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빵 사러 오픈런…“우리는 빵에 진심이란 말이에요”

입력 2021.10.27 (18:10) 수정 2021.10.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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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회장님은 안 드십니까?"
"그래, 먹자"

[앵커]
부드러운 크림빵을 한입 가득 넣고 흐뭇한 웃음을 짓는 이 장면. 당시 드라마에는 크림빵, 소보로빵, 앙금빵 등 70년대를 대표하는 빵들이 추억의 그림자처럼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빵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요즘 빵 트렌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네, 반갑습니다. 전민기입니다.

[앵커]
빵 이야기할 건데 빈손으로 오시는 건가요?

[답변]
빵빵한 데이터 분석을 들고 왔습니다.

[앵커]
연관어. 바로 도망가시네요. 보겠습니다.

[답변]
빵 연관어 한번 살펴보죠. 카페, 맛집, 메뉴, 저녁, 커피, 베이킹, 사진, 디저트라는 단어 가장 크게 보이네요.

[앵커]
디저트에 동의 못 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요즘 식사 대용 아니에요?

[답변]
맞아요.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키워드도 보이는데. 디저트가 말씀해 주신대로 빵 하면 디저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요즘에는 사실 삼시 세끼 대용으로 빵 드시는 분들도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도 늘고 있다는 걸 연관어를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연관어 보니까 맛집이 떴습니다. 인생빵이라고 해서 빵에도 입소문 난 맛집들, 그거 이야기하는 거 같아요.

[답변]
요즘은 전국 곳곳에 서울에 사실은 어떤 지역마다 유명한 빵집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빵지순례라는 말도 있죠. 성지순례하고 빵이 합쳐진 단어예요. 그래서 유명한 맛있는 빵집을 성지순례하듯이 찾아가보는 거. 이런 걸 젊은 층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 빵 투어라고 보시는 될 거 같아요. 그래서 빵지순례라는 말이 SNS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를 봤더니 해시태그만 해도 약 49만 건. 어마어마하죠. 새로운 식도락 트렌드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빵지순례 다니려면 어딨는지는 알고 가야 될 텐데 어떻게 알고 갑니까?

[답변]
일단은 빵 없이 못 사는 분들, 빵순이, 빵돌이라고 하시는데. 이분들이 꼭 가슴 속에 딱 지니고 다니는 것들이 있어요. 뭐냐면 바로 빵 맛집 지도거든요. 전국 각지에 유명 빵집들을 저렇게 지도 형태로 해가지고 서울, 천안, 군산, 광주, 제주, 강릉, 대전, 안동, 이렇게 쭉 만들어놨거든요.

[앵커]
전국 팔도 다 있네요, 하나씩.

[답변]
앵커님 혹시 가보신 데 있으세요?

[앵커]
가본 덴 없고 먹어본 건 대전에 튀김소보로 예전에 통계청 출연자분이 하나 주셨었어요.

[답변]
아, 그래요. 그래서 빵지순례라고 하면 여행을 간 김에 빵을 먹는 게 아니라 저 지도를 보고서 저 빵집을 찾아 지역을 먼저 갑니다. 목적 자체가 빵이고요. 그다음에 유명 빵집에 일부러 가서 그 지역을 여행을 함께하고 이렇게 돌아오는. 낯선 타지에서 맛있는 빵을 찾는 거 자체가 굉장한 즐거움이다, 이런 반응들입니다.

[앵커]
저런 빵집에서 빵 사려면 번호표 뽑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답변]
예전에 명품가방 사기 위해서 새벽부터 백화점 앞에 줄 서는 거 소개해드렸거든요, 오픈런이라고. 그런데 빵집도 오픈런이 있어요.

[앵커]
문 열기 전에 줄 서는 거예요?

