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성김, 오늘 방한…종전선언 진전 여부 주목

입력 2021.10.23 (08:01) 수정 2021.10.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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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국 측이 종전선언 의제화…미국, 경청하고 있지만 한국과 적극성 일치하는지 봐야"
-"미국이 종전선언 별도 의제로 채택했다고 보기에는 시기 상조"
-"북한 최근 움직임,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
-"북한, 전략전술 무기-북미협상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것"
-"'종전선언' 아직 유효하지만, 전략 전술 무기 동결·지연·중단 효과 가질지는 과거와 달라져"


■ 방송시간 : 10월 22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https://youtu.be/iN5sjIOhqAM

◎범기영 최근 한미 간에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내일(23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 대표가 방한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모시고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민 안녕하세요.

◎범기영 먼저 성김 대표 발언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녹취>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현지시간 18일)
노규덕(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저는 한국의 종전 제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번 주 후반 서울에 방문하여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미 간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추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우리 정부,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데, 최근에 속도가 좀 빨라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떻습니까?

▼홍민 일단 북한의 최근의 군사적인 행동의 빈도 수가 상당히 많아졌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해서 한미 간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다만 종전선언이 우리 한국 측이 의제화를 시켰지만, 그 의제화의 적극성만큼 미국이 과연 표면적인 적극성 그다음에 실제 속내의 적극성이 어느 정도 일치해서 같이 가느냐의 문제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종전선언을 지금 한국이 제안하고 중국도 찬성을 하고 그다음에 북한도 어떻든 조건부로 자꾸 환영을 하는 입장인데, 미국만 만약에 이걸 소극적이거나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보이게 될 경우에는 상당히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는 부분이 있고 여론의 문제에서도 프레임이 잘못 형성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떻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표면적인 형식이라도 동맹을 존중해서 동맹이 제안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최대한 경청을 하고 듣겠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어느 정도 태도는 일정하고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이제 실질적으로 종전선언을 당장 독자적인 하나의 의제로, 그러니까 기존의 어떤 북미 협상 트랙과 달리 독자적인 의제로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소위 같이 협의할 수 있는 그런 의제로 보고 있는가, 이 부분에서 아직 의문이 좀 많이 들고요. 지금까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성김 대사 그리고 다양한 미국 측과 한국 측의 협의의 내용들의 맥락을 보면, 아직은 미국 측에서 이것을 별도의 어떤 의제로 채택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무게를 두고 행동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조금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신호는 이런 신호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노규덕 한반도본부장이 10월 18일, 지난 18일에 워싱턴에서 협의를 했는데 이때 종전선언문의 구체적인 문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구 조율은 상당히 진전된 거 아닙니까?

▼홍민 이것도 조금 이제 보도 과정에 어떻든 이런 말이 나왔을 때는 우리 한국 측에서의 의제화의 적극성이 상당 부분 어떻든 표출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미국에 비칠 영향, 여기에 대해서 상당히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다 보면 어떤 문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예시적인 부분들을 우리가 제안했을 가능성은 있어요.

◎범기영 우리 쪽에서 제시했을 수는 있다.

▼홍민 그렇죠.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미국 측은 이렇다 할 어떤 입장을 내놓기보다는 일단 경청을 하고 그리고 내부적으로 이제 미국 내에서도 이거를 법률적으로도 여러 가지 다 검토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검토 과정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것이 미국 측과 진짜 어떤 입을 맞춰서 또는 어떻든 실제 문안을 만들고 있는 과정에 있느냐, 라고 보는 건 조금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래서 그런가요?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현장 유지만으로 충분하다, 이런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미국의) 대외정책 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 압박이에요.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데 있어서 한쪽에서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좀 뭐라고 그럴까, 서로 모순되는 그런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다고 하는 점이 있고 종전선언 문제가 그렇게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매력적이거나 또는 상황 변화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고 봐요.

