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대응 위축된다”…경찰관 폭행 무죄 판결 논란

입력 2021.10.26 (21:46) 수정 2021.10.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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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최근 법원이 이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 했습니다.

​​​​경찰과 여성단체는 경찰 대응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주아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부모가 다툰다는 자녀의 신고로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

어머니의 요청으로 세 자녀 가운데 집안에 남아있는 한 명을 현장에서 데리고 나오려 했지만 아버지가 이를 거부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동의 친권자인 아버지의 의사를 무시하고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올 정도로 당시 상황이 긴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이 고지되지 않은 정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의 현장 체포는 부적절했다며 아버지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반발했습니다.

[안성주/울산남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이런 아동학대 관련 신고사항에 있어서는 더더욱 우리 경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번 판결로) 업무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감을 줄 수 있는..."]

여성단체들도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해영/여성단체 관계자 : "큰딸이 112에 직접 여러 차례 신고를 한 것은 세 자녀가 그만큼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현장에서의 공포심을 고스란히 느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도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습니다.

1심 재판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앞으로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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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 대응 위축된다”…경찰관 폭행 무죄 판결 논란
    • 입력 2021-10-26 21:46:07
    • 수정2021-10-26 21: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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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최근 법원이 이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 했습니다.

​​​​경찰과 여성단체는 경찰 대응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주아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부모가 다툰다는 자녀의 신고로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

어머니의 요청으로 세 자녀 가운데 집안에 남아있는 한 명을 현장에서 데리고 나오려 했지만 아버지가 이를 거부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동의 친권자인 아버지의 의사를 무시하고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올 정도로 당시 상황이 긴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이 고지되지 않은 정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의 현장 체포는 부적절했다며 아버지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반발했습니다.

[안성주/울산남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이런 아동학대 관련 신고사항에 있어서는 더더욱 우리 경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번 판결로) 업무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감을 줄 수 있는..."]

여성단체들도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해영/여성단체 관계자 : "큰딸이 112에 직접 여러 차례 신고를 한 것은 세 자녀가 그만큼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현장에서의 공포심을 고스란히 느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도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습니다.

1심 재판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앞으로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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