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돋보기] 대장동과 오등봉…공통점과 차이점은?

입력 2021.10.25 (19:25) 수정 2021.10.2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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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사회의 현안과 미래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제주 돋보기', 오늘도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슨 주제로 얘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네, 오늘은 요즘 중앙정치권과 제주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죠.

대장동과 오등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앵커]

아주 뜨거우면서 민감한 주제인데요.

[기자]

그렇죠.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은 20대 대통령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고, 제주시 오등봉 민간특례사업은 '제2의 대장동 개발'이라며 제주사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앵커]

'제2의 대장동'이라면 그만큼 오등봉과 대장동 개발이 비슷하다는 의미겠죠?

[기자]

모든 게 멀리서 보면 비슷하고 가까이 가서 보면 다른 점이 눈에 띠게 마련이죠.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은 더 많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럼 비슷한 점부터 보죠.

두 개발사업 모두 민관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공통점인데요.

대장동 사업인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사 컨소시엄에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성남의뜰이, 오등봉 사업인 경우 호반건설 컨소시엄에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오등봉아트파크가 제주시와 함께 사업을 시행합니다.

민관이 함께 개발하는 방식인데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토지수용이나 인허가 절차를 행정에서 맡아서 처리합니다.

두 사업은 또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는데요.

대장동 사업인 경우 2004년 LH의 공영개발에서 2010년 민간개발로 바뀌었다가 2015년 민관공동개발로 결정됐구요.

오등봉 사업은 2016년 제주시가 아파트 개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며 백지화됐고, 2019년 제주도의 장기미집행 공원 부지 매입계획에 따라 100% 도시공원으로 바뀔 예정이었다가, 올해 전체 부지 가운데 12% 면적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결정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끝에 결정된 민관공동 개발이라는 점이 두 사업의 공통점인데, 그렇다면 다른 점은 뭡니까?

[기자]

대장동 사업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결국 돈을 둘러싼 문제 때문이죠.

대장동과 오등봉 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개발이익 환원 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은 확정이익 보장 방식입니다.

사업 결과 적자든 흑자든 5천5백억 원을 성남시가 갖기로 했습니다.

이 돈이 전부 현금은 아닙니다.

배당금과 사업관리 위탁수수료 등으로 2천억 원을 받고 나머지는 공원 개발과 터널공사 등으로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반면 오등봉 사업은 사후 정산 방식이죠.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 100억 원이 최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제주시는 기자회견에서 초과수익을 100% 받아내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초과수익이 나야 합니다.

제주시와 사업자간 협약서를 보면 사업자는 초과 수익분을 제주시에 무상기부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대신 사업자에게 수익률 8.91%를 보장해주고 있는데, 이 점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이 말은 예를 들어 정산 결과 100억 원이 수익이 났을 경우 8.91%인 8억9천만 원을 사업자가 갖고 나머지 91억 여 원을 제주시가 갖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익 총액이 아니라 수익률을 계산해야 하는데요.

수익률 계산 방식이 복잡합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 대략적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8천억을 투자해서 수익이 800억이 났다고 칩시다.

그러면 수익률은? (10%가 되겠죠.)

그렇죠, 10%가 되죠.

이렇게 되면 사업자는 수익률의 8.91%, 그러니까 총수익의 89.1%인 713억 원 가량을 가져가고, 제주시는 나머지 87억 원에다 공모 과정에서 약속받은 공공기여투자비 100억 원을 합쳐 187억 원을 받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사업자 측에서 정산을 해보니 수익률이 8.91%가 안된다면 100억 원을 받는 데 그칩니다.

[앵커]

아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럼 정산 작업이 매우 중요하게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선 비용이 늘어나도 큰 부담은 없습니다.

수익률 8.91%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아파트 분양가격 인상으로 해결하면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업자 입장에선 미분양사태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는 합니다.

어쨋든 비용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따져보는 정산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협약서엔 사업 완료 후 60일 이내에 정산을 하고, 방법, 절차 등에 대해선 별도 협의하기로 규정했습니다.

제주시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형태/제주시 도시계획과장 : “설계단계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설계단계에서 공사비가 어떻게 됐는지 부풀려진 부분을 1차 검증을 하고, 공사단계에서는 건설사업관리를 제주시가 직접 선정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 건설사업관리를 통해서 공사비를 검증하고, 준공단계에서는 저희들이 공인회계사 쪽으로 정산하지만 이 사업자가 편법 정산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편법으로 정산할 부분도 방지할 시스템을 저희들이 구축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편법 정산 시스템을 구축중이라는 설명인데, 아직 만든건 아니라는 얘기네요.

그래도 정산 작업은 제주시에서 선정한 회계기관에서 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래도 쉽지 않다는 게 현직 회계사의 설명입니다.

