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① 기재부가 승인한 176억 국제행사…초청 가수만 57명?

입력 2021.11.02 (21:35) 수정 2021.11.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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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KBS 탐사보도부는 11월 2일부터 사흘 동안 10억 원 이상 국비가 들어가는 국제 행사에 대한 기획재정부 심사의 문제점을 6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6개 가운데 1번째로, 11월 2일 방송됐습니다.

[앵커]

'국제행사'라고 하면 정부 규정 상 5개 넘는 나라가 참여하고, 국비가 10억원 넘게 지원되는 문화행사나 박람회 등을 말합니다.

코로나 여파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다양한 주제로 국제행사를 엽니다.

규모에 따라 많게는 조 단위의 세금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직접 관리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관리되는지 알아보려 해도 관련 자료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업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겁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회, 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제행사의 실태를 확인해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최근 함양에서 열린 한 국제 행사를 정새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월 경남 함양에서 한 달간 열린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입니다.

함양의 특산물로, 재배 산삼인 산양삼과 항노화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의 국제행사입니다.

총 사업비 176억원이 투입됐습니다.

[김종순/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사무처장 : "국내외 기업 140개 업체와 60여 개의 산양삼과 특산물 단체가 참여하고, 연계 행사로 구성된 국제산업엑스포입니다."]

박람회장의 중심에 있는 산업 교류관.

그런데 전시장 내부에서 한 상인이 구두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구두 판매 업체/음성변조 : "엄청 편해. 밑에 자동차 타이어 소재라서 미끄럽지도 않고. 한번 신어보세요."]

마사지기나 자세교정 의자, 온열기 제조 업체 등 전시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는 모습은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온열기 판매 업체/음성변조 : "만져봐요. 아주 후끈후끈. 여기는 함양이 아니라 충북에서 왔어요. 산삼하고는 상관없지만, 너무 좋은 거 아니에요?"]

함양 산양삼을 홍보한다는 또 다른 전시관입니다.

설명도 없이 유통기한도 지난 중국산 인삼제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손기욱/함양엑스포 조직위 산업지원부장 : "항노화라는 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고 좀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 이제 생각에 따라서는 이게 왜 산삼 관련 제품의 회사냐. 이렇게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전시관 밖 체험 공간에는 돈을 내고 철갑상어를 만지거나 승마 체험장 정도로 꾸며놨습니다.

행사 기간동안에는 가수 57명이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인구 3만 8천명인 함양군에서 열린 이 행사는 그러나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국제산업박람회입니다.

3년전 기획재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을 내줬고, 총 사업비에 국비도 45억원이 투입됐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그래픽:채상우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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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2 21:35:53
    • 수정2021-11-19 15:21:06
    뉴스 9
KBS 탐사보도부는 11월 2일부터 사흘 동안 10억 원 이상 국비가 들어가는 국제 행사에 대한 기획재정부 심사의 문제점을 6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6개 가운데 1번째로, 11월 2일 방송됐습니다.
[앵커]

'국제행사'라고 하면 정부 규정 상 5개 넘는 나라가 참여하고, 국비가 10억원 넘게 지원되는 문화행사나 박람회 등을 말합니다.

코로나 여파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다양한 주제로 국제행사를 엽니다.

규모에 따라 많게는 조 단위의 세금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직접 관리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관리되는지 알아보려 해도 관련 자료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업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겁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회, 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제행사의 실태를 확인해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최근 함양에서 열린 한 국제 행사를 정새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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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남 함양에서 한 달간 열린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입니다.

함양의 특산물로, 재배 산삼인 산양삼과 항노화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의 국제행사입니다.

총 사업비 176억원이 투입됐습니다.

[김종순/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사무처장 : "국내외 기업 140개 업체와 60여 개의 산양삼과 특산물 단체가 참여하고, 연계 행사로 구성된 국제산업엑스포입니다."]

박람회장의 중심에 있는 산업 교류관.

그런데 전시장 내부에서 한 상인이 구두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구두 판매 업체/음성변조 : "엄청 편해. 밑에 자동차 타이어 소재라서 미끄럽지도 않고. 한번 신어보세요."]

마사지기나 자세교정 의자, 온열기 제조 업체 등 전시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는 모습은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온열기 판매 업체/음성변조 : "만져봐요. 아주 후끈후끈. 여기는 함양이 아니라 충북에서 왔어요. 산삼하고는 상관없지만, 너무 좋은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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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도 없이 유통기한도 지난 중국산 인삼제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손기욱/함양엑스포 조직위 산업지원부장 : "항노화라는 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고 좀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 이제 생각에 따라서는 이게 왜 산삼 관련 제품의 회사냐. 이렇게 오해를 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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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동안에는 가수 57명이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인구 3만 8천명인 함양군에서 열린 이 행사는 그러나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국제산업박람회입니다.

3년전 기획재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을 내줬고, 총 사업비에 국비도 45억원이 투입됐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그래픽:채상우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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