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BBC가 꼽은 ‘탄소 감축 훼방꾼’에 일본이…왜?

입력 2021.10.27 (18:03) 수정 2021.10.27 (18: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기후 온난화 방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 아십니까?

나흘 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총회'인데요.

그런데 훼방 놓는 나라들, 합의 안 하려는 나라들 때문에 전망이 어둡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데 대체 누가 훼방을 놓는 겁니까?

[기자]

지구를 이토록 병들게 한 게 누구냐 하면 사실 전 인류가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젠데요.

이번 회담 주최국인 영국의 BBC는 이 세 나라를 콕 집어 훼방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입니다.

[앵커]

사우디, 호주는 자원 수출 국가니 그렇다 치고, 일본은 의아하네요.

BBC가 이 세 나라를 꼽은 이유가 뭐죠?

[기자]

총회를 앞두고 "화석 연료 빠르게 벗어날 필요 없다, 관련 논의 줄이자"며 유엔에 각종 로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화석 연료 사용 경감'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자, 일본과 호주는 '화력발전소 폐쇄' 문구를 삭제하자고 유엔 산하 기후 변화 정부 간 협의체, IPCC에 로비했다는 게 유엔 문서를 입수한 BBC 보도 내용입니다.

[앵커]

와, 보도가 사실이라면 겉과 속이 다른 거네요?

[기자]

네, 사우디의 경우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 최근 공식 선언했는데요.

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데, 원유 감산에 대해선 일절 언급 안 했습니다.

오히려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는 2027년까지 원유 생산을 하루 1,30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거든요.

그러면서 뒤로는 로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도 마찬가집니다.

서방 세계 일원으로 의무를 다하는 듯했지만, 자원 부국인 만큼 급진적 탄소 감축 목표 설정은 부담스러웠던 겁니다.

[앵커]

거기까진 알겠어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게 일본입니다.

아니, 자원 부국도 아니고 개발도상국도 아닌데 왜 그러죠?

[기자]

사실 어제 수많은 실언을 해서 '망언 제조기'로도 불리는 일본 정치 실세,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또 이해하기 어려운 언급을 해서 세계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온난화라고 하면 부정적인 뉴스만 나오지만 좋은 것도 있다", "지구 온난화 덕에 옛날엔 안 팔려 골칫거리이던 홋카이도 쌀이 맛있어졌다", "농가 덕분이 아니고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한 겁니다.

이런 돌발 발언은 제쳐 놓고 봐도 일본은 사실 동일본 대지진 뒤 원자력 발전을 줄여야 했고, 그 때문에 화력 발전 의존도는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선진국이라 기후 규제도 세게 받거든요.

그게 부담스러워서 뒤로 로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뿐인 탄소 중립, 결국엔 하기 싫다는 거네요?

[기자]

이해 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내용도 다양한데,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 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에 반대합니다.

두 나라 모두 관련 내용을 유엔 보고서에서 빼달라고 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앵커]

아, 이래서 이번 유엔 총회에서 의미 있는 합의안이 나오겠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총회는 먼 미래 약속 말고 '2030년까지 얼마나 줄일 거냐', 당장 지금 얼마 줄이자 논의하는 자리거든요.

그러면 지금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네 나라,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가 결단해야죠.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가지 않고 화상회의 참석이 유력하고요.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 참석 여부 불투명합니다.

뒤에선 각국이 저런 로비를 하고 있고요.

의장국인 영국의 존슨 총리마저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지난 25일 : "이번 기후변화 총회, 매우 힘들 겁니다. 걱정이 많아요. 잘못될 수 있거든요. 우리가 필요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말만 하고 끝날 수도 있어요."]

[앵커]

다른 영국 신문 가디언은 유엔 환경 계획 보고서를 인용해서 지금처럼 하면 지구 평균기온은 최소 2.7도 오른다고 했습니다.

