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100만 원 호텔 찾았더니 텐트가 떡하니?

입력 2021.11.02 (10:52) 수정 2021.11.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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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설치한 텐트가 설치되어있다. 그 뒤로는 숙박위탁업체가 설치한 안내데스크가 자리를 잡고 있다.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설치한 텐트가 설치되어있다. 그 뒤로는 숙박위탁업체가 설치한 안내데스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초고층 빌딩 엘시티에는 하룻밤 최고 숙박료만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숙박업이 가능해 호텔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 만큼 실제 일부가 그렇게 사용되고 있는거죠.

이른바 팬트하우스로 불리는 전망 좋은 최고층 방에 묵으려면 125만 원까지 내야 합니다.

그런 건물의 로비에 난 데 없이 텐트가 등장했습니다.

고성이 난무하고 경찰이 출동하기도 합니다.

이 초고층 건물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엘시티 로비에 텐트가 등장한 건 지난 주말을 앞두고서입니다.

원래 이곳은 생활형 숙박시설을 찾은 손님들이 체크인하기 전 대기하는 공간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공간을 누가, 어떻게 쓸 것인가를 두고 건물 구성원들 사이에 분란이 생겼습니다.

101층짜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의 22~94층은 생활형 숙박시설 560여 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숙박시설 중 400실은 실거주, 160실은 숙박위탁업체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지붕 아래 복잡한 가족들...결국 터진 갈등

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숙박위탁업체의 안내데스크 설치에 항의해 텐트를 설치하자 업체 측도 맞불 성격의 텐트를 세웠다.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숙박위탁업체의 안내데스크 설치에 항의해 텐트를 설치하자 업체 측도 맞불 성격의 텐트를 세웠다.

관련법이 개정되며 생활형 숙박시설은 실거주를 할 수 없지만, 분양 당시에는 이런 규정이 불명확해 실거주하는 세대가 생겨난 거죠.

한 건물이 한쪽에서는 보금자리로, 다른 쪽에서는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사용되며 갈등은 커졌습니다.

마침내 숙박위탁업체가 일반 호텔처럼 건물 로비에 손님을 맞을 안내데스크를 설치하며 양쪽의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실거주 주민들이 공용부분을 왜 마음대로 사용하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나선건데요.

그 과정에서 실거주 주민이 안내데스크 운영을 막기 위한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그러자 숙박위탁업체도 맞불 성격의 텐트를 세우며 로비에 텐트 2동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찰도 출동했는데, 내부 소유자들 사이의 문제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일단은 서로 규정 등을 검토해 원만하게 합의를 하라는 내용을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하는데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는 한 말이죠.

■물러서지 않는 양측...법적 대응 예고

이번 갈등을 촉발한 안내데스크. 실거주 주민들은 관리규약 등을 무시한 일방적인 설치라며 반발하고 있고, 숙박위탁업체는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이번 갈등을 촉발한 안내데스크. 실거주 주민들은 관리규약 등을 무시한 일방적인 설치라며 반발하고 있고, 숙박위탁업체는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실거주 입주민들은 그동안 일부 투숙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안락한 보금자리여야 할 공간이 한쪽에서는 ‘호캉스’(호텔 휴가)의 공간이 되다 보니 빚어진 일인거죠.

직접 텐트를 설치한 입주민은 "사전에 전혀 상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안내데스크를 설치하며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리위원회 결정을 거쳐 안내데스크를 설치한 곳 주변에 전기 단전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숙박위탁업체 측은 "숙박업만이 가능하도록 허용되어 허가가 난 건물"이라며 "(해당 공간도) 생활숙박시설을 위한 안내 용도로 사용되도록 지정됐다"라는 입장입니다.

양측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설사 이 문제가 법정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꼬여있는 이 '엘시티 갈등'이 단번에 해결점을 찾기 어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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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룻밤 100만 원 호텔 찾았더니 텐트가 떡하니?
    • 입력 2021-11-02 10:52:24
    • 수정2021-11-02 11:19:59
    취재K
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설치한 텐트가 설치되어있다. 그 뒤로는 숙박위탁업체가 설치한 안내데스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초고층 빌딩 엘시티에는 하룻밤 최고 숙박료만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숙박업이 가능해 호텔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 만큼 실제 일부가 그렇게 사용되고 있는거죠.

이른바 팬트하우스로 불리는 전망 좋은 최고층 방에 묵으려면 125만 원까지 내야 합니다.

그런 건물의 로비에 난 데 없이 텐트가 등장했습니다.

고성이 난무하고 경찰이 출동하기도 합니다.

이 초고층 건물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엘시티 로비에 텐트가 등장한 건 지난 주말을 앞두고서입니다.

원래 이곳은 생활형 숙박시설을 찾은 손님들이 체크인하기 전 대기하는 공간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공간을 누가, 어떻게 쓸 것인가를 두고 건물 구성원들 사이에 분란이 생겼습니다.

101층짜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의 22~94층은 생활형 숙박시설 560여 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숙박시설 중 400실은 실거주, 160실은 숙박위탁업체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지붕 아래 복잡한 가족들...결국 터진 갈등

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로비에 실거주 주민이 숙박위탁업체의 안내데스크 설치에 항의해 텐트를 설치하자 업체 측도 맞불 성격의 텐트를 세웠다.
관련법이 개정되며 생활형 숙박시설은 실거주를 할 수 없지만, 분양 당시에는 이런 규정이 불명확해 실거주하는 세대가 생겨난 거죠.

한 건물이 한쪽에서는 보금자리로, 다른 쪽에서는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사용되며 갈등은 커졌습니다.

마침내 숙박위탁업체가 일반 호텔처럼 건물 로비에 손님을 맞을 안내데스크를 설치하며 양쪽의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실거주 주민들이 공용부분을 왜 마음대로 사용하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나선건데요.

그 과정에서 실거주 주민이 안내데스크 운영을 막기 위한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그러자 숙박위탁업체도 맞불 성격의 텐트를 세우며 로비에 텐트 2동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찰도 출동했는데, 내부 소유자들 사이의 문제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일단은 서로 규정 등을 검토해 원만하게 합의를 하라는 내용을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하는데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는 한 말이죠.

■물러서지 않는 양측...법적 대응 예고

이번 갈등을 촉발한 안내데스크. 실거주 주민들은 관리규약 등을 무시한 일방적인 설치라며 반발하고 있고, 숙박위탁업체는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실거주 입주민들은 그동안 일부 투숙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안락한 보금자리여야 할 공간이 한쪽에서는 ‘호캉스’(호텔 휴가)의 공간이 되다 보니 빚어진 일인거죠.

직접 텐트를 설치한 입주민은 "사전에 전혀 상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안내데스크를 설치하며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리위원회 결정을 거쳐 안내데스크를 설치한 곳 주변에 전기 단전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숙박위탁업체 측은 "숙박업만이 가능하도록 허용되어 허가가 난 건물"이라며 "(해당 공간도) 생활숙박시설을 위한 안내 용도로 사용되도록 지정됐다"라는 입장입니다.

양측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요.

설사 이 문제가 법정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꼬여있는 이 '엘시티 갈등'이 단번에 해결점을 찾기 어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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