[답변]
맞습니다. 지금 보이는 줄 보이시죠? 제주도의 한 유명 도넛 가게 앞인데 제주도 여행 와서 이 도넛 먹기 위해서 오픈 전부터 줄 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게 제주만이 아니라 빵지순례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이라면 어디든 볼 수 있고요. 빵케팅이라는 용어도 생겼어요, 빵과 티켓팅.

[앵커]
빵 마케팅? 아, 티켓팅이요?

[답변]
네. 정해진 수량의 빵과 디저트를 선착순으로 구매하려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 표를 티켓팅하듯이 경쟁을 벌이는 현상을 말하는 거고요. 빵 만드는 수량 정해져 있죠. 그리고 사람들 기다리다 보니까 번호표도 배부를 하고요. 이거 받으려면 아침 일찍부터 줄 서야 되고 온라인으로 빵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7시 30분에 알람 맞춰서 준비하고 8시에 들어가야지만 맛있는 빵을 살 수가 있습니다.

[앵커]
전쟁이네요, 빵 하나 사려고. 다들 왜 이렇게 사진을 열심히 찍나 했더니 다 저런 이유가 있었군요.

[답변]
그럼요. 그래서 이제 사진 말씀해 주시니까 생각나는 게 아까 빵지순례라고 했잖아요. 산티아고에서 성지순례 완성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도구로 크레덴시알 스탬프를 주거든요. 그래서 빵지순례 스탬프는 바로 SNS로 인증을 하는 겁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그래서 빵 맛은 영원하지 않지만 사진으로 남기면 내가 저 빵과 함께였다는 추억이 되는 거고요. 유행하는 빵집 방문했다는 사람들이 주위 사람들한테 알리고 자랑하고 이런 곳이 있다고 설명하고. 맛집 블로그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이런 것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로 만들어지고 있고요. 손에 넣기 쉽지 않은 거를 공유하는 거, 나는 저기 가봤다 자랑하는 거 이런 문화로써 발현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빵 한 조각이라도 저마다의 취향과 성격이 다 드러나니 찾아다니는 재미가 그래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앞에 사진 보니까 빵 종류가 어마어마하네요.

[답변]
맞습니다. 요즘에 뜨는 빵 몇 개만 소개해드릴게요. 2010년부터 웰빙 열풍에 밀려서 인기가 식었다가 미국식 도넛이 유행하면서 다시 인기를 끄는 빵이거든요.

[앵커]
저 안에 크림 보세요.

[답변]
맞아요. 빵 안에 이렇게 크림이 가득 들어간.

[앵커]
칼로리는 엄청나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도넛들이 특히 사랑받고 있고요. 과거에는 와플 먹었다면 이제는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팬에 눌러서 만든 크러플. 초코를 올린다든지 과일 올린다든지 다양한 형태로 바꿔서 많은 분들한테 사랑받는 디저트가 되고 있고요. 마지막은 그림 보시면 뾰족뾰족하게 생긴 빵들이 말차크림을 둘러싼 모양인데 마치 호수를 품은 산봉우리 같다, 이런 표현들이 나와요. 그래서 빵이 마치 예술처럼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 경험이 많아진 MZ세대의 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디저트 시장도 한층 화려해지고 맛은 기본이고요. 이렇게 진화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빵이 예술의 경지까지 올라왔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빵집 하시는 사장님분들은 요즘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아지셔서 빵집 안에 인테리어라든지 배경도 굉장히 신경 많이 쓰시는 거 같아요.

[답변]
맞아요. 정확하세요. 왜냐면 빵만 찍는 게 아니라 거기는 배경이 함께 걸리기 때문에 빵 맛있는 건 기본이고 당연히 인테리어가 중요해졌는데 영화 아이언맨의 장면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이 장면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네요.

[앵커]
도넛 먹는 장면?

[답변]
맞아요. 아이언맨이 조형물에 앉아서 도넛을 먹는데 이 조형물이 바로 도넛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도넛 가게는 아이언맨 도넛으로 유명해졌는데 아이언맨이 앉은 도넛이 포토존으로 굉장히 유명하죠. 큰 도넛 가게 들렀다면 무조건 인증사진 찍어야 되고 대부분의 빵 가게는 이렇게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매장 인테리어 더불어서 이렇게.