훼방꾼 나라들이 지구촌의 미래를 망치지는 않아야 할 텐데요.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BBC가 꼽은 ‘탄소 감축 훼방꾼’에 일본이…왜?
    • 입력 2021-10-27 18:03:40
    • 수정2021-10-27 18:19:34
    통합뉴스룸ET
[앵커]

기후 온난화 방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 아십니까?

나흘 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총회'인데요.

그런데 훼방 놓는 나라들, 합의 안 하려는 나라들 때문에 전망이 어둡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데 대체 누가 훼방을 놓는 겁니까?

[기자]

지구를 이토록 병들게 한 게 누구냐 하면 사실 전 인류가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젠데요.

이번 회담 주최국인 영국의 BBC는 이 세 나라를 콕 집어 훼방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입니다.

[앵커]

사우디, 호주는 자원 수출 국가니 그렇다 치고, 일본은 의아하네요.

BBC가 이 세 나라를 꼽은 이유가 뭐죠?

[기자]

총회를 앞두고 "화석 연료 빠르게 벗어날 필요 없다, 관련 논의 줄이자"며 유엔에 각종 로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화석 연료 사용 경감'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자, 일본과 호주는 '화력발전소 폐쇄' 문구를 삭제하자고 유엔 산하 기후 변화 정부 간 협의체, IPCC에 로비했다는 게 유엔 문서를 입수한 BBC 보도 내용입니다.

[앵커]

와, 보도가 사실이라면 겉과 속이 다른 거네요?

[기자]

네, 사우디의 경우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 최근 공식 선언했는데요.

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데, 원유 감산에 대해선 일절 언급 안 했습니다.

오히려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는 2027년까지 원유 생산을 하루 1,30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거든요.

그러면서 뒤로는 로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도 마찬가집니다.

서방 세계 일원으로 의무를 다하는 듯했지만, 자원 부국인 만큼 급진적 탄소 감축 목표 설정은 부담스러웠던 겁니다.

[앵커]

거기까진 알겠어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게 일본입니다.

아니, 자원 부국도 아니고 개발도상국도 아닌데 왜 그러죠?

[기자]

사실 어제 수많은 실언을 해서 '망언 제조기'로도 불리는 일본 정치 실세,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또 이해하기 어려운 언급을 해서 세계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온난화라고 하면 부정적인 뉴스만 나오지만 좋은 것도 있다", "지구 온난화 덕에 옛날엔 안 팔려 골칫거리이던 홋카이도 쌀이 맛있어졌다", "농가 덕분이 아니고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한 겁니다.

이런 돌발 발언은 제쳐 놓고 봐도 일본은 사실 동일본 대지진 뒤 원자력 발전을 줄여야 했고, 그 때문에 화력 발전 의존도는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선진국이라 기후 규제도 세게 받거든요.

그게 부담스러워서 뒤로 로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뿐인 탄소 중립, 결국엔 하기 싫다는 거네요?

[기자]

이해 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내용도 다양한데,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 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에 반대합니다.

두 나라 모두 관련 내용을 유엔 보고서에서 빼달라고 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앵커]

아, 이래서 이번 유엔 총회에서 의미 있는 합의안이 나오겠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총회는 먼 미래 약속 말고 '2030년까지 얼마나 줄일 거냐', 당장 지금 얼마 줄이자 논의하는 자리거든요.

그러면 지금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네 나라,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가 결단해야죠.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가지 않고 화상회의 참석이 유력하고요.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 참석 여부 불투명합니다.

뒤에선 각국이 저런 로비를 하고 있고요.

의장국인 영국의 존슨 총리마저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지난 25일 : "이번 기후변화 총회, 매우 힘들 겁니다. 걱정이 많아요. 잘못될 수 있거든요. 우리가 필요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말만 하고 끝날 수도 있어요."]

[앵커]

다른 영국 신문 가디언은 유엔 환경 계획 보고서를 인용해서 지금처럼 하면 지구 평균기온은 최소 2.7도 오른다고 했습니다.

훼방꾼 나라들이 지구촌의 미래를 망치지는 않아야 할 텐데요.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