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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李 언제 어떻게 만날까…역대 대통령·여당 후보 만남史
입력 2021.10.22 (07:00) 수정 2021.10.22 (13:18) 취재K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여당 후보 확정 행사 직접 참석
-DJ, 노무현 후보 확정 이틀 뒤 당 지도부까지 청와대 초청
-MB, 13일 만에 박근혜 후보와 청와대서 단독 회동
-文·李, 이달 말 해외 순방 전 면담 가능성…변수는 ‘이낙연’
-대통령·여 대선 후보 만남 때마다 정치적 중립 논란 반복

'대장동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며 지사직을 유지한 채 국정감사를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감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이 후보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지 관심이 쏠립니다.

물론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다. 경선 4일 뒤였던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였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위해 17개 광역자치단체장 등과 이동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후보와 악수를 하며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러 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사진제공 : 청와대)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러 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사진제공 : 청와대)

하지만 이날 만남은 공식 면담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이 후보 측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있었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종시 행사에서 대면할 순 있겠지만 더 공식적인 면담이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특히 청와대는 "전례에 따른 검토"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와의 만남,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 현직 대통령이 여당 경선 최종일에 참석하던 시절

정부 수립 70년도 더 지났지만, 현직 대통령이 여당의 대선 후보와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된 건 불과 30년 남짓밖에 안 된 일입니다.

이승만(1~3대), 윤보선(4대), 박정희(5~9대) 전 대통령의 경우 4·19 혁명과 5·16 쿠데타, 10.26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습니다. 여당 후보를 만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최규하 대통령(10대) 역시 12.12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의 압박 속에 사임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가 나란히 선 모습은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서야 처음 볼 수 있었습니다.

1987년 6월 10일 민정당 13대 대선 후보 선출일. 노태우 후보와 전두환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87년 6월 10일 민정당 13대 대선 후보 선출일. 노태우 후보와 전두환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13대 대선 여당(민정당) 후보로 노태우 후보가 선출된 날,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직접 후보 확정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처럼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 결정 당일 현장에서 직접 축하를 하는 모습은 1992년과 1997년, 14·15대 대선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92년 5월 19일 민자당 14대 대선 후보 선출일. 김영삼 후보와 노태우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92년 5월 19일 민자당 14대 대선 후보 선출일. 김영삼 후보와 노태우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1997년 7월 21일 신한국당 15대 대선 후보로 선출일. 이회창 후보와 김영삼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97년 7월 21일 신한국당 15대 대선 후보로 선출일. 이회창 후보와 김영삼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이런 모습은 대통령이 여당 대표(총재)를 겸직하거나, 겸직하진 않더라도 사실상 청와대와 당이 '한 몸'이던 당시 정치 상황을 반영합니다. 당이 청와대에 철저하게 종속돼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 선출 현장을 찾는 모습은 1997년 15대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가 마지막이었습니다.

■ DJ, 여당 대선 후보 청와대 초청해 첫 만남

1997년 12월 15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게 져 역사상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5년 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처음 도입된 국민 경선이었고, 노무현 후보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02년 4월 27일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한 노무현 후보가 이틀 뒤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출처 : KBS 아카이브)2002년 4월 27일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한 노무현 후보가 이틀 뒤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출처 : KBS 아카이브)

후보가 확정된 건 토요일, 청와대는 이틀 뒤 월요일 노무현 후보를 청와대에 초청했습니다. 새천년민주당 지도부도 함께였습니다.

노무현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과 마주한 모습에서 예전보다 수평적으로 변한 당·청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2002년 4월 29일 청와대를 찾은 노무현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지도부(왼쪽).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오른쪽). (출처 : KBS 아카이브)2002년 4월 29일 청와대를 찾은 노무현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지도부(왼쪽).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오른쪽). (출처 : KBS 아카이브)

16대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후보,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 대선 후보와 만나지 않았습니다.

17대 대선 여당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였는데요. 경선 승리를 확정한 2007년 10월 15일 당일 노무현 대통령과 10여 분간 전화 통화만 했고, 이후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6공화국 출범 이후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와의 만남이 불발된 첫 사례였습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건 열린우리당 해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감정이 상했을 뿐 아니라 정동영 후보가 당시 지지율이 바닥이던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그해 대선에서 야당 이명박 후보에게 큰 표 차로 패배했고, 다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 13일 만인 9월 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출처 : KBS 아카이브)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 13일 만인 9월 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출처 : KBS 아카이브)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근혜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은 13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5년 뒤 다시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와의 면담은 무산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 이 후보, 청와대 방문해 문 대통령 만날 듯…지도부 동행 가능성도

