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도입 5년 차 제주 버스 준공영제 실태는?
입력 2021.10.21 (19:35)
수정 2021.10.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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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입 5년 차를 맞은 제주 버스준공영제 운영 실태를 알아본 기획뉴스, 이 시간을 통해 8차례에 걸쳐 보도해드렸는데요.
관련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버스 준공영제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뭡니까?
[기자]
버스 준공영제 비용은 커지는데 이용객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 대중교통 버스 이용객은 5천3십만 명 수준이었는데요,
준공영제 도입 전보다 오히려 6백만 명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인데요.
지난해가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버스 공급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턱없이 적다는 건 교통 데이터로 드러납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교통 카드 이용객 현황을 보면요.
도내 버스 노선 10개 노선 중 1개 노선 꼴로 승객이 4명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객 4명이면 일반 택시 좌석으로도 대체 가능한 수준인 건데요.
승객이 10명도 채 안 된 노선은 전체 170개 노선 가운데 57개 노선으로 33%를 차지했습니다.
버스 노선 3개 중 1개는 1번 운행할 때 10명도 채 안 탔다는 겁니다.
[앵커]
이처럼 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면 대중교통 활성화 목표와는 멀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취지는 대중교통 활성화이죠.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끌어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알아보는 국가 통계 지표 중에 하나로 수송 분담률이 있는데요.
승용차와 택시, 버스 등 각 교통 수단의 여객 수송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버스 수송분담률은 14% 수준인데요.
여기에 전세 버스 등을 빼고 노선 버스만 살펴보면 절반 수준인 7%대로 떨어집니다.
반면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8%대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중교통 이용은 지지부진한데 준공영제에 보조금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여전히 1년에 천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거죠?
[기자]
네, 거리를 지나실 때 승객 한 명 없는 텅 빈 버스 자주 보실텐데요.
빈 버스 운행으로 생긴 적자 즉, 손실금을 제주도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겁니다.
특히 제주도는 준공영제 도입과 함께 도내 버스 대수를 3백 대 넘게 늘렸는데요.
지난 2015년 기준 4백여 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대형버스 한 대를 1년간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 원을 웃도는데요.
이중 1억 3천만 원 가량이 세금으로 보전됐습니다.
제주도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버스 3백여 대를 늘렸다고 앞서 설명해 드렸죠.
이용객 수는 늘지 않았는데 수백 대 증차한 버스 운영비용도 감당해야 해, 매년 천억 원대의 재정지원이 드는 겁니다.
[앵커]
1년에 천억 원이라는 버스 업체 보조금 총액만 강조돼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버스 이용객이 늘면 재정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버스 요금으로 거둬들이는 운송수입금이 늘면 그만큼 재정지원을 덜 할 수 있겠죠.
걱정인 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볼 때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더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겁니다.
준공영제를 제일 처음 도입한 서울시 사례를 살펴보면요.
준공영제 다음 해인 2005년 2천2백억 원을 투입했고요,
지난해에는 무려 3배가 는 6천6백억 원의 운송 적자가 발생해,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서울시가 은행 대출을 받아 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형편인데요.
누적 대출액은 1조 5천억 원, 대출 이자 비용만 290억 원 이상입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대출을 받아 준공영제 예산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자체가 빚을 내서 버스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상황이라니 걱정인데요.
제주도 역시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와 부산시에 비교하면 제주도 지방세수는 현격히 적죠.
지난해 제주도 지방세 수입이 1조 6천억 원인데요.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한 해 거둬들인 지방세 수입의 6%를 차지합니다.
그나마도 최근 몇 년 새 지방세 수입이 늘어서 비중이 6%인 건데요.
버스 재정지원금 70% 이상이 인건비인데, 해마다 상승하는 인건비를 고려할 때 예산 소요액은 앞으로도 커지겠죠.
특히 국비 없이 100% 지방비라는 점도 지방재정의 부담 요소 중 하납니다.
