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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같은 듯 다른 北 민족 음악…남북 교류 가능성은?
입력 2021.10.23 (08:02) 수정 2021.10.23 (10:21)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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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부 문화가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걸까요?

북한이 요즘 민족 음악, 민족 악기와 같은 전통 예술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민족 음악은 국악이라 불리는 우리의 전통 음악과는 좀 다르다고 하죠?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전통의 계승을 중요시했다면, 북한은 체제 선전 목적을 가미해 창법을 변화시키고 악기도 개량했기 때문인데요.

네. 그나마 교류마저 끊기면서 남과 북의 전통 음악은 한 뿌리를 두고도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른 북한의 민족음악,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마지막 날, 만경대 학생 소년궁전에서 열린 ‘2021년 설맞이 공연’

["아~ 원수님 밝은 웃음."]

노래와 무용은 물론,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마술 무대와 성인 못지않은 기량을 갖춘 기악 합주까지.

이 가운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르는 다름 아닌‘민족 음악’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꾕과리, 장구가 공연의 흥을 돋우고, 이어진 무대에선 가야금과 소해금 등 북한의 민족악기 연주단이 공연을 이어간다.

태평소를 개량한 장새납. 기존 12줄을 21줄로 늘린 개량 가야금.

다양한 북한의 민족악기 협주에 노래까지 더해진 무대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얼씨구 좋아~ 우리 세상 좋아~ 정말 좋아 노동당 세상 제일이야~ 제일이래요!"]

분단 이후 남과 북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통 음악을 발전시켜왔다.

남한이 원형의 보존과 전승을 고수했지만 북한은 ‘민족음악’이라는 이름하에 체제선전 목적을 가미해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표적인 예로 춘향전을 들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사랑가의 한 대목.

[판소리 춘향전 ‘사랑가’ : "사랑~ 사랑~"]

[창극 춘향전 ‘사랑가’ :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탁성이 강한 남한의 판소리나 창극 춘향전과 달리, 북한의 민족 가극 춘향전은 가사와 창법이 다소 생소하다.

[北 민족 가극 춘향전 ‘사랑의 노래’ :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꽃과 같은 내 사랑이야~ 그 어디에 피었나, 가슴속에 피었네 아름다운 내 사랑아~"]

북한은 가극 춘향전을 1960년대부터 공연하기 시작했다.

전통 판소리나 창극에 남아 있던 탁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서양화된 발성에 서도민요 창법을 따랐다.

또 모든 가사와 대사를 북한 언어로 고쳐서 아예 북한식 민족 가극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북한은 전통 악기 개량에도 적극적이었다.

생전의 김일성 주석은 민족적 선율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 악기와의 앙상블이 가능하도록 전통 악기들의 음정을 표준화하라고 지시했다.

서양의 하프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북한 민족악기 옥류금.

전통악기인 와공후를 개량한 것으로 기존 13개의 줄을 33개로 늘려 보다 넓은 음역대 연주가 가능하다.

기존 2줄의 해금은 4줄로 개량해 소해금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대금과 태평소도 현대식으로 개량해 각각 저대와 장새납으로 부르고 있다.

어은금은 전통 악기가 아니면서도 북한의 민족 악기로 분류돼 있다. 기타를 축소한 형태의 모습이다.

[조선중앙TV ‘민족 악기 어은금’ : "민족 현악기 어은금은 위대한 장군님이 직접적인 발기와 지도 밑에 1962년 어은동 군사야영지에서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북한의 민족악기와 우리의 전통악기 분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성진/소해금 연주자/北 예술선전대 출신 :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음악과 전통악기보단 1960년도에 개량한 악기 그리고 창법이라든가 그런 걸 민족음악으로 표현하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과 북한 주민들이 생각하는 전통하고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도 국가 차원에서 민족음악 예술인을 꾸준히 발굴, 양성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만경대 소년궁전에서 개최된 민족음악예술무대.

당시 북한식 민족음악 교육을 선전하기 위해 북한 전역의 전공 학생들이 모였다.

