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베이징 동계 올림픽 100일 앞으로…‘철통 방역’ 이렇게까지?

입력 2021.10.27 (15:46) 수정 2021.10.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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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난 지 6개월여 만에 또 다른 올림픽이 열립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입니다.

코로나19 감염증의 전 세계 대확산 여파로 동·하계 올림픽 사이 간격이 2년이던 관행이 깨졌는데요. 10월 27일, 오늘로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올림픽도 관건은 코로나19 방역입니다.
관중 입장 여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여부, 나아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까지 달렸습니다.

■선수단 등에 백신 접종 사실상 강제화

2020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으로 열렸지만, 2022 베이징올림픽 때는 관중들의 경기 관람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본토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는 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강세를 보이는 겨울철이라는 점까지 살피면 '유관중' 경기는 그야말로 '방역이 생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방역 조건을 충족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 이외에는 아직까지 관람객들에 대한 방역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가 발표한 방역 지침 ‘플레이 북’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가 발표한 방역 지침 ‘플레이 북’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관람객 방역이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침이 10월 25일 발표됐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협의해 내놓은 '플레이북'입니다.

먼저 방역 대상을 선수단 관련, 그리고 그 밖의 이해 관계자 이렇게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폐쇄회로’ 관리 시스템. 파란색 동그라미처럼 선수단과 그 외 이해 관계자들은 모두 ‘폐쇄회로’ 구역에 들어가 제한된 활동만 할 수 있다.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폐쇄회로’ 관리 시스템. 파란색 동그라미처럼 선수단과 그 외 이해 관계자들은 모두 ‘폐쇄회로’ 구역에 들어가 제한된 활동만 할 수 있다.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두 그룹 모두 베이징에 직항기를 타고 와야 합니다. 중국 다른 지역을 경유해 베이징에 올 수 없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백신 접종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출발지에서 떠나기 최소 14일 전까지 2차 접종까지 끝내야 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라 권고 사항이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고 입국하면 선수, 관계자 할 것 없이 21일 격리해야 합니다. 사실상 백신을 맞지 않고서는 올림픽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백신 접종을 끝내고 베이징에 들어오면, 이제는 '폐쇄회로(Closed-loop)' 관리를 받습니다.

입국한 날부터 베이징을 떠날 때까지 경기장과 훈련장, 숙소, 식당 등 제한된 장소에 제한된 교통수단으로만 이동 가능한 이른바 '버블 구역'에서 지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도쿄 올림픽도 대회 관계자와 일반인 접촉을 막기 위해 비슷한 구역을 정했었습니다.

'폐쇄회로' 구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세 구역(베이징, 옌칭, 장자커우)에 만들어집니다. 7개 종목 경기가 열리는 26곳 경기장과 주변이 모두 '버블 구역'이 되는 것이죠.

10월 21~24일까지 베이징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시범 이벤트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에 한국 선수가 출전한 모습. (출처: 중국CCTV)10월 21~24일까지 베이징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시범 이벤트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에 한국 선수가 출전한 모습. (출처: 중국CCTV)

실제 10월 초부터 시작된 경기장 테스트 이벤트를 위해 베이징을 찾은 외국 선수단과 심판 등은 활동 공간이 제한되는 '폐쇄회로'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지노선 37.3도" 여기에 핵산검사까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선수단과 관계자, 그 외 이해 관계자 두 그룹 모두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또 있는데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릴 한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관계자들이 핵산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중국CCTV)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릴 한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관계자들이 핵산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중국CCTV)

핵산 검사와 건강 모니터링입니다.
'버블 구역'에서 생활하는 동안 매일 받아야 합니다.

건강 모니터링에서 체온이 37.3도 이상이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선수단도 해당됩니다. 선수단으로서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건강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조치는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경기 관람의 조건…'두 마리 토끼 잡기' 성공할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직 관람객 방역 지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12월 말에 나오는 두 번째 플레이북에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본토에 거주하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만 입장권을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선수단과 그 외 관계자들과는 이동 통로도 다르고 경기장에서의 접촉도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북'으로 미뤄보면 관람객 역시 백신 접종 뿐 아니라 경기장 입장 전에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고 건강 모니터링도 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9월 중국 전국체전이 열렸을 때처럼 관람객들이 입장 전에 3주 격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9월에 열린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관람객들이 관람전 백신 접종을 마치고 3주 격리를 했다는 사실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출처: 중국 CCTV)9월에 열린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관람객들이 관람전 백신 접종을 마치고 3주 격리를 했다는 사실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출처: 중국 CCTV)

이런 와중에 중국에는 10월 들어서 또 한 번 '방역 난제'가 닥쳤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서만 10월 들어 확진자가 0명에서 20명으로 늘었습니다. (26일 자정 기준) 절대적인 수는 적어 보여도 '제로 코로나', '코로나 무관용'을 원칙으로 삼는 중국으로서는 우려할만한 상황입니다.

올림픽 타워에 전시 중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출처: 중국CCTV)올림픽 타워에 전시 중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출처: 중국CCTV)

중국 입장에서는 방역의 고삐를 쥐어 잡자니 '올림픽 열기'가 발목을 잡습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올림픽 분위기'도 살리고 코로나19 방역도 잘해야 하는데 통제와 봉쇄를 기본으로 하는 중국식 방역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성화 봉송이 대표적입니다.

