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상은 안 되고…‘명예 연구원으로?’

입력 2021.11.02 (21:45) 수정 2021.11.0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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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여름, 금강하굿둑 생태조사에 나선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외부 조사원이었던 20대 대학원생이 숨졌는데요.

국립생태원은 산재보상은 안 되고, 대신 명예 연구원을 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군산 금강하굿둑에서 난 사고.

조사원들을 태운 국립생태원 생태조사 선박이 뒤집힌 건데, 물에 빠진 6명 가운데 1명이 결국, 숨졌습니다.

20대 대학원생, 외부 조사원이었습니다.

70여 일이 지난 지금, 희생자 보상은 어떻게 됐을까.

[국립생태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고에 대한 법적인 부분이나 책임 소재 부분들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서…."]

국립생태원 일을 하다 숨진 건 맞지만, 책임 소재를 가려야한다는 말입니다.

일단 사고는 수문 조작을 잘못한 농어촌공사 탓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숨진 대학원생은 정식 계약 없이 조사에 참여하도록 단지 위촉하고 대가를 지급한 만큼,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와 산재 인정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고, 근로자성 역시, 외부 조사원을 특수고용 노동자로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있어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대부분 연구 사업을 외부 조사원에 의존하는 생태원이 이들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건 '위험의 외주화'라는 지적입니다.

국립생태원 직원이 3백 명 정도인 반면, 외부 조사원은 세 배인 9백 명에 달합니다.

지난달 있었던 국정감사.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다는 질타에, 국립생태원장은 끝내 책임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도순/국립생태원장 : "(숨진) 학생이 생태원에 입사하는 게 꿈이라고 그래서 저희들이 명예 연구원으로 좀 추모할 예정이고요."]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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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보상은 안 되고…‘명예 연구원으로?’
    • 입력 2021-11-02 21:45:36
    • 수정2021-11-02 21:54:09
    뉴스9(전주)
[앵커]

지난여름, 금강하굿둑 생태조사에 나선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외부 조사원이었던 20대 대학원생이 숨졌는데요.

국립생태원은 산재보상은 안 되고, 대신 명예 연구원을 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군산 금강하굿둑에서 난 사고.

조사원들을 태운 국립생태원 생태조사 선박이 뒤집힌 건데, 물에 빠진 6명 가운데 1명이 결국, 숨졌습니다.

20대 대학원생, 외부 조사원이었습니다.

70여 일이 지난 지금, 희생자 보상은 어떻게 됐을까.

[국립생태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고에 대한 법적인 부분이나 책임 소재 부분들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서…."]

국립생태원 일을 하다 숨진 건 맞지만, 책임 소재를 가려야한다는 말입니다.

일단 사고는 수문 조작을 잘못한 농어촌공사 탓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숨진 대학원생은 정식 계약 없이 조사에 참여하도록 단지 위촉하고 대가를 지급한 만큼,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와 산재 인정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고, 근로자성 역시, 외부 조사원을 특수고용 노동자로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있어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대부분 연구 사업을 외부 조사원에 의존하는 생태원이 이들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건 '위험의 외주화'라는 지적입니다.

국립생태원 직원이 3백 명 정도인 반면, 외부 조사원은 세 배인 9백 명에 달합니다.

지난달 있었던 국정감사.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다는 질타에, 국립생태원장은 끝내 책임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도순/국립생태원장 : "(숨진) 학생이 생태원에 입사하는 게 꿈이라고 그래서 저희들이 명예 연구원으로 좀 추모할 예정이고요."]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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