[앵커]
이러한 지방 재정부담 우려까지도 제주도가 충분히 고민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도 도입 전 충분한 공론화 논의는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준공영제 도입 직후였던 2017년, 제주도와 도의회 사이 준공영제와 관련해 도정질문 자리에서 설전이 빚어졌습니다.
당시 안창남 의원 등은 과도한 재정 부담이 빚어지는 사안인만큼 버스 준공영제 협약 전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겨 조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문제없다며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안창남/도의원 : "조례에 '과도한 재정 부담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원희룡/당시 제주도지사 : "과도한 재정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원님과 우리 도 사이 견해차가 있는 겁니다."]
당시 논쟁 사안은 또 있었습니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방재정법을 어겼다는 위법성 문제도 도의회에서 제기됐는데요.
제주도는 당시 문제없다는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뒀다면서 행안부 답변서를 내보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주도 담당 부서 직원이 국민신문고에 남긴 민원 질의에 대한 온라인 답변을 인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도의회는 입법정책관 등 5명의 법률가에게 위법하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제주도의 반박 근거는 행안부 주무관의 온라인 민원 답변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러한 설전에도 당시 본회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버스준공영제 추진에 따른 제주도지사의 위법 행위를 감사해달라는 감사원 감사 요청안이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1표 차로 부결된 겁니다.
이로써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둘러싼 제주도와 의회 간 충돌은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뒤 버스 준공영제로 인한 재정 부담 지적은 반복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도 대책을 내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 평가 용역을 맡기기로 했는데요.
이르면 이달 중에 업체를 선정해 내년 7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절감 방안과 노선 조정 개선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인데요.
용역 과업 중에는 버스 요금 체계 개선도 포함돼 있습니다.
제주도는 앞서 버스 요금 인상안을 살피는 용역을 2년 전에도 맡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진되지 않았는데요.
우선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스 요금 인상 논의는 조금 늦춰진 셈입니다.
1년에 천억 원의 적자가 나는 기존 버스 노선도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유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앵커]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의 공공성과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를 위해 제주도가 어떤 대책을 추진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촬영기자:허수곤
도입 5년 차를 맞은 제주 버스준공영제 운영 실태를 알아본 기획뉴스, 이 시간을 통해 8차례에 걸쳐 보도해드렸는데요.
관련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버스 준공영제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뭡니까?
[기자]
버스 준공영제 비용은 커지는데 이용객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 대중교통 버스 이용객은 5천3십만 명 수준이었는데요,
준공영제 도입 전보다 오히려 6백만 명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인데요.
지난해가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버스 공급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턱없이 적다는 건 교통 데이터로 드러납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교통 카드 이용객 현황을 보면요.
도내 버스 노선 10개 노선 중 1개 노선 꼴로 승객이 4명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객 4명이면 일반 택시 좌석으로도 대체 가능한 수준인 건데요.
승객이 10명도 채 안 된 노선은 전체 170개 노선 가운데 57개 노선으로 33%를 차지했습니다.
버스 노선 3개 중 1개는 1번 운행할 때 10명도 채 안 탔다는 겁니다.
[앵커]
이처럼 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면 대중교통 활성화 목표와는 멀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취지는 대중교통 활성화이죠.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끌어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알아보는 국가 통계 지표 중에 하나로 수송 분담률이 있는데요.
승용차와 택시, 버스 등 각 교통 수단의 여객 수송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버스 수송분담률은 14% 수준인데요.
여기에 전세 버스 등을 빼고 노선 버스만 살펴보면 절반 수준인 7%대로 떨어집니다.
반면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8%대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중교통 이용은 지지부진한데 준공영제에 보조금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여전히 1년에 천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거죠?
[기자]
네, 거리를 지나실 때 승객 한 명 없는 텅 빈 버스 자주 보실텐데요.
빈 버스 운행으로 생긴 적자 즉, 손실금을 제주도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겁니다.
특히 제주도는 준공영제 도입과 함께 도내 버스 대수를 3백 대 넘게 늘렸는데요.