◎범기영 그러니까 미국의 외교를 살펴보면 최근에 상황이 별로 좋진 않죠? 아프간 상황도 그렇고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는 문제도 풀리지 않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데 종전선언 논의는 하기 어렵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홍민 네, 그렇습니다. 어떻든 대외적으로 공약했던 외교 성과도 사실상 그렇게 이렇다 하게 나타나는 것도 없는 데다가, 지금 특히 이제 중국에 대한 대중국 포위 압박 전략이 굉장히 거세게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 포위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어떤 동맹 강화, 특히 확장 억제력을 통해서 좀 더 동맹을 강화하는 부분들, 이게 굉장히 주요한 부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 확장 억제력 강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한미군이나 한미 동맹의 문제, 군사적인 어떤 협력 관계, 이런 것들이 대부분 다 큰 구조로 이렇게 있는데 이게 이제 어떻든 종전선언이나 남북 관계가 크게 변화할 경우에는 상당한 수정과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어떻든 굉장히 우려하는 바가 있는 거고 두 번째는 짧은 임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에 지난 몇십 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이 북미 협상에서 과연 기존 정부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느냐, 그리고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는 상당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방식으로, 지나치게 적극적인 방식으로 임했다가 자칫 실패로 다시 귀결되거나 실책으로 평가받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대화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방식으로 시간을 계속 소모할 것인지, 어떻든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어떻든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보여지고요. 또 한편에서는 이 남북 자체의 어떤 이런 상황 변화가 기존에 북한이 남북 관계를 바라보던 그 시각 자체가 굉장히 많이 변화됐어요. 그래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된 북한의 어떤 태도에 과연 남북 관계라는 것이 기존의 어떤 위상을 가질 수 있는가, 이 부분도 우리는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범기영 북한이 바라보는 남북 관계의 위상 변화라는 건 어떤 뜻입니까?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홍민 그러니까 예를 들면 2000년에 6.15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 관계가 굉장히 많은 교류 협력의 분야가 생겼고 교류 협력이 이루어졌죠. 한 10여 년 가까이 그렇게 교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사실 이 시기는 굉장히 많은 성과가 있었던 시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북한 체제로서는 국가를 비상 관리하던 시기입니다. 선군 정치를 펼치면서 외부로부터 도움받을 곳이 없기 때문에 남북 협력을 통해서 아주 생존하던 그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북한에게는 굉장히 비정상적인 시기죠. 그래서 2019년에 김정은 위원장도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국력이 미약하던 시기에 했던 교류 협력 패턴에 대해서 선대의 어떤 잘못이라는 얘기까지 표현했거든요.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관계의 패턴을 바꾸고 싶은 거거든요. 어떤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어떻게 공존할 것이고 어떻게 자신의 방위력을 신장시켜가지고 우월하게 나름대로 자신의 위상을 유지할 것인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이제 소위 남북 관계를 접근했던, 과거에 가장 잘 됐던 시기를 너무 정상적으로 보고 지금을 굉장히 비정상적으로 보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시기를 어떻든 굉장히 향후에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정상적인 어떤 상황으로 보고 좀 더 남북 교류 협력이라든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접근 방식을 상당 부분 바꿀 필요는 있다는 것이죠.

◎범기영 그러니까 햇볕정책, 금강산 관광 같은 그런 모델. 이런 모델은 사실상 유효 기간이 지났다?

▼홍민 유효 기간이 지났다기보다 과거에 북한의 적극성이라든지가 북한이 수용하는 어떤 태도 자체가 상당히 변했다는 거죠.

◎범기영 알겠습니다. 종전선언을 하자고 해도 사실 북한이 호응을 해야 가능한 건데, 한미 간에 협의가 잘 되더라도. 최근에 북한 움직임 보면 미사일 발사가 굉장히 많죠. 부쩍 이중 기준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던데요. 그러니까 미국, 너희는 핵무기도 가지고 있고 투발 수단, 그러니까 상대를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SLBM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우리가 하는 건 못 하게 하느냐, 이런 주장이죠. 원하는 게 뭡니까, 북한은?

▼홍민 전략 변화입니다. 2018년에 굉장히 큰 정세 변화가 일어났죠.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들이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에 북한이 내놨던 전략은 뭐냐 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교환을 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제 자신도 어떻든 국가 발전을 꾀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어떤 구상이었죠. 물론 그것이 이제 이면에 또 다른 속셈이 있더라도 일단 그것이 가장 표면화된 전략이었는데,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그 이후에 태도 변한 게 뭐냐 하면, 바로 전략 전술 무시는 어떻든 불가역적으로 진행시키겠다. 그렇지만 않으면 미국이 협상에 있어서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든 이 계획을 완수해야지만 미국이 제대로 된 셈법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특히 대등한 어떤 교환 관계, 이런 것들을 나름대로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연설을 통해서 밝힌 것처럼 우선 강해져야 된다는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 협상에 있어서 더 이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보여지고요. 그거는 결국 뭐냐 하면 2개의 트랙으로 나눠졌다는 거죠. 2018년도에는 하나의 트랙, 북미 협상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한다는 하나의 트랙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2개의 트랙으로 분류하고 하나는 전략 전술 무기 프로세스를 완수하겠다, 5년 동안. 그리고 나머지 한 트랙은 그 과정에서 남북 관계와 북미 협상은 조건만 된다면 할 수 있다는 상대적 대응 전략을 2개의 트랙으로 분리시켜놓은 겁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이제 자신들의 전략 전술 무시 개발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어떻든 이중 기준이라는 이런 논리를 가지고 와서 한미를 적절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듣다 보니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이 생기네요. 이런 상황에서 평화 협상, 그러니까 종전선언, 이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에 정말 도움이 될까. 유효한 카드일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이 생기네요.

