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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한파]② 올겨울, 얼마나 추울까?…북극 얼음 다 녹으면 극한 기후 ‘일상’
입력 2021.10.21 (06:05) 취재K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강력한 한파에 한강이 스케이트장처럼 변할 정도였습니다. 1월 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8.6도로 20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온난화로 겨울 추위가 사라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갑작스런 한파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셈입니다.

북극 상공에 머물러있던 영하 50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곧장 밀려온 것이 원인이었는데요. 지난겨울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의 영향으로 극 주변을 도는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것이 한파의 원인이었습니다.

■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추운 날씨' 계속

올해는 북극의 얼음이 덜 녹았는데도 불구하고 여름부터 쌓인 엄청난 냉기가 갑자기 쏟아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늦은 폭염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파가 시작됐으니 말이죠.

[연관기사] [이상 한파]① 한·중·일 얼려버린 ‘북극 한기’…차곡차곡 쌓이다 ‘폭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04767

북극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상청은 11월과 12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운 날이 많을 거란 얘기인데요. 특히, 기온의 변동 폭도 크겠습니다.

기상청 3개월 전망기상청 3개월 전망

■ '추운 겨울'이 온다!…'장기 한파' 가능성

기상청의 겨울철 전망은 보통 11월에 발표되기 때문에 아직은 이른데요. 그러나 올겨울 역시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올가을 북극 바다의 얼음이 전반적으로 적게 녹긴 했지만,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는 바렌츠-카라해와 동시베리아해는 예외였습니다. 올여름 시베리아에서 기록적인 산불이 잇따르면서 뜨거운 열기가 축적됐고 바렌츠-카라해와 동시베리아해의 얼음은 많이 녹아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지난달 중순 최저치에 도달한 얼음 면적이 지금은 서서히 늘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초겨울까지 이 지역의 얼음이 얼지 않을 가능성이 커 겨울 몬순(계절풍)을 강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겨울로 접어들어도 북극의 얼음이 얼지 않게 되면 북극 주변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고기압이 정체하는 '우랄 블로킹'이 나타나는데요. 북극의 한기를 고기압이 실어내리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장기 한파를 몰고 오는 원인이 됩니다.


올겨울 강추위 가능성에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에너지 수요 폭증'입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위드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억제돼있던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CNN은 지난달 말 기준 천연가스 가격이 12개월 전보다 180% 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추운 겨울까지 닥치면 에너지 가격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역시 최근 이른 한파로 난방과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올겨울 국가 전력망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 온난화인데 '겨울 강추위', 왜?

온난화가 가속화되자 기후학자들은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고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겨울철 평균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는 추세는 맞았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온화해지는 겨울의 테두리 안에서 극단적인 한파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아무리 겨울이 짧아져도 초겨울 추위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금은 우세합니다.


온난화 추세 속에 1980년대 후반부터 동아시아 겨울 몬순은 약화 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겨울이 찾아오고 한강이 얼지 않는 해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부터 혹독한 겨울이 자주 찾아오고 있습니다. 극한적인 한파의 강도 역시 오히려 강해진 겁니다. 원인은 '음(-)의 북극진동(AO) 지수'와 함께 북극 상공 성층권의 기온 상승, 우랄 블로킹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 북극 얼음 30년 안에 다 녹으면?

정리하면 지구의 기온이 오르며 눈과 얼음으로 덮인 북극의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 얘기치 못한 극한 한파가 잦아진 겁니다.

지난 8월 발표된 IPCC 6차 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북극에 닥칠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북극의 얼음이 2050년이 되기 전, 그러니까 30년 안에 최소 한 번은 모두 녹을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암울한 점은 탄소 배출량이 적든, 많은 관계없이 모든 시나리오에서 공통된 모의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북극 얼음의 면적보다는 '다년생 얼음'의 분포를 보면 북극의 얼음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붉게 보이는 4년 이상 된 얼음의 분포는 점점 줄어들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1년생 얼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극 얼음의 건강성이 이렇게 약해진 만큼 북극 얼음이 완전히 녹아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극 얼음이 다 녹으면 우리나라 겨울에는 극한적인 한파가 잦아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북극의 입김이 거세지며 폭염도 지금보다 더 잦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8년 한 달 넘게 지속된 장기 폭염의 원인은 북극의 온난화로 인한 대기 정체였습니다.

