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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층 사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승강기 공사하면?
입력 2021.11.02 (12:00) 취재K

아파트 승강기 개선공사를 하면서, 지체장애인을 위한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의 이동권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것은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한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회의 대표에게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배상조치를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 16층에 사는 휠체어 이용 지체 장애인…"집에 가만히 있어라"?

지난 1월 경남 김해시에 있는 한 민영아파트는 약 한 달 동안 승강기 교체공사를 했는데, 지체장애인을 위한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 아파트 16층에 살면서 수동휠체어로 이동하는 지체장애인은 직장 출근 및 사회생활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아파트 측에 조처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집에 가만히 있거나 자녀들이 업고 다니면 되지 않느냐"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해당 지역 장애인인권센터 활동가는 장애인 특성상 승강기를 운영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만큼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권리구제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 아파트 측 "모든 주민 불편 감수, 안전 위한 불가피한 공사"

아파트 측은 승강기 공사로 피해자에게 출·퇴근 및 기타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피해자뿐 아니라 노약자 등 모든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른 전체 아파트 입주자의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이 같은 불편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권위는 '차별' 판단…"장애인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있어"

하지만 인권위는 아파트 측의 반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아파트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에서 연유하는 이동권과 11조에서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했고, 장애인차별금지법 관련 규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아파트 관리소와 입주자대표회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아파트에 출입할 수 있도록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만약 대체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공사 기간 다른 장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제반수단과 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인권위는 승강기 공사 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외부 출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점에서, 비장애인이 경험하는 불편에 비해 그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승강기 공사를 할 때 아파트 재원을 사용해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다는 아파트 측의 주장은 편의를 제공하지 못할 합리적인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 한 달 동안 자녀와 떨어져 다른 곳에서 생활…손해배상금 지급

결국, 이 지체장애인은 승강기 개선공사 기간에 장애인단체에서 운영하는 ‘자립 홈’에 입주했고, 한 달 동안 관리비와 생활비 등 40만 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했습니다. 또 나이가 어린 자녀들과 분리돼 생활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아파트 측에 지체장애인의 피해 회복을 위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권고했고, 아파트 측은 이를 받아들여 해당 장애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 16층 사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승강기 공사하면?
    • 입력 2021-11-02 12:00:47
    취재K

아파트 승강기 개선공사를 하면서, 지체장애인을 위한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의 이동권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것은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한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회의 대표에게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배상조치를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 16층에 사는 휠체어 이용 지체 장애인…"집에 가만히 있어라"?

지난 1월 경남 김해시에 있는 한 민영아파트는 약 한 달 동안 승강기 교체공사를 했는데, 지체장애인을 위한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 아파트 16층에 살면서 수동휠체어로 이동하는 지체장애인은 직장 출근 및 사회생활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아파트 측에 조처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집에 가만히 있거나 자녀들이 업고 다니면 되지 않느냐"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해당 지역 장애인인권센터 활동가는 장애인 특성상 승강기를 운영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만큼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권리구제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 아파트 측 "모든 주민 불편 감수, 안전 위한 불가피한 공사"

아파트 측은 승강기 공사로 피해자에게 출·퇴근 및 기타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피해자뿐 아니라 노약자 등 모든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른 전체 아파트 입주자의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이 같은 불편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권위는 '차별' 판단…"장애인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있어"

하지만 인권위는 아파트 측의 반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아파트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에서 연유하는 이동권과 11조에서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했고, 장애인차별금지법 관련 규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아파트 관리소와 입주자대표회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아파트에 출입할 수 있도록 대체 이동수단 등의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만약 대체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공사 기간 다른 장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제반수단과 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인권위는 승강기 공사 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외부 출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점에서, 비장애인이 경험하는 불편에 비해 그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승강기 공사를 할 때 아파트 재원을 사용해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다는 아파트 측의 주장은 편의를 제공하지 못할 합리적인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 한 달 동안 자녀와 떨어져 다른 곳에서 생활…손해배상금 지급

결국, 이 지체장애인은 승강기 개선공사 기간에 장애인단체에서 운영하는 ‘자립 홈’에 입주했고, 한 달 동안 관리비와 생활비 등 40만 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했습니다. 또 나이가 어린 자녀들과 분리돼 생활하는 등 정신적 피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아파트 측에 지체장애인의 피해 회복을 위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권고했고, 아파트 측은 이를 받아들여 해당 장애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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