▼홍민 그러니까 아직은 유효한 카드라는 것은 저는 믿습니다. 어떻든 이게 북한이 얘기했던 2018년부터 줄곧 얘기해왔든 어떻든 신뢰 구축의 가장 기본적인 조치로 북한은 생각을 했고 이게 북미가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고 간주를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좀 시기는 지났지만 어떻든 북한도 종전선언이라는 걸 통해서 미국의 진정성, 진짜 협상에 임할 그다음에 신뢰를 쌓아갈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종전선언 받고 싶어 하는 의지는 아직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략의 변화가 있습니다. 소위 전략 전술 무기는 그대로 가고 그다음에 북미 협상은 또 하나의 트랙으로 간다. 그리고 이 전략 전술 무기를 완수하겠다는 건 결국 뭐냐 하면 불가역적인, 더 이상 폐기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북미 간에 핵 협상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핵 군축 협상을. 그러니까 결국 이런 전략의 변화에 맞춰서 본다면 종전선언은 아직은 유효하지만, 종전선언이 과연 전략 전술 무기까지도 동결시키거나 지연시키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효과를 갖느냐? 그것은 약간의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 다만 논의를 촉발시키고 북미 협상의 경색된 상태를 어떻든 접점을 만들어내는 지점에 있어서는 종전선언이 아직은 유효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범기영 유효한 입구가 될 것인지, 그 입구를 열기 위한 한미 간의 협의가 실효적으로 진행이 될 것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홍민 연구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오진주, 정리: 기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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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성김, 오늘 방한…종전선언 진전 여부 주목
    • 입력 2021-10-23 08:01:12
    • 수정2021-10-25 11:11:23
    정치
-"한국 측이 종전선언 의제화…미국, 경청하고 있지만 한국과 적극성 일치하는지 봐야"<br />-"미국이 종전선언 별도 의제로 채택했다고 보기에는 시기 상조"<br />-"북한 최근 움직임,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br />-"북한, 전략전술 무기-북미협상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것"<br />-"'종전선언' 아직 유효하지만, 전략 전술 무기 동결·지연·중단 효과 가질지는 과거와 달라져"

■ 방송시간 : 10월 22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https://youtu.be/iN5sjIOhqAM

◎범기영 최근 한미 간에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내일(23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 대표가 방한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모시고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민 안녕하세요.

◎범기영 먼저 성김 대표 발언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녹취>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현지시간 18일)
노규덕(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저는 한국의 종전 제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번 주 후반 서울에 방문하여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미 간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추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우리 정부,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데, 최근에 속도가 좀 빨라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떻습니까?

▼홍민 일단 북한의 최근의 군사적인 행동의 빈도 수가 상당히 많아졌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해서 한미 간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다만 종전선언이 우리 한국 측이 의제화를 시켰지만, 그 의제화의 적극성만큼 미국이 과연 표면적인 적극성 그다음에 실제 속내의 적극성이 어느 정도 일치해서 같이 가느냐의 문제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종전선언을 지금 한국이 제안하고 중국도 찬성을 하고 그다음에 북한도 어떻든 조건부로 자꾸 환영을 하는 입장인데, 미국만 만약에 이걸 소극적이거나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보이게 될 경우에는 상당히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는 부분이 있고 여론의 문제에서도 프레임이 잘못 형성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떻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표면적인 형식이라도 동맹을 존중해서 동맹이 제안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최대한 경청을 하고 듣겠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어느 정도 태도는 일정하고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이제 실질적으로 종전선언을 당장 독자적인 하나의 의제로, 그러니까 기존의 어떤 북미 협상 트랙과 달리 독자적인 의제로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소위 같이 협의할 수 있는 그런 의제로 보고 있는가, 이 부분에서 아직 의문이 좀 많이 들고요. 지금까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성김 대사 그리고 다양한 미국 측과 한국 측의 협의의 내용들의 맥락을 보면, 아직은 미국 측에서 이것을 별도의 어떤 의제로 채택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무게를 두고 행동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조금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신호는 이런 신호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노규덕 한반도본부장이 10월 18일, 지난 18일에 워싱턴에서 협의를 했는데 이때 종전선언문의 구체적인 문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구 조율은 상당히 진전된 거 아닙니까?