북극의 '나비효과'가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멀리 있는 북극이지만 북극의 온난화로 인한 극한 기후가 점점 우리의 일상으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 [이상 한파]② 올겨울, 얼마나 추울까?…북극 얼음 다 녹으면 극한 기후 ‘일상’
    • 입력 2021-10-21 06:05:58
    취재K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강력한 한파에 한강이 스케이트장처럼 변할 정도였습니다. 1월 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8.6도로 20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온난화로 겨울 추위가 사라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갑작스런 한파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셈입니다.

북극 상공에 머물러있던 영하 50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곧장 밀려온 것이 원인이었는데요. 지난겨울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의 영향으로 극 주변을 도는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것이 한파의 원인이었습니다.

■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추운 날씨' 계속

올해는 북극의 얼음이 덜 녹았는데도 불구하고 여름부터 쌓인 엄청난 냉기가 갑자기 쏟아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늦은 폭염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파가 시작됐으니 말이죠.

[연관기사] [이상 한파]① 한·중·일 얼려버린 ‘북극 한기’…차곡차곡 쌓이다 ‘폭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04767

북극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상청은 11월과 12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운 날이 많을 거란 얘기인데요. 특히, 기온의 변동 폭도 크겠습니다.

기상청 3개월 전망기상청 3개월 전망

■ '추운 겨울'이 온다!…'장기 한파' 가능성

기상청의 겨울철 전망은 보통 11월에 발표되기 때문에 아직은 이른데요. 그러나 올겨울 역시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올가을 북극 바다의 얼음이 전반적으로 적게 녹긴 했지만,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는 바렌츠-카라해와 동시베리아해는 예외였습니다. 올여름 시베리아에서 기록적인 산불이 잇따르면서 뜨거운 열기가 축적됐고 바렌츠-카라해와 동시베리아해의 얼음은 많이 녹아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지난달 중순 최저치에 도달한 얼음 면적이 지금은 서서히 늘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초겨울까지 이 지역의 얼음이 얼지 않을 가능성이 커 겨울 몬순(계절풍)을 강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겨울로 접어들어도 북극의 얼음이 얼지 않게 되면 북극 주변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고기압이 정체하는 '우랄 블로킹'이 나타나는데요. 북극의 한기를 고기압이 실어내리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장기 한파를 몰고 오는 원인이 됩니다.


올겨울 강추위 가능성에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에너지 수요 폭증'입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위드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억제돼있던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CNN은 지난달 말 기준 천연가스 가격이 12개월 전보다 180% 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추운 겨울까지 닥치면 에너지 가격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역시 최근 이른 한파로 난방과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올겨울 국가 전력망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 온난화인데 '겨울 강추위', 왜?

온난화가 가속화되자 기후학자들은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고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겨울철 평균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는 추세는 맞았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온화해지는 겨울의 테두리 안에서 극단적인 한파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아무리 겨울이 짧아져도 초겨울 추위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금은 우세합니다.


온난화 추세 속에 1980년대 후반부터 동아시아 겨울 몬순은 약화 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겨울이 찾아오고 한강이 얼지 않는 해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부터 혹독한 겨울이 자주 찾아오고 있습니다. 극한적인 한파의 강도 역시 오히려 강해진 겁니다. 원인은 '음(-)의 북극진동(AO) 지수'와 함께 북극 상공 성층권의 기온 상승, 우랄 블로킹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 북극 얼음 30년 안에 다 녹으면?

정리하면 지구의 기온이 오르며 눈과 얼음으로 덮인 북극의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 얘기치 못한 극한 한파가 잦아진 겁니다.

지난 8월 발표된 IPCC 6차 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북극에 닥칠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북극의 얼음이 2050년이 되기 전, 그러니까 30년 안에 최소 한 번은 모두 녹을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암울한 점은 탄소 배출량이 적든, 많은 관계없이 모든 시나리오에서 공통된 모의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북극 얼음의 면적보다는 '다년생 얼음'의 분포를 보면 북극의 얼음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붉게 보이는 4년 이상 된 얼음의 분포는 점점 줄어들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1년생 얼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극 얼음의 건강성이 이렇게 약해진 만큼 북극 얼음이 완전히 녹아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극 얼음이 다 녹으면 우리나라 겨울에는 극한적인 한파가 잦아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북극의 입김이 거세지며 폭염도 지금보다 더 잦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8년 한 달 넘게 지속된 장기 폭염의 원인은 북극의 온난화로 인한 대기 정체였습니다.

북극의 '나비효과'가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멀리 있는 북극이지만 북극의 온난화로 인한 극한 기후가 점점 우리의 일상으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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