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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립대’ 경북대 합격생 86% 입학 포기
입력 2021.10.20 (14:23) 취재K

부산대와 경북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입니다.

지역 인재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줘, 졸업 후 이들이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대학들의 위상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 합격생 10명 중 8명이 입학 포기

경북대학교의 2021학년 신입생 모집 인원은 5, 018명. 그런데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학생 수가 무려 4,36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서를 여러 곳에 접수한 뒤, 다른 학교에 진학한 합격생이 무려 86%가 넘어 10명 중 8명에 달한다는 겁니다.

특히 상주캠퍼스에 있는 과학기술대학과 생태환경대학, 대구 캠퍼스의 자연과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은 입학 정원보다도 더 많은 포기자가 나왔습니다.

출처.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위원실출처.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위원실

상황은 부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대는 2021학년 모집 인원이 4,567명이었는데, 이중 합격생 3,825명이 입학을 포기하고 다른 학교로 진학했습니다. 문제는 입학 포기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대와 경북대 모두 2016년 각각 47.7%, 58.1%였는데 5년 만에 30% 정도 올라 83.7%, 86.9%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만 10% 정도 올랐습니다.


비단 부산대, 경북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남대는 입학 포기율이 120.4%, 충남대는 111.8%, 강원대는 146.1%를 기록했습니다. 신입생이 모두 추가 합격자들로 채워진 겁니다.

입학 포기율은 물론이고, 신입생 자퇴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전국 9개 거점국립대에 입학하고도 곧바로 자퇴한 신입생이 무려 2,404명에 달한 겁니다.

■ '수도권 집중화'라는 구조적 문제

국립대 입학을 포기한 학생들은 대부분 '인서울 대학'으로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원서 6장, 정시에선 원서 3장을 쓸 수 있는데요.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학에 모두 원서를 넣고 두 곳 모두 합격해, 수도권 대학 입학을 결정한 겁니다.


지역 인재들은 왜 자기 지역이 아니라,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걸까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역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역 국립대학을 졸업해도 어차피 지역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애초에 수도권 대학으로 가자는 겁니다.

실제 대구와 부산에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심각한 지역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심각한 지역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재정 역시, 수도권 대학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서울대와 경북대를 단순 비교하자면, 경북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38.4%에 불과합니다.
(서울대 (4,827만 원) / 부산대(1,920만 원) / 경북대 (1,853만 원)

수도권 집중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지역 국립대 위상 하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책 마련 절실

지역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모두 서울로 올라가는 상황, 지역 국립대 위기는 곧 지역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 대학이 지역 경제와 산업, 일자리와 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든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초과학과 인문 분야에 그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국립대학이 기초학문 교육을 강화해 수준 높은 지역 인재를 양성토록 하자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립대의 기초 과학과 인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조언한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립대의 기초 과학과 인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또 각 국립대의 가장 우수한 수업은 물론 각종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난 곁가지 대책일 뿐입니다. 본질은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해야 하는 거겠죠.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생존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위기의 국립대’ 경북대 합격생 86% 입학 포기
    • 입력 2021-10-20 14:23:29
    취재K

부산대와 경북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입니다.

지역 인재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줘, 졸업 후 이들이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대학들의 위상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 합격생 10명 중 8명이 입학 포기

경북대학교의 2021학년 신입생 모집 인원은 5, 018명. 그런데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학생 수가 무려 4,36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서를 여러 곳에 접수한 뒤, 다른 학교에 진학한 합격생이 무려 86%가 넘어 10명 중 8명에 달한다는 겁니다.

특히 상주캠퍼스에 있는 과학기술대학과 생태환경대학, 대구 캠퍼스의 자연과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은 입학 정원보다도 더 많은 포기자가 나왔습니다.

출처.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위원실출처.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위원실

상황은 부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대는 2021학년 모집 인원이 4,567명이었는데, 이중 합격생 3,825명이 입학을 포기하고 다른 학교로 진학했습니다. 문제는 입학 포기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대와 경북대 모두 2016년 각각 47.7%, 58.1%였는데 5년 만에 30% 정도 올라 83.7%, 86.9%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만 10% 정도 올랐습니다.


비단 부산대, 경북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남대는 입학 포기율이 120.4%, 충남대는 111.8%, 강원대는 146.1%를 기록했습니다. 신입생이 모두 추가 합격자들로 채워진 겁니다.

입학 포기율은 물론이고, 신입생 자퇴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전국 9개 거점국립대에 입학하고도 곧바로 자퇴한 신입생이 무려 2,404명에 달한 겁니다.

■ '수도권 집중화'라는 구조적 문제

국립대 입학을 포기한 학생들은 대부분 '인서울 대학'으로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원서 6장, 정시에선 원서 3장을 쓸 수 있는데요.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학에 모두 원서를 넣고 두 곳 모두 합격해, 수도권 대학 입학을 결정한 겁니다.


지역 인재들은 왜 자기 지역이 아니라,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걸까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역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역 국립대학을 졸업해도 어차피 지역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애초에 수도권 대학으로 가자는 겁니다.

실제 대구와 부산에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심각한 지역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심각한 지역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재정 역시, 수도권 대학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서울대와 경북대를 단순 비교하자면, 경북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38.4%에 불과합니다.
(서울대 (4,827만 원) / 부산대(1,920만 원) / 경북대 (1,853만 원)

수도권 집중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지역 국립대 위상 하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책 마련 절실

지역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모두 서울로 올라가는 상황, 지역 국립대 위기는 곧 지역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 대학이 지역 경제와 산업, 일자리와 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든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초과학과 인문 분야에 그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국립대학이 기초학문 교육을 강화해 수준 높은 지역 인재를 양성토록 하자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립대의 기초 과학과 인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조언한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립대의 기초 과학과 인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또 각 국립대의 가장 우수한 수업은 물론 각종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난 곁가지 대책일 뿐입니다. 본질은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해야 하는 거겠죠.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생존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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