중국 당국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애초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을 축소했습니다. 개막 직전 사흘 동안만 성화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화가 달리는 구간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 딱 세 곳으로 한정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중국 113개 도시를 97일 동안 순회한 성화 봉송 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세계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이 모두 열리는 도시, 중국 베이징은 가뜩이나 '올림픽 열기'가 타오르지 않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 나오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목소리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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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베이징 동계 올림픽 100일 앞으로…‘철통 방역’ 이렇게까지?
    • 입력 2021-10-27 15:46:12
    • 수정2021-10-27 15:47:09
    특파원 리포트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난 지 6개월여 만에 또 다른 올림픽이 열립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입니다.

코로나19 감염증의 전 세계 대확산 여파로 동·하계 올림픽 사이 간격이 2년이던 관행이 깨졌는데요. 10월 27일, 오늘로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올림픽도 관건은 코로나19 방역입니다.
관중 입장 여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여부, 나아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까지 달렸습니다.

■선수단 등에 백신 접종 사실상 강제화

2020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으로 열렸지만, 2022 베이징올림픽 때는 관중들의 경기 관람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본토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는 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강세를 보이는 겨울철이라는 점까지 살피면 '유관중' 경기는 그야말로 '방역이 생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방역 조건을 충족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 이외에는 아직까지 관람객들에 대한 방역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가 발표한 방역 지침 ‘플레이 북’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관람객 방역이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침이 10월 25일 발표됐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협의해 내놓은 '플레이북'입니다.

먼저 방역 대상을 선수단 관련, 그리고 그 밖의 이해 관계자 이렇게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폐쇄회로’ 관리 시스템. 파란색 동그라미처럼 선수단과 그 외 이해 관계자들은 모두 ‘폐쇄회로’ 구역에 들어가 제한된 활동만 할 수 있다. (출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두 그룹 모두 베이징에 직항기를 타고 와야 합니다. 중국 다른 지역을 경유해 베이징에 올 수 없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백신 접종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출발지에서 떠나기 최소 14일 전까지 2차 접종까지 끝내야 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라 권고 사항이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고 입국하면 선수, 관계자 할 것 없이 21일 격리해야 합니다. 사실상 백신을 맞지 않고서는 올림픽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백신 접종을 끝내고 베이징에 들어오면, 이제는 '폐쇄회로(Closed-loop)' 관리를 받습니다.

입국한 날부터 베이징을 떠날 때까지 경기장과 훈련장, 숙소, 식당 등 제한된 장소에 제한된 교통수단으로만 이동 가능한 이른바 '버블 구역'에서 지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도쿄 올림픽도 대회 관계자와 일반인 접촉을 막기 위해 비슷한 구역을 정했었습니다.

'폐쇄회로' 구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세 구역(베이징, 옌칭, 장자커우)에 만들어집니다. 7개 종목 경기가 열리는 26곳 경기장과 주변이 모두 '버블 구역'이 되는 것이죠.

10월 21~24일까지 베이징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시범 이벤트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에 한국 선수가 출전한 모습. (출처: 중국CCTV)
실제 10월 초부터 시작된 경기장 테스트 이벤트를 위해 베이징을 찾은 외국 선수단과 심판 등은 활동 공간이 제한되는 '폐쇄회로'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지노선 37.3도" 여기에 핵산검사까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선수단과 관계자, 그 외 이해 관계자 두 그룹 모두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또 있는데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릴 한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관계자들이 핵산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중국CCTV)
핵산 검사와 건강 모니터링입니다.
'버블 구역'에서 생활하는 동안 매일 받아야 합니다.

건강 모니터링에서 체온이 37.3도 이상이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선수단도 해당됩니다. 선수단으로서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건강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조치는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경기 관람의 조건…'두 마리 토끼 잡기' 성공할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직 관람객 방역 지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12월 말에 나오는 두 번째 플레이북에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본토에 거주하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만 입장권을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선수단과 그 외 관계자들과는 이동 통로도 다르고 경기장에서의 접촉도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북'으로 미뤄보면 관람객 역시 백신 접종 뿐 아니라 경기장 입장 전에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고 건강 모니터링도 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9월 중국 전국체전이 열렸을 때처럼 관람객들이 입장 전에 3주 격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9월에 열린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관람객들이 관람전 백신 접종을 마치고 3주 격리를 했다는 사실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출처: 중국 CCTV)
이런 와중에 중국에는 10월 들어서 또 한 번 '방역 난제'가 닥쳤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서만 10월 들어 확진자가 0명에서 20명으로 늘었습니다. (26일 자정 기준) 절대적인 수는 적어 보여도 '제로 코로나', '코로나 무관용'을 원칙으로 삼는 중국으로서는 우려할만한 상황입니다.

올림픽 타워에 전시 중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출처: 중국CCTV)
중국 입장에서는 방역의 고삐를 쥐어 잡자니 '올림픽 열기'가 발목을 잡습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올림픽 분위기'도 살리고 코로나19 방역도 잘해야 하는데 통제와 봉쇄를 기본으로 하는 중국식 방역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성화 봉송이 대표적입니다.

중국 당국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애초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을 축소했습니다. 개막 직전 사흘 동안만 성화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화가 달리는 구간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 딱 세 곳으로 한정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중국 113개 도시를 97일 동안 순회한 성화 봉송 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세계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이 모두 열리는 도시, 중국 베이징은 가뜩이나 '올림픽 열기'가 타오르지 않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 나오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목소리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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