지난 2015년 기준 4백여 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대형버스 한 대를 1년간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 원을 웃도는데요.
이중 1억 3천만 원 가량이 세금으로 보전됐습니다.
제주도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버스 3백여 대를 늘렸다고 앞서 설명해 드렸죠.
이용객 수는 늘지 않았는데 수백 대 증차한 버스 운영비용도 감당해야 해, 매년 천억 원대의 재정지원이 드는 겁니다.
[앵커]
1년에 천억 원이라는 버스 업체 보조금 총액만 강조돼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버스 이용객이 늘면 재정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버스 요금으로 거둬들이는 운송수입금이 늘면 그만큼 재정지원을 덜 할 수 있겠죠.
걱정인 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볼 때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더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겁니다.
준공영제를 제일 처음 도입한 서울시 사례를 살펴보면요.
준공영제 다음 해인 2005년 2천2백억 원을 투입했고요,
지난해에는 무려 3배가 는 6천6백억 원의 운송 적자가 발생해,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서울시가 은행 대출을 받아 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형편인데요.
누적 대출액은 1조 5천억 원, 대출 이자 비용만 290억 원 이상입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대출을 받아 준공영제 예산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자체가 빚을 내서 버스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상황이라니 걱정인데요.
제주도 역시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와 부산시에 비교하면 제주도 지방세수는 현격히 적죠.
지난해 제주도 지방세 수입이 1조 6천억 원인데요.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한 해 거둬들인 지방세 수입의 6%를 차지합니다.
그나마도 최근 몇 년 새 지방세 수입이 늘어서 비중이 6%인 건데요.
버스 재정지원금 70% 이상이 인건비인데, 해마다 상승하는 인건비를 고려할 때 예산 소요액은 앞으로도 커지겠죠.
특히 국비 없이 100% 지방비라는 점도 지방재정의 부담 요소 중 하납니다.
[앵커]
이러한 지방 재정부담 우려까지도 제주도가 충분히 고민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도 도입 전 충분한 공론화 논의는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준공영제 도입 직후였던 2017년, 제주도와 도의회 사이 준공영제와 관련해 도정질문 자리에서 설전이 빚어졌습니다.
당시 안창남 의원 등은 과도한 재정 부담이 빚어지는 사안인만큼 버스 준공영제 협약 전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겨 조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문제없다며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안창남/도의원 : "조례에 '과도한 재정 부담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원희룡/당시 제주도지사 : "과도한 재정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원님과 우리 도 사이 견해차가 있는 겁니다."]
당시 논쟁 사안은 또 있었습니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방재정법을 어겼다는 위법성 문제도 도의회에서 제기됐는데요.
제주도는 당시 문제없다는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뒀다면서 행안부 답변서를 내보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주도 담당 부서 직원이 국민신문고에 남긴 민원 질의에 대한 온라인 답변을 인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도의회는 입법정책관 등 5명의 법률가에게 위법하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제주도의 반박 근거는 행안부 주무관의 온라인 민원 답변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러한 설전에도 당시 본회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버스준공영제 추진에 따른 제주도지사의 위법 행위를 감사해달라는 감사원 감사 요청안이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1표 차로 부결된 겁니다.
이로써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둘러싼 제주도와 의회 간 충돌은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뒤 버스 준공영제로 인한 재정 부담 지적은 반복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도 대책을 내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 평가 용역을 맡기기로 했는데요.
이르면 이달 중에 업체를 선정해 내년 7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절감 방안과 노선 조정 개선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인데요.
용역 과업 중에는 버스 요금 체계 개선도 포함돼 있습니다.
제주도는 앞서 버스 요금 인상안을 살피는 용역을 2년 전에도 맡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진되지 않았는데요.
우선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스 요금 인상 논의는 조금 늦춰진 셈입니다.
1년에 천억 원의 적자가 나는 기존 버스 노선도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유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앵커]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의 공공성과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를 위해 제주도가 어떤 대책을 추진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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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0-21 19: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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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5년 차를 맞은 제주 버스준공영제 운영 실태를 알아본 기획뉴스, 이 시간을 통해 8차례에 걸쳐 보도해드렸는데요.
