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서해안 해수면 변동 확인…“해수면 변화 대비해야”

입력 2021.10.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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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년 만에 육지로 800m 밀린 조선시대 염전…해수면 상승이 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고문헌과 시추 조사 등을 통해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곰소만 염전) 위치가 해수면 상승에 따라 이동했음을 확인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고문헌과 시추 조사 등을 통해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곰소만 염전) 위치가 해수면 상승에 따라 이동했음을 확인했다.

국내 연구진이 조선시대 고문헌 분석과 시추 조사 등을 통해 한반도의 해수면 위치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직무대행 김광은, KIGAM) 국토지질연구본부 남욱현 박사 연구팀은 조선시대 염전 위치에 따른 소금 생산 지역과 수송 경로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에 걸쳐 전북 고창군 곰소만 해역의 해수면이 낮아졌다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소금인 자염은 갯벌의 염전에서 나오는데, 염전 대부분은 밀물이 들어오는 끝자락에 위치합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지봉유설(1614), 택리지(1751), 지방지도(1872) 등 고문헌에 나와 있는 전북 곰소만 해역의 염전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팀은 곰소만으로 흘러드는 갈곡천 하류의 시추 조사를 통해 해수면이 낮아졌을 때 갯벌 흙이 공기 중에 노출돼 만들어진 '고(古)토양'을 발견했습니다.

'고(古)토양'은 퇴적암에 남아 있는 옛 지질 시대에 생성된 토양으로 과거에 조사 지역이 지표면이었음을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연구팀은 고토양을 비롯한 시추 조사 자료의 정밀한 분석을 통해 △1530년 무렵에는 염전 위치가 해안에서 800m 떨어져 있으며 △바닷물이 밀물로 가장 높아졌을 때의 수위, 즉 만조선(滿潮線)의 높이가 1.6m 정도임을 확인했고 220년이 지난 1750년 즈음에는, 2.2m로 약 60cm 높아졌음을 확인했습니다. 1872년 '지방지도'에 나온 곰소만 줄포항 앞바다의 깊이는 4.37m로, 만조 때의 수심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 한반도 서해안 해수면 상승에 민감…"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대비해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연구원이 시추 조사를 통해 획득한 ‘고토양’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연구원이 시추 조사를 통해 획득한 ‘고토양’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서해안의 평균 해수면은 지구온난화 등 인위적 영향으로 매년 1.31mm씩 높아졌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의 서해안에는 자연적 요소에 의한 비교적 큰 폭의 해수면 변동(매년 1.3~1.4mm 정도)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남욱현 박사 연구팀은 곰소만 해역의 시추 조사와 분석을 통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에 한반도가 특히 민감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넓고 평평하게 발달한 서해안 갯벌의 특성상 해수면 높이가 조금만 변하더라도 해안선 변화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북 곰소만 지역의 해수면 상승 복원 연구는 한반도의 해수면 상승이 소빙기 말(1850년 무렵)보다 더 일찍 시작됐다는 것을 유추하게 합니다. 특히, 1700년대 초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신저자인 남욱현 박사는 “우리 조상들이 택리지 등 고문헌에서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소개한 것은 당시의 시대상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주거의 이동 경로 등을 나타내주는 귀중한 연구자료다”고 말하며,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서해안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후속 연구를 통해 미래의 해수면 변동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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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서해안 해수면 변동 확인…“해수면 변화 대비해야”
    • 입력 2021-10-26 19:22:16
    취재K
220년 만에 육지로 800m 밀린 조선시대 염전…해수면 상승이 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고문헌과 시추 조사 등을 통해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곰소만 염전) 위치가 해수면 상승에 따라 이동했음을 확인했다.
국내 연구진이 조선시대 고문헌 분석과 시추 조사 등을 통해 한반도의 해수면 위치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직무대행 김광은, KIGAM) 국토지질연구본부 남욱현 박사 연구팀은 조선시대 염전 위치에 따른 소금 생산 지역과 수송 경로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에 걸쳐 전북 고창군 곰소만 해역의 해수면이 낮아졌다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소금인 자염은 갯벌의 염전에서 나오는데, 염전 대부분은 밀물이 들어오는 끝자락에 위치합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지봉유설(1614), 택리지(1751), 지방지도(1872) 등 고문헌에 나와 있는 전북 곰소만 해역의 염전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팀은 곰소만으로 흘러드는 갈곡천 하류의 시추 조사를 통해 해수면이 낮아졌을 때 갯벌 흙이 공기 중에 노출돼 만들어진 '고(古)토양'을 발견했습니다.

'고(古)토양'은 퇴적암에 남아 있는 옛 지질 시대에 생성된 토양으로 과거에 조사 지역이 지표면이었음을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연구팀은 고토양을 비롯한 시추 조사 자료의 정밀한 분석을 통해 △1530년 무렵에는 염전 위치가 해안에서 800m 떨어져 있으며 △바닷물이 밀물로 가장 높아졌을 때의 수위, 즉 만조선(滿潮線)의 높이가 1.6m 정도임을 확인했고 220년이 지난 1750년 즈음에는, 2.2m로 약 60cm 높아졌음을 확인했습니다. 1872년 '지방지도'에 나온 곰소만 줄포항 앞바다의 깊이는 4.37m로, 만조 때의 수심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 한반도 서해안 해수면 상승에 민감…"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대비해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연구원이 시추 조사를 통해 획득한 ‘고토양’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서해안의 평균 해수면은 지구온난화 등 인위적 영향으로 매년 1.31mm씩 높아졌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의 서해안에는 자연적 요소에 의한 비교적 큰 폭의 해수면 변동(매년 1.3~1.4mm 정도)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남욱현 박사 연구팀은 곰소만 해역의 시추 조사와 분석을 통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에 한반도가 특히 민감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넓고 평평하게 발달한 서해안 갯벌의 특성상 해수면 높이가 조금만 변하더라도 해안선 변화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북 곰소만 지역의 해수면 상승 복원 연구는 한반도의 해수면 상승이 소빙기 말(1850년 무렵)보다 더 일찍 시작됐다는 것을 유추하게 합니다. 특히, 1700년대 초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신저자인 남욱현 박사는 “우리 조상들이 택리지 등 고문헌에서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소개한 것은 당시의 시대상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주거의 이동 경로 등을 나타내주는 귀중한 연구자료다”고 말하며,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서해안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후속 연구를 통해 미래의 해수면 변동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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