[오희창/청년동맹중앙위원회 부부장 : "우리 민족음악이 얼마나 좋습니까. 지금 전국적으로 민족음악 교육을 잘 하고 있는 단위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이렇게 흥겨운 춤판을 벌여 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장구춤을 추는 어린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홍준희 : "(정말 장구춤 잘 추는구만요. 이름이 뭡니까?) 홍준희입니다. (네, 그래요. 몇 살입니까?) 8살입니다. (8살. 그런데 장구춤 몇 살부터 배웠나요?) 4살부터 배웠습니다."]

2019년 설맞이 공연에서 화려한 고음 저대 연주를 선보인 라예송.

이 어린이는 여섯 살 때부터 성인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렇게 북한은 민족음악을, 남한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계승하는 사이 남과 북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KBS 9시 뉴스/1990년 12월 : "역사적인 90, 송년 통일 전통 음악회가 오늘 저녁 7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개막됐습니다."]

1990년 열린 남북통일 전통음악회.

북한 민족음악예술단은 새로운 창법과 개량된 악기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은 남과 북의 음악 예술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00년 평양 학생 예술단의 첫 서울 공연.

[北 동요 ‘뽀뽀’ : "우리 엄마 뽀뽀가 제일 좋아. 우리 아빠 우리 엄마 제일 좋아."]

10년이 더 흐른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당시 남한 관객들에게 더 생소하게 다가왔다.

이후 남북 간 대중음악 교류는 몇 차례 있었지만 전통 음악 교류는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도대체 이게 달라진 것이 정말로 어느 정도로 달라졌고 소통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실제 확인에 대한 궁금함이 굉장 많이 있습니다. 결국은 차이가 더 벌어져선 안된다는 절박함도 꽤 큰 게 있습니다."]

분단 70년.

오랜 세월만큼이나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북한의 민족 음악.

하나의 뿌리를 가진 만큼 남북 간 전통 음악 교류가 하루빨리 재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 [클로즈업 북한] 같은 듯 다른 北 민족 음악…남북 교류 가능성은?
    • 입력 2021-10-23 08:02:01
    • 수정2021-10-23 10:21:43
    남북의 창
[앵커]

외부 문화가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걸까요?

북한이 요즘 민족 음악, 민족 악기와 같은 전통 예술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민족 음악은 국악이라 불리는 우리의 전통 음악과는 좀 다르다고 하죠?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전통의 계승을 중요시했다면, 북한은 체제 선전 목적을 가미해 창법을 변화시키고 악기도 개량했기 때문인데요.

네. 그나마 교류마저 끊기면서 남과 북의 전통 음악은 한 뿌리를 두고도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른 북한의 민족음악,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마지막 날, 만경대 학생 소년궁전에서 열린 ‘2021년 설맞이 공연’

["아~ 원수님 밝은 웃음."]

노래와 무용은 물론,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마술 무대와 성인 못지않은 기량을 갖춘 기악 합주까지.

이 가운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르는 다름 아닌‘민족 음악’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꾕과리, 장구가 공연의 흥을 돋우고, 이어진 무대에선 가야금과 소해금 등 북한의 민족악기 연주단이 공연을 이어간다.

태평소를 개량한 장새납. 기존 12줄을 21줄로 늘린 개량 가야금.

다양한 북한의 민족악기 협주에 노래까지 더해진 무대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얼씨구 좋아~ 우리 세상 좋아~ 정말 좋아 노동당 세상 제일이야~ 제일이래요!"]

분단 이후 남과 북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통 음악을 발전시켜왔다.

남한이 원형의 보존과 전승을 고수했지만 북한은 ‘민족음악’이라는 이름하에 체제선전 목적을 가미해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표적인 예로 춘향전을 들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사랑가의 한 대목.

[판소리 춘향전 ‘사랑가’ : "사랑~ 사랑~"]

[창극 춘향전 ‘사랑가’ :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탁성이 강한 남한의 판소리나 창극 춘향전과 달리, 북한의 민족 가극 춘향전은 가사와 창법이 다소 생소하다.