들어보시죠.

[김용철/회계사 “외부감사는 회사에서 제출된 자료를 가지고 회계기록이 적정하게 됐느냐 안됐느냐만 보는게 주 목적이고, 특히 건설사업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게 건설비가 과연 적정하게 계약됐느냐 건설비 산정 문제인데, 건설비 산정 문제는 회계감사에서 쉽게 보통 사람들이 공사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판단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회계감사 역시 사업비 부풀리기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인데.

제주시가 이런 검증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결국 사후 정산 방식의 한계가 아닐까 싶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성남시는 대장동사업에서 확정이익 보장 방식을 선택한 겁니다.

이 점에서 대장동과 오등봉의 차이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사업시행자를 보시면 오등봉 사업은 건설회사 컨소시엄이구요,

대장동 사업은 건설회사 없이 금융기관 중심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금융기관 중심으로 하면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고, 경쟁입찰을 통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오등봉처럼 건설회사가 중심이 되면 시행사와 시공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비용을 부풀릴 가능성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이에 대해서 사업자 측에선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오등봉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지난주 금요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습니다.

제주시와 비슷한 맥락의 설명인데요.

제주시에서 공사 감리를 선정하고 정산 회계업체 역시 제주시에서 선정하는데 오히려 사업자 입장에선 불리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전자공시와 외부 감사 자료를 통해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원조성사업비도 설계내역서 상 금액에 낙찰률 87%를 적용하기 때문에 비용 부풀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하면 공사 업체를 선정할 때 관급공사 기준을 준용해 시공업체에 과다한 이익을 몰아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앵커]

해명을 듣고 보니 공사비용 부풀리기가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네요?

[기자]

분명 다른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보다는 한걸음 전진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감리자의 경우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지, 건설비 적정성을 보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정산작업의 경우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고 앞서 말씀드렸구요.

낙찰률의 경우 공원시설에만 적용하고 비공원시설, 즉 아파트 건설엔 적용하지 않습니다.

즉 시행사와 시공사가 수의계약을 한다는 겁니다.

다시 한번 회계사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용철/회계사 “공사 금액은 우리가 보통 얘기할 때 공개입찰인 경우에는 여러 사람이 입찰을 하기 때문에 적정 공사비로 계약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수의계약 특히 건설 같은 경우에 시공사와 시행사가 주주 구성이라든가 사업 협약 정도가 될 경우에는 서로 합의해서 공사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회계감사에서 합의되서 결정된 사항을 회계감사 기법으로 찾아낼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합니다.”]

[앵커]

그래도 제주시 입장에선 세금을 들이지 않고 도시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 점이 제주도와 제주시가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행정에선 2천3백억 원에 해당하는 도시공원 시설을 기부채납 받을 수 있기에 그만큼 이익이라는 거죠.

타당한 주장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를 대장동 개발 방식과 비교해보면 또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등봉은 기존 공원 부지의 일부에 아파트를 짓기로 하면서 공원의 본질적 기능과 경관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거든요.

그런데 대장동 개발에도 사업자가 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방안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장동 사업에 포함된 공원은 대장동에서 10여 km 떨어진 구도심에 조성하는 겁니다.

도시공원을 늘리는 계획인거죠.

대장동 사업이 오등봉 사업과 구분되는 독특한 결합개발방식입니다.

[앵커]

설명을 듣고보니 오히려 대장동 사업보다도 오히려 오등봉이 더 문제가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투명하게만 사업을 진행한다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그렇다고 대장동 사업이 잘된 사업이라고 말씀드리려는 것도 아닙니다.

대장동인 경우 확정이익 보장으로 안정적으로 개발이익 5천억 원을 환원받았다고 볼수 있지만, 지금 총수익이 1조원이다, 아파트 분양까지 포함하면 1조 6천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초과수익 환수에 대해선 크게 부족합니다.

그리고 사업승인 과정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뇌물, 배임 등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분명한 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고, 부패와 비리가 있을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앵커]

그렇죠.

그런데 이런 질문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개발이익 환수만 잘하면 오등봉 사업은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이번 논란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질문입니다.

만약 불법행위만 없다면, 개발이익만 일정정도 받아낸다면, 오등봉 개발은 정당한 걸까?

왜 2016년 당시 고경실 시장은 지금 계획보다도 절반 수준에 불과한 사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고 전 시장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후배공무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공식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말은 들을 수 있었습니다.