▼홍민 이것도 조금 이제 보도 과정에 어떻든 이런 말이 나왔을 때는 우리 한국 측에서의 의제화의 적극성이 상당 부분 어떻든 표출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미국에 비칠 영향, 여기에 대해서 상당히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다 보면 어떤 문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예시적인 부분들을 우리가 제안했을 가능성은 있어요.

◎범기영 우리 쪽에서 제시했을 수는 있다.

▼홍민 그렇죠.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미국 측은 이렇다 할 어떤 입장을 내놓기보다는 일단 경청을 하고 그리고 내부적으로 이제 미국 내에서도 이거를 법률적으로도 여러 가지 다 검토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검토 과정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것이 미국 측과 진짜 어떤 입을 맞춰서 또는 어떻든 실제 문안을 만들고 있는 과정에 있느냐, 라고 보는 건 조금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래서 그런가요?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현장 유지만으로 충분하다, 이런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미국의) 대외정책 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 압박이에요.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데 있어서 한쪽에서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좀 뭐라고 그럴까, 서로 모순되는 그런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다고 하는 점이 있고 종전선언 문제가 그렇게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매력적이거나 또는 상황 변화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고 봐요.

◎범기영 그러니까 미국의 외교를 살펴보면 최근에 상황이 별로 좋진 않죠? 아프간 상황도 그렇고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는 문제도 풀리지 않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데 종전선언 논의는 하기 어렵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홍민 네, 그렇습니다. 어떻든 대외적으로 공약했던 외교 성과도 사실상 그렇게 이렇다 하게 나타나는 것도 없는 데다가, 지금 특히 이제 중국에 대한 대중국 포위 압박 전략이 굉장히 거세게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 포위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어떤 동맹 강화, 특히 확장 억제력을 통해서 좀 더 동맹을 강화하는 부분들, 이게 굉장히 주요한 부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 확장 억제력 강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한미군이나 한미 동맹의 문제, 군사적인 어떤 협력 관계, 이런 것들이 대부분 다 큰 구조로 이렇게 있는데 이게 이제 어떻든 종전선언이나 남북 관계가 크게 변화할 경우에는 상당한 수정과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어떻든 굉장히 우려하는 바가 있는 거고 두 번째는 짧은 임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에 지난 몇십 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이 북미 협상에서 과연 기존 정부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느냐, 그리고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는 상당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방식으로, 지나치게 적극적인 방식으로 임했다가 자칫 실패로 다시 귀결되거나 실책으로 평가받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대화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방식으로 시간을 계속 소모할 것인지, 어떻든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어떻든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보여지고요. 또 한편에서는 이 남북 자체의 어떤 이런 상황 변화가 기존에 북한이 남북 관계를 바라보던 그 시각 자체가 굉장히 많이 변화됐어요. 그래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된 북한의 어떤 태도에 과연 남북 관계라는 것이 기존의 어떤 위상을 가질 수 있는가, 이 부분도 우리는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범기영 북한이 바라보는 남북 관계의 위상 변화라는 건 어떤 뜻입니까?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홍민 그러니까 예를 들면 2000년에 6.15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 관계가 굉장히 많은 교류 협력의 분야가 생겼고 교류 협력이 이루어졌죠. 한 10여 년 가까이 그렇게 교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사실 이 시기는 굉장히 많은 성과가 있었던 시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북한 체제로서는 국가를 비상 관리하던 시기입니다. 선군 정치를 펼치면서 외부로부터 도움받을 곳이 없기 때문에 남북 협력을 통해서 아주 생존하던 그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북한에게는 굉장히 비정상적인 시기죠. 그래서 2019년에 김정은 위원장도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국력이 미약하던 시기에 했던 교류 협력 패턴에 대해서 선대의 어떤 잘못이라는 얘기까지 표현했거든요.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관계의 패턴을 바꾸고 싶은 거거든요. 어떤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어떻게 공존할 것이고 어떻게 자신의 방위력을 신장시켜가지고 우월하게 나름대로 자신의 위상을 유지할 것인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이제 소위 남북 관계를 접근했던, 과거에 가장 잘 됐던 시기를 너무 정상적으로 보고 지금을 굉장히 비정상적으로 보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시기를 어떻든 굉장히 향후에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정상적인 어떤 상황으로 보고 좀 더 남북 교류 협력이라든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접근 방식을 상당 부분 바꿀 필요는 있다는 것이죠.

