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중미 7개국 차관들, 대거 방한한 이유는?

입력 2021.10.28 (18:04) 수정 2021.10.28 (18: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 후 중미 7개국 차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 후 중미 7개국 차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코스타리카와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벨리즈, 파나마 등 7개 중미 국가 차관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늘(29일) 이들이 참여한 첫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이 열렸습니다.

이번 협의를 주재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이번 특별 라운드테이블이 우리 정부의 중미 국가들에 대한 협력 확대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중미 국가 차관들은 중미지역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한국의 협력을 한 목소리로 높이 평가했고, 향후 ▲교역‧투자 ▲농업 ▲친환경 인프라 ▲디지털 정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발전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 중남미로 지평 확장하는 한국 외교

어제는 최 차관이 중미 5개국 외교 차관들과 양자회담도 연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아드리아나 볼라뇨스 외교차관과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코스타리카의 '3D 경제정책' 간 연계 협력을 구체적으로 실행해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코스타리카의 3D 경제정책은 2050년까지 '디지털화·탈탄소화·지방분산화'를 목표로 하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파나마 대외통상차관과의 회담에선 파나마 측이 우리의 현대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으로 참여 중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최 차관은 또 호세 바라오나 온두라스 외교차관을 만나 우리나라가 지난해 1월 가입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통한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우고 리베라 도미니카 외교부 경제차관, 아말리아 마이 벨리즈 외교차관과도 만나 중미·카리브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 식민과 독립역사 공유…경제발전 모델은 '한국'

올해는 중미 국가들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과 중미 국가들은 식민과 독립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통점 때문에 중미 국가들 사이에선 한국이 자신들보다 먼저 역경을 딛고 경제 개발에 성공한 모범국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알바라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정연설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언급하며, 코스타리카가 '중미의 스위스' 이미지를 넘어 '중미의 한국'으로 불리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농업진흥청이 각국 차관을 초청해 선진 농업기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중미통합체제(SICA) 로고중미통합체제(SICA) 로고

■ 중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니어쇼어링'으로 각광

중미 지역은 북미-남미 태평양-대서양을 잇는 지리적, 경제적 요충지인 동시에 우리 기업들의 미주 시장 진출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셰일혁명과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 이래 미국발 석유, LNG 등 중요 원자재의 수입 통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파나마, 과테말라 등에는 200여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전자, 건설, 물류, 섬유 등 분야에서 미주 전역을 상대로 사업 활동을 수행 중입니다.

무엇보다 중미 국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니어쇼어링(생산기지 인접국 이전)' 수출 기지로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미지역의 통합과 발전을 목표로 1991년 발족한 중미 8개국 간 지역기구인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 등 5개국이 포함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3월 본격 발효되고, 지난해 1월에는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한국이 가입하면서 향후 공산품과 농수산품 뿐 아니라 인프라 개발 관련 협력의 폭이 확대될 여지도 커졌습니다.

이렇게 경제 협력 요충지로, 중미 국가들과의 협력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은 중미 지역과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며 기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1억9천200만 달러로, 전체 ODA의 10.6%에 이릅니다. 이는 다른 선진 공여국(6.7%)과 비교해 적지 않은 규모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 문제', 한미 공조 '고리' 역할

이번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에는 마진 알파키흐 부통령실 중미특별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측 대표단도 참여했습니다. 중미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이주 문제에 대한 한국 지원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밀려드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로 미국 남부 국경이 초토화되면서 미국은 한국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북부 3국을 대상으로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한 2억2천만 달러의 ODA를 약속했는데요.

지난 7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국의 도움을 이야기하면서 특별히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미 국가의 이민자 문제는 한미 공조의 매개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오늘 개최된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스페인, 멕시코 등 주요 우방국들과의 전략적인 중미 협력 방안도 확대·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코로나19 속 중미 7개국 차관들, 대거 방한한 이유는?
    • 입력 2021-10-28 18:04:01
    • 수정2021-10-28 18:41:37
    취재K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 후 중미 7개국 차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코스타리카와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벨리즈, 파나마 등 7개 중미 국가 차관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늘(29일) 이들이 참여한 첫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이 열렸습니다.

이번 협의를 주재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이번 특별 라운드테이블이 우리 정부의 중미 국가들에 대한 협력 확대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중미 국가 차관들은 중미지역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한국의 협력을 한 목소리로 높이 평가했고, 향후 ▲교역‧투자 ▲농업 ▲친환경 인프라 ▲디지털 정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발전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28일 열린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 중남미로 지평 확장하는 한국 외교

어제는 최 차관이 중미 5개국 외교 차관들과 양자회담도 연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아드리아나 볼라뇨스 외교차관과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코스타리카의 '3D 경제정책' 간 연계 협력을 구체적으로 실행해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코스타리카의 3D 경제정책은 2050년까지 '디지털화·탈탄소화·지방분산화'를 목표로 하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파나마 대외통상차관과의 회담에선 파나마 측이 우리의 현대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으로 참여 중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최 차관은 또 호세 바라오나 온두라스 외교차관을 만나 우리나라가 지난해 1월 가입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통한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우고 리베라 도미니카 외교부 경제차관, 아말리아 마이 벨리즈 외교차관과도 만나 중미·카리브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 식민과 독립역사 공유…경제발전 모델은 '한국'

올해는 중미 국가들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과 중미 국가들은 식민과 독립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통점 때문에 중미 국가들 사이에선 한국이 자신들보다 먼저 역경을 딛고 경제 개발에 성공한 모범국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알바라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정연설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언급하며, 코스타리카가 '중미의 스위스' 이미지를 넘어 '중미의 한국'으로 불리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농업진흥청이 각국 차관을 초청해 선진 농업기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중미통합체제(SICA) 로고
■ 중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니어쇼어링'으로 각광

중미 지역은 북미-남미 태평양-대서양을 잇는 지리적, 경제적 요충지인 동시에 우리 기업들의 미주 시장 진출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셰일혁명과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 이래 미국발 석유, LNG 등 중요 원자재의 수입 통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파나마, 과테말라 등에는 200여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전자, 건설, 물류, 섬유 등 분야에서 미주 전역을 상대로 사업 활동을 수행 중입니다.

무엇보다 중미 국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니어쇼어링(생산기지 인접국 이전)' 수출 기지로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미지역의 통합과 발전을 목표로 1991년 발족한 중미 8개국 간 지역기구인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 등 5개국이 포함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3월 본격 발효되고, 지난해 1월에는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한국이 가입하면서 향후 공산품과 농수산품 뿐 아니라 인프라 개발 관련 협력의 폭이 확대될 여지도 커졌습니다.

이렇게 경제 협력 요충지로, 중미 국가들과의 협력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은 중미 지역과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며 기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1억9천200만 달러로, 전체 ODA의 10.6%에 이릅니다. 이는 다른 선진 공여국(6.7%)과 비교해 적지 않은 규모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 문제', 한미 공조 '고리' 역할

이번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에는 마진 알파키흐 부통령실 중미특별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측 대표단도 참여했습니다. 중미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이주 문제에 대한 한국 지원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밀려드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로 미국 남부 국경이 초토화되면서 미국은 한국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북부 3국을 대상으로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한 2억2천만 달러의 ODA를 약속했는데요.

지난 7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국의 도움을 이야기하면서 특별히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미 국가의 이민자 문제는 한미 공조의 매개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오늘 개최된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스페인, 멕시코 등 주요 우방국들과의 전략적인 중미 협력 방안도 확대·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