5년만에 어떻게 계획이 180도 바뀌게 된 건지 앞으로 분명하게 밝혀야 할 질문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도심녹지가 사라지고 도시만 확장하는 제주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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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돋보기] 대장동과 오등봉…공통점과 차이점은?
    • 입력 2021-10-25 19:25:46
    • 수정2021-10-25 19:49:05
    뉴스7(제주)
[앵커]

제주사회의 현안과 미래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제주 돋보기', 오늘도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슨 주제로 얘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네, 오늘은 요즘 중앙정치권과 제주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죠.

대장동과 오등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앵커]

아주 뜨거우면서 민감한 주제인데요.

[기자]

그렇죠.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은 20대 대통령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고, 제주시 오등봉 민간특례사업은 '제2의 대장동 개발'이라며 제주사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앵커]

'제2의 대장동'이라면 그만큼 오등봉과 대장동 개발이 비슷하다는 의미겠죠?

[기자]

모든 게 멀리서 보면 비슷하고 가까이 가서 보면 다른 점이 눈에 띠게 마련이죠.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은 더 많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럼 비슷한 점부터 보죠.

두 개발사업 모두 민관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공통점인데요.

대장동 사업인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사 컨소시엄에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성남의뜰이, 오등봉 사업인 경우 호반건설 컨소시엄에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오등봉아트파크가 제주시와 함께 사업을 시행합니다.

민관이 함께 개발하는 방식인데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토지수용이나 인허가 절차를 행정에서 맡아서 처리합니다.

두 사업은 또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는데요.

대장동 사업인 경우 2004년 LH의 공영개발에서 2010년 민간개발로 바뀌었다가 2015년 민관공동개발로 결정됐구요.

오등봉 사업은 2016년 제주시가 아파트 개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며 백지화됐고, 2019년 제주도의 장기미집행 공원 부지 매입계획에 따라 100% 도시공원으로 바뀔 예정이었다가, 올해 전체 부지 가운데 12% 면적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결정됐습니다.

[앵커]

우여곡절끝에 결정된 민관공동 개발이라는 점이 두 사업의 공통점인데, 그렇다면 다른 점은 뭡니까?

[기자]

대장동 사업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결국 돈을 둘러싼 문제 때문이죠.

대장동과 오등봉 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개발이익 환원 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은 확정이익 보장 방식입니다.

사업 결과 적자든 흑자든 5천5백억 원을 성남시가 갖기로 했습니다.

이 돈이 전부 현금은 아닙니다.

배당금과 사업관리 위탁수수료 등으로 2천억 원을 받고 나머지는 공원 개발과 터널공사 등으로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반면 오등봉 사업은 사후 정산 방식이죠.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 100억 원이 최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제주시는 기자회견에서 초과수익을 100% 받아내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초과수익이 나야 합니다.

제주시와 사업자간 협약서를 보면 사업자는 초과 수익분을 제주시에 무상기부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대신 사업자에게 수익률 8.91%를 보장해주고 있는데, 이 점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이 말은 예를 들어 정산 결과 100억 원이 수익이 났을 경우 8.91%인 8억9천만 원을 사업자가 갖고 나머지 91억 여 원을 제주시가 갖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익 총액이 아니라 수익률을 계산해야 하는데요.

수익률 계산 방식이 복잡합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 대략적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8천억을 투자해서 수익이 800억이 났다고 칩시다.

그러면 수익률은? (10%가 되겠죠.)

그렇죠, 10%가 되죠.

이렇게 되면 사업자는 수익률의 8.91%, 그러니까 총수익의 89.1%인 713억 원 가량을 가져가고, 제주시는 나머지 87억 원에다 공모 과정에서 약속받은 공공기여투자비 100억 원을 합쳐 187억 원을 받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사업자 측에서 정산을 해보니 수익률이 8.91%가 안된다면 100억 원을 받는 데 그칩니다.

[앵커]

아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럼 정산 작업이 매우 중요하게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선 비용이 늘어나도 큰 부담은 없습니다.

수익률 8.91%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아파트 분양가격 인상으로 해결하면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업자 입장에선 미분양사태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는 합니다.

어쨋든 비용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따져보는 정산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협약서엔 사업 완료 후 60일 이내에 정산을 하고, 방법, 절차 등에 대해선 별도 협의하기로 규정했습니다.

제주시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형태/제주시 도시계획과장 : “설계단계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설계단계에서 공사비가 어떻게 됐는지 부풀려진 부분을 1차 검증을 하고, 공사단계에서는 건설사업관리를 제주시가 직접 선정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 건설사업관리를 통해서 공사비를 검증하고, 준공단계에서는 저희들이 공인회계사 쪽으로 정산하지만 이 사업자가 편법 정산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편법으로 정산할 부분도 방지할 시스템을 저희들이 구축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편법 정산 시스템을 구축중이라는 설명인데, 아직 만든건 아니라는 얘기네요.

