시돼,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고 철썩 같이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운영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이들이 운영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

■수익금 환급 위해 '추가 수수료' 요구

박 씨는 얻은 수익을 돌려받기 위해 환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추가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해외 사이트여서 환급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든다는 명목이었습니다.

단기간에 너무 큰 수익을 올려 수사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며 환급 과정에서 수수료를 내면 이 과정을 말끔히 처리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박 씨는 수수료보다 큰 수익을 돌려받기 위해 흔쾌히 천여만 원의 수수료를 더 입금했습니다.

이렇게 투자금을 입금하고 추가 수수료까지 뜯긴 피해자가 확인된 사람만 66명, 피해액은 160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대부분 직장인이나 주부 같은 서민들이었습니다.

환급 수수료를 요구하는 SNS 메시지.환급 수수료를 요구하는 SNS 메시지.

■ '대포통장 유통책' 추적하다 투자사기 일당 실체 파악

수사는 수년 동안 대포통장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유통한 30대 남성을 추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남성은 대포통장을 만든 등의 혐의로 수년 동안 수배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1년 넘게 이 남성을 추적하면서 가짜 해외 투자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의 돈을 가로채고 있는 일당의 존재를 파악했습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고수익 투자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다량 발송했습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답이 오면 SNS 단톡방 등을 통해 해외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수십 개의 대포통장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받았습니다.

받은 투자금은 금액 그대로 가짜 사이트상에 충전됐고, 실시간으로 수익률을 표시해줬습니다.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1,000%의 수익률. 3천만 원을 투자했더니 3억 원이 된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계좌에 돈이 불어나는 순간순간을 피해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큰 수익을 얻고 있다고 믿어 수차례에 나눠 2억 5천만 원을 입금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 국내 인출조직 36명 붙잡아 13명 구속

대포통장 전문가답게 허위 법인을 여러 개 만들기도 했습니다. 통장 만들기가 어려워진 요즘 법인은 통장을 쉽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국내 인출 조직입니다. 36명이 검거돼 13명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인출 총책과 인출책, 현금 관리와 운반책, 대포통장 관리책 등으로 나눠 전국을 누비며 활동했습니다.

경찰이 밝힌 이들의 부당이익은 4억 원대. 나머지 돈은 해외에서 가짜 사이트를 운영한 해외총책 등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입니다.


■ '고수익 유혹 투자 권유 메시지'는 사기 우려 커

이 사건을 수사한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김용일 대장과 진재원 수사관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수익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더라도 거기에 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유혹하는 투자 권유 문자메시지나 SNS가 많이 돌고 있는데, 사기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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