관련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버스 준공영제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뭡니까?
[기자]
버스 준공영제 비용은 커지는데 이용객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 대중교통 버스 이용객은 5천3십만 명 수준이었는데요,
준공영제 도입 전보다 오히려 6백만 명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인데요.
지난해가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버스 공급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턱없이 적다는 건 교통 데이터로 드러납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교통 카드 이용객 현황을 보면요.
도내 버스 노선 10개 노선 중 1개 노선 꼴로 승객이 4명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객 4명이면 일반 택시 좌석으로도 대체 가능한 수준인 건데요.
승객이 10명도 채 안 된 노선은 전체 170개 노선 가운데 57개 노선으로 33%를 차지했습니다.
버스 노선 3개 중 1개는 1번 운행할 때 10명도 채 안 탔다는 겁니다.
[앵커]
이처럼 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면 대중교통 활성화 목표와는 멀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취지는 대중교통 활성화이죠.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끌어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알아보는 국가 통계 지표 중에 하나로 수송 분담률이 있는데요.
승용차와 택시, 버스 등 각 교통 수단의 여객 수송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버스 수송분담률은 14% 수준인데요.
여기에 전세 버스 등을 빼고 노선 버스만 살펴보면 절반 수준인 7%대로 떨어집니다.
반면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8%대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중교통 이용은 지지부진한데 준공영제에 보조금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여전히 1년에 천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거죠?
[기자]
네, 거리를 지나실 때 승객 한 명 없는 텅 빈 버스 자주 보실텐데요.
빈 버스 운행으로 생긴 적자 즉, 손실금을 제주도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겁니다.
특히 제주도는 준공영제 도입과 함께 도내 버스 대수를 3백 대 넘게 늘렸는데요.
지난 2015년 기준 4백여 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대형버스 한 대를 1년간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 원을 웃도는데요.
이중 1억 3천만 원 가량이 세금으로 보전됐습니다.
제주도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버스 3백여 대를 늘렸다고 앞서 설명해 드렸죠.
이용객 수는 늘지 않았는데 수백 대 증차한 버스 운영비용도 감당해야 해, 매년 천억 원대의 재정지원이 드는 겁니다.
[앵커]
1년에 천억 원이라는 버스 업체 보조금 총액만 강조돼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버스 이용객이 늘면 재정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버스 요금으로 거둬들이는 운송수입금이 늘면 그만큼 재정지원을 덜 할 수 있겠죠.
걱정인 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볼 때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더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겁니다.
준공영제를 제일 처음 도입한 서울시 사례를 살펴보면요.
준공영제 다음 해인 2005년 2천2백억 원을 투입했고요,
지난해에는 무려 3배가 는 6천6백억 원의 운송 적자가 발생해,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서울시가 은행 대출을 받아 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형편인데요.
누적 대출액은 1조 5천억 원, 대출 이자 비용만 290억 원 이상입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대출을 받아 준공영제 예산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자체가 빚을 내서 버스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상황이라니 걱정인데요.
제주도 역시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와 부산시에 비교하면 제주도 지방세수는 현격히 적죠.
지난해 제주도 지방세 수입이 1조 6천억 원인데요.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한 해 거둬들인 지방세 수입의 6%를 차지합니다.
그나마도 최근 몇 년 새 지방세 수입이 늘어서 비중이 6%인 건데요.
버스 재정지원금 70% 이상이 인건비인데, 해마다 상승하는 인건비를 고려할 때 예산 소요액은 앞으로도 커지겠죠.
특히 국비 없이 100% 지방비라는 점도 지방재정의 부담 요소 중 하납니다.
[앵커]
이러한 지방 재정부담 우려까지도 제주도가 충분히 고민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도 도입 전 충분한 공론화 논의는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준공영제 도입 직후였던 2017년, 제주도와 도의회 사이 준공영제와 관련해 도정질문 자리에서 설전이 빚어졌습니다.