[北 민족 가극 춘향전 ‘사랑의 노래’ :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꽃과 같은 내 사랑이야~ 그 어디에 피었나, 가슴속에 피었네 아름다운 내 사랑아~"]

북한은 가극 춘향전을 1960년대부터 공연하기 시작했다.

전통 판소리나 창극에 남아 있던 탁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서양화된 발성에 서도민요 창법을 따랐다.

또 모든 가사와 대사를 북한 언어로 고쳐서 아예 북한식 민족 가극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북한은 전통 악기 개량에도 적극적이었다.

생전의 김일성 주석은 민족적 선율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 악기와의 앙상블이 가능하도록 전통 악기들의 음정을 표준화하라고 지시했다.

서양의 하프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북한 민족악기 옥류금.

전통악기인 와공후를 개량한 것으로 기존 13개의 줄을 33개로 늘려 보다 넓은 음역대 연주가 가능하다.

기존 2줄의 해금은 4줄로 개량해 소해금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대금과 태평소도 현대식으로 개량해 각각 저대와 장새납으로 부르고 있다.

어은금은 전통 악기가 아니면서도 북한의 민족 악기로 분류돼 있다. 기타를 축소한 형태의 모습이다.

[조선중앙TV ‘민족 악기 어은금’ : "민족 현악기 어은금은 위대한 장군님이 직접적인 발기와 지도 밑에 1962년 어은동 군사야영지에서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북한의 민족악기와 우리의 전통악기 분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성진/소해금 연주자/北 예술선전대 출신 :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음악과 전통악기보단 1960년도에 개량한 악기 그리고 창법이라든가 그런 걸 민족음악으로 표현하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과 북한 주민들이 생각하는 전통하고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도 국가 차원에서 민족음악 예술인을 꾸준히 발굴, 양성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만경대 소년궁전에서 개최된 민족음악예술무대.

당시 북한식 민족음악 교육을 선전하기 위해 북한 전역의 전공 학생들이 모였다.

[오희창/청년동맹중앙위원회 부부장 : "우리 민족음악이 얼마나 좋습니까. 지금 전국적으로 민족음악 교육을 잘 하고 있는 단위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이렇게 흥겨운 춤판을 벌여 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장구춤을 추는 어린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홍준희 : "(정말 장구춤 잘 추는구만요. 이름이 뭡니까?) 홍준희입니다. (네, 그래요. 몇 살입니까?) 8살입니다. (8살. 그런데 장구춤 몇 살부터 배웠나요?) 4살부터 배웠습니다."]

2019년 설맞이 공연에서 화려한 고음 저대 연주를 선보인 라예송.

이 어린이는 여섯 살 때부터 성인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렇게 북한은 민족음악을, 남한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계승하는 사이 남과 북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KBS 9시 뉴스/1990년 12월 : "역사적인 90, 송년 통일 전통 음악회가 오늘 저녁 7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개막됐습니다."]

1990년 열린 남북통일 전통음악회.

북한 민족음악예술단은 새로운 창법과 개량된 악기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은 남과 북의 음악 예술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00년 평양 학생 예술단의 첫 서울 공연.

[北 동요 ‘뽀뽀’ : "우리 엄마 뽀뽀가 제일 좋아. 우리 아빠 우리 엄마 제일 좋아."]

10년이 더 흐른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당시 남한 관객들에게 더 생소하게 다가왔다.

이후 남북 간 대중음악 교류는 몇 차례 있었지만 전통 음악 교류는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도대체 이게 달라진 것이 정말로 어느 정도로 달라졌고 소통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실제 확인에 대한 궁금함이 굉장 많이 있습니다. 결국은 차이가 더 벌어져선 안된다는 절박함도 꽤 큰 게 있습니다."]

분단 70년.

오랜 세월만큼이나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북한의 민족 음악.

하나의 뿌리를 가진 만큼 남북 간 전통 음악 교류가 하루빨리 재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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