[앵커]
여기 어디예요?

[답변]
국내인데요. 제주도죠. 이렇게 도넛 모양으로 해가지고 포토존을 만들어놓습니다. 그래서 개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노린 거고요. 특히 매장에서 먹는 것 외에도 내가 이 공간에 추억을 남기고 가겠다라는 그런 목적의식이 담겨 있어서 저런 포토존이 있어야지만 빵 맛과 더불어서 굉장한 인기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빵을 고르는 것, 빵집을 찾아가는 것, 그 안에서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거 같아요. 한국인들은 보통 밥심으로 사는 민족이라고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빵에 열광하기 시작한 거예요?

[답변]
요즘에 사실 빵 가격도 싸진 않아요. 몇 개 담다 보면 만 원 훌쩍 넘어가는데 그럼에도 사실은 빵이 다른 고가 물품에 비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카페 탐방 가면 분위기도 느끼고 여행 온 것처럼. 그래서 작은 사치라고 하죠. 비싼 거 살 수 없으니까 적은 돈 지출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최대한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다 보니 빵지순례가 하나의 어떤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이 빵이 돈이 되는 시장이란 얘기예요. 유통업계들은 빵집을 그야말로 모셔와야겠군요.

[답변]
백화점이 특히나 빵집을 모시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 나오는데요. 전국으로 빵지순례를 하고 싶어도 사실은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빵집이 백화점에 들어서면 이거 먹으러 가보자 해서 다른 매출도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월평균 매출 2억이 넘는 빵 가게도 백화점 안에 생겼다고 합니다.

[앵커]
앞으로 며칠간은 빵 안 먹어도 될 거 같습니다, 오늘 눈으로 하도 많이 먹어서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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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0월27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1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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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빵 사러 오픈런…“우리는 빵에 진심이란 말이에요”
    • 입력 2021-10-27 18:10:29
    • 수정2021-10-27 18:52:58
    통합뉴스룸ET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회장님은 안 드십니까?"
"그래, 먹자"

[앵커]
부드러운 크림빵을 한입 가득 넣고 흐뭇한 웃음을 짓는 이 장면. 당시 드라마에는 크림빵, 소보로빵, 앙금빵 등 70년대를 대표하는 빵들이 추억의 그림자처럼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빵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요즘 빵 트렌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네, 반갑습니다. 전민기입니다.

[앵커]
빵 이야기할 건데 빈손으로 오시는 건가요?

[답변]
빵빵한 데이터 분석을 들고 왔습니다.

[앵커]
연관어. 바로 도망가시네요. 보겠습니다.

[답변]
빵 연관어 한번 살펴보죠. 카페, 맛집, 메뉴, 저녁, 커피, 베이킹, 사진, 디저트라는 단어 가장 크게 보이네요.

[앵커]
디저트에 동의 못 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요즘 식사 대용 아니에요?

[답변]
맞아요.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키워드도 보이는데. 디저트가 말씀해 주신대로 빵 하면 디저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요즘에는 사실 삼시 세끼 대용으로 빵 드시는 분들도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도 늘고 있다는 걸 연관어를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연관어 보니까 맛집이 떴습니다. 인생빵이라고 해서 빵에도 입소문 난 맛집들, 그거 이야기하는 거 같아요.

[답변]
요즘은 전국 곳곳에 서울에 사실은 어떤 지역마다 유명한 빵집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빵지순례라는 말도 있죠. 성지순례하고 빵이 합쳐진 단어예요. 그래서 유명한 맛있는 빵집을 성지순례하듯이 찾아가보는 거. 이런 걸 젊은 층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 빵 투어라고 보시는 될 거 같아요. 그래서 빵지순례라는 말이 SNS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를 봤더니 해시태그만 해도 약 49만 건. 어마어마하죠. 새로운 식도락 트렌드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빵지순례 다니려면 어딨는지는 알고 가야 될 텐데 어떻게 알고 갑니까?

