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량 ‘뚝’…‘집값 고점’ 힘 싣는 정부

입력 2021.10.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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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공공과 민간 지표 모두 개선"…'고점'에 또 힘 실어
시장에서는 매도-매수 눈치 보기 치열…거래 '뚝'


정부가 '집값 고점' 에 또 힘을 실었습니다. 단순히 감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다며 수치도 여러 개 제시했습니다.

■ 정부 "공공·민간 지표 모두 개선됐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2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객관적 지표로 보면 주택시장이 안정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국면에 들어가 있지 않나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의 잇단 '집값 고점' 발언에 또 한번 힘을 실은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예로 든 지표는 정부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우선,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서울지역 주간 상승률부터 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8월 4째주 0.22% → 9월 4째주 0.19% → 10월 2째주 0.17% → 이번주 0.16%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그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거래시장에서는 매수자들이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추격매수에 나서지 않는다고 하니, 그 심리는 또 얼마나 위축됐는지 보겠습니다.

서울 안에서 고가 주택이 밀집해있어 '집값 상승'을 선도하는 동남권입니다.


강남지역인 서울 동남권 매수심리가 기준선인 100에 근접했습니다. '기준선 100'은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우위를 가르는 선을 의미합니다. 100 이하로 내려가면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집을 사려는 매수자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지금 본 두 데이터는 모두 공공기관 자료이니, 이번엔 민간기관 데이터도 하나 보겠습니다. KB 국민은행에서 집계하는 '매수우위지수'입니다. 위의 매매수급지수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서울 지역의 매수우위지수가 이미 100 아래로 내려가 86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더 많은 흐름이 뚜렷해집니다.

■ "그 가격에는 못 판다" vs "나도 못 산다"… 눈치 보기 치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양도 크게 줄었습니다. 이번엔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서 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지난 26일 기준 집계 자료입니다. 신고기한이 한 달가량 주어지다 보니 9월 거래량 신고가 이달 말까지 이뤄집니다. 실제 며칠 남지 않은걸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적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거래절벽'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 공인중개사들 "매수 문의 뚝 끊겨"

현장 공인중개사들도 사뭇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전합니다. 서울 서초구 공인중개사 A씨는 "매물이 많지도 않지만 있는 매물도 거의 다 2~3개월 정체로 안 팔린다. 최근에 거의 한 달 정도는 매수 문의가 없다"고 했습니다.

인근 동네 공인중개사 B씨도 "얼마에 나오면 사겠다 사겠다 했던 사람들이, 저희가 전화하면 당분간 너무 꼭지인 거 같다고 기다려보겠다는 분들이 많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 기 싸움하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공인중개사 C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제일 커요. 제일 큰 게 대출, 그 다음에 지금 사면 물린다."

■ "지금은 매도인도 매수인도 불편한 시기"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 대해 "매도자도 매수자도 선뜻 팔까 살까를 결정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매도자는 양도세 등의 이유로 매물을 내놓기 쉽지 않고, 내놓은 매물은 호가를 낮출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매수자 입장에선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그 가격대로는 살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대출 규제 등으로 살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유 교수는 "매도자도 싸게 팔 의지가 없고, 매수자도 시장에 참여 하는 게 불안하기에 쌍방 간 시장참여가 제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 여전히 높은 호가…집값 잡을 수 있을까?

상당수 전문가가 지금 집값이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하락을 말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합니다. 무엇보다 대출규제와 가계부채 관리방안 같은 '돈줄 죄기', 또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집값 안정화를 위해 중요한건 시장에 결국 약속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거라는 신호를 주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단순히 내가 여력이 없으니 못산다가 아니라, 무리하게 추격매수를 하지 않아도 미래에 집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노형욱 장관도 오늘 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 하는 게 문제"라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심 내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하는 사업 시기를 앞당겨 대응하는 게 맞다. 도심의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전셋값입니다. 매매가와 전셋값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입니다. 내년 임대차보호법 2년을 앞둔 상황에서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매매가를 또 자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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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거래량 ‘뚝’…‘집값 고점’ 힘 싣는 정부
    • 입력 2021-10-28 14:47:56
    취재K
"공공과 민간 지표 모두 개선"…'고점'에 또 힘 실어<br />시장에서는 매도-매수 눈치 보기 치열…거래 '뚝'<br />

정부가 '집값 고점' 에 또 힘을 실었습니다. 단순히 감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다며 수치도 여러 개 제시했습니다.