그래도 정산 작업은 제주시에서 선정한 회계기관에서 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래도 쉽지 않다는 게 현직 회계사의 설명입니다.

들어보시죠.

[김용철/회계사 “외부감사는 회사에서 제출된 자료를 가지고 회계기록이 적정하게 됐느냐 안됐느냐만 보는게 주 목적이고, 특히 건설사업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게 건설비가 과연 적정하게 계약됐느냐 건설비 산정 문제인데, 건설비 산정 문제는 회계감사에서 쉽게 보통 사람들이 공사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판단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회계감사 역시 사업비 부풀리기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인데.

제주시가 이런 검증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결국 사후 정산 방식의 한계가 아닐까 싶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성남시는 대장동사업에서 확정이익 보장 방식을 선택한 겁니다.

이 점에서 대장동과 오등봉의 차이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사업시행자를 보시면 오등봉 사업은 건설회사 컨소시엄이구요,

대장동 사업은 건설회사 없이 금융기관 중심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금융기관 중심으로 하면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고, 경쟁입찰을 통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오등봉처럼 건설회사가 중심이 되면 시행사와 시공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비용을 부풀릴 가능성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이에 대해서 사업자 측에선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오등봉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지난주 금요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습니다.

제주시와 비슷한 맥락의 설명인데요.

제주시에서 공사 감리를 선정하고 정산 회계업체 역시 제주시에서 선정하는데 오히려 사업자 입장에선 불리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전자공시와 외부 감사 자료를 통해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원조성사업비도 설계내역서 상 금액에 낙찰률 87%를 적용하기 때문에 비용 부풀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하면 공사 업체를 선정할 때 관급공사 기준을 준용해 시공업체에 과다한 이익을 몰아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앵커]

해명을 듣고 보니 공사비용 부풀리기가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네요?

[기자]

분명 다른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보다는 한걸음 전진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감리자의 경우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지, 건설비 적정성을 보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정산작업의 경우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고 앞서 말씀드렸구요.

낙찰률의 경우 공원시설에만 적용하고 비공원시설, 즉 아파트 건설엔 적용하지 않습니다.

즉 시행사와 시공사가 수의계약을 한다는 겁니다.

다시 한번 회계사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용철/회계사 “공사 금액은 우리가 보통 얘기할 때 공개입찰인 경우에는 여러 사람이 입찰을 하기 때문에 적정 공사비로 계약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수의계약 특히 건설 같은 경우에 시공사와 시행사가 주주 구성이라든가 사업 협약 정도가 될 경우에는 서로 합의해서 공사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회계감사에서 합의되서 결정된 사항을 회계감사 기법으로 찾아낼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합니다.”]

[앵커]

그래도 제주시 입장에선 세금을 들이지 않고 도시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 점이 제주도와 제주시가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행정에선 2천3백억 원에 해당하는 도시공원 시설을 기부채납 받을 수 있기에 그만큼 이익이라는 거죠.

타당한 주장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를 대장동 개발 방식과 비교해보면 또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등봉은 기존 공원 부지의 일부에 아파트를 짓기로 하면서 공원의 본질적 기능과 경관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거든요.

그런데 대장동 개발에도 사업자가 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방안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장동 사업에 포함된 공원은 대장동에서 10여 km 떨어진 구도심에 조성하는 겁니다.

도시공원을 늘리는 계획인거죠.

대장동 사업이 오등봉 사업과 구분되는 독특한 결합개발방식입니다.

[앵커]

설명을 듣고보니 오히려 대장동 사업보다도 오히려 오등봉이 더 문제가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투명하게만 사업을 진행한다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그렇다고 대장동 사업이 잘된 사업이라고 말씀드리려는 것도 아닙니다.

대장동인 경우 확정이익 보장으로 안정적으로 개발이익 5천억 원을 환원받았다고 볼수 있지만, 지금 총수익이 1조원이다, 아파트 분양까지 포함하면 1조 6천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초과수익 환수에 대해선 크게 부족합니다.

그리고 사업승인 과정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뇌물, 배임 등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분명한 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고, 부패와 비리가 있을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앵커]

그렇죠.

그런데 이런 질문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개발이익 환수만 잘하면 오등봉 사업은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이번 논란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질문입니다.

만약 불법행위만 없다면, 개발이익만 일정정도 받아낸다면, 오등봉 개발은 정당한 걸까?

왜 2016년 당시 고경실 시장은 지금 계획보다도 절반 수준에 불과한 사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고 전 시장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후배공무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공식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말은 들을 수 있었습니다.

5년만에 어떻게 계획이 180도 바뀌게 된 건지 앞으로 분명하게 밝혀야 할 질문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도심녹지가 사라지고 도시만 확장하는 제주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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