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부채 큰 폭 증가…은행 대출 막히자 고금리 대출 의존

입력 2021.11.02 (15:57) 수정 2021.11.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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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후 취약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저축은행·카드·캐피탈 등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늘(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신용평가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444만 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988조 5,000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 원, 21.3%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일반가계 대출 증가율의 1.6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부족해진 영업·생활자금을 대출로 메꾼 자영업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과 개인 서비스업 등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많이 감소한 업종에서 총대출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제2금융권 의존도도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권에서는 하락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계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8월 기준 금융권별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 6.5%, 보험·상호금융조합 8.4%, 캐피탈·카드 9.6%, 저축은행 15.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업자대출 역시 은행권에서는 올해 1분기 이후 증가율이 하락했고,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 등 고금리 업권에서 상승했습니다. 올해 8월 개인사업자의 사업자대출 증가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 11.3%, 보험·상호금융조합 26.8%, 캐피탈 20.1%, 저축은행 19.8%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클수록, 중·저소득층일수록 고금리 대출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출이 필요할 정도로 계속 경영상황이 어렵고 자금 수요가 많다"며 "최근 은행권 대출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으로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오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크게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재기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장기상환 저금리 대출로 대체하는 대환상품을 제공하는 등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하고,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여행업과 공연업 등에는 재정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2016∼2017년 정책자금 혜택을 받은 개인사업자를 분석한 결과, 수혜업체는 비수혜업체에 비해 폐업 확률이 줄었으나, 지원 직후 폐업한 사업체 대표의 개인 신용도는 오히려 악화하는 등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며,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폐업과 재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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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2 15:57:20
    • 수정2021-11-02 15:58:33
    경제
코로나19 발생 이후 취약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저축은행·카드·캐피탈 등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늘(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신용평가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444만 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988조 5,000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 원, 21.3%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일반가계 대출 증가율의 1.6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부족해진 영업·생활자금을 대출로 메꾼 자영업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과 개인 서비스업 등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많이 감소한 업종에서 총대출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제2금융권 의존도도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권에서는 하락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계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8월 기준 금융권별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 6.5%, 보험·상호금융조합 8.4%, 캐피탈·카드 9.6%, 저축은행 15.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업자대출 역시 은행권에서는 올해 1분기 이후 증가율이 하락했고,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 등 고금리 업권에서 상승했습니다. 올해 8월 개인사업자의 사업자대출 증가율은 1년 전과 비교해 은행 11.3%, 보험·상호금융조합 26.8%, 캐피탈 20.1%, 저축은행 19.8%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클수록, 중·저소득층일수록 고금리 대출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출이 필요할 정도로 계속 경영상황이 어렵고 자금 수요가 많다"며 "최근 은행권 대출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으로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오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크게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재기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장기상환 저금리 대출로 대체하는 대환상품을 제공하는 등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하고,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여행업과 공연업 등에는 재정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2016∼2017년 정책자금 혜택을 받은 개인사업자를 분석한 결과, 수혜업체는 비수혜업체에 비해 폐업 확률이 줄었으나, 지원 직후 폐업한 사업체 대표의 개인 신용도는 오히려 악화하는 등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며,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폐업과 재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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