■ 정부 "공공·민간 지표 모두 개선됐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2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객관적 지표로 보면 주택시장이 안정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국면에 들어가 있지 않나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의 잇단 '집값 고점' 발언에 또 한번 힘을 실은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예로 든 지표는 정부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우선,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서울지역 주간 상승률부터 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8월 4째주 0.22% → 9월 4째주 0.19% → 10월 2째주 0.17% → 이번주 0.16%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그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거래시장에서는 매수자들이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추격매수에 나서지 않는다고 하니, 그 심리는 또 얼마나 위축됐는지 보겠습니다.

서울 안에서 고가 주택이 밀집해있어 '집값 상승'을 선도하는 동남권입니다.


강남지역인 서울 동남권 매수심리가 기준선인 100에 근접했습니다. '기준선 100'은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우위를 가르는 선을 의미합니다. 100 이하로 내려가면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집을 사려는 매수자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지금 본 두 데이터는 모두 공공기관 자료이니, 이번엔 민간기관 데이터도 하나 보겠습니다. KB 국민은행에서 집계하는 '매수우위지수'입니다. 위의 매매수급지수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서울 지역의 매수우위지수가 이미 100 아래로 내려가 86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더 많은 흐름이 뚜렷해집니다.

■ "그 가격에는 못 판다" vs "나도 못 산다"… 눈치 보기 치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양도 크게 줄었습니다. 이번엔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서 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지난 26일 기준 집계 자료입니다. 신고기한이 한 달가량 주어지다 보니 9월 거래량 신고가 이달 말까지 이뤄집니다. 실제 며칠 남지 않은걸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적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거래절벽'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 공인중개사들 "매수 문의 뚝 끊겨"

현장 공인중개사들도 사뭇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전합니다. 서울 서초구 공인중개사 A씨는 "매물이 많지도 않지만 있는 매물도 거의 다 2~3개월 정체로 안 팔린다. 최근에 거의 한 달 정도는 매수 문의가 없다"고 했습니다.

인근 동네 공인중개사 B씨도 "얼마에 나오면 사겠다 사겠다 했던 사람들이, 저희가 전화하면 당분간 너무 꼭지인 거 같다고 기다려보겠다는 분들이 많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 기 싸움하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공인중개사 C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제일 커요. 제일 큰 게 대출, 그 다음에 지금 사면 물린다."

■ "지금은 매도인도 매수인도 불편한 시기"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 대해 "매도자도 매수자도 선뜻 팔까 살까를 결정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매도자는 양도세 등의 이유로 매물을 내놓기 쉽지 않고, 내놓은 매물은 호가를 낮출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매수자 입장에선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그 가격대로는 살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대출 규제 등으로 살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유 교수는 "매도자도 싸게 팔 의지가 없고, 매수자도 시장에 참여 하는 게 불안하기에 쌍방 간 시장참여가 제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 여전히 높은 호가…집값 잡을 수 있을까?

상당수 전문가가 지금 집값이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하락을 말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합니다. 무엇보다 대출규제와 가계부채 관리방안 같은 '돈줄 죄기', 또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집값 안정화를 위해 중요한건 시장에 결국 약속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거라는 신호를 주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단순히 내가 여력이 없으니 못산다가 아니라, 무리하게 추격매수를 하지 않아도 미래에 집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노형욱 장관도 오늘 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 하는 게 문제"라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심 내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하는 사업 시기를 앞당겨 대응하는 게 맞다. 도심의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전셋값입니다. 매매가와 전셋값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입니다. 내년 임대차보호법 2년을 앞둔 상황에서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매매가를 또 자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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