[답변]
일단은 빵 없이 못 사는 분들, 빵순이, 빵돌이라고 하시는데. 이분들이 꼭 가슴 속에 딱 지니고 다니는 것들이 있어요. 뭐냐면 바로 빵 맛집 지도거든요. 전국 각지에 유명 빵집들을 저렇게 지도 형태로 해가지고 서울, 천안, 군산, 광주, 제주, 강릉, 대전, 안동, 이렇게 쭉 만들어놨거든요.

[앵커]
전국 팔도 다 있네요, 하나씩.

[답변]
앵커님 혹시 가보신 데 있으세요?

[앵커]
가본 덴 없고 먹어본 건 대전에 튀김소보로 예전에 통계청 출연자분이 하나 주셨었어요.

[답변]
아, 그래요. 그래서 빵지순례라고 하면 여행을 간 김에 빵을 먹는 게 아니라 저 지도를 보고서 저 빵집을 찾아 지역을 먼저 갑니다. 목적 자체가 빵이고요. 그다음에 유명 빵집에 일부러 가서 그 지역을 여행을 함께하고 이렇게 돌아오는. 낯선 타지에서 맛있는 빵을 찾는 거 자체가 굉장한 즐거움이다, 이런 반응들입니다.

[앵커]
저런 빵집에서 빵 사려면 번호표 뽑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답변]
예전에 명품가방 사기 위해서 새벽부터 백화점 앞에 줄 서는 거 소개해드렸거든요, 오픈런이라고. 그런데 빵집도 오픈런이 있어요.

[앵커]
문 열기 전에 줄 서는 거예요?

[답변]
맞습니다. 지금 보이는 줄 보이시죠? 제주도의 한 유명 도넛 가게 앞인데 제주도 여행 와서 이 도넛 먹기 위해서 오픈 전부터 줄 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게 제주만이 아니라 빵지순례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이라면 어디든 볼 수 있고요. 빵케팅이라는 용어도 생겼어요, 빵과 티켓팅.

[앵커]
빵 마케팅? 아, 티켓팅이요?

[답변]
네. 정해진 수량의 빵과 디저트를 선착순으로 구매하려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 표를 티켓팅하듯이 경쟁을 벌이는 현상을 말하는 거고요. 빵 만드는 수량 정해져 있죠. 그리고 사람들 기다리다 보니까 번호표도 배부를 하고요. 이거 받으려면 아침 일찍부터 줄 서야 되고 온라인으로 빵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7시 30분에 알람 맞춰서 준비하고 8시에 들어가야지만 맛있는 빵을 살 수가 있습니다.

[앵커]
전쟁이네요, 빵 하나 사려고. 다들 왜 이렇게 사진을 열심히 찍나 했더니 다 저런 이유가 있었군요.

[답변]
그럼요. 그래서 이제 사진 말씀해 주시니까 생각나는 게 아까 빵지순례라고 했잖아요. 산티아고에서 성지순례 완성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도구로 크레덴시알 스탬프를 주거든요. 그래서 빵지순례 스탬프는 바로 SNS로 인증을 하는 겁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그래서 빵 맛은 영원하지 않지만 사진으로 남기면 내가 저 빵과 함께였다는 추억이 되는 거고요. 유행하는 빵집 방문했다는 사람들이 주위 사람들한테 알리고 자랑하고 이런 곳이 있다고 설명하고. 맛집 블로그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이런 것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로 만들어지고 있고요. 손에 넣기 쉽지 않은 거를 공유하는 거, 나는 저기 가봤다 자랑하는 거 이런 문화로써 발현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빵 한 조각이라도 저마다의 취향과 성격이 다 드러나니 찾아다니는 재미가 그래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앞에 사진 보니까 빵 종류가 어마어마하네요.

