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짜리’ 미세먼지 차단숲 관리 부실…실효성 의문

입력 2021.11.02 (19:05) 수정 2021.11.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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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시가 국·시비 250억 원을 들여 부산 곳곳에 미세먼지 차단숲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나무가 말라 죽어가는가 하면 숲보다는 가로수 수준에 그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아르내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공단 매연 등을 막기 위해 만든 부산의 한 미세먼지 차단숲입니다.

나뭇잎은 힘이 없고, 가지도 말라 쉽게 부러집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다리 아래에 심어 나무가 말라죽고 있는 겁니다.

녹산 공단 인근에 있는 미세먼지 차단숲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나뭇잎이 시들어있는데요.

아래에 심은 식물들도 대부분 말라 죽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시민단체는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나무를 심었다고 지적합니다.

[박상현/미세먼지안전부산시민행동 사무국장 : "차단숲이 차단숲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차단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필요한 곳을 찾는 것이…."]

나무를 심는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항만과 정유공장 옆으로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는 부산의 한 도로.

부두로 들어가는 화물차들이 줄지어 달립니다.

차량에, 선박 매연까지.

인근 주거단지로 들어가는 미세먼지를 막으려면 빽빽한 숲이 필요한데 한 줄짜리 가로수를 심어놨습니다.

이마저도 관리가 안돼 처음에 심은 240여 그루 가운데 10% 넘게 말라 죽었습니다.

부산시는 나무 심을 '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조성된 미세먼지 차단숲은 모두 12곳, 내년까지 4곳을 더 만듭니다.

효과도 의문입니다.

차단숲을 만든 뒤 월별 수치를 비교하는 서울시.

하지만 부산시는 차단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조차 없습니다.

[김동필/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미세먼지 차단 숲을 설치하기 전과 설치한 후의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 있어야 하는데, 사후 평가나 관리는 굉장히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내년까지 4년간 미세먼지 차단숲에 들어갈 예산은 모두 25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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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억짜리’ 미세먼지 차단숲 관리 부실…실효성 의문
    • 입력 2021-11-02 19:05:40
    • 수정2021-11-02 20:16:46
    뉴스7(부산)
[앵커]

부산시가 국·시비 250억 원을 들여 부산 곳곳에 미세먼지 차단숲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나무가 말라 죽어가는가 하면 숲보다는 가로수 수준에 그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아르내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공단 매연 등을 막기 위해 만든 부산의 한 미세먼지 차단숲입니다.

나뭇잎은 힘이 없고, 가지도 말라 쉽게 부러집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다리 아래에 심어 나무가 말라죽고 있는 겁니다.

녹산 공단 인근에 있는 미세먼지 차단숲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나뭇잎이 시들어있는데요.

아래에 심은 식물들도 대부분 말라 죽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시민단체는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나무를 심었다고 지적합니다.

[박상현/미세먼지안전부산시민행동 사무국장 : "차단숲이 차단숲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차단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필요한 곳을 찾는 것이…."]

나무를 심는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항만과 정유공장 옆으로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는 부산의 한 도로.

부두로 들어가는 화물차들이 줄지어 달립니다.

차량에, 선박 매연까지.

인근 주거단지로 들어가는 미세먼지를 막으려면 빽빽한 숲이 필요한데 한 줄짜리 가로수를 심어놨습니다.

이마저도 관리가 안돼 처음에 심은 240여 그루 가운데 10% 넘게 말라 죽었습니다.

부산시는 나무 심을 '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조성된 미세먼지 차단숲은 모두 12곳, 내년까지 4곳을 더 만듭니다.

효과도 의문입니다.

차단숲을 만든 뒤 월별 수치를 비교하는 서울시.

하지만 부산시는 차단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조차 없습니다.

[김동필/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미세먼지 차단 숲을 설치하기 전과 설치한 후의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 있어야 하는데, 사후 평가나 관리는 굉장히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내년까지 4년간 미세먼지 차단숲에 들어갈 예산은 모두 25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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