당시 안창남 의원 등은 과도한 재정 부담이 빚어지는 사안인만큼 버스 준공영제 협약 전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겨 조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문제없다며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안창남/도의원 : "조례에 '과도한 재정 부담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원희룡/당시 제주도지사 : "과도한 재정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원님과 우리 도 사이 견해차가 있는 겁니다."]
당시 논쟁 사안은 또 있었습니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방재정법을 어겼다는 위법성 문제도 도의회에서 제기됐는데요.
제주도는 당시 문제없다는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뒀다면서 행안부 답변서를 내보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주도 담당 부서 직원이 국민신문고에 남긴 민원 질의에 대한 온라인 답변을 인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도의회는 입법정책관 등 5명의 법률가에게 위법하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제주도의 반박 근거는 행안부 주무관의 온라인 민원 답변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러한 설전에도 당시 본회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버스준공영제 추진에 따른 제주도지사의 위법 행위를 감사해달라는 감사원 감사 요청안이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1표 차로 부결된 겁니다.
이로써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둘러싼 제주도와 의회 간 충돌은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뒤 버스 준공영제로 인한 재정 부담 지적은 반복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도 대책을 내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 평가 용역을 맡기기로 했는데요.
이르면 이달 중에 업체를 선정해 내년 7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절감 방안과 노선 조정 개선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인데요.
용역 과업 중에는 버스 요금 체계 개선도 포함돼 있습니다.
제주도는 앞서 버스 요금 인상안을 살피는 용역을 2년 전에도 맡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진되지 않았는데요.
우선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스 요금 인상 논의는 조금 늦춰진 셈입니다.
1년에 천억 원의 적자가 나는 기존 버스 노선도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유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앵커]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의 공공성과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를 위해 제주도가 어떤 대책을 추진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촬영기자:허수곤
도입 5년 차를 맞은 제주 버스준공영제 운영 실태를 알아본 기획뉴스, 이 시간을 통해 8차례에 걸쳐 보도해드렸는데요.
관련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버스 준공영제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뭡니까?
[기자]
버스 준공영제 비용은 커지는데 이용객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 대중교통 버스 이용객은 5천3십만 명 수준이었는데요,
준공영제 도입 전보다 오히려 6백만 명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인데요.
지난해가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버스 공급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턱없이 적다는 건 교통 데이터로 드러납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교통 카드 이용객 현황을 보면요.
도내 버스 노선 10개 노선 중 1개 노선 꼴로 승객이 4명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객 4명이면 일반 택시 좌석으로도 대체 가능한 수준인 건데요.
승객이 10명도 채 안 된 노선은 전체 170개 노선 가운데 57개 노선으로 33%를 차지했습니다.
버스 노선 3개 중 1개는 1번 운행할 때 10명도 채 안 탔다는 겁니다.
[앵커]
이처럼 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면 대중교통 활성화 목표와는 멀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 취지는 대중교통 활성화이죠.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대중교통 활성화를 이끌어냈는지는 의문입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알아보는 국가 통계 지표 중에 하나로 수송 분담률이 있는데요.
승용차와 택시, 버스 등 각 교통 수단의 여객 수송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버스 수송분담률은 14% 수준인데요.
여기에 전세 버스 등을 빼고 노선 버스만 살펴보면 절반 수준인 7%대로 떨어집니다.
반면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8%대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중교통 이용은 지지부진한데 준공영제에 보조금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여전히 1년에 천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거죠?
[기자]
네, 거리를 지나실 때 승객 한 명 없는 텅 빈 버스 자주 보실텐데요.
빈 버스 운행으로 생긴 적자 즉, 손실금을 제주도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겁니다.
특히 제주도는 준공영제 도입과 함께 도내 버스 대수를 3백 대 넘게 늘렸는데요.
지난 2015년 기준 4백여 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대형버스 한 대를 1년간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 원을 웃도는데요.