앞서 청와대는 이재명 후보 측의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례'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만난 사례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만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즉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의 단독 회동 또는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만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경선에 참여했던 다른 후보들을 만날 것인지도 관심입니다. 실제 김영삼 대통령은 여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다음 날 이회창 후보와 단독 회동을 한 뒤 곧바로 이 후보와 함께 경선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들을 함께 만난 적이 있습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후보와 당 지도부를 만날 때 노 후보의 옆, 자리에는 경선에 참여했던 한화갑 대표가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신한국당 대선 후보 확정 다음 날(1997년 7월 22일) 경선에 참여했던 최병렬, 이수성, 이한동(왼쪽부터) 후보와 만나는 김영삼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신한국당 대선 후보 확정 다음 날(1997년 7월 22일) 경선에 참여했던 최병렬, 이수성, 이한동(왼쪽부터) 후보와 만나는 김영삼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 이달 말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전 면담 가능성…변수는 '이낙연'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이 후보와의 면담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두 사람의 일정을 감안한다면 이번 주말(23~24일)이나 다음 주 월요일(25일)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였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26일)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이어 이달 말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입니다.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한 것 자체가 면담을 수락한 것으로 봐도 된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설명입니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앙금'이 먼저 해소되기를 바라는 기류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대통령과의 면담보단 당내 화합이 먼저이며, 이달 말 '대통령 해외 순방'이라는 '데드라인(deadline : 마감)'에 꼭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로서는 대통령을 빨리 만나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측도 순서상으로는 이낙연 전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 못지 않게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그제(20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성사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뿐 아니라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까지 한 자리에 서게 된다면 '원팀'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에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 대통령·여당 후보 면담 때마다 반복된 정치적 중립 논란

앞서 지난 12일 청와대가 이재명 후보와의 면담 검토 사실을 공개하자 야당은 즉각 부적절한 정치 개입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만 강조하면서 특검에 선을 긋고는 이 후보의 면담 요청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런 식이라면 청와대가 이 지사에게 '살아있는 권력이자 미래권력'이라는 인증을 내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와의 면담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중립 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후보를 만났을 때 당시 야당이던 민주통합당은 회동을 두고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의 정책과 공약사항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대화가 오갔다"며 "선거 중립을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후보를 만난 날 당시 KBS 뉴스9를 보면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원칙에 따라 덕담 수준의 대화만 오갔습니다"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런 정치적 중립 논란을 피하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예 대선 후보와의 개별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의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정치적 중립 논란은 청와대나 이 후보 측 모두 넘어야 할 산입니다.
  • 文·李 언제 어떻게 만날까…역대 대통령·여당 후보 만남史
    • 입력 2021-10-22 07:00:07
    • 수정2021-10-22 13:18:44
    취재K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여당 후보 확정 행사 직접 참석<br />-DJ, 노무현 후보 확정 이틀 뒤 당 지도부까지 청와대 초청<br />-MB, 13일 만에 박근혜 후보와 청와대서 단독 회동<br />-文·李, 이달 말 해외 순방 전 면담 가능성…변수는 ‘이낙연’<br />-대통령·여 대선 후보 만남 때마다 정치적 중립 논란 반복

'대장동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며 지사직을 유지한 채 국정감사를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감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이 후보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지 관심이 쏠립니다.

물론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다. 경선 4일 뒤였던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였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위해 17개 광역자치단체장 등과 이동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후보와 악수를 하며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러 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사진제공 : 청와대)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러 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사진제공 : 청와대)

하지만 이날 만남은 공식 면담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이 후보 측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있었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종시 행사에서 대면할 순 있겠지만 더 공식적인 면담이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특히 청와대는 "전례에 따른 검토"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와의 만남,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 현직 대통령이 여당 경선 최종일에 참석하던 시절

정부 수립 70년도 더 지났지만, 현직 대통령이 여당의 대선 후보와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된 건 불과 30년 남짓밖에 안 된 일입니다.

이승만(1~3대), 윤보선(4대), 박정희(5~9대) 전 대통령의 경우 4·19 혁명과 5·16 쿠데타, 10.26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습니다. 여당 후보를 만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최규하 대통령(10대) 역시 12.12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의 압박 속에 사임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가 나란히 선 모습은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서야 처음 볼 수 있었습니다.

1987년 6월 10일 민정당 13대 대선 후보 선출일. 노태우 후보와 전두환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87년 6월 10일 민정당 13대 대선 후보 선출일. 노태우 후보와 전두환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13대 대선 여당(민정당) 후보로 노태우 후보가 선출된 날,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직접 후보 확정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처럼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 결정 당일 현장에서 직접 축하를 하는 모습은 1992년과 1997년, 14·15대 대선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92년 5월 19일 민자당 14대 대선 후보 선출일. 김영삼 후보와 노태우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92년 5월 19일 민자당 14대 대선 후보 선출일. 김영삼 후보와 노태우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1997년 7월 21일 신한국당 15대 대선 후보로 선출일. 이회창 후보와 김영삼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1997년 7월 21일 신한국당 15대 대선 후보로 선출일. 이회창 후보와 김영삼 당시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이런 모습은 대통령이 여당 대표(총재)를 겸직하거나, 겸직하진 않더라도 사실상 청와대와 당이 '한 몸'이던 당시 정치 상황을 반영합니다. 당이 청와대에 철저하게 종속돼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 선출 현장을 찾는 모습은 1997년 15대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가 마지막이었습니다.