[답변]
맞습니다. 요즘에 뜨는 빵 몇 개만 소개해드릴게요. 2010년부터 웰빙 열풍에 밀려서 인기가 식었다가 미국식 도넛이 유행하면서 다시 인기를 끄는 빵이거든요.

[앵커]
저 안에 크림 보세요.

[답변]
맞아요. 빵 안에 이렇게 크림이 가득 들어간.

[앵커]
칼로리는 엄청나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도넛들이 특히 사랑받고 있고요. 과거에는 와플 먹었다면 이제는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팬에 눌러서 만든 크러플. 초코를 올린다든지 과일 올린다든지 다양한 형태로 바꿔서 많은 분들한테 사랑받는 디저트가 되고 있고요. 마지막은 그림 보시면 뾰족뾰족하게 생긴 빵들이 말차크림을 둘러싼 모양인데 마치 호수를 품은 산봉우리 같다, 이런 표현들이 나와요. 그래서 빵이 마치 예술처럼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 경험이 많아진 MZ세대의 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디저트 시장도 한층 화려해지고 맛은 기본이고요. 이렇게 진화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빵이 예술의 경지까지 올라왔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빵집 하시는 사장님분들은 요즘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아지셔서 빵집 안에 인테리어라든지 배경도 굉장히 신경 많이 쓰시는 거 같아요.

[답변]
맞아요. 정확하세요. 왜냐면 빵만 찍는 게 아니라 거기는 배경이 함께 걸리기 때문에 빵 맛있는 건 기본이고 당연히 인테리어가 중요해졌는데 영화 아이언맨의 장면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이 장면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네요.

[앵커]
도넛 먹는 장면?

[답변]
맞아요. 아이언맨이 조형물에 앉아서 도넛을 먹는데 이 조형물이 바로 도넛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도넛 가게는 아이언맨 도넛으로 유명해졌는데 아이언맨이 앉은 도넛이 포토존으로 굉장히 유명하죠. 큰 도넛 가게 들렀다면 무조건 인증사진 찍어야 되고 대부분의 빵 가게는 이렇게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매장 인테리어 더불어서 이렇게.

[앵커]
여기 어디예요?

[답변]
국내인데요. 제주도죠. 이렇게 도넛 모양으로 해가지고 포토존을 만들어놓습니다. 그래서 개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노린 거고요. 특히 매장에서 먹는 것 외에도 내가 이 공간에 추억을 남기고 가겠다라는 그런 목적의식이 담겨 있어서 저런 포토존이 있어야지만 빵 맛과 더불어서 굉장한 인기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빵을 고르는 것, 빵집을 찾아가는 것, 그 안에서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거 같아요. 한국인들은 보통 밥심으로 사는 민족이라고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빵에 열광하기 시작한 거예요?

[답변]
요즘에 사실 빵 가격도 싸진 않아요. 몇 개 담다 보면 만 원 훌쩍 넘어가는데 그럼에도 사실은 빵이 다른 고가 물품에 비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카페 탐방 가면 분위기도 느끼고 여행 온 것처럼. 그래서 작은 사치라고 하죠. 비싼 거 살 수 없으니까 적은 돈 지출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최대한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다 보니 빵지순례가 하나의 어떤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이 빵이 돈이 되는 시장이란 얘기예요. 유통업계들은 빵집을 그야말로 모셔와야겠군요.

[답변]
백화점이 특히나 빵집을 모시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 나오는데요. 전국으로 빵지순례를 하고 싶어도 사실은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빵집이 백화점에 들어서면 이거 먹으러 가보자 해서 다른 매출도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월평균 매출 2억이 넘는 빵 가게도 백화점 안에 생겼다고 합니다.

[앵커]
앞으로 며칠간은 빵 안 먹어도 될 거 같습니다, 오늘 눈으로 하도 많이 먹어서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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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0월27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1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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