이중 1억 3천만 원 가량이 세금으로 보전됐습니다.
제주도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버스 3백여 대를 늘렸다고 앞서 설명해 드렸죠.
이용객 수는 늘지 않았는데 수백 대 증차한 버스 운영비용도 감당해야 해, 매년 천억 원대의 재정지원이 드는 겁니다.
[앵커]
1년에 천억 원이라는 버스 업체 보조금 총액만 강조돼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버스 이용객이 늘면 재정지원금이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버스 요금으로 거둬들이는 운송수입금이 늘면 그만큼 재정지원을 덜 할 수 있겠죠.
걱정인 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볼 때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더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겁니다.
준공영제를 제일 처음 도입한 서울시 사례를 살펴보면요.
준공영제 다음 해인 2005년 2천2백억 원을 투입했고요,
지난해에는 무려 3배가 는 6천6백억 원의 운송 적자가 발생해,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서울시가 은행 대출을 받아 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형편인데요.
누적 대출액은 1조 5천억 원, 대출 이자 비용만 290억 원 이상입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대출을 받아 준공영제 예산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자체가 빚을 내서 버스업체에 재정지원을 하는 상황이라니 걱정인데요.
제주도 역시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와 부산시에 비교하면 제주도 지방세수는 현격히 적죠.
지난해 제주도 지방세 수입이 1조 6천억 원인데요.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한 해 거둬들인 지방세 수입의 6%를 차지합니다.
그나마도 최근 몇 년 새 지방세 수입이 늘어서 비중이 6%인 건데요.
버스 재정지원금 70% 이상이 인건비인데, 해마다 상승하는 인건비를 고려할 때 예산 소요액은 앞으로도 커지겠죠.
특히 국비 없이 100% 지방비라는 점도 지방재정의 부담 요소 중 하납니다.
[앵커]
이러한 지방 재정부담 우려까지도 제주도가 충분히 고민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도 도입 전 충분한 공론화 논의는 부족했다고 보입니다.
준공영제 도입 직후였던 2017년, 제주도와 도의회 사이 준공영제와 관련해 도정질문 자리에서 설전이 빚어졌습니다.
당시 안창남 의원 등은 과도한 재정 부담이 빚어지는 사안인만큼 버스 준공영제 협약 전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겨 조례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문제없다며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안창남/도의원 : "조례에 '과도한 재정 부담이 소요되는 사안은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원희룡/당시 제주도지사 : "과도한 재정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원님과 우리 도 사이 견해차가 있는 겁니다."]
당시 논쟁 사안은 또 있었습니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방재정법을 어겼다는 위법성 문제도 도의회에서 제기됐는데요.
제주도는 당시 문제없다는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뒀다면서 행안부 답변서를 내보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주도 담당 부서 직원이 국민신문고에 남긴 민원 질의에 대한 온라인 답변을 인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도의회는 입법정책관 등 5명의 법률가에게 위법하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제주도의 반박 근거는 행안부 주무관의 온라인 민원 답변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러한 설전에도 당시 본회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버스준공영제 추진에 따른 제주도지사의 위법 행위를 감사해달라는 감사원 감사 요청안이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1표 차로 부결된 겁니다.
이로써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둘러싼 제주도와 의회 간 충돌은 일단락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뒤 버스 준공영제로 인한 재정 부담 지적은 반복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도 대책을 내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 평가 용역을 맡기기로 했는데요.
이르면 이달 중에 업체를 선정해 내년 7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절감 방안과 노선 조정 개선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인데요.
용역 과업 중에는 버스 요금 체계 개선도 포함돼 있습니다.
제주도는 앞서 버스 요금 인상안을 살피는 용역을 2년 전에도 맡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진되지 않았는데요.
우선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스 요금 인상 논의는 조금 늦춰진 셈입니다.
1년에 천억 원의 적자가 나는 기존 버스 노선도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유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앵커]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의 공공성과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를 위해 제주도가 어떤 대책을 추진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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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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