■ DJ, 여당 대선 후보 청와대 초청해 첫 만남

1997년 12월 15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게 져 역사상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5년 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처음 도입된 국민 경선이었고, 노무현 후보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02년 4월 27일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한 노무현 후보가 이틀 뒤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출처 : KBS 아카이브)2002년 4월 27일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한 노무현 후보가 이틀 뒤 청와대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출처 : KBS 아카이브)

후보가 확정된 건 토요일, 청와대는 이틀 뒤 월요일 노무현 후보를 청와대에 초청했습니다. 새천년민주당 지도부도 함께였습니다.

노무현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과 마주한 모습에서 예전보다 수평적으로 변한 당·청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2002년 4월 29일 청와대를 찾은 노무현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지도부(왼쪽).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오른쪽). (출처 : KBS 아카이브)2002년 4월 29일 청와대를 찾은 노무현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지도부(왼쪽).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오른쪽). (출처 : KBS 아카이브)

16대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후보,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 대선 후보와 만나지 않았습니다.

17대 대선 여당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였는데요. 경선 승리를 확정한 2007년 10월 15일 당일 노무현 대통령과 10여 분간 전화 통화만 했고, 이후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6공화국 출범 이후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와의 만남이 불발된 첫 사례였습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건 열린우리당 해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감정이 상했을 뿐 아니라 정동영 후보가 당시 지지율이 바닥이던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그해 대선에서 야당 이명박 후보에게 큰 표 차로 패배했고, 다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 13일 만인 9월 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출처 : KBS 아카이브)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 13일 만인 9월 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출처 : KBS 아카이브)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근혜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은 13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5년 뒤 다시 현직 대통령과 여당 후보와의 면담은 무산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 이 후보, 청와대 방문해 문 대통령 만날 듯…지도부 동행 가능성도

앞서 청와대는 이재명 후보 측의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례'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만난 사례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만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즉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의 단독 회동 또는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만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경선에 참여했던 다른 후보들을 만날 것인지도 관심입니다. 실제 김영삼 대통령은 여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다음 날 이회창 후보와 단독 회동을 한 뒤 곧바로 이 후보와 함께 경선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들을 함께 만난 적이 있습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후보와 당 지도부를 만날 때 노 후보의 옆, 자리에는 경선에 참여했던 한화갑 대표가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신한국당 대선 후보 확정 다음 날(1997년 7월 22일) 경선에 참여했던 최병렬, 이수성, 이한동(왼쪽부터) 후보와 만나는 김영삼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신한국당 대선 후보 확정 다음 날(1997년 7월 22일) 경선에 참여했던 최병렬, 이수성, 이한동(왼쪽부터) 후보와 만나는 김영삼 대통령. (출처 : KBS 아카이브)

■ 이달 말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전 면담 가능성…변수는 '이낙연'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이 후보와의 면담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두 사람의 일정을 감안한다면 이번 주말(23~24일)이나 다음 주 월요일(25일)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였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26일)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이어 이달 말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입니다.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한 것 자체가 면담을 수락한 것으로 봐도 된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설명입니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앙금'이 먼저 해소되기를 바라는 기류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대통령과의 면담보단 당내 화합이 먼저이며, 이달 말 '대통령 해외 순방'이라는 '데드라인(deadline : 마감)'에 꼭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로서는 대통령을 빨리 만나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측도 순서상으로는 이낙연 전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 못지 않게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그제(20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성사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뿐 아니라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까지 한 자리에 서게 된다면 '원팀'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에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 대통령·여당 후보 면담 때마다 반복된 정치적 중립 논란

앞서 지난 12일 청와대가 이재명 후보와의 면담 검토 사실을 공개하자 야당은 즉각 부적절한 정치 개입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만 강조하면서 특검에 선을 긋고는 이 후보의 면담 요청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런 식이라면 청와대가 이 지사에게 '살아있는 권력이자 미래권력'이라는 인증을 내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와의 면담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중립 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후보를 만났을 때 당시 야당이던 민주통합당은 회동을 두고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의 정책과 공약사항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대화가 오갔다"며 "선거 중립을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후보를 만난 날 당시 KBS 뉴스9를 보면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원칙에 따라 덕담 수준의 대화만 오갔습니다"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런 정치적 중립 논란을 피하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예 대선 후보와의 개별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의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정치적 중립 논란은 청와대나 이 후보 측 모두 넘어야 할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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