◎범기영 그러니까 햇볕정책, 금강산 관광 같은 그런 모델. 이런 모델은 사실상 유효 기간이 지났다?

▼홍민 유효 기간이 지났다기보다 과거에 북한의 적극성이라든지가 북한이 수용하는 어떤 태도 자체가 상당히 변했다는 거죠.

◎범기영 알겠습니다. 종전선언을 하자고 해도 사실 북한이 호응을 해야 가능한 건데, 한미 간에 협의가 잘 되더라도. 최근에 북한 움직임 보면 미사일 발사가 굉장히 많죠. 부쩍 이중 기준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던데요. 그러니까 미국, 너희는 핵무기도 가지고 있고 투발 수단, 그러니까 상대를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SLBM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우리가 하는 건 못 하게 하느냐, 이런 주장이죠. 원하는 게 뭡니까, 북한은?

▼홍민 전략 변화입니다. 2018년에 굉장히 큰 정세 변화가 일어났죠.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들이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에 북한이 내놨던 전략은 뭐냐 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교환을 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제 자신도 어떻든 국가 발전을 꾀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어떤 구상이었죠. 물론 그것이 이제 이면에 또 다른 속셈이 있더라도 일단 그것이 가장 표면화된 전략이었는데,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그 이후에 태도 변한 게 뭐냐 하면, 바로 전략 전술 무시는 어떻든 불가역적으로 진행시키겠다. 그렇지만 않으면 미국이 협상에 있어서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든 이 계획을 완수해야지만 미국이 제대로 된 셈법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특히 대등한 어떤 교환 관계, 이런 것들을 나름대로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연설을 통해서 밝힌 것처럼 우선 강해져야 된다는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 협상에 있어서 더 이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보여지고요. 그거는 결국 뭐냐 하면 2개의 트랙으로 나눠졌다는 거죠. 2018년도에는 하나의 트랙, 북미 협상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한다는 하나의 트랙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2개의 트랙으로 분류하고 하나는 전략 전술 무기 프로세스를 완수하겠다, 5년 동안. 그리고 나머지 한 트랙은 그 과정에서 남북 관계와 북미 협상은 조건만 된다면 할 수 있다는 상대적 대응 전략을 2개의 트랙으로 분리시켜놓은 겁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이제 자신들의 전략 전술 무시 개발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어떻든 이중 기준이라는 이런 논리를 가지고 와서 한미를 적절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듣다 보니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이 생기네요. 이런 상황에서 평화 협상, 그러니까 종전선언, 이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에 정말 도움이 될까. 유효한 카드일까, 이런 본질적인 의문이 생기네요.

▼홍민 그러니까 아직은 유효한 카드라는 것은 저는 믿습니다. 어떻든 이게 북한이 얘기했던 2018년부터 줄곧 얘기해왔든 어떻든 신뢰 구축의 가장 기본적인 조치로 북한은 생각을 했고 이게 북미가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고 간주를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좀 시기는 지났지만 어떻든 북한도 종전선언이라는 걸 통해서 미국의 진정성, 진짜 협상에 임할 그다음에 신뢰를 쌓아갈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종전선언 받고 싶어 하는 의지는 아직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략의 변화가 있습니다. 소위 전략 전술 무기는 그대로 가고 그다음에 북미 협상은 또 하나의 트랙으로 간다. 그리고 이 전략 전술 무기를 완수하겠다는 건 결국 뭐냐 하면 불가역적인, 더 이상 폐기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북미 간에 핵 협상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핵 군축 협상을. 그러니까 결국 이런 전략의 변화에 맞춰서 본다면 종전선언은 아직은 유효하지만, 종전선언이 과연 전략 전술 무기까지도 동결시키거나 지연시키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 효과를 갖느냐? 그것은 약간의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 다만 논의를 촉발시키고 북미 협상의 경색된 상태를 어떻든 접점을 만들어내는 지점에 있어서는 종전선언이 아직은 유효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범기영 유효한 입구가 될 것인지, 그 입구를 열기 위한 한미 간의 협의가 실효적으로 진행이 될 것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홍민 연구위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오진주, 정리: 기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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